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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바르한 연대기
작가 : 아노락
작품등록일 : 2022.2.13

대자연 '마테르'를 섬기며 그들만의 문화와 전통을 지키는 율타족.
그러나 거대 제국의 등장으로 부족은 존망의 위기에 휩싸인다.
족장의 아들로 태어난 바르한, 그는 거대한 힘 앞에 어떻게 맞설 것이며 어떤 꿈을 꾸고 이뤄낼 것인가...!

 
14화
작성일 : 22-02-27 19:35     조회 : 236     추천 : 0     분량 : 5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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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은 샤이트 제국과 피르오비아 제국간의 영토분쟁으로 두 나라는 외교적 관계가 좋지 않았다.

 다만 두 나라 사이를 오가는 상인들은 여전히 많았다.

 두 제국 모두 자원이 풍부하고 부유한 국가였기에 두 제국의 분쟁으로 한 쪽의 거래를 끊을 수는 없었다.

 때문에 노예상인은 샤이트 제국에서 피르오비아 제국으로 안전하게 들어가기 위해서 서남쪽 부근을 멀리 돌아서 국경을 넘어가야만 했다.

 꽤 긴 거리를 걸어가야 했던 바르한은 지나가는 모든 장소가 새롭고 낯설기만 했다.

 ‘도대체 제국이란 것은 얼마나 거대하고 발전되어 있는 걸까...’

 중앙대륙은 마테르의 대지가 있는 남대륙과는 비교도 될 수 없을 만큼 거대한 영토를 가지고 있었다.

 당연히 인구도 훨씬 많았는데 가는 도중 몇몇 도시들을 통과하면서 바르한은 하나하나 눈에 새겨넣었다.

 제국이라는 개념을 몰랐던 그는 무엇보다 적국의 문화를 아는 것이 우선이라고 판단했다.

 특히 작은 금색빛의 돌을 건네주면 다른 물건을 넘겨주는 사람들의 모습에 그저 신기할 따름이었다.

 ‘저건 도대체 뭐길래 모든 제국의 사람들이 사용하는 거지?’

 돈의 개념을 알 리가 없었던 바르한은 금화를 보며 금색빛의 돌이라고만 생각할 뿐이었다.

 마테르의 대지에서 살아가는 부족들에게는 돈이라는 개념이 정착되어 있지 않았다.

 모든 것은 부족의 재산이며 서로가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주고 나눠주는 것이 마테르의 율법이었다.

 바르한이 이전에 살아온 곳은 항상 배부르지는 않았지만 배를 곯는 이는 없었고 무기력하게 치료받지 못해 죽어가는 이도 없는 곳이었다.

 그러나 제국이라는 거대한 국가는 바르한이 바라보기에 그렇지 않아 보였다.

 다만 제국에는 이제껏 바르한이 보지 못한 것들이 넘쳐났다.

 형형색색의 옷을 걸친 사람들과 높게 쌓은 성벽, 새로운 동물들이 있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놀라웠던 것은 바로 계급제도였다.

 그들은 옷이나 형색에 따라 사람을 대하는 예우나 태도가 완전히 달랐다.

 한 거리에서는 행색이 남루한 사람들이 뭔가를 두고 다투고 있었다.

 “야이 놈들아! 눈독 들이지 마라. 이건 내 거야!”

 “어이 형씨, 같은 처지끼리 나눠먹자고.”

 “뭐래! 내가 받은 거야. 내가 받은 거라고!”

 “나눠 쓰자니까!”

 거리 한복판에서 싸우는 이들은 길에서 빌어서 하루를 떼우는 거지들이었다.

 지나가던 한 나그네가 그들의 행색을 보고는 금화 한 닢을 던져주고는 사라졌고, 그 금화를 두고는 거지들끼리 다툼이 일어난 것이었다.

 “야 이 거지새끼들아, 저쪽으로 안 꺼져!”

 노예상인은 채찍을 소리를 질러 도로를 막고 있는 거지들을 쫓아냈다.

 “으휴... 저렇게 싸울 시간에 나가서 일을 할 것이지. 나처럼 성실히 일하면 얼마나 좋아.”

 바르한은 중앙대륙의 언어를 알아 들을 수는 없었지만 돈이라는 것이 얼마나 강력한 힘이 있는지를 간접적으로나 느낄 수 있었다.

 ‘참으로 보잘 것 없어보이지만 무서운 것이로구나.’

 제국의 것들은 지금까지 바르한이 살아왔던 환경과는 모든 것이 달랐기에 그가 이해하고 적응하기란 쉬워보이지가 않았다.

 그렇게 며칠 동안의 시간이 흘렀고 상인 행렬은 프리오비아 국경을 넘어 수도로 들어섰다.

 마침내 목적지에 도착한 수도 안에는 노예들이 즐비한 시장이 형성되어 있었다.

 남대륙뿐만 아니라 다른 대륙과 나라에서 끌려온 듯한 이들이 모여 거래되었다.

