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자유연재 > 로맨스
전생을 잊은 그대에게
작가 : 장은한
작품등록일 : 2022.2.15

1,000년을 채워야 인간으로 환생할 수 있는 선녀.
마지막 1년을 남기고 400년 전 너무나 사랑했던 능창대군<이전>의 환생을 보게 된다.

"사람인 내가 선녀인 너를 은애한다고 하였다."
사랑한 기억이 사무치는 그리움으로 남아있는 선녀와 전생의 기억이 있을리 없는 두 사람.

"당신을 사랑한다면 믿을 수 있겠어요?"
이번엔 선녀가 먼저 고백을 한다.
"스토커예요?"
이 남자, 전생에서도 잘나가더니 현생에서도 국내 가구 1위 기업인 고원의 본부장이란다. 본부장이 아니라 최현우를 사랑하고 싶지만 선녀의 사랑에는 장벽이 많다. 그 사람과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15.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다.
작성일 : 22-02-28 21:03     조회 : 164     추천 : 0     분량 : 6734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안녕하세요. 신해수라고 합니다.”

 해수의 등장에 회의실은 일순간 침묵이 맴돌았다.

 해수가 오기 전 현우는 평범한 사람일 뿐이라고 설명했는데 막상 보인 모습은 재벌 집 자제 저리가라였다.

 해수의 모습에 이사들은 모두 눈만 껌뻑거리고 있었다.

 곱게 단장된 긴 머리는 우아하게 보였고, 원피스는 해수의 가슴과 허리선을 보여 아름다운 몸매를 더 돋보이게 했다. 손이 민망할까 들고 있는 명품 클러치 백은 해수를 더욱 고급스럽게 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해수를 쭉 훑어본 이사들은 감탄을 자아냈다.

 

 “오호. 저분이 본부장님의 배필이신가요?”

 “배필은 무슨 배필이야!”

 재남은 화를 참지 못하고 뱉어냈다. 겉보기에만 그럴싸해 보이는 사람이 현우의 배필로 보이는 건 불쾌한 일이었다.

 

 좋은 집안의 자제. 현우가 약점 잡혀 살더라도 절대 이혼을 할 수 없을 만큼의 조건이어야 했다.

 현우는 재남의 말은 신경 쓰지 않고 기세를 몰아 해수를 소개했다.

 

 “지금은 배필 맞죠. 제가 만나고 있는 사람이니깐.”

 현우의 말에 재남은 볼펜을 팽개치며 불편한 기운을 내뿜었다. 생각했던 것과 다른 반전이 되었다. 평범한 사람이라는 말에 회의적이었던 이사들도 인정하는 듯했다. 오늘의 주인공은 현우와 해수였다.

 

 현우는 일어나 해수의 옆으로 갔다.

 

 “이렇게 갑자기 인사드리게 됐네요. 이럴 줄 알았으면 미리 준비하라고 했을 텐데요….”

 현우는 사랑스러운 눈으로 해수를 바라보며 말했다.

 해수는 세상이 멸망할 듯 뛰어오던 김 비서가 생각나 웃음이 나올 뻔한 걸 겨우 참았다. 해수는 한결 편안해진 표정으로 현우를 바라봤다. 두 사람의 눈이 마주치자 현우의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정말 해수가 자신의 사람이 된 것 같았다.

 

 “아주 선남해수시네요. 잘 어울려요.”

 이사들의 말에 해수는 고개를 숙이며 쑥스러운 웃음을 지었다.

 

 “실례지만 어느 집안이신가요?”

 한 이사의 물음에 해수의 웃음은 점점 사그라들었다. 반면 재남의 얼굴엔 미소가 피어나고 있었다.

 

 “저는 평범한 사람입니다. 그래서 제가 현우 씨에게 도움이 못 될까 걱정이 많아요.”

 “도움이 못 되긴. 옆에 있는 것만 해도 어딘데.”

 해수의 진심 어린 말에 현우도 진심의 대답을 꺼냈다. 하지만 재남은 현우의 말이 거짓말이라고 생각했다.

 

 “쯧. 쯧. 넌 멀었다. 나 같으면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면 이런 곳에 데려오지 않을 텐데. 이렇게 무서운 곳에 소개하고 싶나?”

