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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The FAN
작가 : ForEST
작품등록일 : 2022.2.28

누구나 한번쯤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를 좋아한다. 어릴 때는 그것이 전부인냥 모든 것을 쏟아붓지만 나이가 들고, 현실에 부딪힐 수록 그건 인생의 작은 일부분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그러면서도 문득 어릴 적 자신처럼 '내가 그와 연인이 된다면?'이라는 달콤한 상상을 하게 된다. 이 이야기는 그런 누구나의 달콤한 상상이 현실이 되었을 때 어떠한 일들이 일어나게 될 것인지에 대해 그려내고 있다. 그리고 그 누구나를 보육교사인 누군가로 한정하며 종종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그들의 고충을 담아내고자 하는 의도도 지니고 있다.

 
지우지 못한 단 한 장의 사진
작성일 : 22-02-28 02:59     조회 : 200     추천 : 0     분량 : 53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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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짠!!”

 

 

  시상식 이후 집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격리 아닌 격리 생활을 하고있는 이안. 그런 이안과 놀아준다는 핑계로 찾아온 두 사람, 은성과 슬하였다.

 

 

 “와.. 또 얼마나 우리 집에 있으려고 이렇게 많이 사왔냐?”

 

 

  양손 가득 먹을거리를 들고 나타난 은성과 슬하를 보며 혀를 내두르는 이안이었다.

 

 

 “심심해할 너를 위해서 이렇게 준비해왔는데 안 반갑냐?”

 “아, 예- 무척 반갑네요-”

 “오빠? 반갑다면서 표정은 왜그래?”

 “너-무! 반가워서 그렇지-”

 

 

  이안의 그런 반응이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 장난 섞인 표정으로 노려보는 슬하. 그런 슬하를 보며 손사래를 치고는

 

 

 “어우- 그렇게 째려보지는 마시구요- 자자, 어서들 들어오세요-”

 

 

  은성과 슬하에게 어서 들어오라는 제스쳐를 취했다. 이안의 그런 모습에 킥킥 거리며 이안의 집으로 들어가는 은성과 슬하. 이안은 오늘도 이 두 사람에게 졌다는 표정으로 은성과 슬하를 따라 들어갔다.

  한참동안 은성과 슬하가 사온 음식을 먹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세 사람.

 

 

 “참, 오빠 이 계정 알아?”

 

 

  자신의 휴대전화에서 ‘SiAn’ 계정을 찾아서 이안에게 보여주는 슬하.

 

 

 “으응..? 이건 무슨 계정이야?”

 

 

  잠시 흠칫하며 슬하가 내민 계정을 보는 이안. 은성과 슬하는 서로 눈을 맞추며 ‘역시’라는 표정을 지었다.

 

 

 “요즘 가장 핫한 계정인데.. 몰라?”

 “...응- 몰라- 나 SNS 잘 안하는 거 알잖아-”

 “아.. 그래?”

 

 

  처음 보는 계정이라는 듯 계정에 올라와 있는 사진들을 보는 척하는 이안.

 

 

 “와- 사진 진짜 예뻐- 이 사람이 사진을 엄청 잘 찍더라구-”

 “그치? 사진이 예쁘기도 하면서 잘 찍기도 하고 그렇더라- 어찌나 잘 찍었는지 손에 있는 흉터까지 찍은 거 있지?”

 “흉터..?”

 “응- 흉터- 여기여기- 이 사진에-”

 

 

  이렇게 이야기하며 이안이 들고 있던 휴대전화 속 ‘SiAn’ 계정의 사진에서 손 사진을 찾아 흉터가 찍혔음을 알려주는 은성.

 

 

 “... 아..”

 “어? 근데.. 이 흉터.. 어디서 많이 본거다..?”

 “어? 그래? 어디어디?”

 

 

  많이 본 흉터라고 말하며 사진을 확대해보는 은성. 그리고 은성이 가리키는 손 사진 속 흉터를 보는 슬하.

