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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The FAN
작가 : ForEST
작품등록일 : 2022.2.28

누구나 한번쯤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를 좋아한다. 어릴 때는 그것이 전부인냥 모든 것을 쏟아붓지만 나이가 들고, 현실에 부딪힐 수록 그건 인생의 작은 일부분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그러면서도 문득 어릴 적 자신처럼 '내가 그와 연인이 된다면?'이라는 달콤한 상상을 하게 된다. 이 이야기는 그런 누구나의 달콤한 상상이 현실이 되었을 때 어떠한 일들이 일어나게 될 것인지에 대해 그려내고 있다. 그리고 그 누구나를 보육교사인 누군가로 한정하며 종종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그들의 고충을 담아내고자 하는 의도도 지니고 있다.

 
왠지 불안하다..
작성일 : 22-02-28 02:50     조회 : 183     추천 : 0     분량 : 5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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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 그런 일이 있었던 거예요..?”

 

 

  집으로 돌아와 시아와 마주 앉아 따뜻한 차 한잔을 마시며 유난히 힘든 하루의 피곤을 씻어내는 이안. 시아에게 청란과 민교, 그리고 청란의 친구 연주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왜 그들이 그토록 은성과 슬하를 반대했는지 이야기해주었다.

 

 

 “응.. 참.. 슬픈 일이지..?”

 “그러게요.. 슬픈 일이네요..”

 “응..”

 “에이.. 은성오빠 어머님이 잘못하셨네..!”

 

 

  조금은 장난스럽게 은성의 어머니 탓을 하는 시아.

 

 

 “그러게.. 그런데 있잖아.. 그 분도 얼마 살지 못하고 돌아가셨어.. 은성이가 초등학교 졸업하던 때..? 그때.. 그때 돌아가시면서 그러셨다나봐.. 자기가 벌을 받는 거라고.. 탐내서는 안 될 사람, 탐내고 억지로 가져서 벌을 받는 거라고..”

 

 

  또 한 가지 숨겨졌던 이야기를 시아에게 들려주는 이안. 시아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내 이야기 같다..”

 “응..?”

 

 

  이안이 들리지 않을 만큼 작은 목소리로 은성의 어머니 이야기가 자신의 이야기 같다고 말하는 시아. 시아의 마음속에 이안은 아직까지도 ‘자신에게는 너무 과분한, 자신의 것이 아닌 사람’ 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자리 잡고 있는 듯 했다. 시아의 눈빛을 보며 그 마음을 읽어버린 이안. 조용히 시아의 손을 꼭 잡았다.

 

 

 “나는.. 너가 꼭- 탐내야 하는 사람..! 꼭- 가져야 하는 사람..!”

 

 

  닭살이 돋을 듯 조금은 느끼한 이안의 말에 시아는 슬며시 미소가 지어졌지만 이내 표정을 바꾸고 눈을 흘기며 이안을 바라봤다.

 

 

 “으.. 느끼해..”

 “ㄴ.. 느끼해..?”

 “느끼해요! 엄- 청!”

 “느끼하다니..!! 나는 지금 너 걱정해서 하는 말인데..!!”

 “아, 네에네에- 그러셨어요-?”

 “너 진짜..!!”

 

 

  이내 두 사람은 큰소리로 웃어버렸다.

 

 

 “그런데.. 계속 슬하 어머님이 슬하랑 오빠랑 엮으려면 어떻게 하려고 했어요?”

 “글쎄.. 내가 곰곰이 생각해봤었는데.. 아마도 너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확- 슬하랑 결혼해 버렸을지도..?”

 “허.. 세상에나..”

 “뭐가 세상에나야..!”

 “세상에나.. 세상에나.. 이런 야망있는 남자-”

 “야망있는 남자가 거기서 왜 나와?”

 “소올직히 말해봐요- 슬하가 예쁘기도 하고 거기다가 어머님이 연예기획사 사장님이니까 회사랑 재산이 탐나기도 했었죠?”

 “아, 아니거든!”

 “아니긴- 이 말 더듬는 거 봐-”

 “아니야아!”

