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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망각의 라그나로크
작가 : 오이먹는고슴도치
작품등록일 : 2022.2.27

자신이 과거로 돌아왔다는 것을 잊어버린 한 소년, 과연 정해진 운명을 부수고 미래를 뒤바꿀 수 있을까...

 
16화
작성일 : 22-02-27 03:05     조회 : 176     추천 : 0     분량 : 53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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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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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곳에서 자면 안돼."

 

 달빛에 비춰 아름답게 발광하는 금발과 옆으로 삐죽 튀어나온 뾰족한 두 귀.

 조각사가 빚어낸듯 아름다운 외모와 모든 남성을 매료시키고도 남을 고혹적인 체형.

 고대 백년 전쟁 이전부터 교모하게 인간들의 간섭을 피하면서 살아온 비밀스러운 종족, 엘프.

 그 베일에 감춰진 존재는 바닥에 덩그러니 떨어져 있는 머리를 들어올린다.

 

 "자, 어서 일어나. 집에 가자."

 

 그러곤 아무렇지도 않게 머리가 없는 몸통에 다시 머리를 붙여준다.

 상식적으로는 불가능한 일이지만.

 

 -푸화악!

 

 절단면에서부터 검은 액체가 쏟아져 나오더니 곧 끈끈한 접착제처럼 머리와 몸을 연결시킨다.

 

 "으아? 뭐야? 언니가 왜 여깄어?"

 

 "오지 않길래 데리러 왔어. 뭐하다 이런 꼴이 된 거야?"

 

 "아 맞다. 나 당했었어!"

 

 "당했다고? 누구한테?"

 

 "한명은 아저씨였고 또 한명은..."

 

 "왜 얼굴이 빨개져?"

 

 "히히! 내 이상형이었어. 진 건 분하지만 다음에 만나면 꼭 창자를 꺼내줘야지~"

 

 "이제 어서 돌아가자. 나까지 늦으면 주인님께서 화내실 거야."

 

 "그래!"

 

 사이좋게 손을 잡고 돌아가는 둘의 모습에서 그 누가 상상할 수가 있을까.

 수많은 사람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죽일 수 있는 잔혹한 칼날을 품고 있다는 걸.

 

 

 

 "허억!"

 

 그리고 지금, 마찬가지로 깊은 잠에서 눈을 뜬 한 소년이 있었다.

 기절하고 깨어나는 것만 이번이 벌써 3번째지만 몸은 적응할 생각이 없어 보였다.

 잠시 당황한 후 무슨 일이 있었는지 차분히 기억해내려 했지만 어째서인지 머리가 아파온다.

 

 "무리하지 않는 게 좋을 거야."

 

 두통에 신음하는 델을 보며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통 흰 복장을 한 남성이 안경을 고쳐쓰며 다가온다.

 

 "이름."

 

 "네, 네? 델이요."

 

 "여기가 어딘지는 알고 있냐?"

 

 "아, 아뇨."

 

 "여긴 스카벨리야의 대성당의 병실이다."

 

 "그렇군요..."

 

 "쯧, 네가 얼마나 위험한 상태였는지 알기는 하냐?"

 

 "아뇨... 죄송합니다..."

 

 영문도 모르게 델은 혼이 나고 있었다.

 

 "무려 일주일이다."

 

 "네?"

 

 "네가 의식이 돌아오기까지의 시간 말이다."

 

 "일주일이나 된다고요?"

 

 "일주일이면 호사다. 아예 일어나지도 못할 뻔했으니까. 등에 난 상처는 끔찍했고 뇌는 거의 괴사하기 직적이었지."

 

 할머니가 경고한 무호흡의 반동이었다.

 자력으로 호흡을 멈춘 것이 아닌 기도를 막아 강제적으로 무호흡의 시간을 연장했으니 뇌에 악영향이 없을 리 없다.

 

 "목숨 아까운 줄 알아야지, 젋은 녀석이."

 

 "아하하..."

 

 그래도 델에게 후회는 없었다.

 그때와 같은 상황이 다시 오게 된다면 그는 망설임 없이 같은 선택을 하겠지.

