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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정령왕의 소환자
작가 : 천향
작품등록일 : 2022.2.26

정령왕을 소환한 사내

 
또다른 방문자들
작성일 : 22-02-28 23:41     조회 : 187     추천 : 0     분량 : 7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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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것은 순리대로라는 생각으로 다른 모든 것들의 삶에 큰 관여를 하지 않고 신경을 쓰지 않았다.

 

 

 존재자체로 의미를 갖는 것.

 

 

 정령왕이라는 존재는 본디 그런 것이었다.

 

 물의 정령왕 자신이 존재하는 것만으로 세상을 이루고 있는 물의 질서는 조화롭게 흘러간다.

 

 정령의 탄생과 소멸을 아우르는 모든 것은 정령왕의 존재에 의한 순리에 따른다.

 

 정령왕의 존재만으로 정령계와 중간계의 정령의 질서는 순리대로 돌아간다.

 

 

 그렇기에 모든 것의 탄생과 죽음에 연연하지 않은 채 본분만을 다해왔고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자신을 소환해낸 사내는 그런 자신의 삶에 작은 파문을 던졌다.

 

 사내의 첫 만남부터 지금 사내가 물의 공간에 있는 것 모두가 평소의 자신과는 달랐다.

 

 존재 그 자체가 아닌 스스로 어떤 일을 행하는 것. 그것은 자신의 삶에서 자신이 원치 않은 일이 일어날 때만 하는 것이었는데 지금은 오히려 그 반대의 상황이었다

 

 살다보면 그런 날도 오는건가.

 

 엘라임은 설마 본인이 존재하는 동안 이 목소리를 아주, 아주 조금이나마 반가워하게 될 날이 올 줄은 전혀 꿈에도 생각치 못했다.

 

 "엘라임"

 

 엘라임을 부르는 목소리가 물의 공간 주위를 맴돌더니 물의 장막 근처에 기포가 생겨났다. 그 기포는 점차 불어나 경쾌한 어느새 빠르게 회전하는 소용돌이가 되었다. 그리고 그것은 곧 한 인영의 모습으로 변화했다.

 

 

 은빛의 짧은 머리를 한 사내였다.

 

 

 훤칠한 키에 살짝 붙는 니트를 입어 잔근육이 드러난 몸매를 가진 사내는 한 눈에 봐도 굉장한 호남이었는데 물의 장막 앞에 선 채 기분좋은 미소로 웃고 있었다.

 

 하지만 누구든 그의 미소를 보면 절로 기분이 좋아질 근사한 미소를 보고 엘라임은 조건반사적으로 기분이 나빠졌다.

 

 하지만 은빛 머리의 사내는 엘라임의 냉담한 반응이 새삼스럽지 않은 듯 태연한 자세로 버티고 있었다. 물의 공간 속에서 엘라임의 기운을 느낀 사내는 그 특유의 여유로운 표정으로 가볍게 노크를 했다.

 

 

 파사사-

 

 

 사내의 손길이 닿을 때마다 물의 장막이 부드러운 소리를 내며 흔들렸다.

 

 

 엘라임의 공간을 찾아내 이렇게 마음대로 노크를 할 수 있는 자가 세상에 몇 명이나 있을까? 찾아내는 것은 둘째치고 엘라임의 분노를 생각한다면 그 어떤 간 큰 존재도 쉽사리 하기 힘든 행동이었다.

 

 

 가벼운 장난을 치듯 노크를 하는 자는 사실 마음만 먹는다면 원하는 곳 어디든 갈 수 있었다. 그것은 그의 고유한 능력이었고 그랬기에 그에게 엘라임이 쳐 놓은 장막은 그의 힘을 사용한다면 사실 큰(?) 문제가 안 되었다. 물론 진정으로 엘라임이 그의 방문을 거절한다면 말이 달라지긴 하겠지만 어쨋든 사내는 여유롭게 엘라임이 스스로 물의 장막을 열어주길 기다렸다.

 

 결국 자신의 뜻대로 될거라는 걸 알고 있다는 미소를 띈 채.

 

 

 엘라임은 사내의 방문을 무시하려 했지만 인내심을 가지고 계속 노크를 하는 사내도 만만치 않았다.

