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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기타
거짓말쟁이의 삶은 편하던가요
작가 : 허혜민
작품등록일 : 2022.2.28

첫사랑, 아인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 정신병원을 퇴원한 하나.
그녀는 아인을 찾기 위해 그를 닮은 Mr.피노키오를 만난다. 그녀는 Mr.피노키오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그와 함께 다니는데 그 과정에서 인생이 여전히 아름답다는 걸 깨달았다. 아인을 만났던 그때처럼. 하나는 그간 잃어버렸던 자기 자신을 되찾아 간다.

 
5.
작성일 : 22-02-28 17:38     조회 : 205     추천 : 0     분량 : 127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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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

 덩치는 신마약을 찾기 위해 가장 먼저 관계자실로 들어가 CCTV를 확인했다. 조명이 꺼진 클럽 안은 온통 캄캄해 확인이 어려웠다. 하지만 중간에 후문이 열리면서 빛이 새어나오는 게 보였다. 그 순간 썬시티 경찰과 여자가 부딪혀 서로의 물건이 뒤바뀐 걸 확인했다. 덩치는 영상을 몇 번 되돌려 봤다. 일단 블랙은 단발머리 여자에게 있다는 것이 확실하다. 그런데 Mr.피노키오가 수상쩍다. 왜 후문 쪽에서 멀뚱히 서 있었을까? 또 여자와 Mr.피노키오는 마치 이미 알고 있는 듯 애기를 나눴다. 심지어 후문을 연 것도 Mr.피노키오일 가능성이 컸다. 설마. 그가 블랙을 빼돌린 걸까? 덩치는 이 사실을 윤석에게 보고할까 고민하다가 아직은 추측뿐이니 제대로 된 증거가 잡힐 경우 말하기로 했다. 단 단발머리 여자에 대해선 말해도 괜찮을 것이다. 덩치는 윤석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을 보고 했다. 그리고 마지막에 단발머리 여자는 어떻게 할지를 물었다. 윤석은 뜸을 들인 후 말했다.

 

 “생포해.”

 

 *

 하나는 클럽에 나왔다. 그녀의 손엔 검붉은 약이 있다. 하나는 이 약에 대해 듣지도 보지도 못했다. 노턴과 레베레티 말고도 다른 약이 있나? 그러다 하나는 약을 도로 넣고 너무 깊게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그녀는 세상 일 따위 어떻게 흘러가든 관심 없다. 그저 아인을 만나기만 하면 됐다. Mr.피노키오가 과연 아인인가 아닌가에 대해서 짐작이 가지 않았다. 아인이 아니고선 설명이 안 되는 것들, 이를 테면 향이 나는 술, 검은 눈동자, 그리고 아인이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그의 반응. 그런 동시에 아인이라기엔 이상한 면도 적잖이 있다. Mr.피노키오는 아인 치고 의기소침하고 긴장감이 많아 보였다. 또한 캐주얼 정장을 입은 남자를 두려워하는 것처럼 보였는데, 아인은 그 누구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하나는 점점 미궁속으로 빠지는 Mr.피노키오의 정체에 지끈 머리가 아파왔다. 다음에 만난 다면 곧장 그의 가면부터 벗기리라. 그때 모르는 번호로부터 연락이 왔다. 하나는 전화를 받았다. 설하다.

 

 “하나씨. 설하예요. 레베레티를 받기로 한 사람이요.”

 

 설하는 다급한지 빠르게 말했다. 하나는 레베레티를 잃어버렸다고 말을 해야 하나 망설일 때 설하가 먼저 입을 열었다.

 

 “레베레티. 오늘 당장 받아야겠어요. 하나씨 지금 어디죠?”

 “아직 오라클 클럽 주변에 있습니다. 그런데 설하 씨. 레베레티는…”

 

 하나가 말을 채 마치기도 전에 설하가 전화를 끊었다. 아마 하나가 있는 곳으로 오는 걸 거다.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자 거리에서 설하가 두리번 거리는 것이 보였다. 그런데 골목에서도 익숙한 사람이 나타났다. Mr.피노키오다. Mr.피노키오도 설하도 하나를 발견하고 하나를 향해 다급하게 걸어왔다. 둘은 하나 앞에서 서더니 손바닥을 펴 보이며 동시에 말했다.

 

 “레베레티 줘요.”

 “블랙 주시죠.”

 

 두 사람은 그제야 서로의 존재를 알아챘는지 놀랐다.

 

 “Mr.피노키오? 당신이 왜 블랙을 찾죠?”

