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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당신의 밤을 가질 때
작가 : sat0523
작품등록일 : 2022.1.18

구미호와 인간의 사이에서 태어난 희귀 혼혈인 해나는 능력이 발현되지 않아
평범한 인간들 사이에서 정체성의 혼란을 겪던 중 납치당한 실험실 안에서
불완전한 구미호로 강제 각성을 겪으며 제어할 수 없는 폭주에 시달리게 된다.

마녀를 사랑한 죄로 루만으로부터 추방당한 왕자,
유진을 유일하게 받아 준 한국에서의 첫날 밤.

유진은 자신의 방에 침입한 해나를 제압하지만 폭주로 인한
페로몬에 노출되고 그녀와의 밤을 보내게 되는데.

 
16 왕자의 여자
작성일 : 22-03-11 23:39     조회 : 175     추천 : 0     분량 : 4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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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우드득거리며 골격이 뒤틀리는 소리에 놀라 깬 해나가 동그랗게 뜬 눈 아래 두 손으로 입을 틀어 막고 말았다.

 

 

 

 

 

 한시간 전 쯤. 수면유도제를 복용하고 잠이든 해윤의 곁을 지키다 깜빡 잠이 든 사이 그의 몸은 이미 입혀진 옷가지들이 온통 젖어들도록 식은 땀으로 범벅이 되어 있었다.

 

 

 

 

 

 

 "해윤아 나 봐봐. 나 보여?"

 

 

 

 

 

 입 밖으론 신음 밖에 내뱉지 못하는 해윤의 몸이 또 한번 뒤틀렸다. 축 늘어진 그의 두 팔이 벌어지는 어깨 아래로 관절들이 길게 늘어나며 고통에 바들바들 떨리고 있었다.

 

 

 

 

 

 온통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혀있는 얼굴을 쓰다듬던 해나가 한 팔에 해윤의 뒷목을 받쳐 안은 채 준비해뒀던 진통제를 몇알을 그의 입 속에 강제로 벌려 털어 놓는다. 다시 뱉어내지 못하도록 손바닥으로 입을 틀어 막은 해나가 몸부림치는 그에게서 떨어지지 않도록 온 몸으로 끌어안아 달라 붙었다.

 

 

 

 

 

 "약을 쓰는 게 어때."

 

 

 

 

 

 문 너머에서 들려오는 지호의 목소리에 해나는 더욱 이를 악물었다. 해윤의 고통을 덜어줄 수만 있다면 무엇이든 못할게 없지만 검증되지 못한 것을 해윤의 몸 속에 밀어 넣을 순 없었다.

 

 

 

 

 

 "우린 여우지, 실험용 쥐새끼가 아니야. 눈에 띠어서 개죽음 당하기 싫으면 근방에 모두 치워버리고 당신도 가."

 

 "다행히도 이 곳 주변에 우리 셋 외에 살아 숨 쉬는 고등생물은 없어."

 

 "그럼 당신만 사라지면 되겠네.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은데 언제까지 거기서 구경이나 하고 있을 셈이야? 난 그 약 절대 안 쓸 생각이니까 기대하지말고 꺼지라고."

 

 "서운한걸... 구경이라니. 누가 걱정되서 발 길이 떨어지지 않는 걸 그리 말해야겠어?"

 

 

 

 

 

 지호의 말에 비웃을 기운조차 아까웠다. 더욱 제어할 수 없이 몸서리치는 해윤의 힘이 감당하기 버거워지고 있었다. 해윤이 한 번씩 요동칠 때마다 떨어져 나갈 듯 해나의 몸이 들썩였다.

 

 

 

 

 

 길고 날카롭게 돋아난 손톱과 발톱들은 이미 짐승의 것이 되어 있었고 보들보들하던 얼굴의 피부를 뒤덮기 시작한 솜털들은 빠르게 영역을 넓히며 온 몸의 빈 틈을 메워가고 있었다. 사람의 형태를 잃어 갈수록 해윤은 점차 여우의 본 모습을 찾아가고 있었다.

