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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일반/역사
돌싱의 복수
작가 : 심삼일
작품등록일 : 2022.2.4

가진 자의 욕심에 희생되어 이혼당한 오피스 걸의 복수.
작은 전자 통신 제품 제조 회사 경리 겸 사장 비서로 성실히 일하는 신혼의 오피스 걸이
경쟁 회사의 모략에 말려 이혼당하고 회사도 문을 닫게 된다.
사장 아들과 이혼녀는 과연 복수할 수 있을까?

 
49. 체통 코모도
작성일 : 22-03-10 12:53     조회 : 208     추천 : 0     분량 : 4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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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9. 체통 코모도

 

 "야, 코모도! 재벌 될 거라며, 새 차 좀 뽑지 맨날 투싼이야? 이거 산 지 3년밖에 안 된 거 같은데 벌써 20만 킬로네!"

 

 잠을 덜 자서 피곤하다는 고문도 대신에 운전대를 잡은 이정훈이 시동을 걸고 히터를 켜면서 문도의 승용차 안을 흘낏 둘러보고 웃으며 묻는다.

 

 "그래 봬도 단골 카센터에서 정기적으로 점검받아서 아직은 쌩쌩해! 3년밖에 안 된 마누라 내팽개치면 벌 받는 겨!~"

 

 뒷좌석에 비스듬히 기대앉은 문도가 약간은 지저분하고 때가 묻은 시트를 훑어보고는 계면쩍은 웃음을 짓는다.

 

 남의 불륜관계 뒷조사를 의뢰받아 밤낮으로 미행하면서, 은밀한 두 사람의 만남과 결정적인 장면을 포착한다는 것이 그렇게 만만하고 쉬운 일은 아니다.

 

 예전 같으면 이산가족 찾기처럼, 오래전에 헤어진 친구나 친인척을 찾아 달라는 의뢰가 많았다. 살던 동네나 다니던 학교 정도만 알아도, 그리 어렵지 않게 행방을 찾아내어 현주소를 떡 하니 가져다주면 사례비가 적잖이 두둑했는데, 인터넷이 나오고부터는 이런 흥신소에 의뢰되는 수입 큰 사건은 거의 대부분, 서로를 믿지 못하는 부부들이 상대방에 대한 불륜관계를 캐내어 달라는 씁쓸한 내용 들이다.

 

 "중간에 금산 휴게소쯤에서 점심 먹고 가면 되겠지? 너는 중간에 먹으면서 가야 될 건데 간식거리는 챙겼어? 주말이라 얼마나 밀릴지 모르는데, 7시간은 잡아야 될 거야. 그지?"

 

 "괜찮아. 엊저녁에 늦게까지 잔뜩 먹고 자서 아침도 안 먹었는데, 중간에 출출하면 우동이나 한 그릇 사 먹지 뭐."

 

 "웬일이냐, 왕도마뱀이 식욕이 다 떨어지고… 혹시 너, 윤 차장이 진짜 마음에 들어서 어젯밤에 잠 설친 거는 아니지?"

 

 엔진 워밍업을 시킨 후 출발한 정훈이 문도 얼굴을 백미러로 흘깃 훔쳐보고는 웃으면서 놀린다.

 

 "음... 아니라고 말하기는 그러네. 야들하고 야시시한 게 딱 내 취향이야! 엊저녁에 스마트 안경에서 본, 사근사근하고 순종하는 듯한 여비서 스타일이 더 마음에 든단 말씀이야! 음 흠.."

 

 문도가 체격에 어울리지 않게 여성에 대해 표현하는 형용사가 다양하다. 아마 평소에 자기가 좋아하는 스타일을 윤지은 차장이 다 갖추고 있어서 준비된 아는 용어가 모두 동원돼 나오는지도 모르겠다.

 

 "어허, 너 진짜로 윤 차장이 맘에 드는 모양이다! 음.. 그럼 한번 대시해보지 그러냐?"

 

 아니라고 부정하지 않고 창 박을 내다보며 혼잣말처럼 웅얼거리는 문도의 표정을 보고, 정훈이 뭔가 단순한 일이 아님을 직감하고 신중하게 물어본다.

