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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딩동~! 악마 왔어요
작가 : 백지백
작품등록일 : 2022.1.20

우리 동거한다!!
현실적이고 폐쇄적이지만 마냥 어린 자취생 예현과,
노랗고 쾌활한 감정 밑으로 칙칙한 불만이 얽혀있는 악마 대빈과,
그를 막기 위해 찾아온 다정하고 예의 바른 천사 연재의 이야기.
Writing by 백지백, 태현 @copyright 2022
백지백, 태현 All right reserved

 
32. 그들이 도망가는 법
작성일 : 22-02-28 08:42     조회 : 241     추천 : 0     분량 : 4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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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2. 그들이 도망가는 법

 .

 .

 .

 "우와. 남자다."

 

 과일 바구니를 내 쪽으로 들이대던 친구가 뒤에 선 연재를 보고서 걸음을 멈추었다. 동시에 백대빈이 사나운 고양이처럼 서연재를 경계하는 모습이 느껴졌다. 오??

 

 "어... 그니까, 이 애는 나랑 같이 사는 남자친구야."

 "아, 아하. 그렇구나. 모솔 탈출 축하해!!!"

 

 여기서 축하받고 끝내고 싶었지만 두 번 연재를 숨기고 싶지는 않았다. 뒤에서는 백대빈이 현관을 마저 닫고 쪼르르 도망가 친구 뒤로 숨었다.

 아하. 얘 내 친구하고 되게 친해졌구나.

 혹시 좋아하나?

 아니면 아닌가?

 아니야, 이게 아니지.

 나는 호흡을 가다듬었다.

 .

 .

 .

 "... 사실 저번에 네가 봤던 고양이가 얘야. 강아지는 그... 지금 네 뒤에 숨어 있는 쟤고."

 "뭐? 너 지금 멀쩡한 사람한테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다시 제대로 소개할게, 이 애는 나랑 같이 사는 천사 서연재야. 둔갑...을 할 수 있어."

 .

 .

 .

 

 예담이는 의외로 쉽게 연재가 천사라는 사실을 믿었다.

 

 "하긴. 내가 악마하고도 친구 먹었는데 이제는 뭘 못 믿겠어~ 그렇지 대빈쓰?"

 

 그녀가 대빈을 건네는 질문에서 나는 답을 찾을 수 있었다.

 다만 아직도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예담이를 속였다는 사실에 대한 사과였다.

 

 "근데 있잖아. 난 진짜 네가 천사랑 동거 중일 줄은 1도 몰랐네, 그래서 그렇게 집에 초대하기를 망설였던 거였어??"

 "어, 내가 사랑...하는 거 알지 표예담."

 "네가 내 이름 부르는 거 오랜만이다, 사랑 고백하는 건 아예 처음. 사람이 동거를 하면서 연애를 하면 확실히 뭐가 달라지나 봐~?"

 "... 솔직히 말하기 무서웠어. 아무리 건전했다 쳐도 우리는 미성년자고 그땐 천사든 악마든 나랑 다른 존재랑 사는 게 마냥 부끄러웠으니까."

 "......"

 "... 너는 내가 가장 아끼는 친구였는데 그때는 마냥 판단이 미숙해서 둔갑 어쩌고까지 부탁하면서 너를 속였어. 미안해, 진심으로 사과할게."

 "......"

 "어... 혹시 아직 분이 안 풀린다면 그냥 내 정수리라도... 아주 세게..."

 "세게~?"

 "한 대, 아니 두 대...? 원한다면 더 때려도 돼. 다시 나랑 친구 하고 싶을 때까지."

 

 푸하하하,

 예담이 온몸을 흔들며 화려하게 웃음 지었다.

 그 충격에 그녀의 허리에 매달려있던 백대빈까지 요란하게 흔들렸다.

 

 "너 왜 사람 얼굴을 안 보고 말을 해~! 나 화 안 났어, 너랑 친구는 계속하고 싶고. 정수리 얘기 나왔을 때부터는 아예 웃음 참기만 하고 있었는데."

 "진짜?"

 "응, 처음에는 조금 속상했는데 나였어도 예민한 사안일 테니까 이해해. 내 친구랑 네 남자친구를 강아지랑 고양이로까지 둔갑시켰다는 건 좀 몰래카메라 같아서 얼빠지지만 내가 몰래카메라 한 개 한 거 가지고 화내는 사람도 아니고."

