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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정령왕의 소환자
작가 : 천향
작품등록일 : 2022.2.26

정령왕을 소환한 사내

 
드러나는 진실
작성일 : 22-02-28 23:53     조회 : 172     추천 : 0     분량 : 39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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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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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엘라임이 실피드를 따라 도착한 곳은 깊은 숲 속의 한 오두막집이었다.

 나무들과 꽃들이 앞다투어 자라있고 아담하지만 맑은 물이 쉴새 없이 샘솟는 작은 옹달샘이 있는 공간에 오두막은 마치 숲의 일부분처럼 동화되어 있었다.

 자연과 한껏 어우러져 포근한 느낌을 주는 오두막집 안엔 작은 침대 하나와 책상, 그리고 책이 빽빽히 꽂혀 있는 책장이 전부였지만 삭막한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았다.

 

 실피드가 안고있던 라온을 조심스레 침대 위로 눕혔다. 라온의 얼굴은 창백한 채로 여전히 거친 숨을 내쉬었지만 중간계로 오고 난 후부터 조금씩 가빴던 숨소리가 안정을 찾아갔다.

 

 "설마 이 곳의 첫 손님이 엘라임일줄이야..."

 

 라온의 상태를 확인하고 한시름 놓은 실피드가 굳은 분위기를 환기시키기 위해 먼저 말을 꺼냈다.

 

 "역시 그 물의 공간은 라온에게 너무 부담이 되었나봐."

 

 아까까지 자신을 질책하던 실피드가 넉살좋게 자신에게 다시 말을 걸자 엘라임은 짜증과 함께 억울함이 들었다.

 

 자신은 인간에게 적정온도가 있는지도 몰랐다.

 

 인간에 대한 지식이 없단 걸 알고 있을 실피드가 자신만 계속 타박한 것에 당장이라도 따지고 싶었다. 그러나 그 순간 라온이 작은 신음을 흘렸다.

 

 "...무...ㄹ..."

 

 무의식 중에 물을 찾는 걸 본 엘라임은 운디네를 불러냈다.

 

 엘라임의 부름에 바로 물의 기운이 응집되더니 곧 손가락크기만한 작은 소녀가 나타났다. 물빛 원피스를 입은 채 수줍은 얼굴을 한 운디네는 엘라임의 부름이 기쁜 듯 작은 날개를 파닥거렸다.

 그리곤 곧 엘라임의 말을 알아들은 듯 라온에게로 날아갔다.

 

 운디네가 라온에게 가는 것을 본 엘라임은 아까 실피드에게 한 마디 하려 했던 것을 실천에 옮기기 위해 다시 그를 향해 몸을 돌렸다.

 

 그리고 상황이 급변한 것은 그때부터였다.

 

 <...요...무...워요...>

 

 엘라임의 귀에 소녀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 목소리는 아까 자신이 불러낸 정령에게서 나는 것이었는데 겁에 질린 채 떨고 있었다. 이상함을 느껴 돌아보니 운디네는 아까 본 그대로 라온의 주변을 계속 맴돌기만 하고 있었다.

 

 <무서워요...무서워요...>

 

 절대적인 힘이 있어 따르지 않을 수가 없는 정령왕의 명령에도 운디네는 라온의 주변을 빙빙 돌며 울먹거리는 목소리로 무섭다고만 말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실피드의 표정이 굳어졌다.

 

 운디네가 엘라임의 명대로 라온에게 다가가려 했지만 본능적인 공포가 더 큰 나머지 겁에 질려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왜 운디네가 무서워 하며 라온의 주변에 가지 못하는 거지?"

 

 엘라임은 자신의 눈으로 보고도 이해할수 없는 광경이었다.

 왜 자신의 의지에 복종해야할 운디네가 저러고 있으며 왜 라온이 무섭다는건지 이해할수없었다.

 하지만 실피드는 그 모습을 보곤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

 

 "...역시..."

 

 "뭐가 역시란 거지?"

 

 엘라임의 물음에도 실피드는 쉽사리 대답을 하지 않았다.

 그의 침묵에 엘라임은 기다렸다.

 자신에 속한 운디네의 이상반응뿐만 아니라 자신보다 실피드가 그 답을 알고 있다는 것도 이해할 수 없었다. 결국 자신이 모르는 그 답을 듣기 위해선 먼저 인내심을 가져야 했다.

 

 그리고 그 대답은 천천히,굉장히 가라앉은, 무거운 목소리였다.

 한참동안 입을 다물고 있던 실피드가 생각을 정리한 듯 입을 열었다.

 

 "아무래도 라온은...원래 정령을 소환해낼 수 없었던 것 같아."

 

 라온에게서 눈을 떼지 않던 실피드가 힘겹게 꺼내놓은 말에 엘라임은 처음엔 자신이 잘 못 들었나 하는 표정을 짓다가 이내 더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듯 물었다.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지? 날 소환한 인간이 정령을 소환할 수 없다고?"

 

 그 질문에 대답하는 대신 실피드는 라온의 근처를 빙빙 돌며 겁에 질린 채 안절부절 못하는 운디네를 보며 말했다.

 

 "일단 운디네는 돌려 보내는게 좋겠어."

 

 말을 돌리는 듯한 실피드의 행동이 마음에 안 들어 엘라임이 약간은 귀찮은 표정으로 운디네에게 돌아가라 말했다. 눈물이 그렁그렁한 채 안절부절 못 하며 빙빙 날개짓만 하던 운디네는 마침내 내려진 왕의 명령에 재빨리 고개를 숙이곤 정령계로 돌아갔다.

