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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바르한 연대기
작가 : 아노락
작품등록일 : 2022.2.13

대자연 '마테르'를 섬기며 그들만의 문화와 전통을 지키는 율타족.
그러나 거대 제국의 등장으로 부족은 존망의 위기에 휩싸인다.
족장의 아들로 태어난 바르한, 그는 거대한 힘 앞에 어떻게 맞설 것이며 어떤 꿈을 꾸고 이뤄낼 것인가...!

 
16화
작성일 : 22-02-28 08:22     조회 : 198     추천 : 0     분량 : 5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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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르한 어디 다친 곳은 없어?”

 다시 숙소로 돌아온 바르한을 본 포세는 그의 몸을 살피며 물었다.

 “나는 괜찮아.”

 그러나 별 일 아닌 듯이 행동하는 바르한이 포세의 눈에는 신기해 보였다.

 “일단 다치지 않고 돌아와서 너무 다행인데 앞으로가 걱정이야. 그들은 절대 이대로 우리를 내버려두지 않을 거야... 어떡하지?”

 “그럴 일은 없을 거야.”

 칼리반 무리의 악행을 잘 알고 있었던 포세는 바르한의 말을 무작정 믿기 어려웠다.

 그러자 너무도 담담한 바르한의 모습에서는 그저 말뿐이 아닌 어딘가 힘이 느껴지는 대답에 과연 그가 자신과 같은 나이가 맞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너는 뭔가가 다른 거 같아. 네가 잘 싸운다는 건 알겠지만 그 이상으로 남들에게는 없는 강인한 정신을 가지고 있는 것은 분명해. 다만 넌 아직 제국의 사람들을 잘 몰라... 그러니 조심할 필요가 있어.”

 포세는 진심으로 바르한을 걱정했다.

 ‘걱정마라 포세. 그들이 또 선을 넘는다면 저번처럼 그냥 넘어가주지 않을 거니까.’

 

 며칠의 시간이 흐르면서 포세와 바르한은 다시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가는 듯 했다.

 바르한은 제국에 와서 처음 친구라고 생각되는 포세에게 이곳에 대한 많은 것들을 물었다.

 특히 이해가 가지 않는 신분제도와 돈에 대한 개념에 대한 것을 듣고 싶었다.

 “네가 살았다고 말하는 그 곳과 여기 피르오비아 제국의 법은 완전히 다른 기준에서 존재해왔어. 이곳은 돈이라는 이 금화를 가진 사람을 통해서 사람의 계급은 나눠졌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지. 한 번 봐봐. 이 금화에는 황제의 얼굴이 새겨져 있지? 제국에서 돈은 곧 권력이자 힘이 되니까. 그래서 칼리반도 그렇게 악착같이 돈을 모으려고 하는 거고.”

 “사람을 구분하고 차별하는 데 어떻게 이렇게 거대한 제국으로 발전할 수 있는 거지?”

 바르한은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포세에게 물었다.

 “끝없는 욕망. 그건 사람을 기하급수적으로 발전하게 만들지. 음... 예를 들어 말하자면 네가 전사로서 강해지고 싶었던 열망과도 같달까?”

 이해하기 쉽게 포세가 전사를 예로 비추어 설명해주자 조금씩 돈과 신분이라는 개념이 바르한의 머릿속에 정리가 되어갔다.

 “여기 피르오비아 제국에는 각 분야에서 가장 뛰어난 지혜를 가진 학자들이 가득한 ‘아카데미(피르오비아 제국 최고의 교육기관)’라는 것이 존재해. 네가 거기서 제국의 문물에 대해 배울 수만 있다면 좋을 텐데...”

 피르오비아 제국의 아카데미는 황가와 귀족가문 중심으로 교육생을 받았고 그 중에서도 극소수의 선택받은 평민만이 입학할 수 있었다.

 그러나 노예는 아카데미 교육생 자격사항에 해당조차 될 수 없었다.

 ‘음... 아카데미라는 곳에 들어갈 수만 있다면 정말 편하겠군.“

 과거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면서 본 적 없는 제국에 대한 것들을 기록하던 샤트란이 떠올랐다.

 ‘샤트란이 있었다면 제국에 대해 훨씬 쉽고 빠르게 이해할 수 있었을 텐데...’

 

 한 편, 지하투기장은 여전히 활성화 되고 있었다.

 어김없이 무대에서 혈투를 벌이는 검사들을 보던 망나니 윌리엄은 어딘가 허전한 기분이 들었다.

 “저번에 봤던 그 경기가를 잊을 수가 없어. 그런 무대는 언제 다시 또 볼 수 있는 거야?”

 윌리엄은 관리자로 있는 칼리반을 불러냈다.

 “윌리엄 님, 절 찾으셨다고...?”

 “칼리반! 왜 저번에 봤던 그 야만인 놈은 다시 투기장에 안 나타나는 거야?”

 시시한 경기에 갈증이 났던 윌리엄은 사라진 바르한을 찾았다.

