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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판타지/SF
이계 생존귀환계획
작가 : 이그니시스
작품등록일 : 2016.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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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법사의 소환실험으로 인해 판타지 세계로 강제 소환당한 고3 박세인.
대마법사가 원래 세상으로 보내주길 기다리던 중
실수로 마법 아이템을 잘못 건드리고…
어딘지도 모르는 곳에서 눈을 뜬다.
가족이 있는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우선은 식당 아르바이트 부터?
대마법사를 찾아가기 위한 평범한 고등학생의 눈물겹고 살벌한 '이계생존 귀환계획'!!

 
제 11 화
작성일 : 16-07-14 14:26     조회 : 727     추천 : 0     분량 : 7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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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이 세계의 역사에 대해 뭘 알아야지?

 외양이 닮았다는 공통점을 제외하곤 니아런에서 살아가는 다른 종족은 고사하고 이 세계 인간의 문화적 생태나 풍습, 전통에 대해서는 도무지 아는 바가 없다.

 나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진짜로 아는 바가 없으니까 그래. 신력강림무라는 춤이 에슬란딜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전통춤이라는 사실 외엔 몰라. 이곳에 찾아온 대족장님이 그 춤을 오늘날에야 완벽하게 복원했다는 것 정도만 알아. 내가 에슬란딜 출신도 아닌데, 그런 세세한 부분까지 알고 있을 리가 없잖아?”

 “그렇긴 하지. 하지만 신력강림무에 대해서 모른다니, 어이가 없어서 그런다. 너 어린 시절에 대체 무슨 책을 읽고 자란 거야? 부모님이 옛날이야기 안 해 주셨어?”

 옛날이야기? 물론 들었지. 흥부와 놀부라든지, 심청천, 콩쥐 팥쥐 같은 전래동화라면 얼마든지 알고 있지만, 여기하곤 연이 없는 이야기뿐이란다.

 결국 나는 어설픈 변명을 꺼내놓을 수밖에 없었다.

 “부모님이 옛날이야기에는 관심이 없으셨거든….”

 “허허…, 그것 참 삭막한 어린 시절이로군. 동정을 금할 길이 없다. 그러니까… 아, 나한테 묻기 전에 도서관에서 찾아보는 건 어때? 진 아일런 헤이로우나 케이퍼 캐쳐블 레비디안 노린슐의 전기는 여기저기서 많이 나왔으니까. 아니다, 내가 좋은 걸로 몇 개 찾아줄게. 나 참. 어이가 없어서. 이렇게 세상을 몰라서야 어떻게 하냐? 하긴 1500년 전의 역사까지는 굳이 알 필요가 없으니 그렇기도 하겠다만, 이건 좀 정도가 심한데.”

 윌터는 내가 입을 다물고 있는 사이 스스로 묻고 스스로 답하기 시작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그저 고개를 주억거리며 윌터의 말을 잘 기억해 두는 것뿐이었다. 다음에 써 먹으려면 머릿속에 집어넣어 둬야지.

 나는 참 친구를 잘 사귄 것 같다. 알아서 결론을 내리고 납득하니 내가 달리 변명할 게 없으니까.

 일반적인 사교 관계로 보자면 싫어할 타입이겠지만, 모르는 것과 숨겨야 할 게 많은 입장에서 보자면 윌터만한 친구가 따로 없다. 아아, 이 얼마나 다행이란 말인가?

 내가 마음속으로 안도하는 사이 우리는 어느새 도서관에 도착했다.

 주변의 건물들과는 달리 모든 종족이 이용할 수 있게 배려한 모양인지 거대한 문이 입을 벌리고 있어 압도적인 위압감을 풍기는 건물이었다.

 저만치 위에 걸린 문패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센초 중앙도서관

 -책은 보물지도와도 같다. 가끔 헛걸음하게 된다는 부분마저도-》

 “언제 봐도 저 건물은 위압적이야.”

