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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The FAN
작가 : ForEST
작품등록일 : 2022.2.28

누구나 한번쯤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를 좋아한다. 어릴 때는 그것이 전부인냥 모든 것을 쏟아붓지만 나이가 들고, 현실에 부딪힐 수록 그건 인생의 작은 일부분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그러면서도 문득 어릴 적 자신처럼 '내가 그와 연인이 된다면?'이라는 달콤한 상상을 하게 된다. 이 이야기는 그런 누구나의 달콤한 상상이 현실이 되었을 때 어떠한 일들이 일어나게 될 것인지에 대해 그려내고 있다. 그리고 그 누구나를 보육교사인 누군가로 한정하며 종종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그들의 고충을 담아내고자 하는 의도도 지니고 있다.

 
라이벌? NO! 친구!
작성일 : 22-02-28 02:46     조회 : 174     추천 : 0     분량 : 4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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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날씨가 좋은 주말, 시아는 집 근처 카페에 앉아 자신만의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런 시아의 앞으로 드리워지는 그림자 하나. 그 그림자에 고개를 들어보니 시아의 앞에는 선글라스를 낀 어떤 여자가 시아를 보고 웃고 있었다.

 

 

 “...어..?”

 

 

  어디선가 본 듯한 웃는 입모양에 그 여자가 누구인지 알게 된 시아. 급격하게 얼굴이 굳어지고 말았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라고 말하며 친근한 듯 인사를 건네는 여자.

 

 

 “네, 안녕하세요.”

 

 

  바로 얼마 전 이안의 촬영장에서 만난 슬하였다.

 

 

 “어떻게 바로 알아보시네요? 선글라스 벗지도 않았는데..”

 “그 웃는 입모양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거든요-”

 

 

  싱긋- 웃으면서 이야기하는 슬하와는 대조적인 시아의 모습. 불쾌함, 불편함을 온몸으로 표현하는 듯 했다.

 

 

 “저.. 여기 앉아도 될까요?”

 

 

  시아의 앞자리를 가리키며 이야기하는 슬하.

 

 

 “다른 자리도 많은데 굳이..”

 

 

  속마음이 여과 없이 입으로 드러나는 시아.

 

 

 “나, 그쪽이랑 친해지고 싶어서 그래요-”

 

 

  슬하 역시 자신의 속마음을 여과 없이 입으로 드러내고 있었다.

 

 

 “난 아닌데..”

 

 

  또다시 여과 없이 입으로 드러난 시아의 속마음.

 

 

 “난 친해지고 싶은데-”

 

 

  사람의 마음을 잘 파악한다고 자부했던 시아였지만 진실인지 아닌지 알 수 없는 슬하의 얼굴은 그저 혼란스럽게 느껴질 뿐이었다.

 

 

 “후.. 그럼.. 제가 일어날게요-”

 

 

  피하는 게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자리에서 일어서려는 시아.

 

 

 “전에는..! 내가 미안했어요..”

 

 

  갑자기 훅- 들어온 슬하의 사과에 놀라 반사적으로 슬하의 표정을 확인한 시아. 분명 그녀의 얼굴에는 ‘진심’이 묻어있었다. 그 진심을 읽고는 다시 자리에 앉는 시아.

 

 

 “괜찮아요-”

 

 

  그리고는 담담하게 슬하의 사과를 받아들인다.

 

 

 “고마워요!”

 

 

  어느새 시아의 앞자리에 앉은 슬하는 자신의 사과를 받아준 것이 고마운지 시아의 손을 꼭 잡고 함박웃음을 터뜨렸다.

 

 

 “나 사실.. 그렇게 싸가지 없는 애 아니예요.. 그렇게 예의 없는 애도 아니구요..”

 

 

  일전에 자신을 보고 실소를 흘린 것에 대해 변명 아닌 변명을 늘어놓는 슬하. 그녀의 얼굴에서는 여전히 ‘진심’이 묻어나왔고, 그 진심을 읽은 시아의 굳어있던 얼굴이 점점 펴졌다.

 

 

 “그래서 하는 말인데요.. 우리.. 친구할래요?”

 

 

  그리고 갑작스럽게 들어온 슬하의 ‘친구신청’에 그만 마시고 있던 커피를 뿜고 말았다. 시아의 반응을 어느 정도는 예상했던 슬하. 아무렇지 않다는 듯 시아에게 휴지를 건네며

 

 

 “이안오빠한테 물어보니 우리 둘이 동갑이더라구요- 나이도 딱 맞는데 친구, 어때요?”

 

 

  입으로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하고 손사래만 치는 시아.

 

 

 “‘No!’라고 말로 대답 안했으니까 오케이 한 걸로 알게요! 아니, 오케이 한 걸로 알게- 시아야!”

