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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The FAN
작가 : ForEST
작품등록일 : 2022.2.28

누구나 한번쯤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를 좋아한다. 어릴 때는 그것이 전부인냥 모든 것을 쏟아붓지만 나이가 들고, 현실에 부딪힐 수록 그건 인생의 작은 일부분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그러면서도 문득 어릴 적 자신처럼 '내가 그와 연인이 된다면?'이라는 달콤한 상상을 하게 된다. 이 이야기는 그런 누구나의 달콤한 상상이 현실이 되었을 때 어떠한 일들이 일어나게 될 것인지에 대해 그려내고 있다. 그리고 그 누구나를 보육교사인 누군가로 한정하며 종종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그들의 고충을 담아내고자 하는 의도도 지니고 있다.

 
정말 모르겠어
작성일 : 22-02-28 02:45     조회 : 169     추천 : 0     분량 : 4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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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짜? 진짜 가도 돼요?”

 “그렇다니까-”

 “진짜? 진짜지? 그때 가서 딴말하기 없기!”

 “알겠어- 알겠어-”

 

 

  이안과의 통화를 끝낸 후 얼굴 가득 함박웃음을 지으며 말 그대로 폴짝폴짝 뛰며 좋아하는 시아였다. 이안이 드라마나 예능 촬영을 하거나 라디오를 녹음할 때 한 번쯤 가보고 싶다고 생각했었지만 이안이 어떻게 생각할지 몰라 선뜻 이야기를 꺼내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뜻밖에도 이안이 먼저 드라마 촬영하는 곳이 궁금하지 않냐며 궁금하면 와도 된다고 이야기했던 것이다. 이안의 말이 믿기지 않아 몇 번이고 확인했지만 그에게서 돌아오는 대답은 몇 번이고 ‘Yes’였다. 시아는 뛸 듯이 기뻐하며 이안의 촬영장에 갈 날만 손꼽아 기다렸다.

  그리고 며칠이 지나 ‘그 날’이 되었다.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세요!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네? 말씀을 많이 듣다니요..?”

 “이안이형이 하루도 빼놓지 않고 읍-”

 “너는 무슨 인사를 그런 식으로 하냐?”

 

 

  처음 만난 이안의 매니저 영수와 시아가 서로 인사를 나눌 때였다. 영수의 입에서 ‘말씀 많이 들었다’, ‘하루도 빼놓지 않고’라는 말이 나왔고, 영수의 말에 당황한 이안이 서둘러 영수의 입을 막으며 그 다음 말이 나오지 못하도록 했다. 시아는 이 상황이 어떤 상황인지 이해가 되지 않아 영수와 영수의 입을 막고 있는 이안을 번갈아 쳐다볼 뿐이었다.

 

 

 “아, 그게.. 전에 너 어린이집 사건 있었잖아- 그거 이야기 하는거야-”

 “아.. 그거 때문에..”

 

 

  이렇게 이야기하며 영수에게 눈빛을 보내는 이안. 영수는 알겠다는 듯 고개를 살짝 끄덕였고, 시아는 ‘그 일 때문에 그렇구나’라고 생각했다.

 

 

  “이안씨- 촬영 들어갑니다-”

 

 

  촬영을 시작하겠다는 스텝의 말이 들리고, 이안은 영수에게 시아를 맡기고는 촬영장소로 갔다.

  촬영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최대한 멀리서 그렇지만 또 최대한 가까이서 이안의 촬영하는 모습을 보는 시아. 자신이 동경하던 사람이 자신의 눈앞에서 동경하던 그 모습 그대로를 보이고 있다는 현실이 믿기지 않아 몇 번이고 도리질을 해보았다. 하지만 촬영이 끊길 때마다 자신을 바라봐주는 이안과 눈이 마주치는 것에 진짜 현실임을 느낄 수 있었다.

 

 

 “형 진짜 연기 잘하죠? 난.. 예능하는 이안이형도 좋고, 라디오 출연하는 이안이형도 좋지만.. 연기하는 이안이형이 제일 좋은 것 같아요. 제일 멋있기도 하구요!”

 “맞아요, 맞아요! 이안오빠는 진짜 연기할 때가 제일 멋있어요! 저도 그 모습에 반해서 오빠의 팬이 됐거든요-”

 

 

  이안이 촬영하는 동안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영수와 부쩍 가까워지기도 한 시아였다.

 

 

 “참, 이안이형보다 2살 어리다고 하셨죠? 그럼 저보다 한 살 누나네요? 말 편하게 하셔도 돼요-”

 “아.. 그래도 될까..?”

