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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The FAN
작가 : ForEST
작품등록일 : 2022.2.28

누구나 한번쯤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를 좋아한다. 어릴 때는 그것이 전부인냥 모든 것을 쏟아붓지만 나이가 들고, 현실에 부딪힐 수록 그건 인생의 작은 일부분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그러면서도 문득 어릴 적 자신처럼 '내가 그와 연인이 된다면?'이라는 달콤한 상상을 하게 된다. 이 이야기는 그런 누구나의 달콤한 상상이 현실이 되었을 때 어떠한 일들이 일어나게 될 것인지에 대해 그려내고 있다. 그리고 그 누구나를 보육교사인 누군가로 한정하며 종종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그들의 고충을 담아내고자 하는 의도도 지니고 있다.

 
이별의 데자뷰
작성일 : 22-02-28 02:52     조회 : 167     추천 : 0     분량 : 7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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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루종일 연락이 되지 않는 시아 때문에 불안하고 초조한 이안, 드라마 촬영 중이었지만 그 불안한 마음 때문인지 계속해서 NG가 났다.

 

 

 “이안씨, 평소 이안씨 답지 않게 왜 이렇게 NG를 내요?”

 

 

  평소와 다른 이안의 모습에 조금은 짜증이 난 감독이 결국 한마디를 했다.

 

 

 “죄송합니다..”

 “하.. 안돼겠네요. 오늘 촬영은 여기까지- 내일 다시 촬영합시다-”

 

 

  결국 촬영은 중단되었고, 이안은 감독과 스텝들에게 연신 허리를 숙이며 죄송함을 표현했다. 그런 이안의 모습을 뚫어져라 바라보는 한 사람. 이안이 출연하는 드라마의 상대배우이자 이안을 짝사랑하는, 시아에게 이안과 헤어져달라고 이야기했던 유이였다. 다른 때와 달리 불안함이 가득 느껴지는 이안의 모습에서 둘 사이에 무언가 일이 생겼음을 직감적으로 안 유이는 서늘한 미소를 한 번 짓고는 이안에게 다가갔다.

 

 

 “오빠- 무슨 일.. 있었어요..?”

 “......”

 “오빠-”

 

 

  유이가 여러 차례 불러도 대답도 하지 않고 손에 쥐어져 있는 휴대전화만 확인하는 이안. 그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던 유이는 자신의 손으로 이안의 휴대전화를 가려버렸다. 갑작스럽게 나타난 손에 표정이 굳어지는 이안. 잔뜩 굳은 표정으로 자신의 휴대전화를 가린 손의 주인에게 시선을 옮긴다.

 

 

 “내가 몇 번이나 불렀는지 알아요?”

 “... 무슨 일인데-”

 

 

  다른 때보다 더 퉁명스럽고 차가운 이안의 말투. 예상이라도 한 듯 아무런 동요 없이 자신의 말을 이어가는 유이였다.

 

 

 “그건 내가 묻고 싶은 말이에요- 무슨 일 있었어요? 평소답지 않게 왜 이렇게 NG를 내요-”

 “너랑 관계 없는 일이니까 그만 신경 꺼-”

 “신경 끄라니요- 어떻게 신경을 꺼요- 오빠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인데-”

 “나는 아니니까 제발 좀 그냥 신경 좀 꺼주라- 응? 나 너랑 이렇게 입씨름하고 싶지도 않아-”

 

 

  더 이상 유이와 같은 공간 안에 있고 싶지 않았던 이안은 결국 차로 돌아가 버렸다.

 

 

 “나는 무슨 일인지 알 것 같은데- 오빠는 아직도 모르나봐-”

 

 

  이안와 시아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다 안다는 식의 말을 하며 비릿한 미소를 한 번 짓고는 자신의 차로 돌아가는 유이였다.

 

  계속해서 연락이 되지 않는 시아, 결국 이안은 시아의 집으로 향했다. 주차장에는 시아의 차가 보이지 않았고, 집에 초인종을 눌러봐도 아무런 인기척이 없었다. 아직 집에 돌아오지 않았을거라 생각하고 주차장에서 시아를 기다리는 이안. 왠지 모를 불안한 마음에 자꾸만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 때 낯익은 차 한 대가 주차장으로 들어왔다. 시아의 차임을 안 이안은 곧바로 차에서 내려 시아의 차로 향했다. 마침 주차를 하고 차에서 내리는 시아.

 

 

 “...너..!...”

