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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The FAN
작가 : ForEST
작품등록일 : 2022.2.28

누구나 한번쯤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를 좋아한다. 어릴 때는 그것이 전부인냥 모든 것을 쏟아붓지만 나이가 들고, 현실에 부딪힐 수록 그건 인생의 작은 일부분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그러면서도 문득 어릴 적 자신처럼 '내가 그와 연인이 된다면?'이라는 달콤한 상상을 하게 된다. 이 이야기는 그런 누구나의 달콤한 상상이 현실이 되었을 때 어떠한 일들이 일어나게 될 것인지에 대해 그려내고 있다. 그리고 그 누구나를 보육교사인 누군가로 한정하며 종종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그들의 고충을 담아내고자 하는 의도도 지니고 있다.

 
다시 일상으로
작성일 : 22-02-28 02:41     조회 : 178     추천 : 0     분량 : 33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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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안에게는 꿈만 같던 일주일이 지나고, 시아의 집을 떠나는 날이 되었다. 애써 아쉬움을 감추는 이안과 시아.

 

 

 “벌써 일주일이 지났네요.. 언제 올라가요?”

 “음.. 내일 아침..?”

 “아.. 그렇구나..”

 “왜? 아쉬워?”

 “아 아쉽긴요- 그냥..”

 “그냥?”

 “그냥..”

 “아~ 그냥 아쉬운 거구나~”

 “뭐래요? 그냥 그렇다구요!”

 “뭘 또 부끄러워서 그러나~ 말 안해도 안다구! 눈빛만 봐도?”

 “웩- 이건 또 뭐래요- 내가 전에도 얘기했지만, ‘인간 강이안’은 잘 모르겠다구요-”

 “아 그 얘긴 왜 또 하냐.. 안그래도 나 그 말 때문에 상처 받았단 말야..”

 “응? 왜요?”

 “아 몰라- 그냥 그랬어.”

 “서운.. 했어요?”

 “서운은 무슨.. 그냥 그랬다고-”

 “서운했던 거 맞고만 뭐.. 걱정말아요! ‘배우 강이안’으로 돌아가면 다시 미친 듯이 열광하면서 좋아해줄테니까-!”

 “치..”

 

 

  시아의 말에 살짝 마음이 서운해진 이안은 그저 벽면을 가득 채운 사진들에 다시 시선을 돌릴 뿐이다. ‘인간 강이안’이 아닌 ‘배우 강이안’이 있는 사진들 속에..

 

 

 

 ***

 

 

 

 “형!!”

 

 

  휴가에서 돌아온 이안을 제일 먼저 반겨주는 건 역시 매니저 영수였다.

 

 

 “잘 지냈냐?”

 “그럼요! 형이 휴가 가는 바람에 저도 휴가 다녀왔죠-”

 

 

  눈을 찡긋거리는 영수의 행동이 예전과 다름없다는 생각에 피식-하고 웃음이 나온 이안이었다.

 

 

 “형은 얼굴 좋아보이네요!”

 “그래?”

 “네! 훨~씬 좋아보여요! 역시.. 대표님의 판단은 틀리지 않았어요!”

 

 

  존경스럽다는 눈빛으로 ‘대표’의 이야기를 하는 영수를 본 이안은 동조할 수 밖에 없다는 듯 조심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건 그렇고, 첫 스케줄은 뭐냐?”

 “아, 첫 번째 스케줄은요-”

 “아.. 그 전에 대표님 먼저 뵙고 올게-”

 “네- 다녀오세요-”

 

 

 

  ‘똑똑-’

 대표의 방문을 두드리는 이안.

 

 

 “네, 들어오세요.”

 “안녕하십니까.”

 “어, 이안아! 돌아왔구나! 잘 쉬다 왔니?”

 

 

  반갑게 이안을 맞이하는 대표, 김청란. 그녀의 환대를 받으며 사무실 안으로 들어가려던 이안의 발걸음이 순간 멈췄다. 사무실 안 의자에 앉아 있던 어떤 인물에 의해..

 

 

 “오빠, 오랜만이야.”

 

 

  이안을 ‘오빠’ 부르며 자리에서 일어나 이안과 마주 서는, 이안과 같은 소속사에 있는 가수이자 대표 김청란의 딸 ‘이슬하’이였다. 슬하와 마주하자 순간적으로 몸이 굳어진 것을 느낀 이안은 재빨리 슬하에게서 시선을 떼고 대표에게 말을 건넸다.

 

 

 “감사했습니다. 덕분에 잘 쉬고 왔어요.”

 “감사는 무슨. 소속 연예인의 컨디션 조절을 위해서라면 당연한 일이었는데 뭐. 그 연예인이 이안이 너라면 더더욱?”

 

 

  이렇게 이야기하며 나이에 맞지 않는 새침한 웃음을 보이는 청란. 이안도 그녀에게 맞춰 어색한 웃음을 지었으나 슬하에게는 시선을 주지 않았다.

 

 

 “두 분 대화 중이었던 것 같은데,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스케줄도 있고 해서요.”

 “아, 별 내용 아니었는데.. 그리고 어차피 한솥밥 먹는 식구인데, 뭐 상관있나- 그 이상의 사이가 될지도 모르는데.. 안 그래?”

 

 

  슬하를 보며 눈을 찡긋-하는 청란. 하지만 슬하는 별다른 반응이 없다.

 

 

 “아.. 네..”