 "어... 미안해. 그리고 이해해줘서 고마워."

 "그래도 몰래카메라 두 개부터는 화 좀 날지도 몰라."

 "이제는 안 그럴 거야. 더 숨길 것도 없고."

 "그래그래, 우리 예현이 맘 잘 알았으니까 우선은 거실로 좀 가자. 나 과일 바구니 좀 내려놓고 바닥에 앉고 싶어."

 .

 .

 .

 

 주방에 가서 예담이 사 들고 온 과일을 깎겠다던 연재를 애써 말려 내 곁에 앉힌 후, 한참을 예담 쪽만 바라보던 대빈이 첫 입을 떼었다.

 

 "...저기 예담아."

 "어?"

 "나 쟤랑 살면서 아무 일도 없었어. 내 마음 알지...?"

 

 슬쩍 고개를 내밀고서는 예담의 어깨에 턱을 올리는 능청스러움이 대빈스러워서 절로 웃음이 나왔다. 다만 말 사이사이에 깃든 위태로움이 예담이를 향한 감정의 농도를 증명해주는 것 같아서 다행이야. 시간이 허물어준 건지 벽이 성장을 한 건지 너에게 향했던 내 매정이 미안했거든.

 

 "그래그래, 건전했다는데 내가 무슨 의심을 하겠어."

 "진짜 아무 일 없었던 건 맞는데... 그래도... 질투는 좀 해주면 좋겠다."

 "아 조용히 좀 해. 우리 아직 안 사귀거든."

 "예담이 귀 새빨개진다, 귀엽다~!"

 

 순식간에 온 얼굴이 벌게진 예담이 대빈의 얼굴에 발차기를 내리꽂으려던 순간, 흥미롭게 지켜보던 내 귓가에서 연재 목소리가 들려서 나는 황급히 뒤를 돌았다.

 

 "쟤네 서로 좋아하나 봐. 참 우리 생각나고 풋풋하니 귀엽다."

 "어... 근데 너도 귀여울걸."

 "어어? 잠, 잠깐만. 나는 네가 이럴 때마다 적응이 안 돼. 진짜."

 "아니다, 귀여울걸 말고...... 귀여워."

 "아 제발... 좋아해, 아직도 나는 네가 꿈만 같아."

 "괜찮아, 현실에서도 너는 귀엽고 나는 너 좋아해."

 "우와......"

 

 연재가 입을 틀어막자 대빈이 눈을 흘겼다.

 

 "쟤 저러는 거 진짜 눈꼴 시려."

 "왜? 네 행동도 비슷한데."

 "... 야아, 예담쓰! 너는 내 편들어줘야 내가 기쁘지."

 "그래! 네 편들어줄게."

 "앗싸~."

 

 /

 

 우리는 앉은 자리에서 세 시간을 연달았다.

 연재가 과일을 깎은 다음에는 대빈이 피자를 시켰고, 음식을 먹고 나서 행한 눈치 게임에서 나란히 진 예담과 대빈이 음료를 사오기로 했다.

 

 "저러다 예담이랑 대빈이 사귀는 거 아니야?"

 

 어색하고 낯선 이를 맨 이름으로 부르는 게 익숙해진 연재가 기특하고 귀여워서 나는 꽁발을 딛는 귓속말로 그에 답했다.

 

 "그럼 더블데이트 같은 거라도 가보자."

 "생각하는 것도 예뻐라."

 "어, 그렇지. 왜냐하면 나는... 네, 여, 자, 친, 구잖아."

 "부끄러워하는 목소리가 강조하는 목소리처럼 들려서 귀여워 예현아."

 

 우리 다녀올게~!

 대빈이 손을 흔들길래 나도 같이 흔들었다.

 

 "예현이는 탄산음료 파인애플맛 좋아해, 나는 커피우유 사다 줘 얘들아."

 "어어 그래~! 가자 예담쓰."

 "오케이! 대빈쓰 너는 가방 챙겨. 가방 안에 지갑 들었잖아."

 .

 .

 .

 겨울밤에는 눈이 오지 않아도 눈 내리는 냄새가 났다. 간밤에 하얗게 내려서 설익은 눈길을 밟으며 나는 예담이하고 함께 걸었다.