 “그럼요, 누나!”

 

 

  그리고 서로 말을 편하게 하는 사이도 되었다.

 

 

 “안녕하세요-”

 

 

  시아와 영수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그들 곁으로 다가온 한 사람.

 

 

 “어? 안녕하세요! 여긴 어쩐 일로 오셨어요?”

 “아.. 이 근처에서 촬영하고 있었는데 오빠도 촬영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서요- 한 번 와봤어요-”

 

 

  바로 얼마 전 이안과 열애설이 났던 사람, 슬하였다. 실제 슬하를 눈앞에서 마주하게 된 시아는 한동안 슬하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었고, 시아의 시선을 느낀 슬하가 조금은 도도한 표정을 하고 영수에게 물었다.

 

 

 “그런데 이 분은 누구..?”

 “아, 이 분은 이안이형 아는 분이에요-”

 “아.. 안녕하세요-”

 “아- 네네, 안녕하세요-”

 

 

  이안의 앞에서도 전혀 긴장하지 않던 시아였지만 웬일인지 슬하 앞에 서니 긴장이 돼서 그 흔한 인사조차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그런 시아의 모습에 자기도 모르게 실소를 터뜨린 슬하. 시아는 슬하의 실소에 정신이 들었고..

 

 

 “저기요, 처음 만난 사람 앞에서 실소는 좀 예의가 아니지 않을까요?”

 

 

  평소 당찬 시아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아, 죄송해요. 저도 모르게 그만. 영수씨, 저 갈게요- 오빠한테 저 왔었다고 전해주세요-”

 “네- 그럴게요-”

 

 

  시아에게 살짝 목례를 하고는 촬영장을 떠나는 슬하. 시아는 왠지 모르게 분한 마음이 들어 슬하의 모습이 자신의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흘기듯 보고 있었다.

 

 

 “박시아! 어딜 그렇게 봐?”

 

 

  어느새 촬영을 끝내고 옆으로 다가온 이안이 시아의 행동을 이상하게 여겨 말을 걸었지만 이안의 말소리는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재수 없어. 짜증나.”

 

 

  그리고는 자신도 모르게 속마음이 입 밖으로 튀어나오고 말았다.

 

 

 “응? 나한테 하는 말이야?”

 

 

  놀란 토끼 눈을 하고는 시아를 바라보는 이안. 그제야 이안의 목소리가 귀에 들린 건지 이안보다 더 많이 놀란 눈을 하고서는 이안을 바라본다.

 

 

 “아, 아.. 아니예요!!”

 “그럼 누구한테 그러는거야?”

 “아.. 뭐.. 그런 사람이 있어요..! 나.. 집에 갈래요-”

 

 

  빨리 이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시아는 서둘러 말을 돌리고는 집으로 가겠다며 발길을 옮긴다.

 

 

 “그쪽으로 가는 거 아닌데? 그리고 너 차도 안가져왔으면서 어떻게 가? 여긴 버스도 안다니는 곳인데?”

 

 

  ‘아차’ 싶었던 시아는 이안의 말에 고개를 푹 숙이고는 발길을 돌렸다. 그리고는 쿵쿵- 소리가 날 정도로 발걸음을 옮기며 이안의 차에 올라탔다.

  시아를 집으로 데려다주는 차 안. 시아와 이안, 영수 조차도 아무런 말이 없었다.

 

 

 “고맙습니다- 오빠 잘 가요-”

 

 

  시아를 집에 데려다 줄 때 시아가 건넨 인사가 그 오랜 침묵을 깨는 말이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네?”

 “시아 말이야. 평소 저런 말 잘 안쓰는 앤데.. 왜 저런 말까지 쓰고. 무슨 일이 있었길래 그래?”

 “아.. 그게 말이죠..”

 

 

  시아가 내리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영수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묻는 이안. 그리고 영수에게서 자신이 촬영하고 있던 사이 있었던 일에 대해 들을 수 있었다.

 

 

 “아.. 그런 일이 있었어? 박시아가 그런 반응 보일만 하네.. 시아가 예의 없는 사람을 엄청 싫어하더라고.. 이슬하가 잘못했네. 근데 슬하도 원래 그런 애가 아닌데 왜 그랬지?”

 “그러게요.. 저도 슬하누나 그렇게 만나면서도 한 번도 보지 못한 모습이었는데.. 이상했어요-”

 

 

  영수에게서 시아와 슬하 사이에 있었던 일에 대해 들은 이안은 시아가 평소 하지 않던 말을 했던 이유에 대해 알게 되었고, 평소의 모습과 다른 슬하의 모습에 의아함을 느끼게 되었다.

