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
 1  2  3  4  5  6  >>
 
자유연재 > 판타지/SF
힐러였지만 지금은 요리사입니다
작가 : 파인블루
작품등록일 : 2022.2.28

S급 힐러였던 나는 은퇴하고 식당을 차렸다.
하지만 세상은 던전보다 더 무서운 곳.
제대로 쪽박찼다. 심기일전.
제 2의 고향 던전에 맛집을 차렸다.
메뉴 선정에 심혈을 기울였다.
'오묘한 맛, 기가 찬 맛, 환상의 맛, 지극한 맛, 커플전용, 내맘대로, 쿡스초이스'
내 요리를 너무도 좋아하는 몬스터 녀석들.
하루도 쉴 틈이 없다.
음식만 먹고 갈 일이지 아주 여기서 죽치는 녀석들.

"야. 그만 좀 와."
"형님! 제 고민 좀 들어주시죠."
'미친 거 아니야. 모솔인 나에게 왜 연애 상담을 하는데.'
"아이구. 그렇게 들이대면 안돼. 자. 내가 하는 말 잘 들어."

문의: doldori9986@naver.com

 
1.
작성일 : 22-02-28 19:29     조회 : 307     추천 : 1     분량 : 5138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크윽. 도대체 왜 나를….”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눈빛으로 나를 찌른 놈을 바라봤다. 5년간 동거동락하던 공격대, 아무 일 없다는 듯이, 고소하다는 듯이 이 광경을 지켜보는 녀석들을 보니 이미 나를 먼저 제거하기로 마음먹은 거 같았다.

 

 “바보 아니야. 너도 짐작했잖아.”

 

 ‘선수를 쳤어야 했어.’

 

 먼저 죽였어야 하는데 한 발 늦었다. 아니 그래도 동료였기에 주저했다. 살인은 결코 유쾌하지 않다. 난 사실 몬스터도 죽이지 않았다. 처음 각성해서 몇 마리 죽인 적은 있지만 나는 힐러이기에 의사나 다름 없었다.

 

 이놈들은 죽으면 지옥가겠지만 나만은 천국을 가리라 확신한다. 너무 빠르다. 평생을 죽어라고 일만 했다.

 이번 일만 마치면 은퇴하고 돈 쓰는 재미를 느껴보면서 살아보려 했는데, 연애도 한 번 해보려 했는데 이제는 이룰수 없는 꿈이 되어 버렸다.

 

 차가운 마검이 살을 뚫고 내 심장을 찔러왔다. 말을 이어나갈 수 없을 정도로 지독하게 아프다.

 힐러였지만 아프지 않은 건 아니다. 아니 이런 경험이 많지 않았기에 더 아픈지 모른다. 전투에서 힐만 주구장창 외쳤던 나이기에 항상 후방에 있었다. 다칠 일이 없었다.

 

 “괜히 힘쓰지 마. 마나가 박살났으니 네 조잡한 힐링 그거 해봐야 필요 없어.”

 “나쁜 새끼. 널 동료라 생각했는데...”

 “헛소리! 구질구질하게 머리 굴리지 말고 그냥 편하게 죽어. 그래도 5년간 같이 일한 동료로서 마지막으로 베푸는 정이라고.”

 

 이놈은 죽일 놈이고 그걸 웃으며 구경하는 놈들은 쳐 죽일 놈이다. 이미 날 제거하기로 마음먹은 녀석들, 자비를 구할 필요도 없었다.

 힐러인 난 전투력은 빵점이다. 힐만 죽어라고 할 수 있다. 남 좋은 일만 했다. 돈은 벌었다. 마석도 챙겼다. 뒷주머니는 좀 더 챙겼다.

 

 S급 힐러인 나조차도 SS급 헌터가 휘두른 마검에 찔린 상처는 치유할 수 없다. 죽는 걸까. 눈앞이 노래진다.

 

 서서히 동료들과 함께 멀어지는 그놈. 그놈X들.

 

 오 년간 함께한 던전행. 오랜 기간 파트너로 동료로 함께 했지만 끈끈한 우정이나 사랑 같은 건 전혀 없다.

  서로 필요에 의해서 맺어진 관계. 나 역시도 그렇게 착한 인간은 아니다. 이놈같이 악랄하지는 않지만...

 

 ‘갔나?’