 “왔어요? 잘 됐네요- 우리 이야기 좀 해요-”

 

 

  시아를 만나자마자 왜 연락이 되지 않은 거냐며 따져 물으려 했던 이안을 가로막는 시아의 한 마디. 그런 시아의 모습에 당황한 이안은 무언가에 이끌리듯 시아의 차를 따라갔다. 평소와 다른 시아의 모습에 불안감은 더욱 고조되었고, 평소 시아를 만났을 때와는 다른 떨림이 있다는 것도 느낄 수 있었다.

 

 

 “나, 할 얘기 있어요-”

 

 

  어느 한적한 곳에 차를 세우고, 서로의 차에서 내린 이안과 시아, 얼굴을 마주하자마자 할 얘기가 있다고 말하는 시아.

 

 

 “... 무슨.. 할 얘기..?”

 

 

  왠지 모르게 듣고 싶지 않았지만 들어야만 할 것 같아 조심스럽게 시아에게 되묻는 이안.

 

 

 “우리.. 그만 만나요..”

 

 

  이안은 자신이 잘못 들은거라 생각했다. 시아의 입에서도, 자신의 입에서도 절대 나올 수 없으리라 생각했던 말이 자신이 너무나도 사랑하는 박시아의 입에서 나온 것이었다.

 

 

 “... 뭐, 뭐라고..? 시아야- 뭐라고? 내가 잘못 들은 거지? 헤어.. 지자니..?...”

 “잘못 들은 거 아니고, 맞게 들은 거예요- 우리 헤어져요-”

 

 

  자신의 보며 단호한 말투로 헤어짐을 이야기하는 시아.

 

 

 “뭐, 뭐야- 장난치지 마- 헤어지자니.. 이게 갑자기 무슨 말이야..?”

 “갑자기 아니에요- 나 진짜 오랫동안 생각하고 이야기하는 거예요- 우리, 헤어져요.”

 

 

  시아가 이야기하는 이별의 말은 생각보다 단단했다. 너무나 단단하게 느껴져서 이안은 그 어떠한 말도 할 수 없었다. 온몸으로 자신이 잘못 들은 것이라고 표현하는 이안이었지만, 입으로는 아무런 말도 나오질 않았다. 그에 반해 시아는 정말 오랫동안 생각하고 고민한 듯, 너무나 단호하게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나, 오빠한테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에요. 오빠는 나 말고 더 좋은 사람 만나야 하는데, 내가 너무 방해가 되었던 것 같아요. 그러니까 우리 이제 그만 헤어져요- 오빠는 오빠한테 어울리는 사람 만나고, 나도 나한테 어울리는 그런 사람 만나요-”

 

 

  단 한 번도 시아가 자신에게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는 이안이었지만, 누군가 입술에 풀리지 않는 비밀번호를 걸어놓은 듯 아무런 말도 할 수가 없었다.

 

 

 “그럼, 나 먼저 갈게요-”

 

 

  시아의 먼저 간다는 말도 귀에 들어오지 않는 이안. 시아의 모습이 자신의 눈에서 멀어지기 시작하자마자 떨어지는 눈물 한 방울, 이윽고 그 방울은 멈추지 않는 눈물길을 만들고 있었다. 다리가 풀려버린 듯 자리에 주저앉아버리는 이안, 흐르는 눈물을 닦아낼 힘마저 생기지 않아 흘리고 또 흘리고 있을 뿐이었다.

 

 

 “형!!”

 

 

  그렇게 얼마의 시간동안 울고 있었을까, 자신을 부르는 익숙한 소리에 고개를 든 이안. 자신의 눈앞에 있는 사람은 다름 아닌 영수였다.

 

 

 ‘영수씨, 쉬고 있는 시간에 전화해서 미안해요-’

 “괜찮아요! 무슨 일 있으세요?”

 ‘오빠가 지금 혼자 있는데.. 아마 운전을 못할 상황일 거예요- 미안하지만 영수씨가 좀 가봐줄래요..?’

 “네..? 아, 네-”

 

 

  시아의 전화를 받은 영수는 의아한 마음이었다. 평소 같았으면 이안이 운전을 못할 상황에 놓이면 시아가 먼저 가 이안을 챙겨주곤 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시아가 자신에게 이안을 부탁하는 상황. 의아하긴 했지만, 단순히 시아가 바빠서 그런 것이라 생각한 영수는 시아가 알려주는 곳으로 이안을 데리러 갔다. 그리고 길에 주저앉아 계속해서 울고만 있는 이안을 발견하게 된다.

 

 

 “형! 무슨 일이에요! 형! 형!”

 

 

  몇 번이고 자신을 부르는 영수였지만, 이안은 초점 없는 눈으로 그런 영수의 얼굴을 마주하며 아무런 말도 못하고 그저 울기만 할 뿐이었다.

