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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힐러였지만 지금은 요리사입니다
작가 : 파인블루
작품등록일 : 2022.2.28

S급 힐러였던 나는 은퇴하고 식당을 차렸다.
하지만 세상은 던전보다 더 무서운 곳.
제대로 쪽박찼다. 심기일전.
제 2의 고향 던전에 맛집을 차렸다.
메뉴 선정에 심혈을 기울였다.
'오묘한 맛, 기가 찬 맛, 환상의 맛, 지극한 맛, 커플전용, 내맘대로, 쿡스초이스'
내 요리를 너무도 좋아하는 몬스터 녀석들.
하루도 쉴 틈이 없다.
음식만 먹고 갈 일이지 아주 여기서 죽치는 녀석들.

"야. 그만 좀 와."
"형님! 제 고민 좀 들어주시죠."
'미친 거 아니야. 모솔인 나에게 왜 연애 상담을 하는데.'
"아이구. 그렇게 들이대면 안돼. 자. 내가 하는 말 잘 들어."

문의: doldori9986@naver.com

 
19.
작성일 : 22-02-28 20:04     조회 : 211     추천 : 0     분량 : 50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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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해봐.”

 “블라인드 데이트!”

 “뭐? 블라인드 데이트?”

 

 세상에….

 이 녀석, 진짜 수상하다.

 소개팅도 아니고 블라인드 데이트라니….

 나도 겨우 의미나 아는 단어를 얘기한다.

 거부할 수 없는 유혹이다.

 하지만.

 

 “너구차랑 블라인드 데이트는 안 해.”

 “너구차 아니다. 우리 종족은 인간과 사귀지 않는다. 대신!”

 “대신?”

 “미인을 소개해 주겠다.”

 “확실해?”

 “나만 믿어라.”

 

 너구차의 외모 기준은 무엇일까.

 아무래도 수상하다.

 블라인드 데이트.

 

 소개팅도 아니고 선도 아닌 블라인드 데이트.

 상대방의 외모를 확인할 방법이 전혀 없다.

 이유를 물어봐야 했다.

 

 “왜 블라인드야. 사진 같은 거 없어?”

 “그럼 데이트가 성사될 수 없다. 거울을 봐라. 거울을.”

 

 사진이라고 했지만, 마법 수정구로 영상은 전송할 수 있기에 얘기했는데 갑자기 거울을 보라니 이해할 수가 없었다.

 

 거울을 봤다.

 이해했다.

 사진 교환은 무리다.

 

 ‘너무 평범하게 얼굴을 바꿨어.’

 

 혹시 몰라 보통 남자로 얼굴을 바꿨는데 이게 패착이었다.

 블라인드 데이트해야 한다.

 

 그래도 어떤 종족이랑 데이트하는지 물어는 봐야 했다.

 오크족이면 절대 용서하지 않을 생각이다.

 

 “누구랑 하는데. 그 정도는 알려줘야지.”

 “엘프. 미의 화신. 미의 본질.”

 “저, 정말 엘프?”

 “나 발이 아주 넓다. 대신 수고비는 챙긴다.”

 “그까짓 수고비가 문제야. 확실하다면 한 몫 제대로 준다.”

 

 드디어 우리 세나에게도 엄마가 생길 거 같다.

 알아서 잘 큰 세나지만 엄마의 빈자리는 분명 있다.

 너무 늦었지만 그럴수록 한시가 급하다.

 결단코 엘프 미모에 혹해서 블라인드 데이트를 하는 건 아니다.

 

 “선불!”

 “후불!”

 “좋다. 나중에 딴소리하기 없기다.”

 “오케이. 그런데 얼마야?”

 “5,000골드.”

 “뭐? 5,000골드?”

 “너무 적나?”

 “많잖아. 나 돈 없어.”

 “이자 내고 조금씩 줘도 된다. 참고로 월 1부 이자다.”

 

 도둑놈이 따로 없다.

 있는 놈이 더하다.

 하지만 해야 했다.

 

 “좋아. 언제야?”

 “내일이라도 가능하다.”

 “확실하지?”