 

 

 “어? 그러네? 이 흉터.. 어디서 많이 본 거 같애-”

 

 

  어디서 많이 본 흉터라고 이야기하며 동시에 이안의 손으로 시선을 돌리는 두 사람. 두 사람의 시선을 느끼고는 서둘러 손을 감추려는 이안. 하지만 그런 이안보다 은성의 손이 더 빨랐다. 재빨리 이안의 손을 잡아 흉터를 확인하는 은성과 슬하. 확신에 찬 얼굴로 이안을 바라봤다.

 

 

 “너.. 맞지?”

 

 

  황급히 손을 빼고는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리는 이안.

 

 

 “눈 돌려도 소용없어- 우리가 하루 이틀 본 사이야? 이미 세 번째 글이 올라오는 순간, 알았다구-”

 

 

  이미 ‘SiAn’계정이 자신임을 알고 있었다는 슬하의 말에 머리를 숙이며 탄식을 내뱉는 이안. 그런 이안의 반응이 흥미로운지 서로 눈을 마주치며 소리 없이 킥킥 거리는 은성과 슬하였다. 그에 반해 이안은 좌절에 빠졌고, 거센 손길로 자신의 머리를 헝클어 놓기도 했다.

 

 

 “하.. 팬들도.. 알았을까..?”

 

 

  여전히 고개를 숙이고 손에 얼굴을 묻은 채 은성과 슬하를 향해 물어오는 이안. 은성은 그런 이안의 어깨를 토닥였다. 그리고는..

 

 

 “정신차려.. 너 이 흉터 팬들은 모르는 거 알잖아-”

 

 

  장난스러운 한 마디를 툭 건넸다. 그런 은성의 말에 짜증이 밀려온 이안은 자신의 어깨에 올려진 은성의 손을 우악스럽게 치웠다.

 

 

 “야!! 모를 리가 있냐!! 내 손이 카메라에 찍혔어도 몇 억 번은 찍혔겠다!! 그런데도 모른다는 게 말이 되냐? 정신 차려!!”

 

 

  신경질적으로 이야기하는 이안에게 화를 내기는 커녕 실실 웃는 얼굴로 말하는 은성.

 

 

 “너야말로 정신 차려- 잊었어? 너 이 흉터 엄청 콤플렉스라 메이크업 받을 때 여기도 항상 같이 받는 거?”

 “으응..?”

 “바보-”

 

 

  은성의 말에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은성과 슬하를 번갈아 가며 보는 이안.

 

 

 “시아도 이 흉터 있는 거 너랑 사귀고 나서 알았잖아- 잊었어?”

 “... 아..”

 

 

  그제서야 알겠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는 이안. 곧 은성과 슬하의 꼬임에 넘어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고개를 숙이며 다시 한번 자신의 머리를 헝클어버렸다. 그렇게 괴로워하는 이안을 보며 집이 떠나가라 크게 웃는 은성과 슬하.

 

 

 “아이구- 우리 강이안이 이렇게 로맨틱한 데가 있었어- 20년 가까이 봐오면서도 처음 알았네-”

 “그러니까- 이안오빠 진짜, 최고!!”

 “너네 둘..!!!!!”

 

 

  고개를 숙인 채 두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는 이안. 그런 이안의 한 쪽 손을 두드리며 진정하라는 듯 이야기를 꺼내는 슬하.

 

 

 “오빠- 진정해, 진정해- 진정하고 내 말 좀 들어봐-”

 

 

  슬하의 말에 고개를 들며

 

 

 “내가 지금 진정하게 생겼냐? 너네 두 사람한테 이렇게 농락 당했는데!!”

 “야- 농락이라니- 말이 좀 그렇다?”

 “그러게- 우린 그저 사실을 확인하려 했을 뿐이라고-”

 

 

  서로 어깨를 으쓱하고는 이안을 바라보는 두 사람. 이안은 그런 두 사람이 얄밉다는 듯 눈을 흘기고 또 흘겼다.

 

 

 “그래, 확인해서 뭐 어쩔건데!!”

 “어쩌긴 뭐 어째-”

 “시아한테 가서 이야기라도 하려고 그래?!!”