 “그럼 내 눈 똑바로 보고 대답해봐요!”

 “자! 자! 눈 똑바로 보고!! 아. 니. 라. 고!”

 “어허.. 어디서 연기를..!”

 “아 진짜! 연기 아니라고오-!”

 “네에네에, 믿어 드릴게요-”

 “너 진짜..!”

 

 

  아프지 않을 만큼 시아의 볼을 꼬집는 이안. 두 사람은 다시 한번 서로를 보며 큰 소리로 웃어버렸다.

 

 

 “그동안.. 얼마나 힘들었어요. 고생했어요- 그리고.. 고마워요..”

 

 

  이안의 볼에 손을 올리며 그동안 힘들었을 이안을 위로하는 시아.

 

 

 “그래도.. 네가 있어서 이겨낼 수 있었어. 고마워-”

 

 

  그렇게 이안과 시아는 진심을 담은 고마움을 서로에게 전했다.

 

 

 ***

 

 

 “어서와-”

 

 

  시아의 집으로 들어오는 누군가.

 

 

 “보고싶었어!!”

 

 

  문이 열리자마자 와락-하고 시아를 안아버리는 누군가. 바로 슬하였다. 오랜만에 만나는 두 사람. 다른 사람들의 시선과 귀를 피해 시아의 집에서 종종 시간을 보냈던 두 사람이었지만 최근 들어 시간이 맞지 않아 만나지 못하고 있던 터였다.

 

 

 “야야- 숨 막혀-”

 “그래도 놓아주지 않을거야! 얼마 만에 보는 박시아인데-”

 

 

  숨이 막힌다는 시아의 말에도 슬하는 안고 있는 시아를 놓아줄 생각이 없는 듯 했다.

 

 

 “너 이거- 안 놓으면-”

 “안 놓으면?”

 “안 놓으면-”

 “안 놓으면?”

 “간지럼 태운다?”

 

 

  ‘간지럼’이란 말에 멀찍이 시아에게서 떨어지는 슬하, 그렇게 서로의 작은 약점까지도 다 알고 있는 시아와 슬하였다.

  한동안 나누지 못했던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내고 있는 시아와 슬하. 어느덧 어둑어둑한 저녁이 되고..

 

 

 “참, 오늘 이안오빠 새 드라마 첫방하는 날이지?”

 “응!”

 

 

  ‘응’이라고 대답하며 입가 가득 새어 나오는 웃음을 참지 못하는 시아.

 

 

 “그렇게 좋아?”

 “그럼 좋지- 안 좋겠어?”

 “뭐- 그건 그렇겠지만-”

 

 

  왠지 모를 표정을 지으며 옆에 있던 리모컨을 들어 채널을 맞추는 슬하. 몇 개의 광고가 이어지고 난 뒤 이안의 새 드라마가 시작되었다.

 

 

 “꺄-!!!!!!”

 “아우- 시끄러-”

 

 

  있는 힘껏 소리를 지르는 시아에게서 몸을 피하며 귀를 막는 슬하. 첫 장면에서 모습을 나타낸 이안 때문에 잔뜩 흥분한 듯 보이는 시아였다.

 

 

 “오빠다- 오빠다- 오빠다-”

 

 

  마치 TV 속으로 빨려들어 갈 듯한 시아. 슬하는 그런 시아의 모습에 그만 웃음이 터져버렸다. 하지만 시아는 그런 슬하가 아무 상관이 없는 듯 TV 속 이안에게 더욱 집중할 뿐이었다. 그 장면이 나오기 전까지는..

 

 

 “...... 어..?”

 

 

  이안의 모습과 함께 곧바로 등장한 누군가, 그리고 이어진 두 사람의 포옹씬.. 그 모습에 시아의 표정은 그 어느 때보다 굳어져 버렸다. 조용히 시아의 표정을 살피던 슬하는 가지고 있던 리모컨에서 전원 버튼을 눌렀다.