 그렇기에 지금보다 더 강해져야만 했다.

 

 "그럼 다른 멍청이가 올 때까지 쉬고 있어라."

 

 "네.... 네?"

 

 다른 멍청이?

 

 "그게 누구..."

 

 하지만 의사처럼 보인 남성은 이미 방을 떠난 후였다.

 이후 몇 분 정도 흐르고 델은 다른 멍청이가 하문을 가르켰던 말임을 알 수 있었다.

 

 "몸은 괜찮은가?"

 

 "아저씨!"

 

 "일주일 동안 일어나지 않아 얼마나 초조했는지. 다시금 사과하지. 너에게 이런 일을 겪게 하다니."

 

 "괜찮아요. 그런 일이 일어날 거라곤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을 거예요."

 

 "하하, 고맙군. 아, 그보다 말해줄 것이 있어서 이렇게 급히 찾아왔다."

 

 "말해줄 거요?"

 

 "자네의 동생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제서야 델은 자신이 남쪽 대륙에 간 목적이 떠올랐다.

 동생을 찾아야만 하는데 일주일씩이나 자고 있었다니.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닌데, 한심하게 뭘 하고 있는 거지.

 

 "델, 델! 정말 괜찮나?"

 

 "어떡하죠... 저, 다시 남쪽 대륙으로 갈 수 있을까요? 동생을, 동생을...!"

 

 "진정해라, 델. 동생을 찾을 수 있는 단서를 찾아내서 이렇게 너에게 온 거니."

 

 "네?"

 

 "일주일 전. 네가 채취한 마나는 다름아닌 닐의 마나였다."

 

 "그게 무슨..."

 

 상황 정리가 되지 않은 델은 의아함만이 머릿속에 가득 찼다.

 잠시후 하문에게 모든 설명을 들은 델은 패닉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그럼... 그러면... 그 참상을 만든 게 닐일 가능성이 높다는 건가요...?"

 

 "아직 확실하지는 않지만... 가장 유력한 용의자인 건 사실이다."

 

 그리고 하문을 통해 자신은 알지 못했던 닐의 과거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그는 잠시뿐이지만 뒷세계에 발을 담그기도 했다는 것이다.

 

 "닐이 대체 왜..."

 

 "거기까진 나도 잘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 생각보다 일이 커져버리고 말았다. 타국에서 그냥 마법도 아닌 금지된 마법을 쓴 것도 모자라 한

 지역 전체를 불바다로 만들었으니. 네가 잠들어 있는 사이 닐에겐 현상 수배가 걸려버린 상태다."

 

 "그런... 나 때문에..."

 

 "너 때문이 아니다. 그리고 네 잘못은 더더욱 아니지. 그보다 할 말이 더 있다. 전에 말하지 못한 조사의 목적에 관한 이야기지."

 

 "참상의 범인을 찾기 위함이 아니었나요?"

 

 "그건 정말 예상치 못하게 알아냈을 뿐이다. 조사의 진정한 목적은 바로... 베릴 마을의 멸망에 관련되어 있다."

 

 "....네?"

 

 베릴 마을이라면 다른 어떤 마을도 아닌 바로 자신의 고향 마을인데.

 

 "저희 마을에 관한 조사였다구요?"

 

 "너도 한번쯤은 생각해보지 않았나. 어째서 수십 년간 평온하던 마을에 갑작스럽게 마물들이 들이닥친 건지."

 

 물론 델 역시 그 점에 대해서는 지난 4년간 의문을 품고 있었다.

 할머니도 그에게 귀띔을 해 주었지만 그는 가족에 대한 걱정이 우선이었다.

 복수보다는 다시 한 집에서 그들을 마주할 수 있는 그런 일상을 꿈꾸며 버텨온 것이다.

 

 "그리고 마물들의 습격을 받았던 건 베릴 마을 뿐만이 아니었다. 왕국을 중심으로 숲과 밀접한 외곽 쪽 마을 총 13 곳에 동시다발적으로

 마물들의 습격이 있엇고 보호막이 설치되기 전까지 꾸준히 습격이 보고되었지."

