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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Brilliant
작가 : 장하다
작품등록일 : 2022.2.8

공부하기도 바쁜데 연애할 시간이 어디 있니?


*

“에드워드.”
“응.”
“우리 나중에 결혼하려나?”

모크니 제국에서는 영애·영작들이 정략혼이 허다했다. 어린아이들도 가문의 이익을 위해 인위적으로 엮이곤 했다. 부모님 성격상 제게 부득불 짝을 이어주진 않겠지만, 나중에 결혼을 한다면 에드워드와 하지 않을까━알버트 지니어스가 안다면 경을 칠 생각이었다━. 부모님 간 친분도 두텁고, 신분도 비슷하고.

“……네가 좋다면.”
“응?”
“네가 좋다면 나도 괜찮다고.”
“그게 뭐야. 에드워드는 상관없는 거야? 아, 그러고 보니 황녀전하도 계시네. 에드워드는 공작이 될 테니까 전하와━”
“너라서.”

에드워드가 인상을 찌푸리며, 황녀에 관하여 이야기를 늘어놓으려는 아실리를 막았다.

“너라서 상관없는 거야.”

바보 같은 아실리 지니어스. 제 앞에서 놀란 듯 휘둥그레진 애가 천재라니 말도 안 됐다.


-본문 中-


*

#천재가문의 금지옥엽 #고대어천재 여주 #가족사랑 #수학천재아빠+마법천재오빠=웰컴투수학나라 #언어천재남동생 #저세상 딸사랑·시스콤 #괴로운남주들 #(전생_전남친)공작 #(전생_남사친)상단주 #삼각관계

 
첫 번째 만남 (6)
작성일 : 22-02-27 16:22     조회 : 209     추천 : 0     분량 : 4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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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크네 제국의 새해가 밝았다. 아직 생일이 지나진 않았지만, 어쨌든 새로운 연도가 들어섰으니 아실리 지니어스는 여섯 살이 되었다. 모크니 제국에서는 연도가 바뀌면 나이를 먹되 그리 셈한 나이를 반쪽나이라 여겼다. 편의상 여섯 세라 불리긴 하나 진짜 여섯이 되려면 생일이 지나야 했다. 성인식을 치르는 기준도 마찬가지였다.

 

  새해, 하면 모임을 빼놓을 수 없었다. 새해를 맞이한 기념으로 글리터 부자가 간만에 백작저를 찾았다. 자그마치 육 개월만이었다. 공작이 지방으로 오랜 출장을 떠나게 되면서 에드워드도 그를 따라갔기 때문이다. 원래도 곧잘 따라다니곤 했거니와 마음 정리를 두텁게 해낼 심산으로 떠난 여정이었다.

 

  “왔냐. 안녕.”

 

  어어. 새침하게 인사하는 엔토니에게 건성으로 대답하면서, 에드워드가 달려오는 아실리를 꽉 마주 안았다.

 

  “오랜만이야, 아실리.”

  “에드워드! 이게 얼마 만이야. 보고 싶었어!”

  “글리터 이 개자식이…….”

 

  그래, 이제 나는 보이지도 않는다 이거지? 오랜만에 보는 친구라고 나름대로 반가워 마중 나왔더니, 돌아오는 꼬라지가 저 모양이었다. 엔토니의 험악한 읊조림은 달가운 해후를 나누는 에드워드에게 닿지 못했다. 대신 괜히 곁에 있던 글리터 공작이 움찔거렸다.

 

  아실리가 에드워드의 어깨에 얼굴을 묻고 도리도리 저었다. 그가 수도에 있을 때는 얼마든지 만날 수 있어 깨닫지 못했는데, 막상 오래 떨어져 있으니 그의 빈자리가 컸다. 함께 열성껏 공부하고, 이야기를 나누고, 뛰어놀던 시간들이 부지불식간 사라지니 자못 허전했다.

 

  에드워드가 품 안의 아실리를 조금 더 세게 끌어안았다. 아버지를 따라 지방 순찰을 다니는 걸 후회한 적은 없었는데, 이렇게나 수도로 돌아오고 싶은 그리움은 처음이었다. 어른이든 어린아이든 슬기롭지 못하고 둔한 자들만 수두룩하게 만나고 있자니, 지니어스들이 너무나 그리웠다. 특히 눈부신 청량 에너지, 아실리 몰랑이가 필요했다.

 

  그의 여정에는 늘 미숙한 꽃팔찌가 함께했다. 아버지에게 부탁하여 꽃팔찌에 보존 마법을 걸고, 문득 떠오를 때마다 주섬주섬 꺼내어 그리움을 달랬다. 작고 통통한 손으로 하나하나 꿰어내 만들었을 장면을 그리니 치유되는 듯했다.

 

  그때, 알버트가 퇴치하듯 에드워드를 떼어내 아실리를 제 뒤로 보냈다.

 

  “글리터 이 자식이 감히━”

 

  여러모로 고생하는 글리터 공작이 또다시 움찔하고,

 

  “어서 오세요, 케니스. 오랜만이네요. 출장은 잘 마치셨나요?”