 “설하 씨. 하나씨를 아나요? 레베레티? 레베레티 제로가 아니고요?”

 

 두 사람은 서로의 물음에 답하지 않고 그저 바라만 봤다. 두 사람은 본능적으로 서로가 다른 진영 쪽 사람이라 생각했다. 하나는 두 사람 사이에 끼어 말했다.

 

 “두 사람 모두에게 약을 줄 수 없어요.”

 “왜죠?”

 “왜요?!”

 

 이번에도 설하와 Mr.피노키오는 동시에 답했다.

 

 “레베레티는 잃어버렸고, 블랙은 제 물건이 돌아오지도 않았는데 남의 물건만 줄 순 없기 때문이예요.”

 

 Mr.피노키오가 답했다.

 

 “그런 거라면 당신이 찾는 레베레티의 위치 정도는 알려줄 수 있습….”

 

 Mr.피노키오가 말을 채 마치기도 전에 설하가 소리를 질렀다.

 

 “레베레티를 잃어버렸다고요?!”

 “네.”

 “대체 어디서? 언제?”

 

 설하는 하나에게 바짝 다가가 따발총 장전하듯 연달아 물었다.

 

 “클럽에서 잃어버렸어요. 정전이 났을 때 어떤 남자와 부딪혔는데 그때 물건이 바뀐 것 같아요. 미안합니다.”

 

 이번에도 설하는 하나의 사과가 마음에 들지 않는 기색이다.

 

 “아무리 실수라지만, 그렇게 중요한 물건을 잃어버리면….”

 

 설하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Mr.피노키오가 잠깐 조용해진 틈을 타 헛기침을 하며 말했다.

 

  “보아하니 레베레티가 당신들에게 아주 중요한 것 같군요. 레베레티가 어딨는 지 압니다. 하나씨 검붉은 약을 돌려주면 약의 위치를 알려드리죠.”

 

 설하는 하나 손에 들려 있는 검붉은 약을 봤다. 그리고 윤석이 자신을 배신했다는 걸 다시 한 번 절감했다. 하나는 주먹을 쥐어 약을 감췄다. 그리고 말했다.

 

 “겨우 위치를 말해주는 걸로는 부족하죠. 제 약 또한 직접 돌려주어야 합니다.”

 

 Mr.피노키오가 잠시 당황했다. 하나는 뜸을 들인 후 이렇게 말했다.

 

 “혹은 당신에 가면을 벗는다는 조건을 추가해면 드릴 수도 있죠.”

 

 Mr.피노키오는 선뜻 답하지 못했다. 설하가 두 사람의 대화를 듣다가 미간을 찌푸리며 성난 어조로 말했다.

 

 “하나씨 Mr.피노키오한테 저걸 줘서는 안 돼.”

 “왜죠?”

 “그야 Mr.피노키오는 오라클 대표의 하수인이잖아. 하나씨가 가지고 있는 검붉은 약. 그게 어떤 약인지 알고는 있는 거야?”

 

 하나는 어깨를 으쓱했다.

 

 “그건 마약이야. 그 어느 마약보다 중독성이 강하고 한 번 취하면 완전히 자기 통제력을 잃어. 전에도 실험을 한 적이 있었어. 그런데 복용자 모두 괴물이 보인다며 괴로움을 호소했다고. 그런 약을 윤석은 지금 썬시티 시민들에게 판매하려는 거야.”

 “그런 거라면 썬시티 시민들이 구매하지 않으면 되지 않나요?”

 

 설하는 고개를 저었다.

 

 “썬시티 시민들이 기댈 곳은 이런 약 밖에 없어. 썬시티 내에서는 감정도 자아도 지워야 살아남을 수 있으니까. 이렇게 잃어버린 자기 자신을 되찾기 위해 레베레티 제로인 실패작도, 그리고 마약이나 다름없는 블랙도 찾는 거야.”

 

 하나는 고개 숙여 검붉은 약을 바라봤다. 하나 또한 썬시티에서 지냈을 때 그들과 같았다. 철저히 남을 위해 춤을 추는 인형일 뿐이다. 아인은 만나기 전까지는.

 

 “하나씨 책임은 져야지. 하나씨는 아직 내게 치료제를 주지 않았어. 그걸 받기 전까지는 하나씨도 나한테 맞춰줘야 돼. 하나씨 때문에 일이 틀어졌으니까.”

 

 하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Mr.피노키오가 말했다.

 

 “그 약을 원래 자리에 돌려놓지 않으면 제 목숨이 위험합니다.”

 

 설하가 그에게 쏘아붙였다.