 

 "야, 대빈아. 너는 뭐 좋아해?"

 "응??"

 "아니, 그냥... 그렇잖아. 예현이는 파인애플 음료수, 연재는 커피우유. 네 이야기가 조금... 많이 궁금해져서."

 

 그 말을 하면서 귀가 또 빨개진 게 귀여워서 나는 소리가 나지 않게 웃어 보였다.

 나도 네 얘기가 궁금해.

 이번에는 이 애 없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조금 많이 절실해 나는 앞서 가던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예담아."

 "응?"

 "예담아."

 "들을게, 말해."

 "나는 악마야.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내가 너를 좋아하고 너에게 손을 가져다 댈 때마다 해를 끼치지 않을 거라고 장담할 수는 없어."

 "... 응, 그렇지."

 "그런데 있잖아, 예담아. 네가 원한다면 장갑을 끼고 살게."

 "헐."

 "아니면... 그냥 옆에 있기만 할게. 서연재한테 배워서 내 기운을 바꿔보기 전까지는 손으로 스킨십 같은 거 일절 안 할게."

 "죽어도 나 안 볼 생각은 안 하네."

 "안 보면 되게 아플 거 같거든."

 

 김예현 말고 너.

 이제는 김예현 아니고 너 말하는 거야.

 

 "그래서 나 싫어?"

 "아니. 오히려 좋아."

 "우와, 우리 사귀는 거야?!?!?!!!"

 

 귀염둥이가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내 입술을 막았다.

 

 "... 너 그냥 조용히 좀 해, 나도 우리 사귀는 거 같아서 겁나 부끄러우니까!!!!"

 

 역시 귀엽다.

 귀염둥이의 차가운 손가락 위로 홍조 가득한 내 뺨을 부비대며 조용히 속삭였다.

 

 "우리 서연재랑 김예현 놔두고 확 도망갈까??"

 "어...?"

 "우리 오늘 시작하는 연인이잖아, 둘이서 있고 싶어. 음료수는 자기들끼리 사 먹으라 하고."

 "풉, 그럴까?"

 "응, 그러자. 응?"

 "... 네가 나한테 손대면 안 된댔지? 그럼 내가 손잡을게."

 "어?!?!"

 "내 손 꽉 잡아, 우리 도망간다!!!!"

 

 아. 이러면 안 되는데.

 하면서도

 

 예담이는 예쁘니까 되지 않을까?

 하는 솔깃에 나는 그대로 여자친구를 잡고 도망갈 수밖에 없었다.

 

 /

 

 "아, 얘 왜 안 와!!!!"

 "기다려 자기야. 우리 조금만 진정해보자."

 "... 자기? 너 지금 목말라 죽겠는 나에게 자기라 그랬냐?"

 "헉, 은근슬쩍 이었는데 들켰다."

 "안 그래도 목멘 데 심장까지 아프게 하지 말랬지 자기야!!! 너 이리 와, 아 진짜."

 "우와. 사랑해."

 "어. 나도 좋..."

 "어어, 그거 알아? 이제 좋아해로 안 돼 예현아."

 "사랑... 사랑해."

 

 다소 민망해서 고개를 숙이자 연재가 안아서 설레면서도 목이 풀렸다.

 내 갈증이 너였나?

 

 "예현아."

 "응?"

 "쟤네는 우리 내버려두고 도망간 거 같은데 우리도 확 도망갈까?"

 "... 나 수능 1년도 안 남았어."

 "앗."

 "장난... 아니. 장난은 아닌데 그래도 도망은 한 번 가보자. 어디로 갈까?"

 "그러게."

 "어렵다."

 "그럼 그냥 안고나 있자."

 "응. 그러자."

 

 손을 잡았더니 그날 밤에 눈이 내려서

 나는 내 모든 밤의 정의가 연재일 거라고 생각했다.

 .

 .

 .

 "사실 아침도 너야."

 "응, 뭔지 모르겠지만 나도 그래."

 

 아무것도 모른다면서 눈을 휘는 모습이 여간 사랑스러워서

 나는 그의 손을 잡고 사랑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작가의 말
 

 백지백 : 코로나 조심하세요

 태현 : 긴 후기를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완전 마지막은 아니에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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