 

  다이애나가 공작에게 인사를 건네며 알버트를 제지했다. 그녀가 하지 말라니 하지 말아야겠고, 하지만 기분은 언짢고. 알버트는 얌전히, 아주 못마땅한 기색을 지우지 못했다.

 

  “물론이지요, 다이애나. 환대해주어 고맙군요. 철부지 녀석 때문에 언제나 고생이 많아요.”

  “케니스 글리터, 그 철부지 녀석이 설마 나를 지칭하는 건 아니겠지?”

  “무슨 말을 하는 겐가. 지니어스에 철부지가 너 말고 또 어디 있겠어?”

 

  글리터 공작과 지니어스 백작이 개와 고양이처럼 만나자마자 으르렁댔다. 지니어스에 대한 그리움을 비뚤어져 표현하는 아버지를 어이없게 보면서, 에드워드 글리터가 지니어스 가족들에게 대신 사과했다. 지니어스 아이들도 어린애처럼 말다툼하는 아버지를 애써 외면하며 사과를 돌려주었다.

 

  결국 중재자 다이애나 지니어스가 나서서야 어지러운 말다툼이 잠잠해졌다. 이이들은 어렸을 적이나 지금이나 똑같이 유치했다.

 

  “일이 잘 마무리되었다니 다행이네요, 케니스. 새해에도 행운이 가득하길 바라요.”

  “고마워요. 역시 다이애나는 외견만 아름다운 게 아니라 마음까지도 아름━”

 

  퍽. 악! 참다못한 알버트가 글리터 공작의 정강이를 세게 찼다. 그러고선 아무 일도 없다는 듯 무표정한 얼굴이 염치없었다. 그는 태연하게 다이애나의 어깨를 감싸 안으며 확실히 말했다.

 

  “내 여자네.”

 

  ‘존나 넌 적당히 할 때가 되지 않았냐?’

 

  글리터 공작이 알알한 정강이를 부여잡고 눈빛으로 쏘아붙였다. 알버트는 보란 듯이 코웃음을 쳤다.

 

  “여보.”

 

  다시금 둘의 사이를 만류하는 다이애나였지만, 그녀도 기분이 썩 괜찮아 보였다. 남편의 선언이 마음에 든 게 틀림없었다.

 

  글리터 공작이 억울하게 항변하는 와중에, 지니어스 부부의 지극한 사랑을 매일같이 보는 백작저 사람들도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어 고개를 돌렸다. 사정은 아이들도 마찬가지였다.

 

  아실리가 소름 돋은 팔을 문지르고, 그녀 이상으로 아니꼽게 표정을 일그러뜨린 형제들을 발견했다.

 

  내가 소설의 한 장면을 보고 있는 거 아니지? 우리 부모님이야, 오라버니. 미친. 누나, 이런 걸 지랄맞다고 하는 거야? ……아니야. 부모님께 그런 말 쓰면 안 돼, 아서. 지니어스 자녀들이 수군덕댔다.

 

  지니어스 부부는 천연덕스럽게 열렬한 눈빛으로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고 있었는데, 글리터 공작은 제 항변이 단단한 사랑 앞에서 무용지물이라는 것을 깨닫고 타깃을 변경했다.

 

  “아들, 아빠가 이런 취급당하면서 산다. 황궁의 야차는 무슨, 사람들이 저 모습을 봐야 하는데 나만 아는 게 아쉽구나.”

 

  차마 아버지에게 앞서 입 다물고 속을 긁지 않으면 훨씬 나을 것 같다고 타박하진 못하고, 에드워드는 슬기롭게 먼저 입을 다무는 모범을 보였다.

 

  “맞은 정강이가 욱신거리는데… 우리 에디가 아프지 말라고 말해주면 다 나을 것 같기도 하고…….”

  “……아버지.”

  “쳇, 안 넘어와 주는구나.”

  “대체 누가 넘어가요, 그걸.”

 

  글리터 공작이 피식 웃곤 아들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이번에는 에드워드도 아버지의 손길에 따라 가만히 머리를 맡겼다.

 

 

 *

 

 

  파란만장 새해 인사를 다하고, 어른들은 어른들끼리 아이들은 아이들끼리 각기 다른 방에 모였다.

 

  “…….”

 

  엔토니, 에드워드, 아실리, 아서. 넷 사이로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따로따로 모인 적은 있어도 다 같이 모인 적은 처음이라, 누구도 쉽게 입을 열지 못했다. 넷은 나이부터 성격, 흥미, 취미까지 모조리 달랐다.

 

  “음.”

 

  아실리의 침음에 모두의 시선이 그녀에게 모였다. 머릿속에서 번뜩이는 무난한 놀이 하나가 있었다.

 

  “우리 끝말잇기 할래?”

  “누나, 끝말잇기가 뭐야?”

  “끝말을 잇는 거겠지.”

 

  못된 형아 엔토니가 아서를 놀리듯 대신 대답했다. 아서가 형이 누나냐며 씩씩대고, 둘이 투닥거리려는 걸 아실리와 에드워드가 말렸다.

 

  “끝말잇기는 명칭 그대로 끝말을 잇는 게임이야. 예를 들어 새해, 해돋이 이야기. 이런 식으로.”

