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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황후귀환 : 미친 황후가 돌아왔다.
작가 : 회색수달
작품등록일 : 2022.2.27

"이젠 그만 나를 놓아줘." 버둥 거리는 내 발을 보며 평생을 함께한 남편이 한 말은 자기를 놓아달라는 것이었다. 그것으로 모자라 그는 나를 죽였다. 다시 깨어나 보니 어느 영애의 몸. 신이 내 마지막 기도를 들어준 것이 분명하다. 난 새로 얻게 된 이 삶으로 나를 죽인 이들에게 복수할 것이다.

 
14. 나를 위한 유혹
작성일 : 22-02-27 16:45     조회 : 214     추천 : 0     분량 : 48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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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 끝이 짜르르 했다.

 

 불에 데인 것 마냥 화끈 거리며, 무언가 손 끝에서 통통 튀는 느낌이 이어졌다.

 

 익숙한 감각이었다.

 

 처음 마법을 발현했던 순간이 떠올랐다.

 

 그때와 꼭 같은 느낌이었다.

 

 맞아! 그러고 보니 엘레오노르는 마법을 할 줄 알았어!

 

 크로이카의 황후가 지녀야 할 능력 중 첫번째는 마법력이었다.

 

 마법력을 지닌 황손을 뿌리는 것, 그것이 안되면 마법력을 지닌 외척을 두고 유사시에 마음껏 부리는 것이 크로이카의 목표였다.

 

 그랬기에 황후에게 마법력이 필수 덕목인 만큼 황후 후보에 오르려면 당연히 마법을 할 줄 알아야 했다.

 

 그 힘이 미미할지라도, 마법력을 지니고만 있다면 황궁에서 마법교수들에게 수업을 받으며 마법력을 키울 수 있었다.

 

 엘레오노르로 되살아난 이후로는 이 생활에 적응하는 것에 급급해 마법은 생각도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렇게 생각지도 못한 순간에 갑작스럽게 마법이 튀어나온 것이다.

 

 앞에서 뱅이 왕왕거리는 것도, 나를 둘러싼 사람들이 웅성거리는 것도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손바닥을 쫙 폈다.

 

 이 손으로. 그 때처럼 마법을 한다 이 말이지. 내가 다시 마법을 할 수 있게 됐다 이거지.

 

 음흉한 미소가 나도 모르게 입가에 자리 잡았다.

 

 “엘렌! 괜찮니?”

 

 누군가 어깨를 흔드는 바람에 혼자만의 세상에서 빠져나왔다.

 

 웅성거리던 주위는 어느새 고요했다.

 

 잔뜩 화가 난 채로 길길이 날뛰던 뱅도 고분고분해져서는 누군가의 눈치를 보고만 있었다.

 

 눈치를 보아하니 총 감독이라는 사람 같았다.

 

 서글서글한 눈매에 자상한 웃음까지.

 

 아델린이 입이 마르고 닳도록 칭송할 만한 사람이라는 것이 온 몸으로 느껴졌다.

 

 “자네가 아델린의 언니로군.”

 

 “네. 엘렌, 엘레오노르라고 합니다.”

 

 가벼운 인사를 마치자 총 감독이 사무실을 벗어나고 있었다.

 

 우르르 몰려 내려가는 사람들을 따라 얼른 마구간으로 쏙 들어갔다.

 

 다시 한번 마법력을 느껴보려고 손바닥을 쫙 폈다.

 

 온 정신을 손바닥에 집중시켰지만 느껴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다시한번 손에 힘을 줬지만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하. 뭐야.”

 

 허탈감에 한숨이 새어나왔다.

 

 후끈한 열기가 느껴졌다.

 

 아델린이었다.

 

 혹시라도 오가다 뱅이랑 마주칠까 싶었는지 나를 아예 마구간 안에 넣어버린 아델린은 혼자 건초더미를 나르고 있었다

 

 “뭐 해?”

 

 “말은 산책 나갔고 난 말 대신 마구간을 지키고 있지.”

 

 “아니, 손바닥만 보면서 뭐 하는거야?”

 

 아델린이 어느새 곁에 다가와 함께 손바닥을 펴 보였다.

 

 건초더미가 여기저기 묻어 있는 것이 민망했던지 머쓱하게 웃어 보인 아델린이 얼른 손을 털어내고 있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짝짝 맞부딪히는 손을 덥석 잡았지만 역시나 느껴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왜 그래 아까부터?”

 

 “아델린. 넌 마법을 할 줄 몰라?”

 

 “뭐, 뭐라고?”

 

 진심을 다 해 어이없다는 저 표정은.

 

 흡사 내가 묻지 말아야 할 것을 묻기라도 한 것 같았다.

 

 마주친 눈을 피하지 않고 바라보자 나와 같은 초록빛 동공이 심각할 정도로 흔들리고 있었다.

 

 언제나 장난기를 가득 담고 있는 눈동자였기에 이런 모습은 처음이었다.