 

 

 “야.. 왜 꺼-”

 

 

  슬하에게서 리모컨을 뺏어 다시 TV를 틀려고 하는 시아. 하지만 슬하는 시아의 손이 닿지 않을 만큼 팔을 길게 뻗었다.

 

 

 “리모컨 줘-”

 “못 줘-”

 

 

  서로 처음 만났을 때처럼 차가운 기류가 흐르는 두 사람.

 

 

 “빨리 줘- 이안오빠 볼 거야-”

 “안돼- 못 줘-”

 “아, 왜-!”

 “너 방금 눈동자 흔들렸던 거 알아?”

 

 

  자신의 표정을 읽어버린 슬하 때문에 잠시 멈칫하는 시아.

 

 

 “... 알아-”

 “그런데도 볼 거야?”

 “... 응- 볼 거야-”

 “진짜?”

 “진짜-”

 “후.. 알겠어..”

 

 

  어쩔 수 없다는 듯 다시 TV를 틀어주는 슬하. TV 속 두 사람은 여전히 서로를 껴안고 있었다.

 

 

 “...... 아..”

 

 

  짧은 탄성을 내뱉으며 다시 시아의 표정을 살피는 슬하. 시아는 어느새 손을 부들두들 떨며 TV에서 시선을 떼지 않고 있었다. 결국..

 

 

 “안 봐, 안 봐, 안 봐!!”

 

 

  TV를 등지고 일어나 쿵쿵쿵- 발소리를 내며 방으로 들어가는 시아. 처음 보는 시아의 그런 모습에 슬하는 결국 크게 웃어버리고 말았다.

 

  드라마가 끝날 시간이 될 무렵. 함께 있던 슬하는 집으로 돌아갔고, 시아는 차마 보지 못한 이안의 드라마를 계속해서 검색하고 또 검색했다. 검색할 때마다 새롭게 뜨는 이미지들. 시아는 떨리는 손으로 그 사진들을 하나하나 확인하고 또 확인했다.

 

 ‘박시아- 너도 질투라는 걸 하는구나?’

 

  아까 전 방으로 들어가는 시아의 등 뒤에서 시원한 웃음을 터뜨리며 내뱉은 슬하의 한 마디. 그 한 마디가 다시 시아의 귓가에 울리는 듯 했지만 움직이는 손가락을 멈출 수는 없었다.

 

 

 “아악-! 짜증나!!”

 

 

  이내 휴대전화를 침대로 던져버리는 시아. 마침 그때였다. 시아의 휴대전화가 누군가에게서 전화가 왔음을 알렸다. 신경질적으로 머리를 흐트러뜨리며 발신자를 확인하는 시아.

 

 ‘이안에 나 있다♥’

 

  바로 통화버튼을 누르는 시아. 그리고..

 

 

 “오빠!! 그 드라마 안 찍으면 안돼요?!!!!!!!!”

 

 

  자신도 모르게 마음속에 있는 말을 해버렸고,

 

 

 “... 으응..?”

 

 

  시아의 한 마디에 잠시 생각하는 듯 아무 말 없는 이안. 그리고는 곧 휴대전화가 터질 듯 웃어버렸다. 그리고는,

 

 

 “박시아-”

 “......”

 “박시아-!”

 

 

  자신이 한 말과 이안의 반응에 정신을 차리고는 얼굴이 빨개져 아무런 대답도 못하는 시아. 이안은 그런 시아의 모습이 다 보이기라도 하는 듯 계속 웃음 섞인 말투로 시아의 이름을 불렀다.

 

 

 “아, 왜요!!”

 

 

  결국 양 볼 가득 심술을 품고 대답하는 시아.

 

 

 “귀엽다고!”

 

 

  이안의 한 마디에 얼굴이 더 빨개져서 다시 휴대전화를 침대맡으로 던져버렸다. 던져진 휴대전화에서는 이안의 기분 좋은 웃음만 계속해서 들릴 뿐이었다.