 바르한의 강함을 직접 경험했던 칼리반은 전에 있었던 일 이후로 쉽게 불러내지 못하고 있었다.

 “그 야만인은 지금 세인트 가문의 노예로서 충실히 일을 하고 있습니다.”

 “뭐? 우리 가문 노예라고? 그럼 당장 다시 불러들이면 되잖아.”

 “그... 그것이 녀석이 생각보다 저항이 거센지라...”

 칼리반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윌리엄이 던진 잔이 머리 위로 휙 날아 지나갔다.

 “그게 지금 나한테 할 소리야? 어떻게든 다시 불러와. 만약 내일까지 이곳으로 불러내지 못하면 네 녀석이 대신 투기장 위에 올라서게 될 거다.”

 망나니 윌리엄은 칼리반에게 단단히 협박을 줬다.

 ‘젠장... 이거 일이 더럽게 꼬이는군...’

 

 그 날 밤,

 모두가 잠든 고요한 밤하늘 아래서 바르한은 자신의 육체를 단련했다.

 맘베리를 손에서 놓은 지 오래된 그는 자신의 검법을 다시 떠올리기 위해 몸의 감각들을 극대화시켰다.

 수천 번, 수만 번, 혹은 그 이상을 휘두르고 끝없이 전사의 길을 달려오던 바르한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감각이 무뎌지지 않도록 남몰래 수련을 하면서 자신을 다그쳤다.

 바르한이 마음만 먹는다면 지금 이 자리에서도 언제든지 잡히지 않고 여유롭게 도망칠 수 있었다.

 스스로도 잘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그러나 그가 남아있는 이유는 오로지 하나, 제국의 문명을 흡수해 양분으로 삼겠다는 의지가 그의 족쇄가 되어 남아 있도록 만들었다.

 쏟아지는 땀방울에 매일 밤 끓어오르는 분노를 식혀가며 마음의 정진 역시 게을리 하지 않았다.

 스릉-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서 서슬 퍼런 날이 달빛에 비춰 반짝거렸다.

 “바르한, 우리와 다시 지하투기장으로 가줘야겠다.”

 사방에서 나오는 무리는 바르한을 완전히 둘러싸고 검을 겨눴다.

 “그 때 분명히 경고하지 않았었나. 칼리반.”

 감각이 예리하게 날 선 바르한은 이미 눈치를 채고 있었다.

 “미안하지만 나도 딱한 사정이 생겨서 말이야. 그래서 말인데 포세 그 녀석이 잘못되는 꼴을 보기 싫으면 내 장단에 더 맞춰서 놀아줬으면 좋겠는데.”

 더는 부딪히고 싶지 않았던 칼리반의 무리와 또 다시 마주하게 된 바르한은 이제는 그냥 지나쳐서는 안될 순간이 다가왔다는 걸 깨달았다.

 그들은 또다시 남의 목숨을 가지고 장난을 치고 있었다.

 “이렇게까지 하고 싶지는 않았는데 참으로 아쉽구나.”

 바르한은 속삭이듯이 혼잣말을 내뱉었다.

 스륵- 툭...! 투둑...!

 눈 깜짝할 사이 칼리반의 부하들은 선 채로 목이 몸에서 떨어졌다.

 “허억...!”

 칼리반은 뭔가 상황이 잘못되었음을 직감했다.

 바르한은 진심으로 죽이고자 마음을 먹었고 이들은 전력을 다한 바르한의 힘을 느낄 틈도 없이 허무하게 죽고 말았다.

 “바...바르한! 제발 살려줘! 이걸 시...시킨 사람이 있어!”

 죽음의 그림자가 다가오고 있음을 눈치챈 칼리반은 살기 위해 뒷걸음질 치면서 모든 걸 실토하려 했다.

 “알고 있다. 그 망나니라 불리는 녀석의 짓이겠지.”

 “그걸 어떻게...!”

 담담한 바르한은 주저 없이 칼리반의 목을 벴다.

 바닥에는 목이 없는 시체만이 나뒹굴고 있었다.

 “후우...”

 그는 깊은 숨을 내뱉었다.

 지금껏 대형 마물은 수도 없이 잡아보았지만 사람을 죽이는 것은 바르한에게도 처음 겪는 일이었다.

 “마테르여...”

 하늘을 바라보는 그의 눈에는 달이 보였다.

 오늘따라 바르한은 마테르의 대지에서 바라보던 밤하늘이 그리움이 깊어만 갔다.

 

 세인트 후작가문의 노예를 죽였으니 이 일을 쉽게 해결할 수는 없는 법.

 바르한은 계속 이곳에 남길 원했고 그러기 위해서는 어떠한 수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많은 고민 끝에 그는 정공법을 택했다.

 다음 날이 되어 해가 뜨고 세인트 후작 가문의 사람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바르한은 칼리반과 그의 부하들을 죽인 자가 자신이라고 자백했다.

 “바...바르한? 지금 뭐라고 그랬어... 네가 저들을 다 죽였다고?”

