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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바르한 연대기
작가 : 아노락
작품등록일 : 2022.2.13

대자연 '마테르'를 섬기며 그들만의 문화와 전통을 지키는 율타족.
그러나 거대 제국의 등장으로 부족은 존망의 위기에 휩싸인다.
족장의 아들로 태어난 바르한, 그는 거대한 힘 앞에 어떻게 맞설 것이며 어떤 꿈을 꾸고 이뤄낼 것인가...!

 
15화
작성일 : 22-02-27 23:26     조회 : 209     추천 : 0     분량 : 5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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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르한! 오늘 뭐해?”

 오늘 하루 업무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포세가 바르한을 붙잡았다.

 “지금 숙소로 가고 있지 않은가.”

 “아니, 가서 뭐 할거냐고!”

 답답해하는 포세.

 “늘 하던 걸 하겠지.”

 “으휴, 물어본 내가 바보지. 따라와!”

 포세는 바르한을 끌고 다른 샛길로 몰래 빠져나갔다.

 어두컴컴한 골목길을 헤치고 가다보니 어느 순간 환한 골목이 드러났다.

 “여기는 와 본 적 없지?”

 길가에는 음식점들과 다양한 상점들이 즐비해 있었다.

 “일단 이 망토부터 둘러. 너는 제국사람들과 달라서 너무 눈에 띄니까.”

 바르한은 포세에게 건네받은 망토를 입어 얼굴을 가렸다.

 “고맙다.”

 거리에서는 포세의 후각을 자극하는 갖가지 맛있는 음식 냄새가 퍼져 있었다.

 “스읍... 배고프다! 바르한 맛있는 거 먹으러 가자!”

 

 턱! 턱!

 

 “특제비빔고기국수 나왔습니다! 맛있게 드십시오!”

 곧이어 두 사람의 식탁 위로 음식이 나왔고 포세는 허겁지겁 음식을 먹어댔다.

 그러나 바르한은 음식에 손을 대지 않은 채 앉아만 일을 뿐이었다.

 “바르한 왜 그래? 혹시 음식이 맘에 들지 않아서 그래? 이거 엄청 맛있는 거야!”

 “그게 아니야. 나는 이렇게 여유나 즐기고 있을 데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는 여유나 부리다가는 부족의 복수, 마테르의 복수를 이뤄내지 못하고 해이해질까봐 조심스러웠다.

 뭔가 그의 복잡한 심정을 포세는 재빠르게 눈치를 챘다.

 “바르한, 여기 피르오비아 제국에 있는 모든 노예들 중에 사연 없는 이는 하나도 없어. 네게 말 못할 사정이 있겠지만 나 역시도 이곳으로 오기까지 말 못할 여러 복잡한 사정들이 있어. 그런데 말이야 이럴 때일수록 이런 시간이 필요하더라. 너무 자신을 다그치다 보면 무너지는 자신을 보지 못할 수도 있거든.”

 

 포세의 진심어린 말에 바르한의 차갑던 마음이 조금은 흔들렸다.

 “그리고 말이야 이 특제비빔고기국수 생각보다 많이 비싸거든... 네가 안 먹는다고 해도 환불은 안 된다고...”

  귓속말로 속삭이는 포세의 장난에 바르한은 마음의 문을 더 열게 되었다.

 “알겠어, 포세. 남기지 않고 다 먹을 테니까 걱정 말라고.”

 “그래그래.”

 바르한은 드디어 음식을 먹기 시작했고 포세는 기분이 좋은 듯 연신 방긋거리면서 바르한을 쳐다봤다.

 “왜 자꾸 힐끔거리는 거야. 뭐라도 묻었어?”

 “친구가 생긴 거 같아서 말이야.”

 “친구라...”

 바르한은 고향 땅에서 함께 뛰어다니던 듀프레가 문득 생각났다.

 ‘듀프레 녀석, 보고 싶네...’