 

 운디네가 사라지자 엘라임은 희미한 목소리로 계속 물을 찾는 라온을 쳐다보곤 작게 한숨을 내셨다.

 

 그리곤 자신이 직접 작은 물방울들을 만들어 내어 라온의 입가로 흘려 넣었다.

 맑고 깨끗한 물이 바싹 마른 입안으로 들어가자 라온의 표정이 한결 편안해졌다.

 

 그 모습을 지켜 보던 실피드가 쓴웃음을 지었다. 그리곤 천천히 다시 입을 열었다.

 

 "지금의 넌 라온과 공명을 한 상태라서 잘 느끼지 못하는 거 같아..."

 

 뭐가? 라며 속으로 묻는 엘라임의 질문에 곧바로 실피드의 답이 따랐다.

 

 "사실 난 라온을 처음 본 순간부터 굉장한 불쾌감이 들었거든."

 

 실피드는 처음 라온을 만난 그 날을 회상했다. 그것은 자신의 의지완 상관없는 불쾌함이었다. 자신의 기운과 부딪히는 무언가가 라온의 몸에서 흘러나왔고 자신은 본능적으로 라온에게 거부감을 느꼈다.

 

 겉으로 내비치지는 않았지만 자신의 왕성한 호기심마저 잠시 억누를정도로 라온에게서 느껴지는 기운은 거부감 중에서도 특히나 심한 것이었기에 그를 만지는 것에는 실피드 나름의 용기가 필요했다. 그정도로 처음 라온을 봤을 때부터 느껴지던 그 느낌은 인간의 몸에서 나오는 기운이라 생각하기엔 너무 강했다.

 

 "계속 라온에게 다가가 그 기온을 희석시켜 보려 했지만 별로 소득은 없었어. 드래곤인 아르테온은 별 반응이 없었던 걸 보니 이건 정령에게만 반대되는 기운인 듯해."

 

 자신이 라온의 머리를 만지면서 그 기운을 흐뜨려보려 했지만 할 수 없었다. 그것은 아예 라온의 일부분인 듯 했다.

 정령왕인 자신이 느끼기에도 강한 기운이니 하급정령인 운디네가 버텨낼 리가 없었다. 운디네가 겁에 질리는게 당연한 것이었고 오히려 라온의 주위까지 간 것만으로도 기특했다. 엘라임의 명령만 아니었다면 운디네는 라온의 곁에 절대 가까이 다가가지 않았을 것이다.

 

  엘라임은 라온에게 물을 먹이며 말없이 실피드의 이야기를 들었다.

 

 "너의 소환은 라온에게뿐만이 아니라 너에게도 그야말로 기적이라고밖에 생각할 수가 없어. 라온이 소환할 수 있는 정령은, 아니 정확히 말해 라온을 상대할 수 있는 정령은 아마 정령왕밖에 없을 거야. 그 정도로 라온의 기운은 정령과 맞지 않아."

 

 실피드의 설명대로라면 라온은 아예 정령과 친화력이 없다는 것이 아닌, 오히려 상극이란 뜻이다.

 엘라임은 물을 생성하는 것을 멈추고 실피드를 쳐다보았다.

 시리도록 푸른 눈동자에는 불신이 어려 있었다.

 

 정령을 소환해낼 수 없는 자가 자신을 소환해냈다고?

 다른 누구도 아닌 정령왕을?

 정말이지 어처구니없는 말이었다.

 그리고 엘라임은 그런 모순을 가장 싫어했다.

 

 실피드의 말의 심각한 오류를 엘라임이 따지듯 물었다.

 

 "정령자체를 거부하면서 어떻게 정령의 왕인 나를 소환해낼수 있단 말이지? 그건 말이 맞지 않는다. 너무 심각한 오류라서 반박할 가치도 없군."

 

 "글쎄...그건 나도 알 수 없는 건데...그러니까 기적이란 말을 쓸 수 밖에. 라온의 순수한 의지가 기적적으로 너에게 닿았다...라고 설명할 수 있으려나."

 

 엘라임의 날선 물음에 실피드는 확신없는 대답을 할수 밖에 없었다. 그것은 정보통이라 불릴정도로 방대한 지식과 소문을 알고있는 실피드에게도 정말 이례적인 것이었다.

 

 정령과 상극인 인간이 그런 모든 제약을 뛰어 넘은 채 순수한 의지만으로 정령왕을 불러낸다?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자신이 아는 인간의 정신력은 그렇게까지 강하지 않았다.

 엘라임은 이제 실피드의 모순투성이인 말에 신경을 끈 채 다시 물방울을 만들어 라온의 입에 흘려 넣어주기 시작했다.

 하지만...인정할 수 없으면서도 그는 미심쩍인 기분을 지울 수 없었다.

 

 혼란에 휩싸인 채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지만 실피드가 침묵을 깨며 다시 입을 열었다.

 

 "...그 때 라온의 기억 속에서 본 거 기억나? 라온이 누워있던 소환진..."

 

 갑자기 뜬금없는 내용을 꺼내는 실피드의 말에 엘라임은 잠시 눈썹을 찌푸렸다. 그도 실피드가 무엇을 말하는지 알고 있었다. 말은 안 했지만 그 역시 라온의 기억에서 본 그 소환진을 특이하게 생각했었다. 실피드도 그와 똑같이 생각한 듯 하지만 왜인지 하필 이 타이밍에 그것을 말하려 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실피드의 말에 엘라임의 예상을 뛰어넘는 충격이었다.

 

 "...그건 마신을 소환하는 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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