 “샤이트 제국에서 건너온 싱싱하고 어린 노예 있습니다! 팔다리 튼튼하고 건강합니다!”

 “여기 바다 건너 건너온 어린 야만인들도 있습니다! 힘이 좋고 훤칠하니 와서 한 번 둘러보십시오!”

 바르한을 끌고 온 노예상인은 자신의 상단에 자리를 잡더니 바르한을 앞세워 그의 몸값을 알렸다.

 위로 우뚝 솟은 강당 위로 바르한을 옮겨 세운 노예상인은 사람들을 불러 모았고 낯선 야만인의 등장에 시장은 호기심에 일렁였다.

 “오! 처음 보는 야만인인데? 어디서 데리고 온 거요?”

 노예를 둘러보러 온 한 늙은 부인이 노예상인에게 물었다.

 “예, 부인! 저기 배를 타고 남쪽으로 한참을 건너가 남대륙이라는 미지의 땅에서 데리고 온 새로운 놈입니다! 어디 이 놈이 마음에 드십니까요?”

 이때다 싶었는지 노예상인은 바르한의 몸을 툭툭 건드리며 부인의 환심을 사려 했다.

 “음, 안 그래도 젊은 몸종을 하나 들이려고 했는데 관심이 가네. 얼굴이나 몸도 아주 마음에 들고 말이야.”

 음흉한 눈빛으로 바르한을 훑는 늙은 부인은 값을 물었다.

 “얼마 정도 되지?”

 “예, 금화로 스무 닢 정도 됩니다!”

 “응? 무슨 놈의 노예가 다른 것들보다 두배가 더 비싸!”

 원래 피르오비아 제국에서 거래되는 노예들은 대체적으로 금화 열 닢이면 거래가 되었다.

 “부인, 저 먼 바다 건너서 여기까지 끌고 온 저희 수고비를 떼면 저희도 아무것도 안 남습니다.”

 “그건 그렇지. 음... 비싸긴 하지만 내가 무척 망음에 드니까 사기로 하겠네.”

 “아이고 부인 감사합니다!”

 늙은 부인은 주머니를 뒤적거리며 금화를 꺼내려 들었다.

 그 때였다.

 “저 노예 내가 사겠네.”

 한 사내가 번쩍 손을 들더니 강당 앞으로 다가왔다.

 그는 말라보였지만 키가 굉장히 컸고 눈에는 안경을 쓰고 있었다.

 “손님 죄송하지만 방금 이 부인께서 이놈을 먼저 사시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러자 사내는 대뜸 금화가 든 주머니를 들었다.

 절그럭 거리는 소리와 함께 노예상인의 손에 묵직한 주머니가 들렸다.

 ‘제법 묵직한데?’

 노예상인은 잠시 고민에 빠졌다.

 “부인이 내려던 값의 두 배, 금화 마흔 닢일세.”

 눈앞에서 맘에 드는 노예를 놓칠 위기인 늙은 부인은 노예상인에게 소리쳤다.

 “내가 먼저 사려고 했지 않았나! 나도 값을 후하게 쳐 줄 수 있네!”

 바르한을 두고 경쟁하는 늙은 부인과 사내를 두고 노예상인은 깊은 고민에 빠졌다.

 ‘이걸 어쩐다...’

 그러자 사내는 옆구리에서 어떤 독특한 문양이 그려진 명패를 꺼내들었다.

 “이... 이 문양은...! 아이고 귀빈을 알아보지 못한 제 불찰입니다!”

 깜짝 놀란 노예상인은 강당 위에서 납작 엎드려 그 명패를 든 사내에게 머리를 조아렸다.

 “아니... 이 문양은 세인트 후작가의 문장이잖아!”

 늙은 부인 역시도 단박에 알아차리는 문장은 수도에 사는 이들이라면 모를 수가 없는 세인트 후작가의 문장이었다.

 “이런... 소란스러워지기 전에 빨리 빠져나가자.”

 크게 소리를 지른 늙은 부인 때문에 일제히 사내 쪽으로 시선이 쏠렸다.

 사내는 밑의 다른 사람들을 시켜 바르한을 데리고 노예시장을 조용히 빠져나갔다.

 바르한은 다시 수도를 벗어나 영문 모를 거대한 성 안으로 들어갔다.

 이전 수도의 성벽도 높았지만 새로 들어온 성벽의 높이 역시 만만치 않았다.

 특히 들어선 초입부터 일사정연하게 훈련을 받고 있는 병사들의 모습이 보였다.

 바르한을 데리고 온 사내는 목적지에 도착하자 드디어 입을 열었다.

 “나는 칼리반이라고 한다. 세인트 후작가의 저택관리를 총괄하는 직책을 맡고 있지. 너는 이곳에서 나의 명령에 따라 가문의 귀족들께서 사용하실 저택을 성심성의껏 관리해야 할 것이야!“

 칼리반은 매섭게 바르한을 쳐다보며 기선제압을 하려 했다.

 사실 그 역시도 세인트 가문의 노예 신분이었다.