 높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이곳은 약점을 보이면 물리고, 잡아 먹히는 무서운 곳이었다. 권력에 따라 사람들은 움직였고 어제는 적이었던 사람도 오늘은 한 팀이 될 수 있었다.

 

 “그래서 오라고 했습니다. 제가 몸담은 곳이 어떤 곳인지를 알아야 이 사람도 마음의 준비를 하겠죠. 거기다 이사님들께서 제 사람인 해수 씨께 얼마나 잘해주시겠습니까. 걱정 없습니다.”

 현우의 말에 이사들은 흐뭇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이사들을 높여주면서 자신의 입지를 넓히고 있었다.

 

 결혼할 사람이라는 이유 하나로 현우와 해수를 보는 시선이 많이 달라져 있었다. 현우가 누군가를 소개하는 건 처음이었다. 이런 순서가 결혼으로 가는 관문이라면 아버지가 그렇게 목숨 걸고 시키려 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쪽은 김철진 이사님이셔.”

 현우는 해수와 돌아다니며 한 분 한 분 소개했다.

 

 “안녕하세요. 어머! 이번에 늦둥이 태어났다는 이사님 맞으시죠? 현우 씨한테 얘기 많이 들었어요. 늦게나마 축하드려요.”

 해수의 말에 현우는 놀란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회사 일을 단 한 번도 얘기한 적도 없었는데 어떻게 알았지. 싶었다. 그에 반해 해수는 나 잘했지? 하는 표정을 현우에게 드러내 보였다.

 

 ‘걱정 마요. 만반의 준비를 했으니.’

 해수의 눈빛이 말하고 있었다. 현우는 해수가 귀엽게 느껴졌다.

 

 “하하. 제가 이사님 부부 금실이 좋아 부럽다고 얘기했는데 기억하고 있었던 모양이에요.”

 선녀의 토스를 현우가 받아 자연스럽게 연결했다.

 

 “본부장님도 참 뭐 그런 걸 부러워하십니까. 이제 곧 새살림을 차리실 분이신데.”

 해수는 한 명도 빠지지 않고 모두에게 직접 인사를 건넸다. 모두가 만족한 해수의 첫 신고식이었다. 남자들만 우후죽순 있는 곳에 예쁜 여자가 와 활짝 웃으며 관심을 건넸다.

 

 ***

 

 “어떻게 된 거야?”

 회의가 끝나고 현우는 해수를 본부장실로 데리고 왔다.

 

 “다 제 덕 아니겠습니까?”

 현우의 옆을 지키던 김 비서가 말했다.

 

 “네가 왜?”

 “제가 이동하면서 외우라고 이사님들 인적사항을 드렸죠.”

 “그럼 해수 씨가 틀린 거 없이 다 외운 거고?”

 “네.”

 김 비서는 칭찬 타임이다 싶어 어깨가 으쓱해져 있었다.

 

 “그럼 해수 씨 덕 아니야? 만에 하나 거기서 헷갈렸으면 어쩌게?”

 기대하던 칭찬 타임이 물 건너가고 현우의 말장난만 남았다. 김 비서는 입을 삐죽 내밀었다.

 

 “그래. 수고했어. 고생했어. 두 사람이 잘해준 덕분에 내가 살았어.”

 현우는 진심을 담아 말했다. 만약 해수가 오지 않았다면…. 만에 하나 개인적으로 나눈 인사가 헷갈렸다면 망칠 수도 있는 분위기였다.

 

 “그럼 전 일 하러 가봐야겠어요. 김 비서님 제 옷 좀.”

 해수는 카페 일이 계속 신경 쓰였다. 급한 사정이 있다고 둘러대고 나오긴 했지만 내 일을 못 하고 있으니 불편했다.

 

 “차에 있으니 갖다 드릴게요.”

 김 비서가 나가고 두 사람에겐 어색한 공기가 흘렀다. 현우는 해수를 보고 고맙다고 말하는 게 쑥스러웠다. 진심의 말을 하는 건 쉽지 않구나. 현우는 생각했다.

 

 “고마워. 어려운 자리였을 텐데….”