 

 

 엄청난 압력이 존재하는 깊은 바닷 속에서 사내의 주변만은 연녹색 빛을 띈 부드러운 바람이 맴돌았다.

 

 마치 그를 보호하려는 듯한 바람에 감싸인 채 사내는 밖에선 보이지도 않을 엘라임을 빤히 주시했다.

 

 그리고 결국은 그의 뜻대로 되었다.

 

 

 "쳇"

 

 

 엘라임은 작게 투덜거리며 비스듬히 앉아 있던 의자에서 일어섰다.

 

 

 "오늘따라 내 뜻대로 되는 것이 없군."

 

 

 장막의 바로 앞까지 가서도 은빛머리의 사내와 보이지 않는 기싸움(?)을 하던 엘라임은 결국 그가 들어올 수 있을 정도의 공간만큼 물의 장막을 걷었다.

 

 비록 그 공간이 장신의 사내가 아주 깊숙이 허리를 굽히고 몸을 쑤셔 넣어야 겨우 들어올수 있는 정도의 크기였기는 했지만 말이다. 결국 그는 슬림한 체격임에도 끙끙대며 통과해야 했다.

 

 

 "잘 지냈어?"

 

 

 "...이미 알고 왔으면서 뭘 묻는 거냐 실피드."

 

 

 퉁명스레 대답하는 엘라임을 보고 사내는 짙은 웃음을 지었다.

 

 불친절한 엘라임의 환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경쾌하게 인사를 건네는 사내.

 

 바다와 동화되어 있는 엘라임의 공간을 찾아내 결국 엘라임으로 하여금 그 문을 열게 한 그는 바로 바람의 정령왕 실피드였다.

 

 

 초승달처럼 휘어진 눈매 사이로 장난기가 어려 있었지만 그의 보랏빛 눈동자는 신비로우면서도 강인해 보였다. 엘라임을 향하던 눈동자는 이내 다른 것을 찾았다.

 

 

 "대체 어쩐 일이야?"

 

 

 웃음기어린 실피드의 질문에 엘라임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아마도 그라면, 찾아올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기는 했었다.

 아무리 먼 곳이라도 그에겐 가까운 곳일테니.

 

 하지만 굳이 그가 오길 바라진 않았다.

 

 '어쩔수 없나...'

 

 항상 서글서글하게 웃는 얼굴로 자신을 친근하게 대하는 실피드에게 딱히 안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진 않다.

 

 자신보다 훨씬 늦게 태어났다고 곧잘 챙겨주려는 실피드가 때로는 귀찮을 때도 있었지만 기본적으로 그를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그랬기에 지금 이렇게 말없이 자신을 찾아온 실피드를 다른 이들관 달리 내쫓지 않고 문을 열어 준거였지만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지금은 그의 방문이 달갑지 않았다.

 

 그리고 실피드는 얄밉게도 그런 사실을 넘어가지 않았다.

 

 

 "그렇게~ 그렇게~ 소환을 튕기더니. 하하! 너도 참 대단하고 그 소환자도 참 대단하네."

 

 

 "소환에 응한 적 없다."

 

 

 엘라임의 고운 미간이 살짝 찡그렸다.

 

 그래, 자신은 응한 적 없다. 당했을 뿐.

 

 

 엘라임의 굳은 대답에도 장난스럽게 질문을 하던 실피드가 문득 짙은 웃음을 지었다.

 

 

 "알지? 그 애가 곧 소리치며 달려 올거야."

 

 

 "...오고 있나."

 

 

 "음...아마 5분 내로? "

 

 

 실피드의 말에 엘라임이 낮은 한숨을 내쉬었다.

 

 

 "다른 누구도 아닌 정령왕이 소환되었으니 드래곤들은 물론이고 모든, 정령과 친화력이 있는 존재라면 그 기운을 느끼지 못했을리가 없지..."

 

 

 "그리고 그 중 가장 먼저 달려온 게 바로 나야!"

 

 

 귀찮은 건 딱 질색이지만 그 일의 원인이 자신에게 있음을 알고 있는 엘라임은 실피드의 가벼운 윙크로부터 고개를 돌려 버렸다.