 

 “왜요? Mr.피노키오 당신은 그저 술을 만드는 바텐더일 뿐이잖아요.”

 “자세히 말할 순 없어요. 하지만 약이 원래 자리로 돌아오지 않을 경우 윤석은 저를 죽일 겁니다.”

 “그럼 당신 목숨 때문에 썬시티 시민들을 모두 마약 구렁텅이에 빠지게 한다는 거예요?”

 “썬시티 시민들은 최소한 선택권이 있습니다. 뭐가 됐든 그들이 약을 사지 않으면 돼요. 하지만 전 아닙니다. 제겐 하나씨에게 있는 약, 블랙을 돌려놓지 않으면 죽음뿐입니다.”

 

 Mr.피노키는 덧붙여 말했다.

 

 “당신들이 찾는 레베레티는 클럽의 약사에게 있습니다. 약사는 줄곧 오라클 실험실에서 지내죠. 제가 가야될 곳도 바로 그곳이예요. 다 같이 오라클 실험실로 가서 당신들은 치료제를 되찾고 저는 블랙을 돌려놓기로 하는 건 어떤 가요. 일이 제대로 성사 된다면 하나씨가 바라는 대로 가면도 벗겠습니다. 저는 블랙을 돌려놓기만 하면 됩니다. 그 이후 당신들이 그 약을 도로 가져가든 없애든 상관없어요.”

 

 하나와 설하는 서로를 바라보고 그리고 Mr.피노키오를 바라봤다. Mr.피노키오의 손이 미세하게 떨고 있었다. 그의 얼굴은 가면에 가려져 알 수 없지만 떨고 있는 그의 손과 긴장된 그의 어깨만 봐도 그가 상당히 겁에 질렸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좋아요 그렇게 해요.”

 “하나씨 하지만!”

 “이 약은 애당초 제 약이 아녜요. 약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Mr.피노키오 말대로 원래 자리에 돌려놓은 후, 없애면 됩니다.”

 “그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니까 이러지.”

 “대신 치료제도 찾을 수 있잖아요.”

 

 치료제. 재원의 치료제. 이미 레베레티는 철민의 손에 들어갔고, 그들이 실험실을 가지 않은 이상 레베레티를 되찾을 수는 없다. 설하는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일이 왜 이렇게 꼬인 건지…. 그래요 그럼. 그런데 들어갈 방법은 있긴 한 거예요? 설마 무작정 처들어가는 건 아니겠죠?”

 “방법은 이제 생각해봐야죠. 원랜 저 혼자 갈 생각이었는데 갑자기 인원이 늘었으니까요.”

 

 Mr.피노키오가 말했다. 설하가 푸념조로 말했다.

 

 “미치겠네 정말. 계획은 둘이서 짜도록 해요. 저는 아주 바쁜 사람입니다. 해결해야 될 일이 한 두가지가 아니란 말예요. 두 분이서 계획을 세우고 이후에 제게 알려주세요. 알겠죠?”

 

 Mr.피노키오는 찌푸둥한 얼굴로 중얼거렸고 하나는 표정 없는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썬시티 시민들은 재수가 없다니까….”

 “네.”

 

 설하는 Mr.피노키오와 하나를 보곤 짧게 숨을 내뱉은 후 그들을 떠났다. Mr.피노키오와 하나는 멋쩍게 서 있다가 노을이 떨어지는 것을 보고 Mr.피노키오가 자기들도 오늘은 이만 헤어지자고 했다. 그리고 Mr.피노키오는 하나에게 핸드폰을 내밀었다.

 

 “뭐죠?”

 “번호요. 앞으로 자주 만나야 할 테니까요.”

 “아.”

 

 하나는 그의 핸드폰에 번호를 찍었다. 그리고 Mr.피노키오는 말했다.

 

 “연락할게요. 썬시티로 돌아가실 건가요?”

 “아니요. 이곳에 방을 구해 지낼 생각입니다.”

 

 Mr.피노키오는 놀란 눈으로 그녀를 훑었다. 그러다 그녀 무릎에 새겨져 있는 휴림정신병원의 낙인을 보았다.

 

 “당신… 설마.”

 “맞습니다.”

 “그렇다면 당신은 어디 쪽 사람이죠? 썬시티? 문시티?”

 “어디 쪽 사람도 아닙니다. 세상 일, 어떻게 돌아가든 관심 없어요. 저는 그저 아인을 찾으면 돼요.”

 “아인, 아인. 네 하나씨가 어떤 사람인지 잘 알겠습니다.”

 

 하나는 그에게 다시 한 번 물었다.