  “재밌겠다!”

  “난 찬성이야.”

 

  아서와 에드워드의 동의에 이어 엔토니도 끄덕였다. 아실리가 놀이 진행 순서를 고민하자, 에드워드가 나이 (어린) 순으로 하자며 의견을 냈다. 따라서 끝말잇기 순서는 아서, 아실리, 에드워드, 엔토니 차례대로 돌아가기로 했다. 에드워드보다 10개월이나 빨리 태어난 엔토니가 마지막이었다.

 

  모두가 적당히 시선을 교환하며 게임의 시작을 읽을 때쯤, 누나 바보 아서가 먼저 입을 열었다.

 

  “누나!”

  “나이.”

  “이름.”

  “……름?”

 

  오라버니 탈락! 형아 탈락! 해맑은 탈락 선언들이 잇따랐다. 엔토니 지니어스는 단어 하나 입에 담지 못하고 탈락했다.

 

  시작부터 이러기 있어? 엔토니가 에드워드를 째려봤다. 인간적으로 한 턴 정도는 평범하게 돌아야 하는 것 아닌가. ‘이’로 시작하는 단어가 얼마나 많은데 구태여 ‘이름’을 택한 심보가 고약했다.

 

  “엔토니는 나한테 또 졌네.”

 

  까마득한 대련 내기를 언급하며 속을 긁는 모양새가, 저 자식 아주 성미가 못됐다.

 

  엔토니가 첫 게임은 연습게임이라며 우겨댔지만 아무도 그를 경청하지 않았다. 엔토니의 목소리를 배경 삼아, 그를 제외하고 다시 게임이 진행되었다. 에드워드부터 시작이었다.

 

  지도자. 자유! 유명세. 음, 세계. 계산! 산책.

 

  엔토니가 빠져서인지 순조롭게 이어지는 게임 속에서, 다시 에드워드의 차례가 돌아왔다. 책상. 가뿐한 난이도였다. 그리고 게임 참여자 중 가장 신난 아서에게 순서가 넘어가고,

 

  “상일꾼!”

 

  언어 천재 아서 지니어스는 한방 단어를 내질렀다.

 

  “뭐? 상일꾼?”

  “누나 탈락!”

 

  아실리가 당황해 탈락을 인지하지도 못할 때, 부루퉁하게 지켜보던 엔토니도 덩달아 놀라 입을 턱 벌렸다. 대체 상일꾼이 뭔데?

 

  “윗자리에 필요한 일꾼이나, 아니면 완전히 반대로 막일하는 사람을 상일꾼이라고 해. 형, 몰랐어?”

  “아니, 그걸 누가 알아…….”

 

  아직 지니어스 가에서 벗어나지 못한 아서 지니어스는 세상을 대하는 기준이 매우 높았다. 야, 넌 빙결 마법의 구성 조직이 2차 전이 시기에 어떻게 변하는지 아냐? 엔토니는 순간 발끈했지만 아실리의 토닥임과 에드워드의 측은한 눈빛을 받고서 진정했다.

 

  아실리가 패배를 인정하고 엔토니의 옆에 앉았다. 오라버니도 마법 설명하면서 아주 기본적인 거라고 말할 때마다 재수없으니까 이해해. 위로인지 욕인지 모를 말과 함께였다.

 

  최종 승자를 가리는 마지막 끝말잇기가 개시되기 직전이었다. 에드워드가 약간 긴장한 낯으로 침을 꿀꺽 삼켰다. 아서 지니어스, 무서운 상대였다.

 

  바보! 아서가 날카로운 단어로 게임의 시작을 알렸다.

 

  저건 우리를 저격하는 걸까, 아실리? 설마. ……아닐 거야. 탈락석에 위치한 지니어스 남매가 침울하게 속닥거렸다.

 

  보라색, 색연필, 필기, ……. 파이널 라운드이니만큼 치열한 접전이었다. 에드워드가 이어지는 단어로 ‘우산’을 말하고, 다시 아서의 차례로 돌아오자 그의 입꼬리가 사악하게 올라갔다.

 

  “산기슭!”

  “스, 슭…….”

  “아서 승리!”

 

  아서가 신나서 방 안을 방방 뛰어다녔다. 아실리와 엔토니가 네 맘 다 안다는 듯 에드워드의 두 어깨를 두들겼다. 에드워드가 터덜터덜 걸어와 그들 옆에 털썩 앉았다.

 

  아서가 승리의 기쁨을 만끽할 때, 아무리 생각해도 어딘가 억울했던 엔토니는 슬슬 에드워드를 꼬셨다. 그리고 동갑내기 둘이서 함께 아서에게 다시 도전했다가,

 

  “기쁨!”

 

  완전히 패배하고 말았다.

 

  에드워드는 지니어스에게는 못 이긴다며 깔끔히 패배를 인정했지만, 엔토니는 마법으로 겨루었으면 제가 이겼을 거라는 당연한 소리를 늘어놓다가━아서는 마나도 느끼지 못하는 일반인이었다━ 아실리에게 혼나 깨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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