 

 

 실피드는 엘라임의 반응에 속으로 웃었다.

 그리곤 구석에 찌그러지듯 누워있는 사내를 근처 침대에 눕혔다.

 

 "너무한거 아냐? 얘가 네 계약자인거 같은데 이렇게까지 버려두기 있어?"

 

 "........."

 

 실피드는 엘라임의 냉담한 표정을 능숙하게 무시했다.

 

 "흠... 16살?아니 20대 초반정도려나? 체격에 비해서 생긴 건 꽤나 어려보이네."

 

 

 실피드가 재밌다는 표정으로 사내를 관찰했다.

 

 

 어디든 자유롭게 돌아다니고 또 그런 것을 즐기는 실피드는 폐쇄적으로 자신의 공간에만 주로 머무는 엘라임보다 아는 것이 많았다. 물론 살아온 시간도 달랐지만 무엇보다 그 성격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궁금증이 많은 그의 성격과 그의 능력은 환상의 조화를 이루었고 덕분에 실피드는 역대 바람의 정령왕 중 가장 풍부한 지식을 갖고 있었다.

 

 인간에 대한 것 또한 마찬가지였다. 나이 개념이 인간과 다르기에 엘라임은 자신의 소환자가 젊은 건지 늙은 건지에 대한 감각이 없었지만 실피드는 달랐다.

 

 

 실피드가 알기로 지금 중간계에 정령왕을 소환해낼 수 있는 정도의 능력을 가진 이는 드래곤과 엘프 등을 통털어 봐도 몇 없었다. 특히 인간의 경우 정령 친화력 외에도 그에 비례한 정신력 등이 선천적으로 뒷받침되기가 힘들어 자신이 알기론 현재 단 한 명도 없다. 한창 정령술이 부흥하는 시대이긴 하지만 정령술사로 가장 이름 높은 제국의 정령술사 하논조차 최근에 간신히 이루어낸 소환은 상급정령이었다.

 

 

 그런 사실을 알고 있는 실피드는 살짝 고개를 숙여 사내를 찬찬히 살펴 보던 중 죽은 듯 누워 있던 사내의 손가락이 미세하게 움찔거리는 것을 보았다.

 

 "어어???"

 

 실피드가 깜짝 놀라 소리치는 사이 가락을 움직인 사내가 눈을 떴다.

 

 눈이 반쯤 열린 사내는 그대로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았다.

 남자치고는 긴 속눈썹 아래로 그림자진 사내의 눈동자는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한 상태라 그런건지 그 어느 것도 담지 않은 채 탁할 뿐이었다.

 

 마치 시체같이 아무런 생기를 찾아볼 수 없는 사내였다.

 눈을 떴지만 그는 잠들어 누워있을 때와 별반 달라진게 없었다.

  

 몸만 컸지 어려보이는 그의 외모로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사내의 눈은 모든 희망을 잃어버린 듯 말라 있었다.

  

 이상하게 여긴 실피드가 사내에게 말을 걸려고 할 때였다.

 

 "부라더!!!"

 

 물의 공간 주위로 갑자기 이질적인 기운이 느껴지더니 깊은 바닷속의 무거운 해류를 바꿔 버릴정도의 기세가 다가왔다.

 그리곤 폭발적인 기운을 내뿜으며 방금 실피드가 가볍게 노크를 한 것관 비교도 안 될정도로 무지막지하게 장막을 쳐댔다.

  

 "부라더!!!다메다요!!!문열어엇!!!!!!!!"

  

 부술듯이 주먹을 내리치며 물의 장막 밖에서 고래고래 고함을 지르는 인영.

 

 사자의 갈기같은 푸른 머리칼을 휘날리며 당장이라도 장막을 부술듯한 기운을 내뿜고 있는 그는 바로 실피드가 5분 이내로 올것이라 말한 자였다.

 

 블루 드래곤 아르테온.

 

 드래곤임에도 불구하고 물의 정령왕인 엘라임에게 꽂혀 그를 소환하는 것에 미친, 드래곤계에서도 이단아라고 소문난 아르테온은 엘라임의 기운을 느끼고 그 즉시 물의 공간으로 달려 온 것이다.

