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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황후귀환 : 미친 황후가 돌아왔다.
작가 : 회색수달
작품등록일 : 2022.2.27

"이젠 그만 나를 놓아줘." 버둥 거리는 내 발을 보며 평생을 함께한 남편이 한 말은 자기를 놓아달라는 것이었다. 그것으로 모자라 그는 나를 죽였다. 다시 깨어나 보니 어느 영애의 몸. 신이 내 마지막 기도를 들어준 것이 분명하다. 난 새로 얻게 된 이 삶으로 나를 죽인 이들에게 복수할 것이다.

 
20. 좋아하는 사람
작성일 : 22-02-27 23:50     조회 : 208     추천 : 0     분량 : 3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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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0화

 

 엘렌시점

 

 등 뒤에서 가느다란 목소리가 들렸다.

 

 그가 부른 것은 내 이름이 분명했다.

 

 돌아본 곳에는 싱긋 웃고 있는 청년이 있었다.

 

 키가 그리 크지 않았지만 얼굴은 제법 훈훈한 것이 퍽 봐 줄만 했다.

 

 “여어, 엘레오노르!”

 

 다만, 모기가 윙윙거리듯이 가느다란 목소리가 그의 얼굴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았지만.

 

 위 아래로 훑어보니 청년은 관리사 슈트를 입고도 자신의 모습을 열심히 뽐내고 있었다.

 

 머리에 쓴 초록색 모자는 푸른 그의 눈동자와 잘 어울렸다.

 

 특히 모자 끝에 매달려 있는 물총새의 깃털은 그가 멋 부리는 것을 좋아하는 멋쟁이라는 것을 충분히 말해주고 있었다.

 

 게다가 손에 낀 장갑은 수도인 필레네에서 유행했던 표범무늬가 장식된 사슴가죽이었다.

 

 이곳은 수도와 제법 떨어진 만큼 유행도 뒤늦게 찾아올 것이다.

 

 이 모든 것을 종합해 본다면, 저 청년은 유행을 따라가기 위해 노력하는 젊은이가 틀림없어 보였다.

 

 그래, 저 정도의 멋쟁이라면 사교계에서도 제법 인기가 있을 법했다.

 

 아마 남자를 잘 모르는 영애들이 파티에서 그를 봤다면.

 

 그랬다면 커다란 부채 너머로 그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했을 지도 모를 것이다.

 

 하지만 나는 아니지.

 

 청년의 그 번지르르한 모습 어딘가로 불량한 끼가 느껴졌기 때문이다.

 

 흡사 저어기 멀리 황궁에 있을 샤를처럼.

 

 그러고 보면 샤를도 제법 미끈한, 아니 꽤 잘생길 얼굴이었다.

 

 키는 저 치보다 훨씬 컸다.

 

 그래서 늘 나를 내려다 보기 일쑤였지.

 

 거기다 목소리도 저렇게 낑낑거리지 않았다.

 

 아니, 꽤 들어 줄만 했다.

 

 거기다 '황제', 그 이전에는 '황태자'라는 배경까지 있으니 여자들이 그를 보면 몸둘 바를 모르고 달려드는 육탄전을 선보였지.

 

 황후였던, 황태자비였던 시절 그런 것을 본 것이 한 두번이 아니었다.

 

 그럴 때마다 속상한 눈빛을 보이면 샤를은 싱긋 웃으며 “이 인기는 나 조차도 어쩔 수 없는 걸”이라는 말 같지 않은 소리를 하며 우쭐해 하곤 했다.

 

 캬아, 그 뒤에 숨겨진 어두운 모습이 있다는 것을 뒤는게 알았지만.

 

 어쨌든 샤를은 외모가 참..

 

 아니, 아니지. 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거람.

 

 (( 이제와서 생각해보면 꽤 양아치 스러운 구석도 있었 ))

 

 한창 샤를에 대한 생각에 빠졌다 깨어나자 청년이 입에 물고 있던 나뭇잎파리를 빙빙 돌리며 다가오고 있었다.

 

 “그래, 엘레오노르. 네가 아프다는 소식은 들었어. 그 이야기에 어찌나 내 마음이 아프던지.”

 

 양 손을 가슴팍에 올린 청년이 한껏 인상을 찡그렸다.

 

 “이봐, 장. 엘레오노르를 알아?”

 

 누군가 그에게 물어왔다.

 

 아하! 그의 이름은 장이로군.

 

 “그럼요. 우린…”

 

 나를 그윽하게 바라본 장이 한쪽 눈을 찡긋해 보였다.

 

 “우린 친구거든요. 아주 오랜만에 보니 반가워서요.”

 

 “허허, 그럼 두 친구가 먼저 인사하도록 해. 우린 차차 인사하며 알아가도록 하지.”

 

 내게 손을 흔들어 보인 관리사들이 점차 멀어져갔다.

 

 하지만 장 만큼은 내게서 떨어지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거리를 좁혀 더욱 가까워졌다.

 

 “엘레오노르! 내가 너를 얼마나 걱정 했는 줄 아니? 하지만 이렇게 정신을 차린 것을 보니!”