 

 

 “어? 형, 전화 오는 거 아니에요?”

 “아, 어? 슬한데?”

 “슬하누나요?”

 “어, 나 잠시만 라디오 소리 좀.”

 “아. 네네-”

 “어, 슬하야-”

 

 

 이안과 영수가 대화를 나누던 중 슬하에게서 걸려온 전화.

 

 

 ‘어? 오빠 내 전화 받네?’

 “그럼 받지 안 받냐?”

 ‘이제 내가 그렇게 불편하지 않은가봐? 피하지 않네?’

 “내가 언제 피했다고..”

 ‘거짓말.. 전에는 그렇게 피해놓고.. 얼굴 마주치는 건 그렇다 치고 전화도 안받았잖아-’

 “......”

 ‘무슨 심경의 변화가 생긴 거야?’

 “심경의 변화는 무슨..”

 ‘수상해-’

 “수상하기는 뭐가 수상해- 그냥 확실해졌을 뿐이야.”

 ‘뭐가 확실해져?’

 “너랑 나랑, 그리고 은성이의 관계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건 전부터 확실했던 거거든?’

 “그건 그렇지만..”

 ‘이상한 사람이야-’

 “뭐-?”

 ‘아.. 아니야-’

 ‘미안미안- 그건 그렇고. 오빠, 아까 나 오빠 촬영하는데 갔었는데.. 들었어?’

 “어, 들었어-”

 ‘그 촬영장에 영수씨랑 같이 있던 사람- 그 사람 누구야?’

 “영수랑 같이 있던 사람? 아, 시아 말하는 거지?”

 '아, 그 분 이름이 시아구나.. 얼굴만큼 이름도 예쁘네- 오빠 여자친구?'

 “여.. 여자친구는 무슨.. 그냥.. 아는 동생-”

 ‘아, 아는 동생- 진짜 그냥 아는 동생?

 “그럼-!”

 “난 또- 오빠가 여자를 촬영장에 데리고 온 건 어머님 이후 처음이라 여자친구인 줄 알았지- 아니었구나?’

 “아니야, 아니야- 그건 그렇고. 너 시아한테 왜 그랬던 거야?”

 ‘응? 내가 뭘 어쨌다고?’

 “너 시아가 인사하고 나서 웃었다며? 비웃듯이?”

 ‘누가 그래? 그 시아란 사람이 그래? 아니면 영수씨?’

 “누가 말을 했던 간에- 사실인 거네?”

 ‘비웃은 건 아니고- 그냥 살짝 웃음이 나왔을 뿐이야-’

 “그 웃음이 그 타이밍에 왜 나온 건데?”

 ‘글쎄..? 왠지 모를 라이벌 심리가 생겼다고나 할까?’

 “뭔 소리야- 라이벌은 무슨 라이벌- 너도 그렇고 시아도 그렇고, 나한테는 친한 동생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데 무슨 라이벌이야-”

 ‘내가 무슨 사랑 이런 걸로 라이벌 심리가 생겼다고 했어? 무슨 김칫국을 그리 마셔- 강이안씨, 정신 차리세요!’

 “아, 아.. 그런거야..?”

 ‘무튼, 잠깐 봤지만 좋은 사람 같더라- 뭐, 마음이 있다면 잘해보시던가- 오빠가 나 도와주고 있으니, 나도 오빠가 원한다면 도와줄게-’

 “뭔.. 소리야-! 그만 끊어!”

 ‘괜히 저래.. 끊는다- 아, 그리고 오빠!......’

 

 

  슬하와의 전화통화가 끝난 후 던지듯 휴대전화를 내려놓고 시트 깊숙이 몸을 밀어 넣고는 눈을 감는 이안.

 

 ‘촬영장 스텝들이 그 시아란 사람 다 한 번씩 쳐다보더라- 오빠 주위에는 보는 눈도 많고 듣는 귀도 많다는 거 알지? 괜한 오해 불러 일으켜서 그 사람한테 상처 주지 말고 잘 생각해서 행동해-’

 

  진심이 담긴 슬하의 말이 계속해서 귓가에서 맴돈다.

 

 

 “후.. 나도 모르겠다고..”

 

 

  이 한마디를 남기고는 들지 않는 잠을 청해보는 이안. 꿈에서라도 그 답이, 시아에 대한 자신의 마음이 무엇인가에 관한 답이 나와주길 바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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