 그는 이제는 볼 수 없는 오랜 단짝 친구를 기억하며 추억에 잠시 젖었다.

 둘은 오랜만에 맛있는 음식을 먹고는 기분 좋게 다시 숙소로 발걸음을 옮겼다.

 평소도 말이 많은 포세는 바르한의 옆에서 연신 입을 쉬지 않고 조잘거렸다.

 “잠깐.”

 “왜 그래, 바르한?”

 바르한은 아까부터 누군가가 몰래 자신들을 지켜보고 있음을 눈치챘다.

 “그만 모습을 드러내지.”

 “응?”

 포세는 여전히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

 “거친 야만인이라서 그런가? 생각보다 감각이 예민하네.”

 으슥한 골목에서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는 칼리반.

 그는 자신의 무리를 이끌고 좁은 길목에서 바르한과 포세를 앞뒤로 포위했다.

 “일전에 내가 경고하지 않았던가? 후회하게 될 거라고.”

 비열하게 웃으며 칼리반은 바르한을 조롱했다.

 “네놈이 도통 저택 밖으로 나서질 않아서 손봐주기가 복잡했는데 이렇게 알아서 나와 주니 좋구만.”

 “어떡해 바르한.... 괜히 나 때문에...”

 자신이 바르한을 데리곤 나온 탓에 바르한이 곤경에 빠졌다고 생각하는 포세는 미안함과 걱정에 발을 동동 굴렀다.

 “너는 잘못 없어. 저들이 문제인 것이니까.”

 바르한은 고민했다.

 아직은 좀 더 자신의 무력을 숨기고 싶었던 그는 도망치면 그만이었지만 옆에 있는 포세를 데리고 가기 위해서는 저항 없이 이곳을 빠져나가기란 어려워 보였다.

 “나는 당신들과 싸우고 싶지 않다.”

 “그래? 나는 싸우고 싶은데. 도망갈 생각은 하지 마. 또 쫓아가면 그만이니까 말이야. 크흐흐.”

 그들과의 충돌을 더 이상 피할 수는 없었다.

 “선택은 당신들이 한 거야. 이제는 후회해도 소용없어.”

 “저 야만인 새끼가 지금 뭐라는 거냐?”

 “대장, 우리보고 후회해도 소용 없다는데요?”

 칼리반의 무리는 낄낄거리며 웃어댔다.

 그러나 그 웃음은 순식간에 비명으로 변했다.

 “어?”

 무리 중 하나가 고개를 뒤로 돌려 같이 온 이들과 낄낄거리다가 순간 오싹함을 느꼈다.

 그는 다시 고개를 뒤로 돌렸을 때는 이미 자신의 몸이 공중에 붕 뜬 상태였다.

 “어어...!”

 쿵!

 바르한에게 배를 가격당한 그는 무리가 있는 뒤로 붕 떠서 날아가 무리의 다른 이들과 부딪혔다.

 외마디 비명과 함께 기절한 부하를 본 칼리반은 외쳤다.

 “뭐해! 저놈이 더 이상 나대기 전에 빨리 처리해!”

 그의 말에 일제히 수하들은 검을 빼 들고 바르한을 향해 달려들었다.

 “어린놈이 감히!”

 “야만인 주제에! 노예라고 다 같은 노예인 줄 알아?”

 검을 들고 덤벼든 녀석들은 그래도 지하투기장에서 나름 이름을 날리는 검사들이었다.

 허나 상대는 율타족의 어린 전사 바르한.

 부족 최연소 기록을 갈아치우면서 위험한 대형마물조차 손쉽게 사냥하던 그에게는 감흥거리조차 안되는 수준의 상대들이었다.

 바르한의 가벼운 손짓에 추풍낙엽처럼 쓰러지는 칼리반의 수하들.

 어느 새 칼리반의 주변에는 쓰러진 그의 부하들만이 가득했다.