 

 “아델린. 내 주 마법이 뭐였어? 나 그것도 기억이 나지 않아.”

 

 “무,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내 마법이 뭐였는지도 몰라?”

 

 “모, 몰라!”

 

 이상할 정도로 말을 더듬던 아델린은 허둥거리며 마구간을 빠져나갔다.

 

 “으악!”

 

 급기야 제 앞에 놓여있던 건초더미에 파묻혀서는 허우적 거렸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건초더미를 묻힌 아델린이 온 몸을 뒤흔들며 탁탁 쳐냈다.

 

 짜증이 가득한 표정을 지어야 했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무언가를 들켜 불안한 표정이 내 눈에 들어왔다.

 

 “너도 알잖아. 황후가 되려면 마법력이 있어야 해. 마법을 할 줄 모르면 황후 후보에 들어갈 수도 없지.”

 

 그 순간 움직임이 딱 멈췄다.

 

 내가 한 말은 틀린 말이 아니었기에 더 이상 빠져나갈 구멍도 없었다.

 

 동그란 뒤통수에 붙은 건초더미를 떼어주며 은근히 속삭였다.

 

 “내가 마법력을 사용하면 우리가 더 잘살게 될 수도 있잖아?”

 

 유혹적인 말에 아델린의 동공이 더욱 커졌다.

 

 “지금처럼 마을과 떨어진 곳 말고, 말을 안에서 제법 좋은 집에서 사는 거지. 넌 아카데미를 다녀서 멋진 기사가 되고, 아버지는 더 이상 고생하지 않아도 돼. 어때?”

 

 “엘렌! 너!”

 

 아델린의 동공이 또다시 쉼없이 흔들렸다.

 

 내가 베시시 웃으며 머리카락을 베베 꼬았다.

 

 사실, 내 말은 모두 불가능했다.

 

 마법력을 사용한다고 해서 누구나 다 부자가 되고 귀족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부를 쌓기 위해서는 개인의 능력으로 노력을 해야 했지만, 마법력이 있다고 하여 당장 황금덩이를 만들어낸다 거나 화폐를 찍어낼 수는 없었다.

 

 마법력을 잘 모르는 사람들은 종종 그런 상상을 하며 소설을 써냈지만 말이다.

 

 물론 마법력을 거래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기는 했지만, 그것 또한 불법 중 하나였다.

 

 “뭐, 내가 황금덩이를 찍어내겠다는 건 아니야. 그럴 수도 없고. 단지 내가 가진 능력을 알고 싶어서 그래. 그래야 우리 삶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서.”

 

 솔직한 사실 반, 꾸며낸 마음 반을 이야기 하자 아델린의 표정이 수심으로 가득 찼다.

 

 이 정도 긁었으면 이야기 할 만도 한데.

 

 그러고 보면 아델린도 제법 뚝심 있단 말이야.

 

 그럼 유혹 하는 방법을 바꿔야 겠다.

 

 미안해 아델린. 하지만 어디까지나 나를 위해서, 가족을 위해서야.

 

 찰나의 순간, 눈으로 마음을 전하고는 목소리를 달리했다.

 

 “그리고 걱정도 되니까.”

 

 무슨 생각인지 말이 없던 아델린이 번쩍 고개를 치켜 들었다.

 

 아델린의 반응이 조금 전과는 확연히 달랐다.

 

 “마법력을 함부로 사용했다가 마녀로 몰릴 수도 있잖아. 그러니까 조심하려고. 너도 알잖아. 엘렌 황후가 마녀라는 소문이 났던 것 말이야.”

 

 나도 몰랐던 나에 대한 평가를 이야기 하며 마음이 욱신거렸지만 어쩔 수 없었다.

 

 무엇이든 알아내야 했다.

 

 그래야 불쌍했던 나를 위해, 나를 위해 노력하는 아델린과 모리스를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을테니까.

 

 지금까지 입을 꾹 다물고 침묵을 지키던 아델린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

 

 * * *

 

 테이블 위에서 김을 모락모락 올리던 차는 어느새 식어버렸다.

 

 이 차는 엘렌이 황후 후보가 된 것을 축하한다며 영주에게 선물로 받은 고급 차였다.

 

 마음을 가라앉히고 긴장을 풀어주는 차라고 했다.

 

 모리스의 능력으로는 결코 구할 수 없는 차였기에 그동안 아껴 두었다.

 

 물론, 엘렌이 사고가 난 이후로는 까맣게 있고 있었지만.

 

 유난히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아델린을 위해 모리스가 이번에 특별히 꺼냈다.

 

 하지만 아델린도 모리스도 누구 하나 그토록 아꼈던 차를 홀짝이지도, 식어버린 차가 아깝다는 생각조차도 하지 않았다.

 

 “사무실 안의 화병이 날아와 뱅의 이마에 부딪혔다고?”

 

 한참만에 입을 연 것은 모리스였다.

 

 “네. 그리고 엘렌이 자신의 마법 능력에 대해 물었어요.”