 

 여전히 가슴깨에 올려놓았던 손을 뻗어 이번에는 하늘을 향해 가리키더니 이내 내 어깨에 턱 하니 손을 올려놓았다.

 

 “역시 신이 엘레오노르를, 아니 이 몽타르도를 버리지 않았어!”

 

 유들유들 한 그 모습은 흡사 광대의 그것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물씬 들었다.

 

 아니, 궁정 광대들도 저렇게 유들유들 하지는 못하리라.

 

 장이라는 이 청년은 이 마사가 아니라 연극 판이어야 할 것 같다.

 

 “으, 윽, 흐, 흐, 흐…”

 

 아랫입술을 꽉 깨물어 웃음이 터져 나오려는 것을 막아 보았지만, 입술사이로 새어나오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안되겠다. 박수라도 쳐 줄 요량이었다.

 

 “엘렌!”

 

 언제 나타난 것인지 쩌렁쩌렁한 목소리의 아델린이 콧김을 씩씩 내뿜고 있었다.

 

 블랭스가 옆에 서 있었다면, 퍽 잘 어울리는 한 쌍 처럼 보일 정도였다.

 

 쿵쿵거리는 소리까지 내며 다가온 아델린이 청년의 손을 거칠게 휙 떼어냈다.

 

 “이런 불결한 녀석과는 인사조차 할 필요도 없어!”

 

 그리고는 보란듯이 내 손을 잡아 끌었다.

 

 “엘레오노르! 우리 앞으로 자주 보자!”

 

 멀리서 메아리치는 청년의 목소리가 모기 소리처럼 윙윙거리더니 이내 잦아들었다.

 

 * * *

 

 늘 웃음을 띄던 아델린의 얼굴은 어쩐 일인지 지나치게 어두웠다.

 

 쉽사리 말을 걸기 어려울 정도였다.

 

 한참 눈치를 보던 엘렌이 조심스럽게 입을 뗐다.

 

 “아델린? 장이 누구야?”

 

 퍽퍽 거리며 땅을 차듯 걷던 아델린이 우뚝 걸음을 멈춰섰다.

 

 그리고는 갑작스럽게 몸을 휙 돌렸다.

 

 그 바람에 엘렌의 몸이 휘청거렸다.

 

 그녀의 어깨를 붙잡고 선 아델린이 이를 악 물었다.

 

 “엘렌 저런 녀석은 알 필요 없어! 몰라도 돼!”

 

 아델린의 눈동자가 쉼없이 흔들렸다.

 

 조금전과 마찬가지로 거칠게 고개를 휙 돌려버린 아델린이 발걸음을 재촉했다.

 

 하지만 이번에 꿈쩍도 하지 않는 것은 엘렌이었다.

 

 그 탓에 아델린의 손에 붙들려 있던 엘렌의 손이 들어올려졌다.

 

 이번에 붙잡힌 것은 아델린이었다.

 

 “아니. 아델린. 나는 알아야겠어. 장이 누구야?”

 

 엘렌의 눈빛은 단호했고, 목소리는 분명했다.

 

 반짝이는 눈빛에는 대답을 듣고야 말겠다는 굳은 의지가 엿보였다.

 

 짙은 엘렌의 눈빛을 피해 요리조리 눈동자를 굴리던 아델린이 시선을 멀리 떨어뜨렸다.

 

 “아델린. 나와 장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응? 이야기 해줘.”

 

 화들짝 놀란 아델린이 엘렌을 바라봤다.

 

 맑은 두 눈동자가 조금전과는 다른 의미로 격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아델린. 내 일이잖아. 내가 알아야 너 없이도 잘 대처할 수 있지. 응?”

 

 엘렌의 은근한 말을 이길 수 없었다.

 

 도록도록 눈알을 굴리던 아델린이 몇 번인가 입을 오물거렸다.

 

 미소짓고 있지만, 여전히 저를 쳐다보는 엘렌의 시선이 따갑게 느껴졌다.

 

 망설이던 아델린의 어깨를 축 늘어졌다.

 

 결국 그 수에 말려들고 말았다.

 

 엘렌이 이겼다.

 

 “장은.”

 

 이름만 내뱉은 아델린이 뜸을 들였다.

 

 그 모습을 따라 엘렌도 침을 꿀꺽 삼켰다.

 

 “장은 너를 좋아했던 남자들 중 하나였어.”

 

 “응?”

 

 아델린의 입에서 나온 말에 엘렌의 눈이 동그래졌다.

 

 잠깐의 정적이 흘렀다.

 

 이것은 그야말로 생각지도, 상상도 못하던 이야기였다.

 

 한참을 눈만 크게 뜨고 엘렌은 더듬거리기만 할 뿐 제대로 된 문장을 이어나가지 못했다.

 

 이야기가 워낙 엉뚱한 곳으로 튀어버린 탓이었다.

 

 “아델린. 그가 정말 나를 좋아했던 것이 맞아? 그러기엔 너무 방정 맞았는 걸?”

 

 최후의 물음에도 아델린의 대답은 변함이 없었다.

 

 “응. 장은 너를 좋아했어. 매일 아침 집 앞에 꽃을 가져다 놓을 정도로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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