 “우리 너구차의 명예를 걸겠다.”

 “오케이.”

 “간식이라도 내 놔라. 양심이 있다면….”

 

 그 정도는 가능.

 

 아공간 가방에서 가장 맛없는 간식을 찾으려고 하는데 아이들과 스켈레톤 가족이 내려왔다.

 

 “왜 잠자리가 불편해?”

 “그게 아니라 이상한 물건 위에서 자라고 해서요.”

 “침대야. 인간은 그 위에서 자.”

 “...네.”

 “참 인간은 행복하겠군요. 잠자리도 그렇고 먹을 것도 풍부하고.”

 “뭐 그게 행복이라면 행복이겠지.”

 

 풍요 속의 빈곤이다.

 

 스켈레톤 부모의 말처럼 이종족보다 편리한 생활, 넘쳐나는 먹을거리가 있지만 그만큼 질투도 많고 싸움도 많다. 증오나 배신은 인간이 가장 잘한다.

 

 “아빠, 아직 안 자?”

 “이제 자야지.”

 “사장은 약속을 지켜라. 선금 내놔라. 아니 이건 선금이 아니고 보나스다. 특급 보너스.”

 

 간식 보너스는 줘야 할 거 같았다.

 아공간 가방을 열어.

 스켈레톤 가족에게는 아이스크림 통을 주고 나머지는 콘 하나씩.

 

 “이게 뭐예요?”

 “아이스크림. 먹어보면 알아. 손으로 퍼서 먹어.”

 “...네.”

 “감사합니다.”

 “난 딸기랑 초코 두 개다.”

 “아빠 나도 두 개”

 

 세나는 그럴 줄 알았고 너구차는 욕심이 끝이 없다.

 그래도 같이 먹는 즐거움.

 

 스켈레톤이 손으로 아이스크림을 퍼서 온몸에 발라 맛있게 먹는다.

 골식 제대로 하고 있다.

 

 ‘가방이 또 비어가고 있어. 주문하러 가야겠군.’

 

 둘이 먹을 때보다 식구가 많아지니 아공간 가방이 빨리 비어간다.

 내일은 블라인드 데이트가 있으니 모레 갈 생각이다.

 

 언제 끝날지 모른다.

 엘프와 나의 블라인드 데이트는 차만 마시고 끝낼 수는 없다.

 

 다사다난했던 하루가 지나간다.

 

 ***

 

 “잘 먹고 갑니다.”

 “아저씨 고맙습니다.”

 “다음에 또 와. 돈 걱정하지 말고.”

 “네. 또 올게요. 꼭.”

 “거긴 별일 없어?”

 

 신흥 마족이 등장했다는 건 던전에 지각 변동을 일으킨다.

 대부분 기존 마왕과 맞서다 죽는 경우가 많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과거에는 마왕도 바뀌었다.

 

 가장 최근에 바뀐 마왕은 20년 전 파괴의 마왕.

 현 7 마왕 중 가장 강하고 젊다고 평가받는 마왕이다.

 처음엔 마족을 통일하네 어쩌네 하더니만 역시 바뀌는 건 없다.

 

 자신도 나머지 마왕처럼 한 구역 차지하고 왕 대접 바뀌니 달라졌다.

 원래 마족도 인간처럼 배가 부르면 싸울 생각을 안 한다.

 

 중간에 신흥강자, 젊은 마족이 7 마왕에게 도전했지만 은근 7마완, 정확히 말하면 서큐버스 여왕을 제외한 6 마왕이 카르텔을 만들어 신흥세력의 싹을 잘라버리고 있다.

 

 이번에 새로 등장한 젊고 강한 마족도 그럴 공산이 농후하다.

 일대일 싸움이라면 마왕을 이길 수 있을지 모르지만 혼자서는 그 많은 마족의 합공을 버텨낼 수가 없다.

 

 “가야죠. 이곳이 너무 좋기는 하지만 역시 우리 스켈레톤은 굴이 편합니다.”

 “그래. 그럼 심심할 때나 배고플 때 언제든 와.”

 

 인사를 마치고 가는 스켈레톤을 잠시 바라보고 꼭 해야 할 일이 있다.