 “가서 이야기하기는- 우리가 왜 그런 짓을 하겠어- 오빠가 얼마나 정성을 쏟고 있는지 다 아는데-”

 “맞아- 그 사진하고 글에서 다 느껴지더라- 박시아에 대한 강이안의 진심이..”

 

 

  자신의 진심을 알아주는 은성과 슬하로 인해 어느새 화는 가라앉고 뭉클한 마음까지 올라오는 이안이었다.

 

 

 “너네 둘.. 진짜..”

 “멋진 사진과 글, 잘 보고 있습니다- ‘SiAn’님-”

 “저두요- 그리고-”

 

 

  무언가 중요한 이야기를 하려는 듯 뜸을 들이는 슬하. 이안은 그녀의 입에서 어떤 말이 나올지 알 수 없었지만 왠지 모르게 빨라지는 자신의 심박수가 느껴지는 듯 했다.

 

 

 “그리고-! 현실이 그렇게 부정적이진 않아요- 그러니까 조금 더 힘내보세요-”

 

 

  마치 시아의 마음을 대신 전해주는 듯한 슬하의 말에 순간, 눈이 커지고는 곧 눈물이 핑 도는 이안. 슬하는 그런 시아를 향해 아무 말 없이 웃어주었고, 이안은 아무 대답도 못하고 그저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그런데.. 시간이 온전히 오빠 편이 아닐지도 몰라- 당장 이번 주 토요일이 최대 고비..? 그러니까 너무 느긋하게도, 너무 촉박하게도 하지 말라구-”

 

 

  왠지 그 의미를 알 것 같은 슬하의 말에 입을 굳게 다물며 고개를 끄덕이는 이안이었다.

 

 

 ***

 

 

  다음 날,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울리는 시아의 휴대전화. 발신자는 지희였다.

 

 

 “여보세요-”

 ‘너 ‘SiAn’ 계정이 올라온 사진 봤어?‘

 

 

  대뜸 ‘SiAn’ 계정에 올라온 사진을 봤는지 물어보는 지희.

 

 

 “응? ‘SiAn’ 계정에 올라온 사진?”

 ‘응응!’

 “아니- 못 봤는데..”

 ’그럼 어서 봐봐-!!‘

 “아, 출근 준비해야 하는데.. 좀 있다 보면 안돼?”

 ’안돼. 지금 봐-‘

 “아.. 진짜..”

 

 

  지희의 채근에 전화를 끊고 ‘SiAn’의 계정으로 들어가는 시아.

 

 

 

  ---------------------------------------------------------------------------

  SiAn .

 .

 듣고있나요 나의 이 모든 얘기를

 그댈 향한 내 깊은 진심을

 매일 그리움 속에 그대를 불러보지만

 닿을 수 없는 마음을 나도 이젠 알 것 같아요

 내 안의 그대를 놓을 수 없네요

 애써도 그게 잘 안돼요

 마음과 반대로 밀어내려 할수록

 이토록 더 아파지네요

 기억하나요 나의 이 모든 얘기를

 그댈 향한 내 깊은 진심을

 매일 그리움 속에 그대를 불러보지만

 닿을 수 없는 마음을 나도 이젠 알 것 같아요

 - 거미 ‘기억해줘요 내 모든 날과 그때를’ -

 .

 .

 .

 #닿을수없는 #너의뒷모습 #거미 #기억해줘요내모든날과그때를 #SiAn #그녀를위한이야기

  ---------------------------------------------------------------------------

 

 

 

  계정에 올라온 사진을 보고는 자신이 들어온 계정이 ‘SiAn’의 계정이 맞는지 확인하는 시아. 보고 다시 봐도 ‘SiAn’의 계정이 맞았다.

 

 

 “맞는데.. 이 사진이 왜..”

 “출근 준비 안해?”

 

 

  새은의 말에 정신을 차리고 출근 준비를 했지만 준비하는 내내 ‘SiAn’의 계정 속 사진은 시아의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맞지? 그거 너 사진 맞지?”