 “내가 언제 오케이 했는데!!”

 

 

  급한 마음에 반말이 나와버린 시아.

 

 

 “자, 서로 반말 했으니까 친구, 맞지?”

 

 

  그걸 또 의연하게 받아치는 슬하였다. ‘내가 졌다’는 표정으로 시무룩하게 고개를 숙이곤 보던 책에 집중하려는 시아. 하지만 앞에서 계속해서 말을 걸어오는 슬하 덕분에 도무지 책에 집중이 되지 않았다.

 

 

 “하나씩, 하나씩- 하나씩 좀 물어봐..”

 

 

  결국 슬하의 질문에 대답해주기로 했다. 사는 곳, 직업에서부터 소소한 것까지 이것저것 쉬지 않고 물어보는 슬하.

 

 

 “근데.. 너는 나 안궁금해?”

 

 

  여러 질문 끝에 자신에게 아무런 것도 물어보지 않는 시아가 내심 섭섭했던지 볼멘소리를 하는 슬하.

 

 

 “너에 관한 거는.. 초록창에 치면 다- 나옵니다-”

 “아..”

 

 

  슬하의 대답을 끝으로 눈이 마주친 두 사람은 카페가 떠나가라 큰 소리로 웃으면 관계에 전환을 맞았다.

  마치 오래된 친구처럼 서로의 이야기를 주고받는 시아와 슬하.

 

 

 “그런데.. 여긴 어떻게 오게 된 거야?”

 “여기?”

 “응-”

 “이 근처에서 촬영이 있었거든- 촬영 끝나고 돌아가는 길에 이 카페를 우연히 봤는데 너가 앉아 있는거야- 그래서 매니저 언니한테 당장 내려달라고 했지-”

 “그런다고 내려줘?”

 “그럼- 내가 정말정말 친구 하고 싶은 사람이 저기 앉아 있다고 했거든- 남자인지 여자인지 매니저 언니가 확인하긴 했는데.. 여자인 거 알고 바로 내려줬어-”

 “아..”

 

 

  자신과 정말 친구가 되고 싶어했던 슬하의 마음이 시아에게도 와 닿는 듯 했다.

 

 

 “근데.. 시아 너는 남자친구 없어?”

 “남자친구?”

 “응! 남자친구-”

 “없어..”

 “없어?”

 “응..”

 “너같이 예쁘게 생긴 애한테 왜 남자친구가 없어-”

 “내가? 예쁘게 생겼다고?”

 “너- 예쁘게 생겼어- 몰랐어?”

 “뭐.. 가끔 그런 얘기를 듣기는 했지만.. 연예인 입에서 들으니 또 느낌이 다르네?”

 “아.. 친구하지 말 걸 그랬어..”

 “뭐라고?”

 “농담이야, 농담-”

 “아, 진짜..!”

 “미안미안-”

 “그러는 너는 남자친구 있어? 아.. 이건 좀 조심스러운 질문이 되나..?”

 “뭐 어때. 친구사이에- 남자친구.. 있어..!”

 “이..있어..?”

 

 

  남자친구가 있다고 당당하게 이야기 하는 슬하. 혹여 슬하가 말하는 그 남자친구가 이안일까.. 왠지 모를 불안감이 느껴지는 시아였다.

 

 

 “보여줄까?”

 “응..? 응..”

 

 

  자신의 남자친구를 보여주겠다고 하는 슬하. 휴대전화에서 사진을 찾아 시아의 앞에 내밀었다. 슬하가 내민 사진을 볼 용기가 나지 않던 시아였지만 자신의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조금 용기를 내보기로 했다.

 

 

 “이 사람은..?”

 

 

  시아가 용기를 내어 본 슬하의 남자친구 사진은 이안의 친한 친구이자 지난번 한강에서 이안, 슬하와 함께 있었던 배우 ‘한은성’이었다.

 

 

 “이안오빠가 아니었어?”

 “뭐-?”

 “너랑 오빠 둘이.. 그렇게 기사가 났었잖아-”

 “뭐라고-?”

 

 

  혹여 다른 사람이 의심할까 숨죽여 웃는 슬하. 그런 슬하의 모습에 일순간 사고가 정지된 시아였다.

 

 

 “그거는 그저 스캔들 기사일 뿐이구요, 내 진짜 사람은 이 사람 한. 은. 성! 이라구!”

 

 

  다른 사람이 들을까 속삭이듯 시아에게 이야기한 슬하였지만 그 말에는 진심과 ‘한은성’에 대한 마음이 담겨 있었다.

 

 

 “허.. 이게 무슨..”