 

 “Mr.피노키오는 정말 아인이 아닌 가요?”

 “네. 아닙니다. 아니라고요!”

 “그런데 아까 클럽에서 아인의 이름을 들었을 때 왜 놀라신 거죠?‘

 “그건….”

 

 Mr.피노키오가 대답하지 못하다가 급하게 말을 돌렸다.

 

 “모쪼록 방을 구하실 거라면 아무 부동산에 가시면 안 돼요. 이곳엔 사기꾼이 많거든요. 심지어 하나씨는 썬시티 시민으로 보이기 때문에 어쩌면 방을 구하지 못하고 쫓겨날지도 몰라요.”

 

 그리고 Mr.피노키오는 주머니에서 종이 쪼가리와 펜을 꺼내 적었다. 그리고 하나에게 줬다.

 삐뚤빼뚤한 글씨로 “초록 눈의 부동산.” 라고 적혔다.

 

 “초록 눈의 브리스는 이 바닥에서 가장 신뢰도가 높은 중개인예요. 브리스에게 Mr.피노키오의 지인이라고 하면 조금 할인해줄지도 모릅니다. 자 이건 부동산으로 가는 약도예요.”

 “고마워요.”

 

 하나는 인사했다. Mr.피노키오는 다시 하나를 봤다. 관찰하는 것 같았다. Mr.피노키오는 떠나가면서 마지막 말을 남겼다.

 

 “그럼, 그 동안 잘 지내 봐요.”

 

 하나는 그의 정체를 알 수 없어 혼란스러워졌다. 하나는 Mr.피노키오가 자신에게 뭔가 숨기고 있다고 느꼈다. 하나는 Mr.피노키오의 뒷모습을 보며 그냥 지금 가면을 벗겨버릴까 생각했다. 하나의 손이 Mr.피노키오에게 뻗어졌지만 도로 손을 거두었다. 하나는 아직 아인을 볼 용기가 나지 않았다. 혹여나 그가 진짜 아인이라면…. 하나는 Mr.피노키오를 처음 봤을 때 올라온 감정을 떠올렸다. 증오가 아니었다. 그건 반가움 그리움 슬픔과 같은 것들이 뒤섞인 사랑이었다. 하나는 아인을 봤을 때도 마찬가지일거라 생각했다. 그를 죽이지 못하고 하나 또한 죽지 못한 채 다시 또 인생이 아름다울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품을 지도 모른다. 뭐가 됐든 오라클 실험실에서 모든 것이 다 끝나겠지. 재원과의 약속도, 하나의 복수도.

 

 *

 하나는 Mr.피노키오가 알려준 곳으로 갔다. 적갈색 벽돌 위로 부동산 간판이 걸렸다.

 

 “초록 눈의 부동산.”

 

 하나는 부서질 것 같은 판자 문을 열고 부동산 안으로 들어갔다. 딸랑하고 문에 걸려 있는 풍경 소리가 들렸다. 부동산 안은 동그란 유리 테이블과 갈색 가죽 소파가 놓여 있었고 컴퓨터 데스크 앞으로 키가 아주 작은 여자 난장이가 다리를 꼬고 앉아 있었다. 이 사람이 바로 Mr.피노키오가 말한 초록 눈의 브리스다. 그녀의 다리는 워낙 짧아 바닥에 닿지도 않았다. 그녀는 수화기를 귀에 대고 누군가와 즐겁게 얘기를 나눈 동시에 긴 속눈썹을 깜빡거리며 새로 들어온 손님을 확인했다. 그녀는 하나를 위아래로 훑더니 손으로 나가라는 듯 휙휙 거렸다. 하나는 나가지 않고 문 앞에 멀뚱히 섰다. 브리스는 통화를 하다 말고 수화기를 손으로 막은 뒤 하나에게 말했다.

 

 “썬시티 사람은 손님으로 받지 않아. 나가.”

 

 그리고 브리스가 다시 통화를 이으려 할 때 하나가 말했다.

 

 “Mr.피노키오의 지인입니다.”

 

 그 말에 브리스는 하나에게 호기심을 보였다. 그리고 수화기에 애교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쟈기. 그럼 곧 보자고.”

 

 브리스는 전화를 끊은 뒤 의자에서 뛰어 내려왔다. 브리스는 짧은 다리를 바쁘게 움직여 하나에게 다가왔다. 브리스는 시가를 피우며 턱으로 가죽 소파를 가리켰다.

 

 “앉아.”