 

 "네 말로는 윤 차장이 적군파라며! 적과의 동침을 하란 말이야? 그건 안 되지! 음 흠.."

 

 문도가 의리를 지키느라 모처럼 보게 된, 마음에 쏙 드는 윤 차장이 못내 아쉬운지 손가락을 덮을 정도로 자란 깍두기 머리를 쓱쓱 손가락을 벌려 문지른다.

 

 정훈은 그 동작이 문도가 심한 고민이나 갈등할 때 가끔 보이는 행동임을 알아채고, 일이 심상치 않음을 파악하고는 잠시 입을 다물고 서해안 고속도로로 접어드는 고가도로를 속도를 내어 올라탄다.

 

 "서해안으로 내려가다가 평택에서 경부 고속 탈 거야. 너는 전국으로 많이 다녀서 우리나라 지도는 눈감고도 그리겠다 응? 너네, 탐정 놀이 부대도 전국구가 있냐?"

 

 문도의 관심을 윤 차장에게서 문도의 전문 업종으로 돌려 기분전환을 시켜본다.

 

 "나처럼 혼자서 굵직한 거 맡아하는 놈은 드물고 보통 두 세 명이 하는데, 고 잔챙이들도 옛날에는 누구 밑에서 시다바리 하다가 독립한 거거든. 그 놈들 위에 오야붕이 있어. 큰 건수 접수는 오야붕이 해서 나눠 주는데, 나도 그 잔챙이들 하고 처음에는 함께 하다가, 지금은 최하수라는 오야붕한테서 직접 받아서 하고 있어! 내가 좀 잘한다 싶으니까, 오야붕이 갸들한테 연락을 해서 다 얘기했다면서, 좀 어렵고 큰돈 되는 거는 다 나한테 맡겨! 흐흐.."

 

 (기억하시는 독자분께서는 문도가 말하는 최하수가 바로 우주통신 정선규 사장이 태성의 직원 흔들기 작전을 위임했던 하수인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릴 것이다)

 

 문도가 자기 분야에서 제법 잘나가는 몸이라고 으쓱해져, 기분이 상쾌해진 듯 장황하게 세설을 늘어놓는다.

 

 "여~ 코모도, 제법 잘 나간다는 게 맞는 모양이네! 그러면 다른 잔챙이들이 너한테 앙심 품거나 하지는 않냐? 다 들 한가락하는 놈들일 거 아니야? 자기들 밥줄을 네가 뺏어 오는 거나 마찬가진데..."

 

 정훈이 문도의 말을 듣고 보니 짐짓 걱정되어 물어본다. 그 바닥에서 다년간 형님 아우 하면서 다져온 상하 관계인 게 분명한데, 어디서 나타난 새파란 놈이 오야붕한테 잘 보여서 먹거리를 뺏어 간다면, 아무리 오야붕 지시라 해도 누가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겠는가 말이다.

 

 "음, 좀 그런 게 있기는 해! 최하수 사장 밑에서 큰 놈인데, 나이도 나보다 다섯 살이나 많고 덩치도 커. 놈이 꼬봉으로 아직도 데리고 있는 녀석이 나보다 두 살 많고 내 덩치야. 고딩 때 일진 흉내는 낸 거 같은데 조직은 아닌 거 같아!"

 

 문도가 주먹 쥔 양손을 가슴팍으로 모으며 숨을 들이쉬다가 어깨 옆으로 벌려, 크하~ 모았던 숨을 뿜으면서 매서운 눈동자 속에 살기를 머금는다. 좁은 공간에서 급박한 순간에 기를 모아서 3초 이내에 전투태세로 들어가는, 그 들 만의 급속 내공 축적 비결인 줄 아는 정훈은 문도가 의외로 상당히 위험한 주변 환경 속에서 일하고 있다고 생각되어, 뭔가 조처를 강구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코모도, 네 집에 보안장치는 잘 돼 있냐? 뭐 깔아 놨어?"

 

 "그딴 거, 나는 필요 없다! 전기세 나가게 뭐하러 까냐? 들어오는 제 놈이 제삿날인데. 크크."

 

 "제삿날? 입원하는 날이 아니고?"