 “사람들이 그렇게 스캔들 기사가 나면 진짜 믿는 구나..”

 “그렇지- 우리가 뭐 알겠어- 기사에서 그렇게 말하면 그런가 보다.. 하는 거지-”

 “그건 그래- 여튼, 그 스캔들은 진짜가 아니야-!”

 “후.. 다행이다..”

 

 

  스캔들이 사실이 아니라고 단호히 이야기하는 슬하에게 왠지 모를 안도감과 고마움이 느껴지는 시아였다.

 

 

 “사실.. 은성오빠랑 나.. 너무 힘들게 만나고 있어..”

 

 

  자신과 은성의 상황을 숨김없이 시아에게 털어놓는 슬하.

 

 

 “우리 엄마가 현재 나랑 이안오빠 소속사 사장인거는 알고 있지?”

 “응, 그건 알고 있지-”

 “그럼 은성오빠 소속사 사장이 은성오빠의 아버님인 것도?”

 “그것도 알고 있어-”

 “근데.. 두 분의 사이가 정말 안좋아.. 진짜 원수라고 여겨도 될 만큼.. 처음 우리 둘이 만날 때는 부모님들한테 들키지 않고 잘 만났었는데.. 어느 날 오빠 차에 나랑 오빠랑 같이 있는 걸 은성오빠 아버님이 보신거야- 아버님은 당장 우리 엄마한테 전화하셨고, 그렇게 우리 둘 사이가 부모님들에게 알려진 거지.. 근데 문제는 그때부터 였어. 둘이 헤어지라고 우리 둘은 절대 만나서는 안되는 사이라고.. 뭐 때문에 그러는지 이유를 물어봐도 돌아오는 대답은 계속 ‘안 된다’는 거였어.. 나랑 오빠는 서로가 아니면 절대 안 되거든.. 그런데 헤어지라고 하고 절대 만나지 말라고 하니까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는거야.. 거기다가.. 우리 엄마는 또 이안오빠가 마음에 들어서 자꾸 나랑 이안오빠랑 만나라고 하고.. 우리 둘은 싫다고 하고.. 오빠만 보면 예비사위라고 그러고.. 나야 엄마 성격을 잘 알아서 괜찮지만.. 이안오빠는 그것 때문에 스트레스 많이 받았을거야..”

 

 

  로미오와 줄리엣, 은성과 슬하의 관계는 딱 로미오와 줄리엣 같았다. 서로 정말 사랑하지만 만날 수 없고, 그 어떤 것도 허락되지 않는 상황. 거기다 둘이 서로 마주치지 않게 하기 위해 스케줄까지 조정되고 있다는 슬하의 이야기까지 더해져 둘에 대한 안타까움이 더 커지게 된 시아.

 

 

 “세상이.. 다 내 마음 같지 않아.. 그치..?”

 

 

  툭 던진 시아의 한마디가 가슴을 일렁이게 만든 듯 눈가에 눈물이 고이기 시작한 슬하.

 

 

 “그래도.. 이안오빠가 많이 도와주고 있어-”

 

 

  울먹이면서도 차근차근 자신의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그 스캔들 기사 났던 날.. 은성오빠도 같이 있었다고 해명기사 났잖아- 그거 사실은 나랑 은성오빠 만나게 해주려고 이안오빠가 나 데리고 나가준 거야.. 그렇게 이안오빠 도움 받아서 한 달에 2~3번씩은 만날 수가 있었어- 물론 그 해명기사가 나간 다음에 오빠가 조금 난감해지긴 했지만.. 그래도 우리 엄마는 이안오빠 말이라면 거의 100% 신뢰하니까-”

 "이안오빠가 오작교 역할 하는거네?"

 “오작교? 아- 견우와 직녀! 맞네맞네-”

 

 

  ‘맞네맞네’라고 말하며 박수를 치는 슬하. 그런 그녀의 모습이 어쩌면 천진난만 해보인다고나 할까? 많은 사람들이 슬하는 좋아하는데는 다 이유가 있다고 생각이 든 시아였다.

 

 

 “그래서.. 나도 이안오빠가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 생기면 꼭! 도와주고 싶어- 그게 사랑에 관한 것이라면 더더욱!”

 “오- 오빠는 좋겠네- 든든한 지원군이 있어서-”

 “그렇지? 너한테도 내가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줄게! 오늘 처음 맺은 친구지만, 앞으로 넌 내 베스트가 될 것 같으니까!”

 

 

  라고 말하며 엄지를 치켜세우는 슬하. 슬하와 참 어울리지 않는 손동작이라는 생각이 든 시아는 그만 웃음을 터뜨렸고, 그런 시아를 보며 슬하도 함께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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