 

 

 

 

 

 

 "이 집 해윤이에게 안전한거 맞지?"

 

 "최대한 그럴 수 있게 설계했다지만 외부로의 노출을 막기 위한 장치들은 어쩔 수 없이 위험할 수 밖엔. 그들에게 발각되선 안되니까."

 

 "이럴 땐 잘도 남일같이 말하네. 당신을 믿을 수 없는 수백가지 이유 중의 하나야. 우릴 소모품 취급하듯 구는 거."

 

 

 

 

 

 

 핑도는 눈물을 재빠르게 손 등으로 훔쳐낸다는 것이 포효와 함께 몸을 떨어낸 해윤에게서 튕겨져 버리고 말았다. 쿵소리와 함께 떨어진 해나가 바닥으로 떨어져 문 앞까지 밀려나 버렸다.

 

 

 

 

 

 "정해나?!"

 

 

 

 

 

 문고리를 뜯어내기라도 할 기세로 문을 열려는 지호를 막으려 문에 바짝 다가가 등지고 선 해나가 넘쳐 흐른 눈물을 급히 훔쳐내고 가늘게 떨리는 목소리를 가다듬었다.

 

 

 

 

 

 "괜찮아. 그런데 정말...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아."

 

 "내가 들어갈게. 아무래도 안되겠어. 이대로 너만 해윤이와 두는 건..."

 

 "싫어. 오지마. 당신에게 해윤이가 달려들 거 불보듯 뻔하고 그럼 당신 구하자고 당신의 그 잘난 부하들이 모두 우리 해윤이한테 죽일듯이 달겨들겠지. 차라리 눈에 띠지마. 혈육은 저 정신으로도 알아보는 애니까 당신만 이제 사라지면 된다고. 도망치라고!"

 

 

 

 

 

 더이상 비틀리지 않고 잠잠해진 문고리를 뒤로 다시 해윤에게 다가가려던 해나의 시선이 잠시 앰플과 주사기로 향한다.

 

 

 

 

 

 정말 해윤이의 고통을 줄여줄 수 있을까. 약에 취해 긴 꿈을 꾸고난 해윤이 무사히 다친 곳 없이 온전히 눈을 뜰 수 있을까. 혹시 모를 기대감에 해나의 손끝이 그 곳을 향하다말고 허공 중에 멈춰선다.

 

 

 

 

 

 끝내 시선을 거두고 마는 해나가 고개를 가로 젓고 만다.

 

 

 

 

 

 "내가 지킬 수 있어. 충분히... 할 수 있어."

 

 "그 약이 바로 너와 함께 지키기 위해 노력한 결과물이라고!"

 

 "아니. 보름은 다시 돌아올거야. 그러니 그 날 다시 가져와. 시간이 없었다는 핑계말고 우리 해윤이에게 쓸 수 있도록 안전한지 검증까지 마쳐서 말이야."

 

 

 

 

 

 다시 침대 위로 오른 해나가 이번엔 자신을 향해 으르렁거리며 날이 잔뜩 선 두 눈으로 노려보고 있는 해윤의 배 위로 올라 앉았다. 떼어내려 몸부림치는 해윤을 옭아매는 족쇄들이 생각보다 오랜시간 버텨내주고 있었다.

 

 

 

 

 

 하지만 그래봤자 앞으로 삼십 분은 버틸 수 있을까.

 

 

 

 

 

 1차 변이를 마친 듯 평소보다 0.5배는 덩치가 커져있는 해윤의 상태는 이제 지금까지완 다르게 변화조차 감지해내지 못할 정도로 빠르게 최종변이를 거치게 될 것이다.

 

 

 

 

 

 이까짓 족쇄도, 그를 가두어 둔 이 감옥같은 방도, 해윤을 붙잡기 위해 부비트랩을 비롯해 모든 공격수단을 갖추어 놓았을 이 집도 모두 부숴져 내릴 그 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걸 현재 해윤의 상태가 알려주고 있었다.

 

 

 

 

 

 "날 믿을 순 없겠어?"