 “그러게 말이야.”

 “근데 문패에 쓰여 있는 거 문구는 누구 말이야?”

 “글쎄… 잘 모르겠지만 재미있는 말이네. 보물지라도하고 해서 꼭 보물이 묻혀 있으란 법은 없지. 아무튼 들어가자.”

 나와 윌터는 도서관으로 들어갔다.

 

 윌터는 의심스럽다는 시선으로 날 쏘아보았다.

 “…너 대체 알고 있는 언어가 몇 개냐?”

 “응?”

 도서관에 들어와 일단 자리를 잡고 책을 고르러 가서 30분 뒤, 자리로 돌아왔을 때 윌터가 나에게 건넨 말이었다.

 나는 도서관 내부를 구경하면서 여덟 권의 책을 뽑아왔다. 오늘 하루 종일 읽을 책들이고, 남으면 빌려갈 요량으로 일단 뽑아온 것이다. 근데 책등을 본 윌터가 갑자기 의심쩍다는 표정을 지은 것이다.

 “공용어는 어차피 다 알고 있는 거니까 그렇다고 쳐도, 북제국어에 에슬란딜 표준어, 사우어 귀족어, 거기에다가 고대 거인족 언어까지? 너 혹시 산 속에 틀어박혀서 언어만 죽어라고 공부했냐?”

 윌터는 사람을 무슨 괴물 보듯이 이상하게 쳐다보았다. 그리고 나는 책등에 쓰인 언어가 총 다섯 종류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어라…? 나는 그냥 제목만 보고 덥석덥석 집어왔을 뿐인데?

 내가 들고 온 책은 기릭이 추천한 마그놀리아 베밍의 저서 《주기해설서》와 벤타일리칸 어르신의 저서인 《현대 주기해설서》를 비롯해 1500년 전의 역사를 알기 위해 고른 《1500년 전, 명암전쟁의 시대. 영웅들의 시대》와 《진 아일런 헤이로우 전기》였고, 나머지는 니아런의 사회와 문화, 역사에 관련된 책들이었다.

 문득 나는 내 몸에 걸려 있는 마법에 대해 새삼 깨달았다. 내 눈과 귀, 입이 있는 공간 언저리에는 언어를 번역하고 통역하는 마법이 걸려있었다.

 전혀 모르는 말임에도 윌터나 다른 사람들하고 무리 없이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것도 그 마법 때문인데… 그 마법이 커버하는 영역이 이렇게 넓었나? 아악! 젠장! 확실하게 알아볼 걸!

 아니, 일단 반성은 나중에 하자. 지금은 어떻게든 변명해서 상황을 무마하는 일이 급선무다.

 에이잇! 돌아가신 할아버지! 죄송합니다!

 “할아버지가…, 언어학자셨거든. 고고학도 조금… 하시더라고.”

 “언제 한 번 너희 부모님 좀 만나 뵙고 싶다. 대체 어떤 교육을 시켰기에 전설은 모르는데 언어는 빠삭하냐?”

 “부모님이 실용주의적 교육관을 가지고 계셨거든.”

 “멋진 부모님이군.”

 윌터의 장점이라면 남의 말을 의심하지 않고 쉽게 믿어준다는 점이다. 애초에 사람을 의심할 줄 모른다고 해야 할까?

 대개 그런 사람들은 사기를 잘 당하지만, 듣자하니 요수족의 파벌 중에서 요랑파는 세 손가락 안에 들어갈 정도로 강한 파벌이라고 한다.

 그러다보니 속이기는 쉽지만, 그 뒷감당을 자신할 수 없기에 그들을 속이려 드는 사람이 없다고 한다.

 …대체 나는 나중에 어떻게 감당하려고 이렇게 성급하게 둘러대는 거냐?

 윌터는 그의 독서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나는 속으로 안도하면서 일단 이렇게 된 김에 각 언어들의 특징이나 제대로 알아두기로 했다.