 

 

 “이.. 일단 가요!”

 

 

  더 이상 이안을 길에 두면 안될 것 같다 생각한 영수는 이안을 부축해 차에 태웠다. 그리고는 이안의 집으로 향했다.

 

  일방적으로 이별을 통보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시아, 몇 번이고 흔들리는 운전대를 고쳐 잡으며 자신을 다독였다.

 

 

 “잘했어.. 잘했어, 박시아.. 잘 한거야.. 애초에 어울리지 않았던 사람이었잖아? 잘했어.. 잘했어.. 잘했어..”

 

 

  힘겹게 집으로 도착하자마자 참았던 눈물을 쏟아내며 침대 위로 쓰러지는 시아, 그런 시아의 손에 꼭 쥐어져 있는 휴대전화에는 아직 지우지 못한 단 한 장의 사진이 밝게 빛을 내고 있었다.

 

  다음 날 저녁, 말끔한 차림으로 한 손에는 꽃을 들고 시아의 집 주차장에서 시아를 기다리는 이안. 시아의 차가 들어오자마자 전날의 데자뷰처럼 시아의 차로 향했다. 그리고는 차에서 내리는 시아에게 꽃을 내밀었다.

 

 

 “미안해- 내가 며칠 동안 드라마 때문에 너한테 너무 소홀했지? 미안해- 네가 하지 말라고 했던 드라마인데.. 내가 계속 고집을 부리고 해버렸잖아- 그게 너한테는 상처가 됐을거야, 그치? 앞으로는 네가 하지 말라는 거 절대로 안할게! 그러니까.. 나 한 번만 용서해주라.. 응?”

 

 

  자신에게 이별을 이야기했던 이유가 드라마 때문이라고 생각한 이안은 사과를 하기 위해 시아 앞에 다시 섰다.

 

 

 “나, 그거 때문에 헤어지자고 한 거 아니에요- 그러니까 그만 돌아가요-”

 

 

  이안이 내민 꽃을 밀어내며 뒤돌아 가버리는 시아. 이안이 빠르게 걸음을 옮겨 뒤돌아 가버리는 시아의 손을 잡았지만 이내 다시 뿌리쳐지고 말았다. 다시 한번 빠르게 걸음을 옮겨 시아의 손을 잡는 이안. 또 한 번 시아가 뿌리치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너.. 진심이야..?”

 

 

  흔들리는 눈빛으로 시아에게 진심인지 묻는 이안.

 

 

 “진심이에요.”

 

 

  ‘진심’이라고 이야기하는 시아는 눈빛은 흔들리지 않았다.

 

 

 “거짓말이지? 응? 그렇지?”

 “아니에요- 거짓말 아니고, 진짜 내 진심이에요-”

 “왜.. 왜..”

 “어제 이야기 했잖아요- 오빠는 나한테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라고.. 그러니까 오빠한테 진짜 어울리는 사람 만나요-”

 “나한테 어울리는 사람은 너 뿐이야.. 너도 알잖아..”

 “나는 아니에요- 절대로..”

 

 

  흔들리지 않고 이야기하던 시아가 처음으로 눈빛이 흔들리는 순간, 그런 자신의 모습을 감추려 재빠르게 몸을 돌린 시아가 다시 걸음을 옮겨 집으로 향했다.

 

 

 “...아니야.. 아니야..”

 

 

  전날의 데자뷰처럼 다시 자리에 주저앉아 울고 마는 이안. 그리고 또 하나의 데자뷰처럼 영수가 이안을 데리러 왔다.

 

 

 “형.. 전화도 안 받고.. 여기 이렇고 있으면 어떡해요-”

 

 

  이안의 집으로 향하는 길에 오늘 촬영장에 나오지 않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는 영수. 하지만 이안의 귀에는 아무런 말도 들리지 않았다. 그저 좀 전에 들었던 시아의 이야기만이 계속해서 맴돌 뿐이었다.

 

 

  “형.. 내일도 펑크 내면.. 그 드라마 어떻게 될지 몰라요- 그러니까 전화 꼭 받고, 집에 꼭 있어야 해요-”

 

 

  절대 드라마 촬영을 펑크 내면 안 된다고 이야기하는 영수, 하지만 이안에게는 전혀 들리지 않는 말이었다.

 

  다음 날, 어제와 다른 차림으로 어제와 다른 꽃다발을 들고 시아를 기다리는 이안. 어제와 같은 시간에 시아의 차가 주차장에 들어왔고, 이안은 또다시 시아의 앞에 꽃을 내밀며 섰다.