 

 "일 년 전 그 때도 그랬었지. 임상도 건너 뛰고 먹였던 그 약때문에 해윤이는 변이의 고통은 고통대로 다 겪고 부작용 때문에 피까지 토하며 몇날을 고생했어야 했어. 기억나지? 두 번 다시 그런 무모한 짓은 안할거야. 난."

 

 "이 번은 달라. 두 번 다시 그런 부작용은 겪지 않게 하려고 오직 해윤이를 위해서 개발 된거야. 정해나 고집부리지 말고!......"

 

 

 

 

 

 귀에 담아낼 수 없는 굉음이 방안을 잔뜩 헤집으며 훑고 지나갔다.

 

 

 

 

 

 분명 해윤의 몸 위에 올라 있었지만 자각조차 할 수 없던 사이 바닥을 구르고 있는 해나의 주변은 온통 먼지와 온갖 것들의 부서진 잔해로 잠시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을 정도였다.

 

 

 

 

 

 먹먹해진 귓가로 언제부턴지 콜록대는 기침소리가 저너머에서 들리듯 전해지고 있을 뿐 온통 뻐근하게 천근만근이 되어버린 몸을 가누지 못하는 해나가 바닥에 엎드려 두 눈만 껌뻑이고 있을 때였다.

 

 

 

 

 

 먼지들이 가라 앉으며 점차 분간이 가능해진 시야 속으로 창문과 함께 무너진 외벽으로 인해 창가의 천장까지 주저 앉아 밤하늘이 쏟아질 듯 펼쳐져 있었다. 그리고 가까운 곳에서 핏물이 튀기고 있는 낯익은 뒷모습이 마구 포효하고 있었다. 언젠가 본 적 있는 그 광경임을 깨달은 해나가 억소리와 함께 신음을 흘리면서도 서둘러 땅을 짚고 몸을 일으켜 달려나가기 시작했다.

 

 

 

 

 

 

 "안 돼! 멈 춰!!!"

 

 

 

 

 

 손목을 묶고 있던 고리가 대롱대롱 매달린 채 해윤의 손아귀 속에서 의식을 잃어가는 지호의 머리를 쳐대고 있었다. 오른편가슴과 어깨가 길게 찢겨져 흰뼈가 살짝 드러나 있었지만 마구 튀어오르고 있던 핏물은 그의 것이 아니었다.

 

 

 

 

 

 지호의 짓인지 여분의 주사기가 가슴팍에 꽂혀있었고 해윤은 몽롱해진 눈으로 초점을 잃은 채 주사기가 아닌 애꿎은 자신의 복부를 느릿하게 파헤치고 있었다. 변이의 대가로 얻은 회복력으로 위험한 상황은 아니라지만 언제 다시 약의 효능이 사라질 지 알 수 없기에 여전히 지호는 위험한 상태였다.

 

 

 

 

 

 "해윤아 제발 그만해. 응? 해윤아?"

 

 

 

 

 

 그의 두 손목을 잡고서 힘주어 버텨보지만 변이 이전에도 힘으로는 이겨본 적이 없는 해윤을 해나가 막을 수 있을 리 없었다.

 

 

 

 

 

 "이번은 다를 거라고... 했잖아."

 

 "쇼크 올지도 몰라. 말하지말고 당신 부하들 올 때까지 기다려. 빼내줄테니까."

 

 "약을 다 투여하지 못했어. 주사기에 남은 약... 마저 투여해야해."

 

 

 

 

 

 

 해윤에게서 지호를 분리시켜 안전한 곳으로 빼내려던 해나가 그의 말에 주사기를 돌아봤다. 완전히 피스톤이 밀어내지 못 한 약이 그의 말대로 주사기에 담겨 해윤이 움직일 적마다 위태롭게 흔들리고 있었다.

 

 

 

 

 

 

 "오직 해윤이만을 위해 개발한거야. 괜찮을거야."