 내가 글을 읽으면 그 뜻이 그 뜻이 머릿속에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대체 어떤 마법이 걸려 있기에 이렇게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글씨 자체가 한국어로 변형되어 보이지는 않는다는 말이다.

 그러니 언어들의 기본적인 모양을 대충 파악해두면, 나중에 둘러대기도 편하겠지.

 그렇게 나는 책을 읽기 시작했다.

 독서는 즐거운 일이다. 평소 나의 독서량은 그렇게 저조하지 않았고, 그만큼 새로운 책이 주는 즐거움은 상상외로 컸다.

 이 세계의 문화나 역사, 사회의 구조는 언제나 생소한 것들뿐이었다. 그것을 이렇게 체계적으로 접하게 되니 생각 외로 즐거워졌다.

 윌터는 요리에 관한 책을 보느니 그냥 자기 몸을 삶아버리는 성격인지라 끙끙 앓는 소릴 내면서 간혹 단어나 어휘의 뜻을 물어오곤 했다.

 요리는 의외로 전문용어가 많았다. 게다가 재료의 이름도 생소한 것이 많았기에 나는 상냥한 목소리로 충고했다.

 “차라리 사전을 끼고 보는 것이 나을 걸.”

 “…똑똑한지 멍청한지 모를 놈.”

 윌터는 투덜거리며 사전을 가지러 갔고, 나는 그 뒷모습을 보며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슬슬 나의 한계가 보인다.

 눈앞에 보이는 문자를 읽고 쓸 수 있어도 그 의미를 완벽하게 파악할 수는 없었다.

 니아런에서만 사용하는 특수한 단어나 고유명사(지명이나 사람 이름 같은 것들)에 관해서는 손도 발도 댈 수 없었다.

 예를 들자면 내가 읽는 책에 나오는 ‘니아런공용 건축물통과금지특별법’을 보자.

 나는 이 법이 ‘물질적인 육체가 없는 종족들로 하여금 함부로 건물을 통과해 다닐 수 없도록 규제하는 법’임을 알기까지 법률해석서와 니아런 공용어사전의 도움을 받아야 했다.

 관용어구로 넘어가면 사정은 더 고약했다.

 ‘땅 속의 영족’이라든가 ‘홍거인의 차분함’같은 문장은 읽을 수는 있되 무슨 뜻인지 짐작도 가지 않았다.

 이렇듯 종족성을 빗댄 이야기는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다. 내가 완벽한 이방인이라는 사실을 새삼 재인식하는 시간이었다.

 뭐어… 그래도 독서 자체는 즐거웠다.

 이런저런 시시콜콜한 장애요소를 제외하자면, 새로운 사실을 알면서 찾아오는 지적 자극이 더없이 즐거웠다.

 물론 모르는 어귀들 때문에 화가 나 폭발해서 하얀 재로 변할 것 같은 적도 여러 번 있었지만 말이지.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나는 윌터의 절망감 어린 목소리를 들을 수가 있었다.

 “이걸 계속 봐야만 하는 걸까….”

 “사랑받는 남편이 되라고.”

 “시끄러워.”

 윌터는 그의 앞에 놓인 요리책을 노려보며 심각한 고민에 빠져있는 것 같았다.

 사상비판서도 아니고 대륙의 금지서적도 아닌 단순한 요리서적을, 그것도 《여덟 종족을 요리하는 식인종 지망생을 위한 안내서》같은 것이 아니라 지극히 평범한 일반 가정요리책을 바라보며 저렇게 심각하게 고민하는 것도 참 특이하다 볼 수 있겠다.

 얼마 전 기릭에게 들어본 바로는 윌터의 화염공포증은 그리 심각한 수준도 아니란다.

 그건 나도 어렴풋이 짐작하고 있었다.