 

 

 “미안해- 내가 너한테 너무 부족한 사람이었지..? 내가 앞으로 더 잘할게- 그러니까 이제 그만 화 풀어- 응? 화 풀어라아-”

 

 

  시아가 헤어지자고 말한 이유가 아닌 다른 이유를 이야기하며 화를 풀라고 이야기하는 이안. 시아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몸을 돌려 집으로 향했다. 걸음을 옮겨 시아의 앞을 가로막는 이안.

 

 

 “내가 이래도 화가 안 풀려? 응? 어떻게 하면 우리 시아 화가 풀릴까?”

 “......”

 

 

  이안에게 시선도 주지 않고 다시 몸을 움직여 집으로 향하는 시아. 그런 시아의 앞을 다시 한번 가로막는 이안.

 

 

 “나 여기서 고백할까? 다른 사람들 다 들리게 큰 소리로? 그러면 화 풀래?”

 “그만해요..”

 “그럼.. 뭐할까? 우리 그냥 사귄다고 기사낼까?”

 “그만해요..”

 “어? 기사 내자, 우리 연애합니다! 이렇게- 그러면 화가 풀리겠지?”

 “그만하라구요!!!”

 “시아야..”

 “그만해요.. 제발.. 제발 그만해요..!! 왜 자꾸 이래요? 오빠한테 나는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라잖아요- 그런데 왜 자꾸 이렇게 나를 초라하고 비참하게 만들어요? 내가 얼마나 더 초라해져야 놔줄건데- 얼마나 더 비참해져야 놔줄거냐고!! 이제 나도 힘들어.. 그만하고 싶어요.. 당신한테 어울리는 사람인 척 하기도 힘들고 어떻게 하면 당신한테 더 어울리는 사람이 될까 고민하고 걱정하는 것도 이젠 지쳤어.. 그만하고 싶어.. 진심이야.. 그만.. 하고 싶어.. 우리 제발.. 그만하자..”

 “시아야.. 넌.. 그런 사람 아니야.. 넌.. 나한테 어울리지 않는.. 그런 사람 아니야.. 나한테 어울리는 사람.. 너 하나 뿐인데.. 그런데.. 아니야.. 아니야..”

 “어울리지 않는.. 그런 사람 맞아요.. 그러니까 이제 우리 그만해요..”

 “시아야..”

 “이제 그만 나 좀 놔줘요.. 제발..”

 

 

  이안의 옆을 스쳐 지나가려는 시아. 이안이 어렵게 손을 올려 시아의 손목을 잡았지만 시아의 그 다음 말에 다시 풀어질 수 밖에 없었다.

 

 

 “불을 끄면 그 순간은 아무것도 안 보이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조금씩 보이기 시작하잖아요.. 오빠도 같을 거예요- 우리가 헤어진 지금 당장은 미칠 것 같지만 곧 내가 잊혀질 거예요.. 오빠 주위엔 좋은 사람들이 많으니까..”

 

 

 

 “혀엉..!”

 

 

  또다시 이안을 데리러 온 영수.

 

 

 ‘영수씨, 미안해요- 오늘도 이안오빠 좀.. 부탁해요..’

 “시아씨, 미안한데.. 하나만 물어봐도 돼요..?”

 “... 네..”

 “혹시.. 형이랑 헤어.. 졌어요..?”

 

 

  숨길 수 없을 거라 생각했다.

 

 

 “네.. 헤어졌어요..”

 

 

  모든 걸 잃은 듯 무너져 내린 강이안이란 사람.. 그 사람을 바로 옆에서 지켜보는 김영수란 사람에게는..

 

 

 “오빠.. 잘 챙겨주세요.. 그리고 여기 더이상 못 찾아오게 해줘요.. 부탁이예요..”

 

 

  그 사람에게 이안을 부탁하고 자신을 더 나락으로 떨어뜨리는 이 곳, 자신의 집으로 이안이 더이상 찾아오지 않도록 부탁하는 시아였다.

 

 

 ***

 

 

 “박시아-!”

 

 

  아이들과 함께 어린이집 근처 공원으로 산책을 나온 시아. 아이들이 뛰어노는 모습을 그저 물끄러미 바라만 보고 있을 때였다. 자신을 부르는 익숙한 목소리에 등을 돌렸고, 그곳에는 슬하가 서 있었다.

 

 

 “이슬하-!”

 “쉿- 쉿-”

 “아, 어어어-”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긴 했지만 혹시라도 자신을 알아보는 사람이 있을까 조심스러워하는 슬하를 위해 최대한 작은 목소리로 이야기하는 시아였다.

 

 

 “여기 어떻게 알고 왔어?”