 그 얘기를 들은 포세는 슬퍼했다.

 ‘결국 나 때문에 전부 죽인 거구나...’

 자신을 탓하는 포세.

 일단 가문의 기사들이 바르한을 포박했다.

 그는 저항 없이 순순히 줄에 묶였고 곧 세인트 가문의 주인, 세인트 리차드 후작 앞으로 끌려갔다.

 “감히 내 가문의 성 안에서 끔찍한 학살을 자행하다니...”

 갑주를 입은 기사들을 옆에 둔 세인트 후작은 그들에게 밀리지 않는 좋은 풍채를 가지고 있었다.

 귀족이기 때문에 ‘무(武)’보다는 ‘문(文)’에 좀 더 비중을 둘 거라 생각되지만 그는 누구보다 무예가 출중한 자였다.

 “후작께서 하신 말씀에는 모순이 있습니다. 그것은 학살이 아닌 살기 위한 정당방위였습니다.”

 바르한은 거침없이 당당하게 말했다.

 “네 녀석은 지금 정당방위라 말했느냐?”

 “그렇습니다. 저들은 후작님의 아들, 윌리엄 님의 명령으로 저를 죽이러 온 자들이었습니다.”

 그 자리에 함께 있던 윌리엄은 바르한에게 소리쳤다.

 “감히 노예 주제에 아버지 앞에서 거짓을 고하려 하다니! 내가 당장 널 죽여주마!”

 윌리엄은 자신의 잘못이 아버지에 혹시라도 드러나지 않을까 조마조마한 마음에 다소 과장되었다고 느껴질 정도로 바르한에게 화를 냈다.

 후작은 편협한 시선에 갇히지 않은 자로서 이곳에서 느껴지는 이상한 낌새를 금세 알아차릴 수 있었다.

 “세인트 후작께서는 휘하에 거둔 이들에게 공명정대하신 분이라고 들었습니다. 그것이 설령 노예일지라도 말입니다.”

 바르한은 예전에 몇 번 다른 노예들에게 후작에 대한 명성에 대해 전해들은 적이 있었다.

 그는 높은 작위와 부를 가지고 있음에도 노예들에게도 기회를 주며 모든 이에게 정의로운 편이라는 점을 고려해 말을 꺼냈다.

 “너의 말을 들어보겠다. 한 번 이 상황에 대해 설명해 보거라.”

 “아버지! 저런 녀석의 말은 들을 필요가 없습니다!”

 “윌리엄은 정숙하라. 모든 걸 듣고 판단해도 늦지 않는다.”

 윌리엄은 곧 드러날 진실에 조마조마했다.

 바르한은 지금껏 있었던 사실들을 후작 앞에서 전부 사실대로 털어놓았다.

 “음...”

 후작은 고민했다.

 사실 아들 윌리엄이 사고를 치고 다니는 것들에 대해 옆에 감시할 사람들을 두고 미리 알고 있었던 후작이었으나 그래도 아들이었기에 조금 더 기회를 주고자 기다리고 있었다.

 다만 어젯밤에 있었던 불미스러운 일에 대해서는 방금 바르한의 입을 통해서 뒤늦게 알게 된 사실이었다.

 앞선 상황들을 알고 있었던 후작은 이미 모든 정황이 아들 윌리엄에게로 향하고 있음을 알고 있었다.

 모든 이에게 정의로운 세인트 후작은 아들 윌리엄의 처벌을 면치 못하는 상황이었다.

 ‘더 이상 눈감아 줄 수 없을 정도의 악행이로군.’

 그 때 바르한이 말했다.

 “윌리엄님께서는 저를 해하려하기보다 투기장으로 불러내려고 하셨을 겁니다. 칼리반이 잘 보이기 위해 과한 충성심을 부리다가 만들어진 과오였지요.”

 바르한은 윌리엄이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어줬다.

 그 사실을 단박에 알아차린 후작은 바르한을 다시 보게 되었다.

 그러나 바르한의 예상외로 공명정대한 판결을 내리는 세인트 후작.

 “현 시간부로 윌리엄은 내가 다시 말하기 전까지 근신하라. 입에 술도 대지 말 것이며 또 다시 지하투기장에 간다는 사실이 발각될 시, 가문에서 파문을 당할 수도 있음을 명심하라.”

 바르한은 깜짝 놀랐다.

 윌리엄 역시도 마찬가지였다.

 “아...아버지!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윌리엄은 자신이 생각한 것보다 훨씬 강한 처벌이 떨어지자 어쩔 줄을 몰랐다.

 “그리고 바르한의 살인은 정당방위였음을 인정한다. 이 시간부로 그 누구도 내 판결에 대해 다시 입에 오르내리지 말라.”

 후작은 사건을 마무리 지으며 못을 박았다.

 바르한의 정공법이 후작에게 먹혀들은 것이다.

 물론 자신의 아들에게까지 공명정대할 줄은 예상을 못했지만 말이다.

 그는 바르한이 제국에 들어서 처음으로 본 명예를 아는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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