 

 혹시 내 죽음을 다시 확인하려 할지 몰라 좀 더 지켜보았지만 역시 인기척이 없다. 드디어 난 죽은 것이다. 아니 죽은 척 했다.

 

 ‘먼저 선수를 쳐야 했는데...’

 

 언젠가 이런 날이 올 줄 알았지만 당하고 나니 열불이 치솟는다.

 

 복수 이딴 거도 잠시 생각했지만 부질없다. 그냥 얼굴을 바꾸고 은퇴하면 된다. 나도 사실 착한 놈은 아니다. 던전행 때 다른 길드원들과 싸움도 전투도 많았고 원한도 많았다. 나 역시 반은 죽일 놈이었다.

 

 물론 내가 힐러라 직접 죽인 적은 없지만 간접살인도 살인이다.

 

 이미 구린 구석이 많은 우리 공격대 특성상 언젠가는 입을 막을 수밖에 없는 상태. 내가 못해서 아쉽지만 이거 또한 나쁘지 않다.

 

 그동안 모아두었던 돈을 은밀히 세탁한 지 오래. 신분만 바꿔 살면 아무 문제 없다. 이젠 이 지긋지긋한 던전도 안녕이다.

 

 막 던전을 나올 때 죽일 놈들이 찾아왔다.

 

 [푸~욱]

 

 “크크크, 내 이럴 줄 알았지. 네 잔머리를 아는데 너무 쉽게 죽었거든. 비장의 한 수가 있었네.”

 

 그 SS급 헌터. 온몸에 피칠갑을 한 거 보니. 최후의 승자가 된 거 같다. 나머지 3인도 저승행이 확실하다.

 

 “개새끼. 그냥 모른 체 넘어가면 어디가 덧나...”

 “그러고는 싶은데 좀 찜찜하거든. 난 너와 달리 원체 유명하잖아. 사회적 지위란 게 있고. 확실한 게 좋지. 너같은 쓰레기를 죽여 착한 일도 해보고."

 ”그 새끼들은?“

 ”다 죽였어. 화염으로 확실히 쓸어버렸으니까 너만 죽으면 돼.“

 ”지옥에서 널 기다리마.“

 ”그래. 지옥 한 백 년 있다 날 찾아봐. 그동안 난 이 아름다운 세상을 원없이 즐길 테니까...“

 

 [푸욱. 푸욱. 푸욱...]

 

 잔인한 놈. 힐러인 내가 다시 살아날까 봐 찌르고 또 찌른다. 죽는 거보다 마검이 내 살 속을 헤집어 들어올 때 아픔. 꼭 복수하기로 결심한다. 다시 생각했다.

 

 그리고 난 죽어간다.

 

 비장의 한 수. 드디어 실행할 때가 됐다.

 

 "체인지!"

 

 죽어가는 내 몸과 녀석의 몸을 바꿔버렸다.

 영혼 체인지. 육체 이동이다.

 이때를 위해 무려 십 년간 누구에게도 공개하지 않은 비장의 아이템을 썼다.

 

 체인지라 불렀지만 원래 이름은 없다.

 힐러였던 나는 딱히 마법사처럼 영창을 할 필요도 없고 소설처럼 힐! 힐! 거릴 필요도 없다.

 소위 뽀대는 없었다. 그냥 능력을 발휘해서 동료에게 힐을 줄 뿐이다.

 

 "커억. 이게 어떻게 된 거지?"

 "어떻게 되긴 지옥행 예약이지. 고생했다. 날 죽이느라고."

 "분명 넌..."

 "나도 비장의 한 수는 가지고 있지 않겠어? 그전 거는 속임수지. 네 녀석이 분명 내가 죽은 걸 확인하러 올 줄 알았지. 이게 진짜야. 죽어야만 발현돼서 못했지만."

 "내 내가 이렇게 허무하게..."

 "지옥에서 한 백 년 기다려봐. 네 말대로 이 아름다운 세상에서 원 없이 즐기다 갈 테니까. 참고로 한가지 네가 그렇게 구하고 싶었던 거. 그게 이거였어."

 "그게 무슨 소리냐."

 "드래곤 볼. 더 얘기하자면 배고프니까 그냥 죽어. 밥은 제때 챙겨 먹어야 하거든."

 "이 더러운 놈. 네 놈이 그러고도 사람이냐?"