 “그래도 스케줄이 있다니 어서 가야지-”

 

 

  조금은 아쉬워하는 청란의 반응을 뒤로 하고 슬하와 잠깐의 눈인사를 한 후 이안은 그곳을 빠져나왔다.

 

 

 

  “오빠!”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고 기다리고 있던 이안을 불러 세운 건 슬하였다.

 

 

 “......”

 “오빠.”

 

 

  슬하의 부름에 대답도 하지 않고 뒤도 돌아보지 않는 이안.

 

 

 “오빠.. 왜 자꾸 나 피해..?”

 

 

  슬하의 말에 아무런 대답도 할 수 없이 가만히 그 자리에 서 있기만 하는 이안.

 

 

 “휴가 간 것도 설마.. 나 때문은 아니지.?”

 

 

  여전히 슬하를 등지고만 있는 이안.

 

 

 “오빠..”

 

 

  조금은 애절해진 슬하의 부름에 무언가를 결심한 듯 몸을 돌려 슬하를 마주했다.

 

 

 “피하기는 누가 널 피해.. 그냥 몸이 힘들었을 뿐이야. 그리고 휴가는 대표님이 보내주신 거고..”

 “설마 그 일 때문이라면.. 내가 다시 엄마한테 이야기해볼게.. 오빠 자꾸 곤란하게 만드는 거.. 나도 싫으니까..”

 “......”

 “그리고.. 내 진심도 그게 아니니까..”

 

 

  고개를 떨구며 이야기하는 슬하의 모습이 더 이상 마주하기 힘들어진 이안은

 

 

 “늦었다. 난 이만 가볼게. 대표님이랑 이야기하다가 나온 거 아니야? 어서 다시 올라가봐.”

 

 

  라고 말했고, 마침 도착한 엘리베이터에 급하게 몸을 실었다.

 

 

 “금방 왔네요? 대표님 못 만났어요?”

 “아니, 만났어.”

 “별 다른 말씀 안하셨나봐요? 형 만났다고 또 신나셔서 1시간은 붙잡아두실 줄 알았는데..”

 “그 애가 있어서 그랬을거야..”

 “네?”

 

 

  영수가 들리지 않을 만큼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린 이안.

 

 

 “아, 아니야- 가자.. 스케줄 늦겠다..”

 “네!!”

 

 

  일상으로 돌아온 이안은 여느 때처럼 스케줄을 챙기며 다시 자신의 현실로 돌아가려 했다. 이안의 첫 스케줄은 광고지면촬영. 그리고 그곳에서 한 사람과 마주치게 됐다.

 

 

 “휴가 갔다더니 돌아왔냐?”

 

 

  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시선을 돌린 이안은 자신에게 질문 아닌 질문을 던지는 사람에게 시선을 고정했다.

 

 

 “내가 없는 사이에 광고 하나 더 땄다던데.. 대단하다?”

 “내가 뭘-”

 

 

  속을 알 수 없는 미소를 짓던 상대방이 이내 표정을 바꾸고는 장난꾸러기처럼 이안에게 다가와 그를 꼭 껴안았다.

 

 

 “보고싶었다! 강이안!”

 

 

  그의 행동에 등을 토닥이며 이안 역시 기분 좋은 웃음을 지었다.

 

 

 “이 자식이 징그럽게 왜 이래?”

 

 

  호탕하게 웃는 둘의 모습에 촬영장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 취해갔다. 이안에게 장난스럽게 다가온 이 사람의 이름은 한은성. 이안과 마찬가지로 ‘배우’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다. 이안과 라이벌이기도 하지만 어릴 적부터 알아 온, 이안의 둘도 없는 친구이기도 했다.

 

 

 “근데 갑자기 웬 휴가였데?”

 

 

  잠깐의 휴식 시간. 나란히 앉은 이안에게 은성은 궁금했던 ‘이안의 휴가’에 대해 물어보았다.

 

 

 “글쎄.. 왜 였을 것 같냐..?”

 “에이- 내가 그걸 알면 이렇게 있겠.......”

 

 

  갑자기 무언가 떠오른 듯 표정이 굳어가며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하는 은성. 이안은 은성의 표정이 굳어가는 이유를 알겠다는 듯 고개를 숙이고는 작게 서글픈 미소를 터뜨렸다.

 

 

 “그 이유에.. 나도 있는거지..?”

 “......”

 “역시.. 넌 거짓말을 못해-”

 “......”

 “그래서 말인데.. 나 계속 생각해봤거든..? 아무래도 나.. 슬하가 아니면 안 될 것 같아...”

 

 

  그 말에 놀란 듯 은성을 바라보는 이안.

 

 

 “뭐.. 물론 힘들겠지.. 힘들거야.. 우리 아버지.. 슬하네 어머니.. 서로 마주치는 건 물론이고, 지나온 길도 가지 않으려는 사이 아니냐.. 그런 부모님들 허락 받아 내는 게 쉽지는 않겠지.. 그래도 어떡하냐.. 우리 둘이 서로가 아니면 안 되겠는데..”

 

 

  라고 이야기하며 더 서글픈 미소를 짓는 은성. 그런 은성의 어깨에 말없이 손을 올리는 이안. 자신의 어깨에 올라온 이안의 손을 보고 다시 미소를 짓는 은성이었다.

 

 

 “도와줄게- 내가 도울 수 있는 최대로-”

 

 

  자신의 어깨에 올려진 이안의 손을 꼭 잡는 은성. 그리고는 환한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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