 

 열어달라며 발악을 하듯 장막을 쳐대는 아르테온의 주먹에 물의 장막이 큰 파장을 일으키며 계속해서 흔들렸다. 물론 내부는 아무런 요동도 없이 평온했지만 평소에는 단 한 방울의 파장도 없이 고요했던 물의 장막에겐 난데없는 수난시대였다.

 

 "저 녀석 또 알아듣지도 못하는 말을 하는데?대체 어디서 그런 말들을 주워 오는 건지... 아니면 자신이 아무렇게나 만들어 내는걸까?"

 

 아르테온의 목소리를 들은 실피드가 싱긋 웃으며 엘라임에게 말을 걸었다.

 

 귀엽다는 듯 웃으며 말하는 실피드와는 달리 엘라임은 당장에라도 아르테온을 바다 바깥으로 날려 버리고 싶었다.

 

 하지만 이번 일과 관련하여 실피드가 그랬듯, 아니 아르테온이라면 분명 온갖 난동을 부려 가면서까지 결국엔 어떻게든 자신을 만나고 말거라는 건 불 보듯 뻔한 일이었다.

 결국 더 이상의 소란을 막기 위해 엘라임은 실피드에게 했던 것처럼 아르테온에게도 문을 열어 주었다.

 단지 아까보단 훨씬 작아진 개구멍 크기의 문이었지만.

  

 오랜 두드림 끝에 조그마하게 열린 문을 기다시피 하며 간신히 안으로 들어온 아르테온이 헝클어진 머리를 휘날리며 엘라임을 향해 달려갔다.

  

 "부라더!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부라더가...부라더가 소환이라니...!!!"

  

 엘라임을 향해 다가온 아르테온의 안 그래도 큰 눈이 더욱 커다래져 있었다. 고양이 눈매의 검푸른 눈동자에는 어느새 물기가 촉촉히 어려 있었다. 머리를 부여잡고 소리치는 그를 보고 실피드는 재밌다는, 엘라임은 질린다는 눈빛을 보냈다.

 

 "이상한 말로 날 부르지 마라.'

  

 "에이~같은 기운을 가졌으니 우린 형제야!" 

  

 항상 그랬듯 지나칠 정도로 마이페이스로 대답하는 아르테온을 보고 엘라임이 결국 먼저 입을 다물었다. 아르테온은 자신을 보며 웃고 있는 실피드를 보고 뒤늦게 아는 체 하곤 그 옆에 누워 있는 사내에게 성큼성큼 다가갔다.

  

 "역시 실피드 형은 빠르네. 그건 그렇고 이 애야? "

 

 실피드를 향해 간단한 인사를 한 아르테온은 누워 있는 사내를 이리저리 살펴 보았다.

 마치 그 모습이 하잘거 없는 물건의 가치를 어떻게든 찾아내려 하는 것 같았는데 크게 인상을 찌푸린 채 사내를 보던 아르테온은 결국 분노했다.

 

 "이 녀석은 대체 뭐야!"

 

 아르테온의 두 눈에서 불길이 타올랐다. 지금 이 순간만큼은 그는 블루 드래곤이라기보단 레드 드래곤조차 본받을 만한 모습이었다.

 

 "감히 블루 드래곤 중 가장 출중한 미모를 지니고 가장 강력한 물의 기운인 가진 나 아르테온이 되었어야 할 물의 정령왕의 최초 소환자가 이렇게 아무것도 아닐 수 있는거야?!"

  

 실피드는 흥분한 아르테온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분노와 함께 아무렇지도 않게 속사포처럼 자기자랑까지 장황하게 곁들여 말하다니 역시 아르테온이야. 저런 말 하기가 쉽지 않은데. 레드 드래곤이었다면 로드가 몇 천년만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재목이라며 기뻐했을텐데 아쉽군."

  

 "거기다 인간이라니??? 아 형! 나 자다 깨서 지금 머리 엉망이란말야."

  

 아르테온은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고 있던 실피드의 손을 느끼곤 그제야 정신을 차려 간신히 흥분을 가라앉혔다.