 옷이 없다.

 구두도 없다.

 

 내가 가진 옷은 대부분 전투복이나 운동복, 데이트하기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던전 밖으로 나가기는 귀찮아서 차원상점에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안녕하세요. 세나 아버님.”

 “저기 거기 옷도 팔죠?”

 “옷이요? 왜요. 세나 옷 사려구요?”

 

 세나는 옷장이 부족할 정도로 많다.

 내 옷장만 텅텅 비어있다.

 

 “그게 아니라 제가 입을 옷이요. 블라인드 데이트가 있거든요. 이왕이면 여성이 좋아할 만한 옷으로 추천해주세요.”

 “......네. 여.성.이. 좋아할 만한 옷 말씀이군요”

 

 시베리아 벌판에 팬티만 입고 서 있는 느낌이다.

 한기. 얼어죽을 거 같다.

 

 ‘이 여자 나한테 관심이 있나? 진즉 티 좀 내지.’

 

 또 설레발일 수 있다.

 우선은 엘프와 만남에 집중해야 한다.

 

 “네. 너무 화려할 필요는 없어요. 그냥 호감을 느끼게 하는 정도로. 제 말 이해하시죠?”

 “네. 알겠습니다. 호. 감. 말씀이죠. 딱 맞는 옷을 골라 보내겠습니다. 5천 골드에요.”

 “네? 5천 골드요?”

 

 너무 많다.

 

 ‘이 여자 정말 나한테 관심 있나? 아니야. 좋아할 수도 있어. 이건 관심을 넘어선 거야.’

 

 질투일 수 있다.

 

 “데.이.트. 하시는데 그 정도는 써야죠.”

 “......네.”

 

 차원 교환수 샤를리아는 왠지 기분이 좋지 않았다.

 이렇게 가벼운 남자라고 생각하니 괘씸하였다.

 

 ‘5천 골드는 너무 많지? 옷은 뭐가 좋을까?’

 

 옷값은 정상 가격으로 내려주는 대신 딱 어울리는 옷으로 보내주기로 했다.

 

 “세나 아버님께 할인해드릴게요. 천 골드에요. 바로 퀵으로 보내겠습니다.”

 “저기 모델을 미리 볼 수는 없나요?”

 “아버님. 저를 믿으세요. 여자가 좋아하는 의상은 여자인 제가 압니다.”

 “...네. 고맙습니다.”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얼마 지나지 않아 옷이 도착했다.

 

 ‘뭐야. 이건 전투복이잖아.’

 

 거무튀튀한 전형적인 헌터복, 야간에 아주 은밀하게 이동할 때 많이 쓰이는 암살 이능을 가진 헌터들이 입는 검정 쫄쫄이 복이었다.

 

 “자, 여기 팁.”

 “감사합니다.”

 

 배달원에게 팁까지 주고 나서 옷을 입어보았다.

 

 “아빠. 다시 헌터 다시 하는 거야? 오늘 데이트한다고 하지 않았어?”

 “왜? 안 어울려?”

 “...아니.”

 

 내 딸 세나, 거짓말도 할 줄 안다.

 안 어울린다.

 목소리만 들어도 알 수 있었다.

 

 신발은 그냥 있는 거 신기로 했다.

 이 암살자 복에 어울리지 않는다.

 

 “아빠, 나 밖에 나갔다 올게.”

 “밖에?”

 “응. 오랜만에 영화 보려고.”

 “혼자서?”

 “아니 친구랑.”

 “그래.”

 

 그래도 모른다.

 

 “혹시 남자친구는 아니지?”

 “글쎄…. 남자친구라고 얘기하기는 너무 빠르고 그냥 친구라고 하면 그 애가 상처받을까. 날 너무 좋아하는 애야.”

 “세나야!!!”

 “인기가 많은 것도 때론 너무 불편해. 귀찮은 건 아닌데.”

 “그, 그래.”

 “아빠, 그럼 나 간다. 데이트 잘하고.”

 “알았어.”

 

 ‘세나가 벌써 이렇게 컸나.’