 

 하나는 가죽 소파에 앉았다. 스프링이 고장 났는지 하나가 앉는대로 소파가 푹 꺼졌다. 그리고 그녀 역시 하나 무릎에 있는 휴림정신병원의 문신을 보았다. 브리스는 긴 손톱을 가진 손으로 하나의 얼굴을 쓸었다.

 

 “Mr.피노키오가 요상한 걸 데려왔네.”

 

 브리스의 초록 눈동자가 하나를 뚫어져라 봤다. 하나는 마치 자기 자신이 생체로 해부되는 기분이 들었다. 브리스가 하나에게서 손을 뗐다.

 

 “그래, 집을 알아보려고?”

 “네.”

 “어떤 집을 원하는데?”

 “혼자 살만한 원룸이요. 방 크기는 크지 않아도 돼요. 하지만 창문은 비교적 넓으면 좋겠어요.”

 “흔한 집이네요. 어렵지 않겠어. 그런데 일단….”

 

 하며 브리스는 거리를 걷는 남자를 바라봤다. 브리스만큼이나 키 작은 남자가 자기 몸체 만한 기타를 어깨에 걸치고 바쁘게 부동산 쪽으로 걸었다. 그리고 똑똑하고 노크하는 소리가 들렸다. 남자는 문을 열고 다시 풍경 소리가 울렸다. 브리스는 남자를 보더니 하나에게 말했다.

 

 “애인과 데이트 약속이 있으니 내일 다시 오시겠어?”

 “네….”

 

 브리스는 반말과 존댓말을 묘하게 섞으며 말했다. 부동산 안으로 남자가 들어오자 브리스는 짧은 다리를 뽈뽈뽈 움직이며 남자를 향해 쟈기라고 불렀다. 둘은 만나자마자 진하게 키스를 했다. 하나는 그들 사이를 지나 혼잣말로 그들에게 인사를 하고 밖으로 나갔다. 하나는 일단 오늘 하루 머물 숙소를 찾았다. Mr.피노키오의 말대로 사람들은 썬시티 시민으로 보이는 하나를 반기지 않았다. 쫓겨나고 쫓겨나고를 반복하다가 간신히 싸구려 모텔에 방을 잡았다. 퀸사이즈 침대 하나가 방 안을 가득히 채웠다. 침대 만큼 커다란 티비가 벽에 걸렸다. 벽에는 종류를 알 수 없는 벌레가 기어갔다. 하나는 그곳에서 샤워를 한 뒤 매트리스 위에 몸을 던졌다. 오늘 하루는 무척이나 길었다. 마치 며칠을 산 것 같을 정도로. 하나의 몸은 완전히 노곤해져 곧장 잠에 빠졌다.

 

 다음 날 하나는 끼니를 때우기 위해 식당을 찾아 헤맸다. 크레스센트의 거리는 정말 더럽다. 평화의 상징인 비둘기는 하늘을 나는 법을 잊은 것 같았다. 그들은 도둑고양이 마냥 거리에 널브러져 있는 음식을 쓰레기 봉투를 쪼며 배를 채웠다. 사람들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거덜떠기 옷을 걸쳐 입고 가게 앞에 늘어져 있거나 비틀비틀 정처없이 걸었다. 그런 곳에서 고급 흰 원피스를 입은 하나는 그들에게 눈에 띄었다. 깨끗하고 삶의 고된 흔적이 그녀의 외관에서는 나타나지 않았다. 사람들은 하나가 지나갈 때마다 웅성거렸다.

 

 “썬시티 사람이네.”

 “재수없어.”

 “쟤들은 썬시티에만 있을 것이지 왜 자꾸 우리 땅에 오는 거야?”

 

 하나가 시선이 신경쓰여 그들을 바라보면 그들은 휙하고 하나의 시선을 피했다. 하지만 하나가 다시 그들에게 시선을 거두면 그들은 하나를 향해 따가운 눈초리와 원망섞인 말을 쏟았다. 문시티는 썬시티를 싫어하고 썬시티는 문시티를 무시한다. 이것이 세계의 법칙이다. 하나는 묵묵히 식당을 향해 갔다. 그리고 곧 문시티의 시장 골목에서 익숙한 가게 이름을 발견했다.

 

 “정민네 고기국수”

 

 썬시티에서 아인과 함께 자주 들렀던 가게 이름과 같다. 하나는 설마 하는 심정으로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어서오세요!”

 

 주인이 우렁차게 인사를 했다. 그리고 주인은 고기를 썰다 말고 마치 귀신이라도 본 것 같은 얼굴로 하나를 보았다.

 

 “하나, 너 하나니?”

 

 놀란 건 하나도 마찬가지다.