 그러나 오히려 칼리반은 쓰러진 자신의 부하들 따위는 상관없다는 듯이 내버려둔 채 바르한의 무력에 감탄하고 있었다.

 “네 놈 생각보다 훨씬 강하잖아! 금화 마흔 닢을 주고 데려올 가치가 있었군!”

 그는 머리를 굴렸다.

 “보아하니 포세 저놈을 제법 아끼는 거 같은데 네 녀석이 너는 지킬 수 있더라도 쟤를 우리 전부로부터 끝까지 지켜줄 수 있을 거 같냐? 옆에 없을 때에도?”

 바르한이 제일 거슬리는 부분인 포세의 안전을 걸고 넘어졌다.

 “내가 지금 여기서 당신을 죽인다면?”

 바르한은 바닥에 널브러진 검들 중 하나를 집어 들었다.

 “날 죽인다면 황가의 재산을 훼손한 혐의로 제국의 병사들에게 죽을 때까지 평생 쫓기게 되겠지.”

 역전된 상황에 칼리반은 승리의 미소를 지었다.

 “당신 말을 따를 테니 포세는 건드리지 마라.”

 “그럼, 차기 지하투기장의 왕이 될 검사님의 부탁인걸.”

 바르한은 일단 칼리반과 함께 지하투기장에 따라 가보기로 결정했다.

 “바르한... 나 때문이라면 그럴 필요 없어.”

 불안해하는 포세를 본 바르한은 오히려 포세를 안심시켰다.

 “걱정 마, 포세.”

 바르한은 담담한 표정으로 칼리반의 뒤를 따랐다.

 

 덜컹!

 

 칼리반의 등장에 입구를 지키는 문지기들이 굳게 닫힌 문을 열어젖혔다.

 불빛 하나 없을 지하는 환하게 빛나고 있었고 그 안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가득 채운 채로 무언가에 열광하고 있었다.

 지하투기장 중심에는 검사들이 생사를 걸고 싸우는 커다란 무대가 있었고 그 안에서는 두 검사가 피를 흘리면서 치열하게 싸워나갔다.

 어느 하나가 죽어나가도록 치고 박고 베어나가는 결투는 보는 이들로 하여끔 피를 끓어오르게 만들었다.

 “직접 본 소감이 어때? 이곳이 내가 자랑하는 우리 제국의 지하투기장이야!”

 칼리반은 자신의 영역에 들어서자 바르한에게 이것저것을 소개하면서 그의 환심을 사려 했다.

 “이 지하투기장에서 왕이 된다면 그 검사는 노예로서는 지금껏 쳐다 본 적도 없는 막대한 부를 얻을 수 있게 되지!”

 여전히 바르한은 묵묵히 바라만 볼 뿐이었다.

 ‘그래, 그렇게 입을 다물어도 좋다. 네놈이 지금의 왕만 꺾어준다면야...’

 칼리반은 어쩌면 지하투기장에 새로운 바람이 불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바르한을 적극적으로 무대 위로 나서게 했다.

 “그럼 이제 약속대로 무대로 나서야지?”

 무대에는 벌써 바르한을 상대하기 위한 노예 검사가 자리하고 있었다.

 ‘전사의 명예도 모르는 이들과 생사를 건 사투라... ’

 지금껏 돈과 쾌락을 위한 수단으로 맘베리를 휘둘러 본 적 없던 바르한은 기분이 썩 좋지만은 않았다.

 “약속을 지킬 테니 너도 약속을 지켜라.”

 “물론이고말고.”

 싸우기 전 관중들의 호응을 끌어올리기 위해 진행자가 두 사람을 소개하기 시작했다.

 “잔혹과 무자비함의 대명사이자 현 지하투기장 무패의 왕 카립톤!”

 관중들의 열렬한 함성과 함께 거대한 대검을 든 거구의 체격을 가진 중년의 남성이 무대 위로 올랐다.