 

 다급하게 덧붙이는 아델린의 말에 모리스의 표정이 다시 심각해졌다.

 

 세상에 비밀은 없는 법이었다.

 

 하지만 최대한 엘렌이 모르게 하고 싶었다.

 

 그 능력 때문에 죽다 살아난 딸이었다.

 

 다시 사지로 몰아넣는 능력을 알려주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엘렌이 가진 능력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고 둘러댔어요.”

 

 한동안 입을 꾹 다물고 침묵을 지키다가 나온 아델린의 말에 엘렌은 눈에 띄게 실망했다.

 

 기대했던 것과는 다르게 지나치게 맥이 빠지는 소리였기 때문이다.

 

 혹시 아델린이 거짓을 말하는 건가 싶어 거짓을 말하지 못하는 눈을, 모든 것을 드러내는 표정을 읽으려 노력한 엘렌이었다.

 

 끝끝내 아델린의 피나는 노력을 이겨내지 못했다.

 

 “엘렌이 물건을 조금 움직일 줄 알기는 하는데. 그 능력이 아주 미미하다 했어요. 해봤자 풀떼기 하나를 겨우 들어올리는 정도라고.”

 

 아델린이 제 머리에서 떼어낸 건초를 떼어내 엘렌의 눈 앞에 흔들었던 것을 떠올렸다.

 

 실망한 표정을 숨기지 못하던 엘렌이었다.

 

 아델린이 잔뜩 기대했던 얼굴과 상기된 표정을 떠올렸다.

 

 어린아이처럼 한창 신났던 얼굴이 순식간에 좌절로 변하는 것을 보며, 아델린은 끝없는 죄책감을 느낀 터였다.

 

 “잘 했다. 아델린.”

 

 보기보다 여린 딸의 마음을 눈치 챈 모리스가 아델린의 어깨를 두드렸다.

 

 “그래. 그 정도면 마법력은 사실상 없는 것과 마찬가지지. 이제 엘렌도 그 이야기는 더 하지 않을거야.”

 

 “엘렌을 위한 거짓말이라고는 하지만. 마음이 너무 안 좋아요.”

 

 “어쩔 수 없어. 우리가 엘렌을 지키지 않으면 그 아이는 영영 우리를 떠나야 할지도 몰라.”

 

 틀린 말이 아니란 것을 너무나도 잘 알았다.

 

 이미 모리스와 아델린은 한차례 그 경험을 한 타였다.

 

 고개를 끄덕인 아델린이지만 불편한 마음은 어쩔 도리가 없었다.

 

 모리스의 목소리에 물기가 어렸다.

 

 아델린의 눈에는 눈물이 고이기 시작했다.

 

 소매로 거칠게 눈가를 닦아냈지만, 다시 차오르는 눈물은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 * *

 

 마법력이 없다 시피 했다는 아델린의 말은 결코 거짓이 아니었다.

 

 하지만 노력해서 안 되는 것이 어디 있어?

 

 황태자비였을 때, 처음 마법이 발현했을 때 지금과 같았어. 뭐, 황후가 돼서도 별반 다를 건 없었지만. 하지만 집중하여 연습하고 또 연습하다 보니 그 실력이 조금씩 는 거지.

 

 타고나기를 마법력이 좋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나처럼 안 좋다가 좋아진 사람도 있었다.

 

 지금도 마찬가지일 테니 또 연습하면 될 것이라는 생각에 다시 연습을 시작했다.

 

 하지만 아무리 연습해도 마법을 사용할 수 없었다.

 

 아델린의 말처럼 바닥에 떨어진 건초 지푸라기라도 들어올리려 했지만 자그마한 미동조차 없었다

 

 손 끝에 힘을 주고 온 정신을 집중해도 그 어떤 변화도 안 생기지 않았다.

 

 이 정도면 마법력이 미미한 것이 아니라 아예 없는 수준이었다.

 

 “히히히힝-“

 

 “으악! 깜짝이야!”

 

 귓가에 들리는 우렁찬 소리에 놀라 본능적으로 몸을 퉁겼다.

 

 옆에 있던 블랭스가 큰 소리로 울어 재낀 탓이었다.

 

 그럴 리 없겠지만, 건초를 놓고 손을 흔들고 난리치는 상황이 웃기기라도 한 모양이었다.

 

 “너도 내가 웃기니? 난 심각한데.”

 

 블랭스의 콧잔등을 두드리고는 옆에 있던 기둥에 머리를 기댔다.

 

 하지만 엘레오노르는 황후 후보였는데.

 

 그렇다면 마법 시험도 통과 했다는 이야기이고…

 

 분명 마법을 할 줄 알 텐데 왜 지금은 안되는 걸까.

 

 그 순간이었다.

 

 엘렌의 머리를 전광석화 같이 훑고 지나가는 것이 있었다.

 

 그런데 어떻게 황후가 된거지?

 

 레니아는 마법을 할 줄 모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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