 

 "어쩐지. 생각보다 니가 늦는다 했더니 자고 있었구나. 근데 나 너 수면기에 든 줄은 몰랐는데?"

  

 아르테온이 입술을 삐죽거렸다.

 

 "아, 며칠 전 1153번째 부라더 소환에 실패해서 짜증나 그냥 누워 있다가 그만 잠이 들어 버렸지 뭐야."

  

 들으라는 듯 크게 말하며 슬쩍 엘라임을 쳐다보았지만 엘라임은 여전히 아르테온에게서 고개를 돌린 채였다.

 그의 차가운 반응에 샐쭉한 표정을 짓던 아르테온의 표정이 금세 상기되었다.

  

 "그런데 왜 내가 자고 있는 사이 왜 갑자기 부라더가 소환된거야???대체 왜???와이???"

 

 왜라는 말과 또다시 자신만의 언어를 섞어 말하며 답을 달라고 아르테온이 흥분했지만 사실 엘라임도 그에게 딱히 할 말이 없었다.

 그 자신도 이해가 가지 않는 소환인데 뭐라고 대답해야 할까?

 

 하지만 안타깝게도 아르테온은 그런 엘라임의 침묵을 다르게 받아들여 버렸다.

 

 "그런...거야? 저 녀석이 나보다...더 나았다는 거야?저 따위...인간따위가?"

 

 "아르테온...자자 일단 진정..."

 

 아르테온의 기운이 흥분을 넘어서 점점 이상하게 변해가자 엘라임을 대신해 실피드가 다시 아르테온을 진정시키려 했다.

 하지만 아르테온의 눈은 어느새 반쯤 이성을 잃은 상태였다.

 

 "나보고 이걸 그냥 받아들이라고? 갑자기 부라더의 기운이 강하게 느껴져서 잠에서 깻더니 그새 부라더가 소환되었어! 그런데 그가 선택한게 인간따위라니! 나를 제쳐놓고? 이걸 믿으라는 거야? 어째서야! 왜! 왜 인간따위가 감히!"

 

 블루 드래곤이면서도 레드 드래곤의 성정을 그대로 닮아 쉽게 분노에 사로잡힌 아르테온의 기운이 몸에서 흘러넘쳐 누워있는 사내에게로 집중되고 있었다.

 엘라임을 향한 분노와 섭섭함 그리고 배신감 등의 감정이 차마 그에게 향하지 못하자 그 불똥이 인간에게로 튀어버린 것이다.

 

 "감히 주제도 모르고 정령왕을 불러? 이런 하찮은 것이!"

  

 아르테온에게서 순식간에 얼어붙을 것 같은 냉기가 뿜어져 나왔다.

 

 "아르테온!"

 

 실피드는 아르테온을 말릴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은 즉시 방어막을 쳤다.

 드래곤과 동급 이상의 기운을 가진 정령왕이야 상관없지만 자신의 곁에 있는 인간은 달랐다.드래곤의 눈만 마주쳐도 대부분의 생물체가 공포심을 느끼는데 그런 드래곤의 의지를 실은 살기라면 보통 인간은 바로 죽어 버릴지도 몰랐다.

 

 하지만 그 직후 실피드를 더욱 놀라게 하는 일이 벌어졌다. 

 

 "아르테온!"

  

 "...엘...라임...?"

 

 사내를 향해 살기를 내뿜던 아르테온은 의외의 인물이 자신의 어깨를 붙잡자 순간 너무 놀라 그 기운을 흐뜨리고 말았다.

 자신의 눈을 믿을 수 없었다.

 

 아르테온의 이름을 외친 것은 여태껏 그를 방관하고 있던 엘라임이었다.

 거칠게 아르테온에게 소리치는 엘라임을 보고 아르테온뿐 아니라 실피드도 놀란 표정을 지었다.

 

 "저 녀석을 죽일 생각이냐!"

  

 한 번도 본 적없던 엘라임의 호통에 아르테온은 정신없이 자신의 기운을 거두었다.

 다시 이성을 찾은 아르테온의 검푸른 눈동자는 크게 흔들리고 있었다.

 그리고 또 한명, 엘라임의 눈동자 또한 어느 순간 충격에 요동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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