 

 

 

 

 

 

 여전히 망설이는 해나의 마음을 눈치 챘는지 지호의 착 가라앉은 음성이 들려왔다. 주사기를 붙들고 두 눈을 질끈 감은 해나가 피스톤을 밀어내려던 순간이었다.

 

 

 

 

 

 "끄응."

 

 

 

 

 

 해나의 손 위로 축축하고 더운 것이 잔 뜩 묻어난 해윤의 손이 얹어졌다. 눈을 살짝 떠낸 해나의 시야 속에 다시 초점이 제자리를 찾은 해윤이 오해를 했던지 상처받은 시선으로 자신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해치려는게 아니야. 아픈 널 잠시 재워주는 약이래."

 

 "끙..."

 

 

 

 

 

 약기운으로 아직은 온순한 상태일 때 약을 투여해야만 한다. 그렇지 못한다면 곧 다시 온 몸이 깨어나 날 뛰기 시작할 해윤을 붙들 기회는 다신 없을거란 것 쯤은 해나 자신도 알고 있었다.

 

 

 

 

 

 

 아직까지 각혈을 비롯한 부작용이 발현되지 않고 있단 사실은 계속되는 망설임을 종결시키며 이번만큼은 그를 믿어도 될 것 같단 생각이 집요하게 해나를 물고 늘어지고 있었다.

 

 

 

 

 

 끙끙거리며 놀아달라는 얼굴로 자신의 손에 묻은 핏물을 핥고 있는 해윤의 얼굴을 한차례 쓰다듬고서 주사기를 다시 움켜 쥐었다. 약을 조금 투여하자 즉각적으로 다시 나른해져 축 늘어지기 시작하는 해윤의 몸상태가 느껴졌다.

 

 

 

 

 

 "옳지. 착하지."

 

 

 

 

 

 돌아본 지호는 이미 기절한 듯 창백한 얼굴로 두 눈이 감겨 있었다. 해윤을 재운 뒤 그의 치료를 서둘러야만 하는 상태였다. 의료행위 따위 배워본 적도 없었던 해나였기에 덜덜 떨리는 손으로 인해 살갗을 뚫고 있는 바늘도 불안하게 떨리고 있었다.

 

 

 

 

 

 "팀장님! 유팀장님!"

 

 "팀장님 어디 계십니까?"

 

 

 

 

 

 가늠할 수도 없는 여러무리의 발걸음 소리와 긴박하게 지호를 불러대는 그들의 목소리, 철컥거리는 그들 무기의 장전소리는 잠결에 빠져들던 해윤을 다시 깨워내기에 충분히 위협적이었다.

 

 

 

 

 

 "아직은 안되는데...!"

 

 

 

 

 

 아직 정량을 전부 투여하지 못 한 주사기를 매단 채 해윤이 들려오는 인기척에 공격성을 되찾고서 경계태세에 돌입했다. 그로인해 나가떨어진 해나가 머물던 자리엔 의식없이 무방비상태로 이미 공격을 받고난 지호만이 덩그러니 남겨있을 뿐이었다.

 

 

 

 

 

 이대로 현장이 발각되면 해윤이 위험했다.

 

 

 

 

 

 

 "가. 어서 달아나!"

 

 

 

 

 

 자신을 향한 공격성만 없을 뿐이지 해윤을 조련하거나 말을 들어 먹게 할 재주 따윈 없었기에 기척이 점점 가까워 짐에도 숨이 붙어 있는 지호에게 아직 관심을 놓지 못해 어슬렁거리고 있는 해윤을 급히 밀어대기 시작했다.

 

 

 

 

 

 "제발 가란 말이야!"

 

 "거기 계십니까?"

 

 

 

 

 

 이미 다다른 그들의 기척을 쫒는 해나의 시선보다 총구의 조준점을 가리키는 레이저들이 해윤을 겨누는 속도가 더욱 빨랐다.

 

 

 

 

 

 "맙소사."

 

 

 

 

 

 해나의 탄식이 흩어지기도 전에 총구로부터 터져나온 총알들이 빗발치며 해윤에게로 날아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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