 우리 주방에서는 이스단을 비롯한 세 명의 요리사가 맹렬한 불꽃과 함께 요리를 만들고 있었으니까. 그것도 윌터와 10미터도 떨어지지 않은 곳이란 말이지.

 기릭의 해석으로는 윌터가 항상 물을 접하고 있어 비교적 안심할 수 있다고는 해도, 화염공포증이 심했다면 주방에서 일할 수도 없었을 거라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리책의 겉표지를 보며 끙끙대는 이유는, 역시 불과 마주해야 될 상황을 무서워하는 것이 아닐까?

 “역시… 난 못하겠어.”

 한참동안 책을 상대로 뜨거운 눈빛을 발하던 윌터는 이내 고개를 돌렸다.

 털이 추욱 가라앉았고 귀도 접혔으며, 꼬리 역시 힘없이 늘어져 있었다. 마치 싸움에서 진 개와 같은 몰골이었다. 이럴 때는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책의 승리라고 판정해야 하나?

 나는 살라인의 예상과 기릭의 충고를 동시에 떠올렸다.

 살라인은 “분명 책을 들여다보지도 않을 걸?”이라 했고, 기릭은 그 말에 동의하며 그럴 경우에는 이렇게 말하라고 충고했었다. 다들 윌터가 어떻게 나올 지 눈에 훤히 보이는 모양이다.

 나는 윌터를 보지도 않으며 지나가듯 말했다.

 “고작 한 권의 책 앞에서 꼬리를 내리다니, 요수족 요랑파는 원래 다 그런 모양이네.”

 “…뭐라고?”

 “아니, 난 단지 네가 그렇게 책을 무서워할 줄 몰랐지. 하긴, 이해가 가지 않는 바는 아니지만. 괜찮아. 그깟 책 좀 무서워한다고 누가 뭐라고 하겠냐.”

 “크르르…. 이딴 책, 내가 못 읽을 것 같아?”

 솔직함은 단점이라네, 친구.

 나는 책에서 눈길을 떼지 않으며 조용하게 말했다.

 “지금까지 그러고 있었잖아. 못 읽는다고 해서 누가 뭐라고 할 책은 아니니까. 괜찮아. 무서워서 못하겠다는 데, 아무도 뭐라 그러진 않아.”

 “그 말, 후회하게 해 주지.”

 윌터의 흉흉한 눈빛이 느껴졌다. 그리고 곧장 책장을 넘기는 소리가 들려왔다.

 곁눈질로 살짝 보니 하얀 이빨을 드러낸 채 의욕적으로 책을 읽고 있었지만, 그 손끝은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기릭의 말이 맞는 것 같다. 윌터가 두려워하는 상황은 요리를 하게 되는 일이지, 요리책을 읽는 것이 아니다.

 요수족 중에서도 요랑파는 자존심이 유별나게 강해서 쓸데없는 오기를 부리기도 한다. 이러한 이들은 적당히 자극하면 오기로라도 도전하는 습성이 있다.

 살라인의 말로는 나중에 대단하다고 몇 마디 추켜세우면 된다고 하니, 참으로 단순한 면이 있는 친구다.

 어쨌든 이로서 조용하게 독서에 집중할 환경이 갖추어졌다.

 나는 조금 전에 읽던 역사 서적을 옆으로 치워두고서 니아런의 종족과 그 생태, 문화에 관련한 책을 집었다. 윌터의 모습을 보니 다른 종족은 어떨까 흥미가 들었기 때문이었다.

 독서로 보내는 주말은 참으로 목가적이었다.

 

 언제나 느끼는 일이지만, 책을 읽다 보면 시간이 너무나 금방금방 흘러간다.

 윌터는 속은 줄도 모르고 요리책을 꼼꼼하게 다 읽어 해치웠고, 나는 상당한 감탄사와 함께 칭찬해 주었다. 그러자 윌터는 금세 의기양양한 모습이 되더니만 보란 듯이 다른 요리책도 가져와 읽기 시작했다.