 “어린이집에 찾아갔었지- 신용카드 배송왔는데 꼭 본인한테 전달해야 한다고- 그랬더니 여기 알려주던데?”

 “와.. 그런 방법을 쓰다니.. 이슬하가 보기보다 머리가 좋구나?”

 “야- 너-! 나를 어떻게 본 거야?”

 “뭐, 그냥 그렇게 봤지 뭐-”

 “뭐어-!”

 “선생님! 이 사람 누구예요?”

 

 

  자신을 놀리는 듯 한 시아의 말에 발끈해 얼굴이 울그락불그락 해진 슬하에게 시선을 두며 누군지 물어오는 한 아이.

 

 

 “아, 선생님 친구-”

 “선생님 친구예요?”

 “응- 맞아-”

 

 

  어느새 자신들의 주위로 몰려들어 이것저것 질문을 하기 시작하는 아이들. 당황스러워하는 자신과는 달리 자연스럽게 그런 아이들의 질문을 받아주는 시아를 보며 ‘역시’라는 생각을 한 슬하였다.

 

 

 “너 진짜 선생님 맞구나!”

 “뭐야- 그럼 진짜 선생님이지, 가짜 선생님이냐?”

 “뭐.. 그럴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

 “너 진짜-!”

 “아까 전 복수다 뭐!”

 “어휴.. 내가 참자..”

 

 

  서로 마주 보며 소리 죽여 웃는 시아와 슬하. 그러다 갑자기 심각해진 얼굴로 시아를 보며 걱정스러운 한마디를 건네는 슬하.

 

 

 “근데 너.. 무슨 일 있었어..? 얼굴이 왜 이렇게 안좋아보여-”

 “내가..?”

 “응- 무슨 일 있었지? 그렇지?”

 “일은 무슨 일..”

 

 

  아이들에게 시선을 고정하고 있지만 그 눈에서 왠지 모를 슬픔과 아픔이 느껴지는 것 같아 계속해서 마음이 쓰였던 슬하는 조심스럽게 다시 한번 물었다.

 

 

 “너.. 혹시.. 오빠랑 헤어졌어..?”

 “......”

 

 

  이안과 헤어졌냐는 질문에 아무런 대답이 없는 시아. 하지만 흔들리는 시아의 눈빛에서 이안과의 이별을 읽을 수 있었다.

 

 

 “갑자기 왜..?”

 “......”

 “오빠가 헤어지자고 했어?”

 “아니야- 그런 건..”

 “그러면 뭐야..”

 “그냥.. 그냥 헤어졌어..”

 “그냥 헤어진 게 어디 있어- 이유가 있으니까 헤어졌겠지- 누가 헤어지라고 했어?”

 “그런 것도 아니야..”

 “그럼 뭐야-”

 “그냥.. 내 자신이 오빠한테 너무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어.. 그래서 헤어지자고 했어..”

 “시아 네가? 네가 어때서- 웬만한 연예인들, 유명 인사들 보다 나은데-!”

 “그게 아니더라구.. 내가 오빠 옆에 계속 있기에는.. 내 자신이 너무 부족해보였어..”

 “시아야..”

 “요 며칠 오빠를 보면서 느낀 거야- 그리고.. 욕심내서 붙잡고 있어봤자 내 것이 아닌 건 끝까지 내 것이 아니더라구.. 그럴 바에는 아예 포기해버리는 게 낫지 싶었어..”

 

 

  시아의 말을 들은 슬하는 그런 이유로 헤어지면 안될 이안과 시아라고 생각했지만, 한편으로는 그동안 시아가 겪었을 고통과 아픔이 어땠을지 알 수 있을 것 같아 더 이상 이야기를 할 수 없었다. 그저 시아의 손만 살며시 잡아줄 뿐이었다.

  아이들과 어린이집으로 다시 돌아가는 길.. 시아는 슬하의 마지막 말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내가 맞다고 생각하는게 언제나 다 맞을 수는 없어.. 세상을 살다가 어떤 장애물에 부딪혀서 그렇게 맞다고 생각하게 되어버리는 경우도 있더라구.. 그러니까 시아 너도 다시 잘 생각해봐- 오빠에게 정말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었는지.. 답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을 수 있어-”

 

 

  자신도 모르게 잡고 있던 정민의 손을 더 꼭 잡아버린 시아. 그런 자신을 느끼고는 순간적으로 깜짝 놀라 정민의 얼굴을 보았다. 하지만 정민은 시아를 보고 그 어느 때보다 밝게 웃고 있었다. 마치 슬하의 말이 맞다고 이야기해주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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