 “몰라- 모르겠어.. 아니겠지-”

 “너 맞던데? 옷이며, 머리 색이며, 길이며-”

 “에이- 우연이겠지-”

 “그 우연이 한 번이 아니었잖아-”

 “그건..”

 “자, 다시 보자- 처음 사진부터-”

 

 

  ‘SiAn’ 계정에 들어가 첫 사진부터 함께 보기 시작하는 시아와 지희.

 

 

 “이 백합.. 너가 좋아하는 꽃이라며? 이 꽃다발은 어디서 본 적 없어?”

 “백합은 내가 좋아하는 꽃이 맞지.. 근데 이 꽃다발은..”

 

 

  꽃다발 사진을 보며 곰곰이 생각에 잠기는 시아. 잠시 후 어렴풋한 기억 하나가 떠올랐다.

 

 

 “이 꽃.. 다발..”

 “이 꽃다발..?”

 “하.. 설마..”

 “왜에- 어디서 본 적 있는거야?”

 “아니, 아니야-”

 “아닌 게 아닌 거 같은데?”

 “아, 일단! 다음 사진!”

 “이 이어폰, 네가 예전에 쓰던 거랑 똑같은 거 아니야? 이 노래도 네가 좋아한다고 입이 닳도록 이야기하던 노래고-”

 “그렇긴 한데.. 에이- 다.. 다음 사진..!”

 “이 신발.. 어디서 본 적 없어?”

 “이거.. 내가 선물한..”

 “누구한테?”

 “아이.. 아니야- 다음 사진..!”

 “이 길은?”

 “이 길은.. 자주 갔던..”

 “자주 갔던 길?”

 “아, 사진이 너무 흐릿해- 비슷한 길이 얼마나 많은데-”

 “하.. 자, 그럼 다음 사진-”

 “으응..”

 “이 손은! 이거 딱 너네- 여기 있는 이 점까지 똑같잖아!”

 “에이- 세상에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비슷한 위치에 점 있는 사람이 또 있지 않을까..?”

 “... 오케이, 다음 사진- 이건? 이건 진짜, 진짜 너다 너!”

 “하..”

 

 

  지희와 함께 ‘SiAn’ 계정에 올라온 사진을 모두 보고난 뒤 빠르게 뛰는 심장과 흔들리는 눈빛을 숨길 수 없는 시아. 옆에 있던 지희도 알아챌 수 있을 만큼 온몸이 떨리고 있었다.

 

 

 “너.. 괜찮아..?”

 “응.. 괜찮아..”

 “괜찮긴 뭐가 괜찮아- 너 안되겠다. 퇴근해-”

 “퇴근은 무슨 퇴근이야.. 출근한지 몇 분 지나지도 않았는데..”

 “너 이 상태로 하루종일 어떻게 일해? 원장님한테는 내가 말씀 드릴게-”

 “안돼..”

 “안돼는 건 지금 네 상태야- 고집 부리지 말어-”

 “......”

 “말씀 드리고 올게-”

 

 

  교실을 빠져나가는 지희를 붙잡을 힘조차 없을 만큼 떨리는 몸을 주체할 수 없는 시아. 결국 출근한지 몇 분 지나지도 않아 퇴근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집으로 돌아와 ‘SiAn’ 계정에 있는 사진을 다시 한 번 확인해보는 시아.

 

 

 “하.. 나더러.. 어쩌라는 거야..”

 

 

  그리고 아직까지 지우지 못한 한 장의 사진을 열어보았다. 사진 속에서 밝게 웃고 있는 이안과 시아. 언제 어디서 누가 찍어주었는지까지 정확하게 기억나는, 절대 잊을 수 없는 순간의 사진. 결국 참고 또 참았던 시아의 눈물샘이 터지고 말았다.

 

 

 “겨우.. 겨우 이만큼 잊었는데.. 다시 그만큼 다가오면.. 나더러 어쩌라는거야..”

 

 

  베개 가득 얼굴을 묻고 터져 나오는 눈물을 모두 베개에 쏟아버리는 시아. 시아의 손에는 여전히 지우지 못한 이안과의 사진이 밝게 빛을 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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