 "응. 아직 안 죽었네. 아! 그렇지. 미안. 내가 증폭단을 썼거든. 너도 알지? 그게 뭔지."

 

 증폭단. 차원 상점에서 산 저가의 약이다.

 선천지기라 불리는 능력을 한방에 몰아 힘을 키우고 생명을 연장하는 부작용이 심한 약이다.

 

 1시간짜리도 있었지만 5분용으로 그 이상은 필요 없었다.

 물론 부작용은 심각하다.

 자기 능력의 몇 배나 크게 발휘하는 만큼 죽음은 필수다.

 원래 그대로 둬도 죽겠지만 고통을 선사하고 싶었다.

 

 "넌 악마다. 악....마..."

 "그러게 깔끔하게 죽였어야지. 다 네 잔인한 심성 때문이야. 아프지? 나도 사실 많이 아팠어. 칼이 몸속에 슉 하고 들어오니까 숨도 쉬기 힘들더라고. 너도 느껴봐."

 "......"

 

 결국 녀석은 아니 난 죽었다.

 

 이 녀석의 몸에 들어와 보니 SS급 헌터, 아니 SSS급 헌터였다.

 지독한 놈.

 자기 실력을 반도 드러내지 않았던 놈이다.

 내 힐도 필요 없을 만큼 넘사벽 헌터였다.

 

 10년 전. 우연히 얻은 드래곤볼. 이게 맞는 말일지 모르지만 여하튼 그렇다. 불사의 능력을 갖게 된다고 해서 세계 곳곳에서 가장 강한 헌터들이 이걸 차지하기 위해 난리가 아니었다.

 

 물론 최후의 승리자 아니 우연히 득템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B급 힐러였던 난 A급 헌터들과 공격대를 조직하여 불사의 드래곤 볼을 차지하기 위해 던전에 뛰어들었지만 우리 공격대가 나 빼고 전부 몰살하였다.

 

 미처 힐도 써보기도 전에 화룡의 염화에 전부 녹아내렸다.

 그만큼 드래곤은 SSS급을 넘어 EX급이었다.

 

 나 뭐 했냐고? 그냥 도망쳤지. 싸우는 능력은 없으니 드래곤 볼이고 자시고 그냥 뒤돌아서 앞만 보고 달렸어.

 원래 우리 공격대는 전우애란 게 딱히 없었지.

 

 그러다 인연이 돼서 드래곤볼을 갖긴 했는데 불사는 개뿔이야.

 아니 불사는 불사지.

 내가 죽으면서 살아있는 타인과 바꿀 수 있는 단 한 번의 기회. 그거뿐이지.

 

 '햐. 돈도 엄청나게 모아놨네. 나보다 더 부자네. 대박이구나. 여자 친구도 많네. 잘 죽였어. 한두 명 여자를 울린 게 아니야. '

 

 여전히 아직까지 연애를 해본 적도 없었고 앞으로도 모태솔로일 가망성이 많은 나에게 이놈은 도저히 구제받지 못할 놈이다. 다른 건 몰라도 여자를 울린 놈은 죽어 마땅하다.

 

 우린 영혼이 서로 바뀌었다. 죽은 내 모습이 좀 그렇지만 이미 회생 불가의 몸. 아쉽지만 태워야 한다.

 

 [치지지직!]

 

 "부디 지옥에서 천년만년 고통받기를...“

 

 간절히 염을 한다. 고인의 명복은 여기까지. 저주일 수도 있겠다.

 완벽한 새로운 삶을 위해 차원 상점에서 미리 이능 하나를 구비해 놓은 철두철미한 나였다.

 이른바 천변만환술. 얼굴과 몸을 바꾸는 이능이다.

 

 대격변의 시대가 열린 지 50년. 왠만한 이능은 돈만 있으면 살 수 있다.

 

 "천변만환술!"

 

 이왕이면 잘 생기면 더 좋은 거 같은데 거울을 보니 바뀌었으나 안 바뀌었다. 역시 평범한 얼굴. 이 정도면 딱이다. 좀 더 젊어졌을 뿐이다.

 

 나의 의식 속에 미남이 그려지지 않았다.

 가늘고 길게 살리라 마음먹었기에 이 얼굴도 괜찮다.

 

 '늴리리야 늴리리!'

 

 던전을 빠져나와 집으로 향하는 길. 행복하다.

 젊은 몸이라 그런지 활력이 넘쳐흐른다.