 

 저 녀석 설마 그동안 쓸데없는 불필요한 싸움 짓거리는 안 했겠지? 정정당당하게 겨루는 결투가 아니면 웬만큼 집적거려서는 손을 함부로 쓰는 놈이 아닌데 말이지. 알 수 없지! 그 바닥에서 양아치 같은 놈들이 멋도 모르고 떼거리로 덤벼들었다면, 정신없이 싸우다가 몇 놈 까무러트렸을지도 모르지 뭐!

 

 문도는 태권도 공인 3단이다. 덩치가 커서 동작이 느릴 것처럼 보여도 긴 발을 들어 찍어 내릴 때는 눈 깜짝할 순간에 해치운다.

 그래도 정훈이와 대련할 때는 다람쥐처럼 뛰어올라 페인트 모션에 이어 뻗어 돌리는 공중 2단 돌려차기에 번번이 당하고 무너진다.

 

 "입원? 병원은 멀고.. 맞아 장례식장이 더 가까운 거 같은데? 푸하~하.."

 

 "그래? 거 잘 됐다야. 입원비보다 장례비가 더 싼 거 아니야? 푸하~하.."

 

 죽마고우 심통과 체통이 예전에 그랬듯이 파안대소를 하며 통쾌하게 웃는다.

 약정된 패싸움을 벌리거나 괜한 시비가 붙어 예정에 없던 난투극을 승리로 이끌고 나면, 사이다, 막걸리, 맥주, 소주로 술의 종류는 변해 갔지만, 전우들끼리 야산 기슭에 모여 앉아 무용담을 나누면서, 자주 가졌던 바로 그 승자의 여유 있는 웃음이다.

 

 정훈과 문도가 함께 동시에 집단으로 상대할 수 있는 최소한의 숫자는 상대편 모두 유단자인 경우에 다섯 명이다. 고딩 때 이미 입증이 되어 후배 써클 멤버들에게 전설로 전해지고 있는데, 사실은 상대편이 반칙만 안 한다면 최대한의 숫자는 13명까지는 무난하다.

 

 집단 패싸움일 때 에워싼 다수가 동시에 공격은 못 한다. 기껏해야 두 명 아니면 세 명인데, 그 정도는 기본이니까 결국은 체력전이고, 한 명이 여섯 놈만 해치우면 되는 거니까 정훈과 문도는 학창 시절에 겁대가리 없이 단둘이서 유흥가 밤길도 헤집고 다니곤 했다.

 

 "코모도, 너는 장래 희망이 뭐냐? 지금 하는 일도 어느 시점에서는 그만둘 거 아니야!"

 

 토요일 오전 11시경인데 하행선 고속도로가 예상외로 밀리지 않고 거의 정상 속도로 주행할 수준이다. 아마 구정 설날이 채 한 달도 안 남아서 세밑이라 이동 인구가 적은 모양이다.

 

 모처럼 만에 시속 100Km 넘는 속도로 시원하게 뻗은 고속도로를 달리니 두 사람은 창문을 조금 내리고 히터로 데워진 차 안으로 빨려 들어오는 차가운 겨울바람을 얼굴에 맞으며 야무진 입술로 브이자를 만든다.

 

 ‘언제 까지고 우리는 한배를 타고 같은 길을 달려갈 거야. 그 길이 설령 죽음에 이르는 길일지라도!’

 

 두 사람의 머릿속에는 똑같은 생각이 떠올라 동시에 흐뭇한 미소를 띤다.

 이 세상에 태어나 피를 나눈 형제가 아니면서 생사를 함께 할 수 있는 친구가 과연 몇 명이나 있겠는가?

 보수를 줘서 함께하는 경우가 아닌 무보수의, 그것도 목숨을 담보로 해야 할 경우에, 아무런 조건 없이 무조건 뛰어들어 함께할 수 있다는, 진정한 친구 말이다.

 지금, 정훈과 문도는 바로 그런 친구 사이다.

 

 머지않은 장래에 이들에게 운명처럼 부여될 역사가 내리는 소명을 이들은 이미 맡아서 이루어 낼 준비가 되어 있는 삼통사 중에 두 명, 심통과 체통이다.

 나머지 한 명은 당연히 골통인 최근상 박사가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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