 현우가 어렵게 말을 건넸다. 해수의 표정은 한결 밝아져 있었다. 메이크업에 의상에 해수의 미모까지 현우는 진심으로 반하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현우는 자신을 드러내 보이지 않기 위해 해수의 눈을 피했다.

 

 “회의실 들어가기까지 엄청 긴장했는데 이사님들이 친절해서 좋았어요. 그런데 앞으로 우리 계약 끝나면 어쩌려고요.”

 해수의 말에 현우는 눈이 흔들렸다. 날 사랑한다면서 툭하면 헤어짐을 말하는 해수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왜 자꾸 떠날 거라고 나에게 못을 박는 것인지 속상했다.

 현우는 아무렇지 않은 척 해수의 말을 받았다.

 

 “괜찮아. 지금은 아버지의 결혼관을 깨는 게 제일 먼저야. 연인들이 사귀었다가 헤어지는 건 있는 일이잖아.”

 현우의 말에 해수는 마음이 허전해졌다. 자신의 질문에 현우가 답을 했을 뿐이었다. 이런 답을 할거라는 것도 알았다. 갑자기 사랑해. 헤어지지 말자. 라고 하면 그게 더 이상한 노릇 아니었나?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섭섭한 마음은 사라지지 않았다.

 

 “옷 가져왔어요.”

 김 비서가 들어와 쇼핑백을 내밀었다.

 

 “고마워요.”

 해수는 옷을 받아 본부장실에서 나갔다. 현우는 인사도 없이 나가는 해수를 물끄러미 바라봤다.

 

 ***

 

 해수는 옷을 갈아입고 다시 카페로 돌아왔다. 손님을 받고 있던 점장님이 눈짓으로 괜찮아? 하고 물었지만, 해수는 미소만 짓고 말 뿐이었다.

 

 ‘어휴….’

 해수는 땅이 꺼지라 하는 심정으로 한숨을 쉬었다. 분명 두 달 동안 사랑하는 건 무리니 그의 옆에 있어 보자. 라는 생각이었다. 근데 왜 자꾸 욕심이 스멀스멀 기어 나와 자신의 마음을 망치는지 속상했다.

 

 ‘나를 망치는 건 나야. 현우 씨는 그대로잖아.’

 상념에 젖어 있는데 문이 열리고 손님이 들어왔다. 해수는 벌떡 일어나 지금을 잘 살자 다짐했다. 보란 듯이 일을 열심히 해주겠어! 라는 마음이었다.

 

 하지만 뒤돌아 손님을 확인하자 그 마음마저 꺾였다. 다름 아닌 재남의 최측근, 최 비서였다.

 

 “회장님께서 찾으십니다.”

 “지금은 갈 수가 없어요. 점장님께서 잠시 자리를 비우셨습니다.”

 해수의 말에 최 비서는 주변을 둘러봤다. 해수의 말대로 대신 맡아줄 사람이 안 보였다.

 

 “그럼 언제 시간이 된다고 전해드릴까요?”

 “퇴근 후에요.”

 “네?”

 해수의 말에 최 비서는 눈만 깜빡였다. 회장님이 찾는다는데 이렇게 당당할 사람은 세상에 없었다. 당장이라도 뛰쳐나가야 정상이었는데 해수는 달랐다.

 

 ‘대체 무슨 빽이야. 아! 본부장님이 옆에 있다. 이건가?’

 최 비서는 심드렁해져 카페를 나섰다. 회장이 알면 길길이 날뛰겠지만 싫다는 사람을 묶어서 갈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얼굴만 반반하게 생겨서, 남자 잘 만났다 이건가? 온갖 안 좋은 이미지들을 다 해수에게 붙였다.

 

 ***

 

 “뭐? 퇴근 후에? 이런 당돌한 것.”

 “아니 어떻게 그렇게 말해요? 회장님이 부르신다는데? 이건 아주 무서운 게 없다는 거잖아요. 자기가 무슨 정말로 결혼이라도 할 줄 아나. 아주 기세등등하게 말하는데 어찌나 기가 막히던지”

 최 비서는 재남의 화에 기름을 부었다.

 

 “조용히 안 해!”

 재남의 큰소리에 최 비서는 더 하고 싶은 말을 꾹 참았다.

 

 “현우를 등에 업었다고 의기양양해? 그깟 여자 하나가?”