 

 웨딩드레스를 입는 세나의 모습을 상상해봤다.

 

 ‘안돼. 절대 안 돼.’

 

 내가 먼저다.

 세나는 아직 엄마가 필요할 나이.

 

 오늘 기필코 내 짝을 찾고 말리라는 굳은 결심을 했다.

 그러고 보니 세나의 나이가 애매하다.

 

 드래곤은 백 년을 1년으로 친다는 말도 있고 십 년을 1년으로 한다는데 어릴 때 마석을 많이 먹어서인지 너무 성장 속도가 빠른 편이다.

 

 잠시 세나를 걱정하고 있을 때 너구차가 찾아왔다.

 

 “이 꼴이 뭔가?”

 “왜 안 어울려?”

 

 위에서 밑으로 쭉 훑어보더니.

 

 “옷이 날개가 될 수가 없는 외모지. 그냥 가자고. 늦었어.”

 

 드디어 블라인드 데이트를 위해 카페로 출발.

 이 던전 중립 존은 카페도 있다.

 헌터들이라고 연애 안 하는 것도 아니고 이종족이라고 커피 못 마시는 것도 아니다.

 

 팔만한 건 다 판다.

 심호흡을 크게 하고 카페에 들어섰다.

 

 레이디 애프터.

 이런 일에는 남자가 먼저 와서 기다리는 게 예의다.

 난 이런 철저함과 예절이 몸에 배어 있다.

 

 카페 주위를 쭉 훑어보니 고블린 커플과 인간 헌터 커플 두 팀만이 있다.

 

 ‘아직 안 왔나 보군. 다행이야.’

 

 “떨지 좀 마라.”

 “내가 떨었다고?”

 “처음이지? 너 정말 모태솔로 맞지? 데이트할 때 이렇게 떠는 인간은 처음 봤다.”

 

 떨긴 떨었나 보다.

 가끔 만났던 여자 헌터야 일이니까 이성의 감정을 느낄 수가 없었다.

 

 F급이나 D급 정도 헌터라면 치장을 하던 예쁘던 관심 두겠지만 A급 이상 여성 헌터는 전사 그 자체다.

 성격도 보통이 아니고 외모는….

 

 심호흡을 크게 하고 기다리는데

 

 카페 문이 열리고

 두 명의 여성? 아니 한 명은 남자인가. 여자인가 모를 정도의 엘프가 들어왔다.

 

 “많이 기다리셨죠?”

 “아닙니다. 어서 앉으세요.”

 

 ‘한 명은 주선자인가 보군.’

 

 당연히 예쁜 쪽이 나랑 데이트할 거라 예상했다.

 

 “우리 언니가 정말 남자를 몰라요. 너무 전투만 좋아해요. 성격 좋고 강하고 마음씨는 얼마나 넓은지 말도 못 해요.”

 

 어째 이상하다.

 

 “우리 쪽이 많이 쳐집니다. 하지만 구제한다는 셈 치고 한 번 얘기해보세요. 외모 이런 거는 따지지 말고요. 참고로 돈은 많습니다. 딸도 있습니다.”

 “따 딸이요?”

 “아! 수양딸이요. 그래도 오늘 제가 데리고 나온 이 남자, 의리 하나는 끝내주고 나름 착하답니다. 수양딸이죠. 예전 던전에서 고아가 된 이들이 얼마나 많았나요. 수양딸입니다. 결혼 안 했어요. 여자 손 한 번 못 잡아본 남자입니다. ”

 

 ‘이 새X가….’

 

 천불이 나지만 참을 수밖에 없었다.

 틀린 말이 아니었다.

 

 “아이고 내 정신 봐. 그럼 둘이 얘기 나눠보세요. 주선자는 빠지겠습니다.”

 “우리는 저기 앉죠.”

 “그럴까요?”

 “계산은 돈이 철철 넘치는 이 남자가 할 겁니다. 마음껏 시키세요.”

 “그래요.”

 

 북 치고 장구 치고.

 뭐 커피 정도야 얼마든지 낼 생각이 있다.

 내가 그렇게 쩨쩨한 놈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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