 윌터는 그 밖에 다른 책도 얼마든지 읽을 수 있다는 호기에 휩싸인 듯 보였다. 덕분에 나는 방해받지 않고 독서에 집중할 수 있었다.

 도서관의 폐장시간은 오후 8시 무렵이었다.

 그때까지 나는 8권의 책 중에서 4권을 모두 읽을 수 있었고, 윌터는 요리책 두 권을 더 읽고서는 옆에서 잠들었다.

 중간에 코고는 소리 때문에 쫓겨날 뻔한 에피소드는 둘만의 비밀로 간직해두도록 하자.

 폐장시간이 되자 남은 네 권을 빌렸고, 윌터는 살라인이 부탁한 책을 빌렸다. 우리는 앉아있느라 찌뿌둥한 몸을 기지개하며 도서관을 뒤로 했다.

 주기말이고, 한 주의 휴일이기 때문인지 저녁에도 사람들은 많았다. 아니, 오히려 저녁식사 시간이 한참이기 때문에 낮보다 더 북적거리고 있었다.

 야간이지만 거리는 밝았다. 유정족 중에서도 빛을 내는 화류와 광류 사람들이 하늘을 이리저리 떠돌며 빛을 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개중에는 시청에서 고용해 가로등을 대신하는 이들도 있었다.

 낮에는 그다지 눈에 띄지 않지만, 지금 같은 한밤에는 너무나 고마운 존재들이다. 그들 덕분에 거인족의 다리에 치이거나 밟히지 않을 수 있으니까.

 윌터는 길쭉한 입을 거대하게 벌리며 하품을 했다.

 “흐아아, 배고파…. 가서 살라인에게 뭐라도 차려 달라고 해야지.”

 “저녁 식사가 남았을까?”

 “글쎄. 오늘은 영업도 쉬는 날이라서 먹을거리가 남았을까 모르겠네.”

 “그건 그래. 근데 어째서 우리 가게는 주기말에 장사를 안 할까? 일하는 우리들이야 편하지만, 사실 주기말에 벌어들이는 금액이 크잖아? 으윽.”

 나는 발밑을 지나가는 유정족의 지류가 일으킨 땅파도에 잠시 주춤했다. 영족들은 사과라도 하지만, 유정족은 아무 말 없이 스륵 지나가서 더 문제야.

 “하여튼 지류는 왜 저리 무뚝뚝한지…. 우리 가게야 워낙 평일에 장사가 잘 되니까 주기말에 장사 안 해도 충분히 돈을 버니까 그런 거 아냐?”

 “음. 그럴까? 하지만 되도록 많이 벌고 싶은 게 사람 마음이잖아?”

 파루스 판의 주인장은 매일 아침마다 한결 같이 홍두깨와 양동이를 들고서는 직원숙소 앞에 나타나 기상 홍두깨질을 시작한다. 그런 주인장이 주기말에 장사를 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참으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윌터는 나와는 다른 시각을 지니고 있었다.

 “나쁜 의도가 있겠냐? 쉬게 해 준다는데 굳이 의도를 의심한 필요는 없잖아. 우리한테 무슨 해코지 하는 것도 아니고, 월급도 꼬박꼬박 주잖아?”

 “하긴. 그냥 신경 끄는 편이 더 좋겠네.”

 윌터의 말이 맞다. 나같은 말단 종업원의 입장에서 보자면 꼬박꼬박 나오는 월급보다 중요한 건 없었다.

 돈도 잘 주고 휴일도 잘 주잖아? 그것으로 고용주는 자신의 의무를 다 하고 있는 셈이었다. 더 이상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그 덕에 이렇게 책 읽을 시간도 생기니까 도리어 감사해야 하는 것 아닐까?

 이 세계로 와서 배운 점은, 없는 것에 불평하기 보다는 가진 것에 감사해야 된다는 소박한 진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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