 재남은 분을 삭였다. 이래서 집안에 여자가 잘 들어와야 한다고 누누이 말했다. 아무것도 모르는 애가 오니 자기가 잘난 줄 알고 벌써 기고만장이었다. 연애? 결혼? 이 회사에 다는 것도 마음에 안 드는 데 가능할 리가 없었다.

 

 ***

 

 해수는 일하는 내내 현우에게 말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했다. 분명 현우는 회장님이 찾으면 자신에게 알려달라고 했었다. 하지만 현우가 알게 되면 회장님과 싸울 텐데…. 해수는 현우와 회장님의 사이가 풀리지 않는 뫼비우스의 띠 같았다.

 

 퇴근 시간이 오는 게 두려웠다. 퇴근 시간이 오면 올수록 해수의 한숨 소리도 잦아졌다.

 

 “무슨 일 있어요?”

 보다 못한 점장이 물었다.

 

 “아뇨….”

 “본부장님이랑 싸우기라도 했어요?”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

 해수는 모르는 척 시치미를 뗐다. 하지만 눈치 빠른 점장을 속이는 건 불가능했다.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니 사람을 보는 일에는 도가 트인 점장이었다.

 

 “이 회사에서 본부장님이랑 해수 씨 모르는 사람 있으면 간첩일걸요? 다들 얼마나 관심 있어 하는데요.”

 “그랬구나.”

 “정말로 사귀어요?”

 “그게….”

 해수는 뭐라고 대답해야 하나 고민했다.

 

 “사귀든 안 사귀든 두 사람의 일이지만, 난 남 일에 관심 없는데…. 해수 씨가 힘들 거예요. 그건 확실한 듯.”

 점장의 말에 해수는 코끝이 찡해졌다. 누군가 내 힘듦을 알아준다는 건 감동스런 일이었다.

 

 “죄송해요. 들어오자마자 시끄럽게나 하고….”

 “괜찮아요. 덕분에 매상도 올랐는걸? 하지만 본부장님과 아는 사이라고 쉽게 일할 생각은 마요.”

 “당연하죠!”

 해수는 잠깐의 수다에 마음이 평온해졌다. 사람이 사람을 편안하게 한다. 그래서 사람은 함께 살아가는구나 싶었다. 하지만 다시 시계를 보자 퇴근의 압박이 밀려들었다.

 

 “저기 점장님….”

 “네?”

 점장은 컵 정리를 하다 해수를 바라봤다.

 

 “제가 고민이 있는데요. 비밀. 지켜줄 수 있으세요? 제가 말할 사람이 없어요.”

 “물론이죠.”

 “실은 고민이 되는 게 지금 당장 날 위해서 사랑하는 사람에게 상처를 주며 보호막을 만들어야 하는지 아니면 그 사람 혼자 남겨질 시간 때문에 제가 견뎌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점장은 해수의 말을 듣고 깊이 고민했다. 물어보지 않아도 본부장과 관련된 일일 터였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난 해수 씨가 상처를 안 받는 게 좋지.”

 점장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사랑하니깐 지켜주고 싶은 마음 알 것 같아요. 사랑하는 사람의 상처를 보는 것만큼 힘든 일도 없긴 하죠.”

 점장의 말에 해수는 용기를 얻었다. 사랑하는 사람을 상처 주지 않는 일. 그거야말로 중요한 일이었다.

 

 점장과 대화를 한 후로 신기하게도 퇴근 시간이 두렵지 않았다. 저 시간은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는 일이라고 생각하니 재남의 악다구니도 두렵지 않았다.

 

 ***

 

 “퇴근하겠습니다.”

 “화이팅. 힘내요. 내일 봐요.”

 점장은 작게 해수를 응원했다. 해수는 환하게 웃으며 대답을 대신했다. 다른 사람들은 퇴근하기 바쁜 시간. 강물을 거슬러 오르는 연어처럼 해수는 혼자서 회사 안으로 향했다.

 

 ‘지키자.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그 사람이 더는 부모와 싸우지 않게. 내가 2개월 뒤에 떠나도 행복할 수 있게….’

 약속된 이별이 떠오르자 해수는 입술을 앙다물었다. 울지 않으리라 다짐했다.

 

 “안녕하세요.”