 

 “정민 아저씨? 아저씨가 왜 여기에 있죠?”

 “그게….”

 

 아저씨는 고개를 푹 숙였다. 쫓겨난 것이다. 썬시티에서 있던 그의 집에서, 고향에서, 가게에서. 그는 하나의 고향 사람이다. 그때도 지금처럼 고기국수집을 운영했다. 아인이 고향을 떠난 뒤 정부가 마을을 수색하겠다며 모든 곳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하나의 고향은 다른 썬시티 마을보다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었다. 그 원인엔 아인이 한몫했다. 그는 마을 사람들에게 술과 낭만을 줬으니. 사람들은 서서히 예술을 사랑하게 됐고, 감정을 지우는 약을 멀리 했다. 그리고 이제 막 행복을 즐기려 할 때 정부가 찾아온 것이다. 정부는 마을 사람들에게 아인의 사진을 보이며 그를 본 적이 있는지, 그가 어디에 있는지를 물었다. 그렇게 아인의 행방을 물으면서도 썬시티의 법을 어기고 예술과 자유를 즐긴 이들을 썬시티 밖으로 추방시켰다. 물론 그들에게 잘못을 시인하며 사죄하면 벌금 정도로 죄를 무를 수도 있었다. 그들은 하나에게 아인의 행방을 물었다. 그들은 마을 사람들을 통해 하나가 아인과 무척이나 친밀했다는 것을 들었기 때문에 하나에게는 아주 집요하게 물었다. 하지만 하나도 그의 행방을 알지 못했다. 정말로 알지 못했다. 또한 그들처럼 하나도 아인의 행방을 알고 싶었다. 하나는 묵언을 수행했다. 어떤 말도 표정도 짓지 않았다. 아인이 떠남과 동시에 하나 자신 또한 어디로 떠나간 것 같았다. 그들은 하나의 집을 여기저기를 수색하며 하나가 유명 발레리나란 걸 알게 됐다. 또한 그들은 하나의 마당에서 아인이 하나에게 쓴 편지를 발견했다. 하나도 못지 못한 편지를. 그들은 편지를 읽고 서로 고개를 끄덕인 뒤 하나를 휴림정신병원으로 강제 입원 시켜야겠다고 했다. 양부모는 자기들 살기 바빴다. 아이를 잘못 키워 죄송하다며 부디 자기들은 용서해달라고 했다. 마을이 온통 비탄에 젖었다. 마을에 새로운 행복을 가져와, 다시 또 불행에 빠지게 한 아인. 그는 일이 이렇게 될 줄 알고 도망친 걸 거다. 정민은 고기 덩어리를 자르며 말했다.

 

 “그때 마을이 온통 난리였잖냐. 쫓겨난 사람도 한두명도 아니고. 비록 고향에 나와 살게 됐지만 여기도 꽤나 지낼 만 하다.”

 “정부에게 사죄를 했으면 쫓겨나진 않았을텐데. 정말 왜 이곳에 온 거예요?”

 “그게. 그러고 싶지가 않더라. 더 이상 감정을 지우고 싶지도 않았고 더 이상 남들을 위한 사무적인 일만 하고 싶지도 않았다. 놀랍게도 정부 앞에서 할 말 따박따박 다 하고 나왔지.”

 “무슨 말을 하셨는데요?”

 “여긴 인형들의 제국이 아니다.”

 

 그리고 정민은 호탕하게 웃었다.

 

 “정말 그렇게 말했어요?‘

 “그래. 그들이 나를 정신병원으로 입원시키려는 걸 아내가 간신히 말려서 크레스센트에 오게 된 거다. 그보다 너는 휴림정신병원으로 입원했다고 들었는데?”

 “네. 맞아요. 병원에 입원했죠. 하지만 이제는 퇴원했어요.”

 “듣기로는 휴림정신병원은 절대로 나올 수 없는 곳이라던데. 모쪼록 다행이구나.”

 “네.”

 

 정민은 하나 앞에 초계국수가 담긴 그릇을 내밀었다. 늘 무표정이던 하나도 이번만큼은 얼굴이 밝아졌다. 그도 그럴 것이 하나는 어제 저녁부터 아무것도 먹지를 못했다.

 

 “아저씨 시그니처다. 여기 사람들, 아저씨가 만든 고기국수에 환장하더라.”

 “감사합니다.”

 

 하나는 닭고기와 국수를 동시에 집어 입 안으로 넣었다. 식초에서 올라오는 새콤함과 닭고기의 고소함이 입안에서 잘 어울렸다. 하나는 말 없이 국수를 먹기 시작했다. 정민은 그런 하나를 흐뭇하면서도 안쓰럽게 바라봤다. 정민은 팔짱을 끼며 하나에게 물었다.