 

 "아빠! 늦게 왔네."

 

 혹시나 변한 얼굴을 못 알아볼까 생각했는데 내 딸 세나는 바로 알아차린다.

 평범한 딸이면 얼마나 좋을까?

 내 딸은 드래곤이다. 헤츨링. 드래곤 볼을 보답으로 육아 지옥을 받게 됐다.

 

 난 총각이지만 유부남이다. 세나라고 이름 지은 키운 딸의 아빠다.

 

 세나의 엄마는 그 유명한 화룡, EX급이었다.

 하지만 불사의 드래곤 볼을 차지하기 위한 인간의 광기와 추잡한 욕망은 아무리 드래곤이라도 모든 헌터를 상대할 수 없었다.

 

 신나게 도망가던 중. 세나의 엄마가 찾아왔다.

 

 "인간. 부탁이 있다."

 

 척 봐도 드래곤. 콧김만 내뿜어도 저세상이다.

 

 "얼마든지요. 드래곤님을 언제나 존경하고 있었습니다. 말씀만 해주시면 어떤 명령이라도 완수하겠습니다."

 "참 가벼운 아이구나. 속도 시커멓고..."

 "......“

 

 역시 마법의 종주답게 내 속마음을 꿰뚫어본다.

 

 "내 딸을 부탁한다. 이미 난 회생할 수 없는 상처를 입어 이 아이만이라도 너에게 부탁하겠다."

 "네. 걱정 마십시오. 확실하게 누구보다 소중하게 키우겠습니다."

 

 당연히 아부를 할 수밖에 없다.

 안 한다고 하면 그냥 저세상인데 우선은 무조건 예스다.

 

 "대신 이걸 너에게 선물로 주마."

 

 탁구공만 한 크기의 공. 드래곤 볼이란 걸 난 바로 알아차렸다.

 

 "감사합니다. 딸은 정말 걱정 마세요. 제가 이래 봬도 힐러입니다. 죽이는 거는 못 하지만 살리는 게 제 특기입니다. 어린 여동생도 많습니다. 다섯이나 돼요. 아이 하나 키우는 거 자신 있습니다."

 "참 거짓말도 잘하는구나. "

 

 ‘들켰군.’

 

 난 고아다.

 대격변의 시대에서 태어나 부모의 얼굴도 모르는 체 고아원에 맡겨졌다.

 내가 태어난 시대에는 참 고아가 많았다.

 그래도 착하신 수녀님께서 정성껏 돌봐주신 덕분인지 내가 생각해도 참 바르게 컸다.

 

 예전에는 만 18세가 되면 소정의 정착금과 함께 고아원에서 나가지만 16세만 되면 나갈 수 밖에 없었다. 빈털털이. 아무 능력이 없던 나였지만 그래도 어려게 돈을 구해준 수녀님 덕분에 작은 방 하나 구할 수 있었고 또 배달일로 입에 풀칠은 할 수 있었다.

 

 던전이네 몬스터네 헌터네 대격변이네 하지만 평범한 사람은 그저 살아갈 수 밖에 없었다.

 나도 지극히 평범하다. 가방끈은 짧다. 외모는 그냥 좀 처진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20 20. 2022 / 2 / 28 196 0 5068   
19 19. 2022 / 2 / 28 207 0 5079   
18 18. 2022 / 2 / 28 196 0 5099   
17 17. 2022 / 2 / 28 207 0 5049   
16 16. 2022 / 2 / 28 201 0 5026   
15 15. 2022 / 2 / 28 206 0 5064   
14 14. 2022 / 2 / 28 198 0 5091   
13 13. 2022 / 2 / 28 203 0 5050   
12 12. 2022 / 2 / 28 203 0 5031   
11 11. 2022 / 2 / 28 205 0 5071   
10 10. 2022 / 2 / 28 212 0 5083   
9 9. 2022 / 2 / 28 202 0 5110   
8 8. 2022 / 2 / 28 199 0 5031   
7 7. 2022 / 2 / 28 217 1 5105   
6 6. 2022 / 2 / 28 196 1 5077   
5 5. 2022 / 2 / 28 209 1 5018   
4 4. 2022 / 2 / 28 223 1 5086   
3 3. 2022 / 2 / 28 223 1 5037   
2 2. 2022 / 2 / 28 219 1 5053   
1 1. 2022 / 2 / 28 308 1 5138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