 해수는 회장실에 들어와 인사를 했다. 재남은 들어온 해수를 멀뚱히 바라보기만 했다.

 

 “그래? 일은 열심히 하셨고?”

 “네.”

 “어른이 부르는데 일한다고 생색을 내? 가정교육을 그렇게 받았나?”

 “...”

 해수는 회장의 차갑고 가시 돋는 말에 온몸이 얼어붙은 기분이었다.

 

 “어때? 신분 상승한 기분이?”

 “저는 제 일을 열심히 할 뿐입니다.”

 “그럼 사랑은?”

 “사랑도 열심히 해야죠.”

 해수는 재남의 기에 눌리지 않으려 애썼다. 연인이 되고 두 사람이 처음으로 독대하는 자리였다. 쉽게 보이면 질질 끌려다닐 게 분명했다.

 

 “그 사랑 열심히 해도 어차피 안되니깐 포기해. 현우가 그쪽을 사랑하는 게 진심이라고 생각하나? 걔는 그럴 애가 아니야.”

 재남의 말에 해수가 상처를 받았다. 자식을 키우는 사람이 할 얘기가 아니었다. 내 자식은 그럴 놈이 아니다. 이래야 한다. 근데 현우 씨는 매일 이런 얘기를 듣고 자랐겠구나 싶어 안쓰러웠다.

 

 “현우 씨도 누군가를 사랑할 줄 압니다. 회장님이야말로 아드님을 모르시네요.”

 해수는 저 사람이 현우에게 함부로 상처 주는 걸 그냥 두고 싶지 않았다.

 

 “그래. 사랑 따위야 그렇다 치고.”

 재남은 서 있는 해수에게 돈 봉투를 내밀었다. 해수는 이게 뭔가 싶어 봉투를 받아 열어봤다.

 

 “고리타분하겠지만 한 번쯤 해야지. 급하게 준비하느라 얼마 못 넣었어. 너 같은 급이랑 만나봤지야. 현우는 아무도 사랑하지 못해. 그 아이에게 결혼은 좋은 집안을 만나 이혼만 안 하면 된다고.”

 재남의 부정적인 말들. 해수에게는 최악의 아버지로 보였다. 어쩌면 다신 없을 두 사람만의 자리. 해수는 확실히 말해주고 싶었다.

 

 “회장님 같은 마인드에서 어떻게 현우 씨 같은 아들이 자랐는지 모르겠네요.”

 “뭐? 지금 말 다 했어?”

 재남의 큰소리에도 해수는 주눅이 들지 않았다. 그의 살아온 인생의 피로함이 해수도 느껴졌다. 아버지의 이런 비난을 받으면서 어디서 희망을 보고 살아온 걸까. 앞으로 자신이 떠나면 현우가 지고 가야 할 인생의 짐이 버겁게 느껴졌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16 16. 깊은 상처 2022 / 2 / 28 175 0 6056   
15 15.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다. 2022 / 2 / 28 165 0 6734   
14 14. 저의 반려자입니다. 2022 / 2 / 28 178 0 5983   
13 13. 첫번째 데이트 2022 / 2 / 28 169 0 6048   
12 12. 의기투합 연애 2022 / 2 / 28 175 0 5075   
11 11. 진땀 빼는 계약연애 2022 / 2 / 28 182 0 5838   
10 10. 연애 할래요? 2022 / 2 / 28 168 0 6255   
9 9. 핸드폰 구매기 2022 / 2 / 27 165 0 6591   
8 8. 사랑을 쟁취하러 가다. 2022 / 2 / 27 179 0 6622   
7 7. 선녀의 인간 생활 적응기_2 2022 / 2 / 26 177 0 7686   
6 6. 선녀의 인간 생활 적응기_1 2022 / 2 / 24 188 0 10256   
5 5. 사랑의 위대함 2022 / 2 / 22 184 0 6402   
4 4. 어렵게 건넨 고백 2022 / 2 / 19 174 0 7659   
3 3. 전생과 현생의 그 사람_2 2022 / 2 / 17 187 0 6452   
2 2. 전생과 현생의 그 사람 2022 / 2 / 16 190 0 4620   
1 1.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 2022 / 2 / 15 286 1 6064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사랑은 아이부터
장은한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