 

 “너는 이곳에서 어떻게 지낼 생각이냐?”

 “양부모가 제게 주신 돈이 많아요. 그 돈으로 당분간 지낼 방을 잡고 당분간 먹을 음식을 살 생각이예요.”

 “그 이후에는.”

 

 하나는 국수를 먹으려다 말고 멈칫했다. 그러다 다시 국수를 입안에 넣었다.

 

 “아인을 찾아 그를 죽일 거예요. 그리고 저도 그 옆에서 잠들래요. 영원히.”

 

 정민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 모두가 힘들 때 아인은 그 자리에 없었지. 하지만 너도 알다시피 그건 그의 잘못이 아니야. 그는 정부가 올지 몰랐을 거다. 그저 늘 입버릇처럼 달고 살았던 말을 지켰을 뿐이야.”

 “하지만 저와의 약속은 어겼어요. 어긴 정도가 아니라 저를 완전히 무시했죠. 정부의 사람들이 저를 강제 입원시켰을 때 들었어요. 제가 병원에 입원한 이유는, 아인과 친하게 지냈기 때문이래요. 그런데 정작 아인에겐 전 안중에도 없던 거죠. 전 아인 때문에 인생이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는데 말예요.”

 

 정민은 어떠한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저 측은한 눈빛으로 하나를 보낼 뿐이다. 정민은 하나에게 물 한 잔 건넸다. 하나는 물을 마시고 말했다.

 

 “아인으로 추정된 사람을 만났어요. 앞으로도 자주 만날 것 같고요.”

 “아인으로 추정된 사람? 그게 누군데?”

 “Mr.피노키오요.”

 “오라클 클럽의 바텐더 말이냐?”

 “네. 아인과 비슷한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녜요.”

 “그도 독특한 향이 나는 술을 만든다고 했으니 그럴지도 모르겠구나. 하지만 하나야 그가 누구든 그냥 내버려둬라. 설사 아인일지라도 그가 그렇게 거짓말로 자기 자신을 감추는 것을 보면 그에게도 사연이 있을 거다.”

 “아저씨는 제 마음을 몰라요.”

 “그래. 네 마음 전혀 모르겠구나. 그러니 한 번 말해 봐라. 네 마음이 뭔데 그러냐?”

 

 정민이 그녀에게 묻자 막상 하나는 입을 열기가 힘들었다. 하나는 글을 뗀지 얼마 안 된 아이처럼 떠듬떠듬 말했다.

 

 “제, 마음은요.”

 

 하나는 젓가락을 테이블 위에 내려놓고 숨을 깊게 내쉬었다. 하나는 고개 숙여 말했다.

 

 “증오. 분노. 그리고 배신감이요.”

 “아인에 대한 마음이 정말 그것 밖에 없는 거냐?”

 “네.”

 “그렇다면 다음에 Mr.피노키오를 만날 때 곧장 가면을 벗겨 버려라. 그리고 그가 아인이라면 네가 바라는 대로 그를 죽이고 너도 죽으면 되겠구나.”

 “Mr.피노키오와 계약을 했어요. 계약이 완료되면 그가 가면을 벗기로 했습니다.”

 “보아하니 원망하는 마음이 큰 거 같은데 뭐 하러 그때까지 기다리는 거냐? 예의를 갖추어 죽이고 싶은 거냐? 혹은 그를 마주하기가 두려워 시간을 보류한 거냐.”

 “그건….”

 

 정민은 하나를 향해 다정하게 웃었다.

 

 “넌 아직 썬시티 사람이구나.”

 

 그때 가게 안으로 주문한 식자재가 도착했다. 정민은 홀 주방을 나와 배달 기사에게 갔다. 정민은 하나를 보고 흘리듯 말했다.

 

 “너 자신을 너무 두려워하지 말거라. 세상이 제 아무리 엉망이라고 한들 하나 넌 여전히 유하나고, 너는 살아 갈 게다.”

 

 정민은 알바생과 함께 식자재를 날랐다. 하나는 계산하려 했지만 정민이 극구 반대했다. 오랜만에 고향 사람을 만났는데, 국수 정도는 사줄 수 있다면서. 하나는 자주 오겠다는 말을 남기고 가게를 나왔다. 여전히 크레스센트 사람들은 하나를 흘겨봤다. 겨우 옷 때문에 그런 거라면 그깟 옷 갈아입으면 그만이다. 여느 크레스센트 사람처럼. 하나는 아무 가게 안으로 들어가 옷을 샀다. 높은 퉁굽부추와 무릎까지 오는 가죽 스커트. 그리고 탱크 톱과 자켓을 걸쳤다. 하나는 옷을 갈아입고 다시 초록 눈의 부동산으로 향했다. 그때는 그 누구도 하나를 이상하게 바라보지 않았다.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워지자 하나는 오랜만에 즐거움을 느꼈다.