 

 

 

 ***

 

 

  오랜만에 이안의 촬영장에 온 시아. 주차되어 있는 이안의 차 안에서 내리지 않고 이안의 모습만 물끄러미 보고 있었다. 한참을 그렇게 보고 있던 중 갑자기 화장실에 가고 싶어진 시아는 차에서 내려 화장실로 향했다. 급한 일을 해결하고 차로 돌아오는 순간, 어떤 여자와 마주친 시아.

 

 

 “아, 새로운 스텝인가 봐요?”

 “네?”

 “저기 주차되어 있는 흰색 벤에 가면 내 매니저 오빠가 뭘 찾고 있을 거예요. 그거 안 찾아도 된다고 이야기 좀 해줘요-”

 “네?”

 “뭐 네네만 거리고 있어요- 기본 교육 안 받았어요?”

 “아, 저는..”

 “어? 누나! 여기 있었어요?”

 

 

  시아가 난감한 상황에 처해있을 때 때마침 달려온 영수.

 

 

 “어머! 영수씨-”

 “아, 안녕하세요-”

 “반가워요, 반가워! 그런데, 아는.. 사람이에요?”

 “네, 이안이형 아는 분인데 오늘 촬영장에 함께 온 거예요-”

 “이안오빠.. 아는.. 사람?”

 “네-”

 “여자친구나 그런 건 아닌 거 같고.. 뭐 여튼, 초면에 미안해요-”

 

 

  딱 봐도 자신보다 어려 보이는 여자. 버릇없이 이야기 하는 그 여자에게 지난 번 슬하와 처음 만났을 때보다 더한 불쾌감을 느끼는 시아.

 

 

 “아, 네.”

 

 

  짧은 대답을 하고 이안의 차로 돌아왔다.

 

 

 “이안오빠가 저런 여자랑 다녀서 질 떨어진다는 소리 듣는 건 아닌지 몰라- 괜한 스캔들 나지 않게 조심하라고 이야기해줘야겠다-”

 

 

  시아가 들릴 만큼 큰 소리로 혼잣말을 하는 상대에게 다시 돌아가 따지고 싶었지만 이안을 생각해서 꾹 참은 시아였다.

 

 

 “초록창에 이름 검색하면 프로필 뜨는 거 밖에 없는 주제에..”

 “응? 무슨 소리야? 초록장에 뭐?”

 

 

  때마침 차에 돌아와 있던 이안, 불만 가득한 얼굴을 하고 궁시렁거리는 시아의 이야기를 듣게 됐다.

 

 

 “아, 아니에요-”

 “무슨 일 있었어?”

 “아니에요- 촬영 끝났어요?”

 “응? 응-”

 “그럼 가요- 나 피곤해..”

 

 

  시아의 옆에 있던 영수를 바라보며 눈빛으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묻는 이안. 영수는 말로 다 설명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표정으로 대답을 했다.

 

 

 “...그래.. 가자-”

 

 

  어떤 일이 있었는지 다 듣지 않았어도 무언가 유쾌하지 않은 일이 생겼음을 직감한 이안. 하지만 이번엔 물으면 안 될 것 같은 예감에 그저 시아가 이야기해줄 때까지 기다려보기로 했다.

  집에 도착할 때쯤엔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이야기 해줄거라 생각했던 이안은 집에 도착할 때까지 아무 말 없는 시아가 걱정됐지만 섣불리 물을 수 없었다.

 

 

 “고마워요, 영수씨. 오빠도 잘 가요-”

 

 

  끝까지 아무런 말을 하지 않는 시아. 결국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영수에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 묻는 이안이었다.

 

 

 “그런 일이 또 있었어?”

 “네..”

 “하.. 근데 이번엔 경우가 좀 다르다..?”

 “그러니까요-”

 “슬하는 원래 그렇게 싸가지 없는 애가 아니지만, 유이는 다르거든..”

 “아.. 그래요..?”

 “응.. 유이는 달라..”

 

 

  ‘유이는 다르다’는 말만 계속해서 하는 이안. 그 안에는 많은 의미가 담겨져 있었다. 왠지 그 이유를 알 것 같은 영수는 그저 고개만 끄덕일 뿐이었다.

 

 

 “왠지.. 불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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