 다만 그가 가진 직책과 입김은 노예들로서는 얻기 어려운 것들이었다.

 그러나 중앙대륙의 언어로 말하는 칼리반의 ㅁ날을 바르한이 알아 들을 리가 없었다.

 “이런 멍청한 야만인 같으니라고! 어이 너! 옆에 따라다니면서 저 놈한테 우리말부터 가르쳐라.”

 그곳을 지나가던 한 노예가 때마침 칼리반의 눈에 들어왔다.

 “예...? 저 말씀이십니까?”

 “지금 내가 가리키는 손끝에 있는 놈이 너 말고 또 누가 있느냐!”

 “알... 알겠습니다, 칼리반 님.”

 그렇게 바르한 옆에 새로운 노예 한 명이 따라붙게 되었다.

 사실 칼리반이라는 자가 바르한을 노예 2명의 값을 주고 사들인 건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그러나 그 이유가 바르한을 위한 것은 아닌 게 분명했다.

 ‘저 놈 몸을 보니 보통 노예가 아니야. 분명 곧 있을 판에서 한탕 크게 벌 수 있겠어.’

 제국에는 거대한 투기장이 있다.

 지상에는 명예로운 기사들이 직위 상승을 위해 싸우고 지하에서는 노예들이 돈을 벌기 위해 싸우고 있었다.

 기사들의 투기장은 말 그대로 승패를 결정하는 전투였다.

 누군가가 죽는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그와 반대로 노예들의 투기장은 죽음이 오가는 생사의 결투를 하는 곳이었다.

 그로 인해 자극적인 결투를 구경하기 위해 관심을 가지는 귀족들도 있었다.

 물론 거기에는 세인트 후작의 망나니 아들도 포함되어 있었다.

 칼리반은 그 아들을 잘 알고 있었고 자신이 직접 뽑아온 노예들을 앞세워 지하투기장에 세우고 그의 체면을 치켜세워줌과 동시에 별도로 벌어들이는 돈도 상당했다.

 그는 다른 노예들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권력과 돈을 수중에 두고 있었다.

 낮에는 세인트 가문의 저택을 철저히 관리해 신임을 얻고 밤에는 지하세계에서 이름을 떨쳤다.

 그래서 그 사실을 알고 있는 노예들은 그를 더더욱 두려워 할 수밖에 없었다.

 “저 사람을 조심해. 자기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언제라도 해코지할 그런 위험한 인물이니까. 아 참! 말을 못 알아 듣는다고 했지?”

 바르한의 옆에 붙어 말을 거는 한 노예는 자기를 소개했다.

 “내 이름은 포세야. 포세라고 불러봐!”

 바르한은 그의 말을 따라 했다.

 “포...세...?”

 “그래, 포세! 생각보다 얘기가 잘 통하겠는데?”

 비슷한 또래로 보이는 포세는 갈색 눈동자와 얼굴에 박혀있는 작은 주근깨가 돋보였고 유독 왜소하고 마른 체격 때문에 바르한과는 더욱 비교되었다.

 “바르한, 내 이름은 바르한이다.”

 그렇게 노예가 된 바르한은 샤이트 제국을 향한 복수를 위해 현재 이곳에서 먼저 적응하기로 결심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틈틈이 말을 가르쳐 주는 포세 덕분에 중앙 대륙의 언어도 조금씩 알아들을 수 있게 되면서 이곳에서의 생활이 익숙해질 무렵, 드디어 칼리반이 바르한에게 접근했다.

 “이제 슬슬 네가 밥값을 할 때가 된 거 같구나.”

 한창 물을 길어나르는 바르한은 슬며시 나타난 칼리반의 말에 그들의 언어로 대답했다.

 “나는 이유 없는 전투를 하지 않는다.”

 그리고는 다시 물을 길어나르는 지게를 메고 자리를 떠나려 들었다.

 “내가 자네를 금화 마흔 닢을 주고 샀다는 사실을 앍고 있는 거겠지? 지금 그렇게 떠나면 나는 그 값을 다른 식으로라도 받아낼 거야.”

 칼리반은 바르한에게 대놓고 협박을 했다.

 허나 고작 협박 따위에 겁먹어 뒤로 물러설 발한이 아니었다.

 “나는 당신이 두렵지 않다. 값은 천천히 일해 갚겠다.”

 “노예가 금화 스무 닢을 벌어서 갚겠다고? 네 놈이 돈이라는 개념을 이해하지 못했나보구나. 노예는 평범하게 평생 일하면 절대 금화 스무 닢을 모을 수가 없다.”

 칼리반의 말은 사실이었다.

 “어떻게든 갚아내겠다. 몸으로 때워서라도. 단, 누군가에게 해를 가해서 갚을 수는 없다.”

 그렇게 바르한은 칼리반을 등지고 자리를 떠났다.

 “후회하게 될 텐데.”

 작은 목소리로 말하는 칼리반은 씨익 웃으며 기분 나쁜 표정으로 뭔가를 계획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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