 

 *

 초록 눈의 브리스는 하나를 보자 놀랐다.

 

 “하루 사이에 많은 게 바뀌었네? 잘 어울려. 그리고 당신이 앞으로 살게 될 집도 당신과 잘 맞을 거야.”

 

 브리스는 좁은 골목으로 하나를 안내했다. 하나는 브리스가 소개한 방으로 들어갔다. 평범한 방이다. 하나가 주문한 것처럼. 신발장 옆에 자그마한 화장실이 있고, 원룸에 들어가 있는 가정기기는 모두 작았다. 세탁기 냉장고 싱크대 등등. 아마 이곳도 어제 머문 싸구려 모텔처럼 매트리스를 깔고 나면 공간이 가득찰 것이다. 그래도 하나는 방이 마음에 들었다. 이유는 모든 게 작은 방이지만 창문만큼은 넓게 자리 잡았다. 하나는 저곳에 쉬폰 커튼을 달 생각을 하니 좋았다. 하나는 브리스가 소개해 준 방으로 곧장 계약했다. 브리스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웰컴. 크레스센트.”

 

  하나는 매트리스를 깔았다. 그리고 창문에 커튼을 달았다. 하나는 옷들을 옷장 안에 가지런히 놓고 스위트 피 꽃 명 송이를 물과 함께 꽃병에 담았다. 하나는 이 작은 방이 마음에 들었다. 그녀는 매트리스 위로 몸을 던졌다. 퇴원한 이후 줄곧 정신이 없다. 세상은 하나가 알고 있던 것보다 더욱 이상하게 흘렀다. 두부 모 자르듯 모든 것이 반듯하게 구분되어 있을 줄 알았는데, 그건 마치 분리할 수 없는 것처럼 어떻게는 얽히고 섞였다. 문시티와 썬시티가 가장 심했다. 하나는 휴림정신병원에서 재원이 했던 말을 떠올렸다. 그는 페르소나와 그림자에 대해 얘기했었다.

 

 “썬시티 사람들은 타인과 있을 때면 거짓된 인생을 살고 있습니다. 그러다 혼자가 되면 그제 서야 비밀스러운 진짜 감정을 꺼내는 거죠. 하지만 이마저도 노턴, 감정을 지우는 약 때문에 점차 사라지고 있습니다.

 사실 썬시티 사람 뿐 아닙니다. 모든 인간에겐 두 자아가 있습니다. 보여주고 싶은 자아와 숨기고 싶은 자아가 있습니다. 이를 페르소나(가면)와 그림자라고 부르죠. 그림자를 숨기고 싶은 마음이 짙어질수록 페르소나는 더욱 두꺼워집니다. 그리고 두 자아의 간극이 심해질수록 그 사람의 내면은 부서집니다.

 제가 하고 있는 실험은 이처럼 분열되고 있는 세상에 진실을 들춰내는 것입니다. 진실을 들춰내기 위해 먼저 썬시티 사람들의 잃어버린 자아를 되찾아야 됩니다.“

 

 하나는 재원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했다. 그리고 클럽에서 만났던 현우의 말 또한 동의했다. 썬시티는 행복하지 않다. 행복하게 보이고 싶을 뿐. 그들의 그림자는 철저하게 가려졌고 그로 인해 탄생한 것이 상반되 두 약, 레베레티와 노턴이다. 레베레티 제로는 문시티에서 노턴은 썬시티에서. 정반대의 두 약은 모두 썬시티 사람들이 가장 많이 구매하는 약이기도 하다. 재원의 말처럼 그들의 내면은 분열되고 있는 걸 거다. 지킬 앤 하이드처럼.

 하나는 클럽에서 보았던 가면 쓴 이들을 떠올렸다. 피노키오 가면을 쓴 Mr.피노키오도 떠올렸다. 그들 안에 어떤 그림자가 있는지 생각했다. 그들은 무엇을 감추고 싶은 걸까. 그들은 무엇이 두려운 걸까.

 하나는 거울에 비친 자신을 들여다봤다. 표정 없는 하나가 보였다. 하나는 자신을 보며 생각했다.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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