 “그런 왕에게 맞서는 전사, 저 멀리 남대륙에서 건너온 미지의 야만인 바르한!”

 사람들은 처음보는 인종의 등장에 의구심이 들었다.

 과연 저 야만인이 강력한 검사인 카립톤에 맞설지조차 믿음이 들지 않았다.

 두 사람은 무대에 서서 서로를 쳐다봤다.

 “아직 다 크지도 않은 어린 놈이잖아. 나보고 꼬마 야만인이랑 싸우라고?”

 바르한을 우습게 본 카립톤은 단단히 화가 났는지 당장이라도 바르한을 죽이려는 기세로 노려봤다.

 그에 반면, 바르한은 너무도 담담했다.

 거대한 대검을 든 카립톤과 달리 바르한은 맨손으로 올랐다.

 “나는 전사의 명예를 모르는 자에게 검을 맞대지 않는다.”

 “멍청한 놈. 시작과 동시에 반토막을 내주지.”

 그렇게 진행자는 무대 아래로 내려가고 심판조차 없는 결투의 종이 울렸다.

 땡-!

  종이 울림과 동시에 카립톤이 휘두른 대검이 바르한의 머리를 향해 뻗어갔다.

 엄청난 충격과 함께 대검은 무대바닥을 강타했다.

 카립톤의 의도대로라면 그대로 바르한이 반토막이 나야 되는 상황.

 그러나 카립톤은 자신의 시야에서 바르한을 놓쳤다.

 바르한은 대검을 가볍게 피해 어느새 카립톤의 뒤에 가 있었다.

 “이익! 죽어!”

 바닥에 끌리는 대검을 그대로 가로 방향으로 휘둘러 바르한의 몸통을 베려고 했던 카립톤.

 이번에도 카립톤의 대검을 유유히 피하는 바르한.

 “쥐새끼처럼 도망 하난 잘 치는구나! 언제까지 피하나 보자!”

 거침없이 카립톤이 휘두르는 대검의 여파는 무대 위에서 바람을 일으킬 정도였다.

 그 속에서도 대검은 바르한을 아슬아슬하게 빗겨갔다.

 ‘이런 젠장!’

 무자비하게 휘둘러지던 대검은 어느새 속도가 느려지기 시작했고 카립톤은 지쳐 숨을 헐떡였다.

 “그렇게 무거우면 대검을 쓰지 말아야지.”

 바르한은 무거워 더 이상 들지 못하고 바닥에 끌고 있는 카립톤의 대검을 지그시 눌러 밟았다.

 “감히 날 갖고 놀아?”

 카립톤은 대검을 있는 힘껏 들어올리려 했지만 바르한이 누르고 있는 힘에 꼼짝도 하지 않는 탓에 도저히 들어올리지 못했다.

 ‘이... 이럴 수가... 저런 어린 놈이 나보다 월등히 힘이 세다고?’

 무대를 지켜보는 관객들은 흥미진진한 결투에 호응했고 어느새 바르한을 외쳐댔다.

 “야만인!”

 “바르한!”

 “야만인!”

 결투를 빨리 끝내기 위해 바르한은 주먹을 내질러 카립톤을 기절시켰다.

 바닥에 쓰러진 카립톤을 두고는 관중들이 야유와 죽이라는 소리를 질러댔다.

 “야이 새끼야! 내가 너한테 건 돈이 얼마인데!”

 “죽여라! 죽여라! 죽여라!”

 그러나 그따위 놀음에 어울려줄 바르한이 아니었다.

 그는 묵묵히 무대 아래로 내려왔다.

 그리고 칼리반에게 말했다.

 “나는 죽이겠다는 약속은 한 적 없다. 그리고 이 번이 마지막이 되어야 할 거다.”

 그렇게 바르한은 담담히 지하투기장을 벗어났다.

 그리고 세인트 가문의 장자이자 망나니라 불리는 윌리엄이 모든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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