 

 "그런 일이... 그렇다면 왕국에서는 마물들의 습격에 배후가 있다고 확정지은 건가요?"

 

 "그래, 혼란이 일어나는 걸 막기 위해 아직 공식적으로 발표하진 않고 지난 4년간 비밀스럽게 조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이렇다

 할 단서를 겨우 발견해냈지. 바로 우리와 대적한 그 소녀다."

 

 "그 소녀가 그럼 배후라는 건가요?"

 

 "아직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분명 연관이 있을 거다."

 

 말을 마친 하문의 표정에서 델은 아쉬움을 느낄 수 있었다.

 분명 소녀를 생포하지 못한 걸 후회하고 있는 거겠지.

 

 "죄송해요. 제가 좀만 더 강했더라면 붙잡을 수도 있었을 텐데..."

 

 "그때 일은 신경쓰지 마라. 그 소녀는 강했다. 마나를 사용하지 않은 나도 감당할 수 없었을 만큼. 그리고 난 마나를 사용하기 시작하면 힘조절이

 불가능해서 말이지. 하하하."

 

 죄책감을 덜어주는 하문의 배려에 델은 고마움을 느꼈다.

 그리고 잠시 뒤. 또 다른 손님이 델을 찾아온다.

 

 "여."

 

 "엇... 레이나스 씨?"

 

 "지나가던 길에 걱정되서 한번 찾아와 봤다."

 

 "하하하! 자네도 참 솔직하지 못하는군. 그럼 나는 이만 가볼테니 둘이서 말 좀 나누게."

 

 "벌써 가시게요?"

 

 "밀린 일이 많아서 말이지. 델, 꼭 동생을 찾길 바라마."

 

 그 말을 끝으로 병실에는 델과 레이나스만 어색하게 남게 되었다.

 

 "몸은 좀 어때?"

 

 "뭐... 괜찮은 거 같아요."

 

 델은 일부로 레이나스의 얼굴을 쳐다보지 않았다.

 아니 볼 수 없었다.

 

 "다행이다. 정말 죽는 건 아닐까 걱정했다고."

 

 "어차피 저는 버림패가 아니었나요."

 

 "하긴. 그렇긴 하지. 그럼 이 자리에서 정식으로 사과하마."

 

 "네?"

 

 사과라는 말에 놀란 델이 그녀를 돌아보자.

 

 "뭐, 뭐하시는 거예요?"

 

 "미안하다. 너를 이용하고 믿음을 저버렸다."

 

 바닥에 무릎을 꿇고 고개 숙이고 있는 레이나스가 눈에 들어왔다.

 

 "어서 일어나세요! 기사단장이신데 누가 보면은..."

 

 "남의 시선따위는 상관없다. 그저 진심으로 네게 사과하고 싶을 뿐이다."

 

 굳건히 자신의 태도를 유지하는 모습을 보며 델은 적잖이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아, 알겠어요! 사과 받아줄 테니까 어서 일어나세요!"

 

 "하하, 내가 너무 막무가내였나."

 

 "알고 계셔서 다행이네요."

 

 "어쨌거나 미안했다. 변명이지만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조사였고 마땅한 적임자가 나오지 않았던 터라 다른 방법이 없었다."

 

 "네, 다 알고 있으니까 그만 사과하셔도 되요."

 

 "응?"

 

 "이미 하문 아저씨한테 다 들었어요."

 

 "음, 그렇구나.... 잠깐, 뭘 다 들었다고?"

 

 "아주 마음 고생 하셨다고요. 황제님 앞에서 안절부절 못했다는 것도 들었구요."

 

 "잠깐, 이제 그만..."

 

 "겉으로는 굳건한 척 하지만 속은 한참 여리다는 것도."

 

 ".....정말, 그 아저씨는 대체 뭘 얘기하고 다니는 건지."

 

 "생각해보면 저도 레이나스 씨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잖아요. 그러니까 이제 서로 빚진 거 없기로 해요."

 

 "하하, 역시 내가 사람 보는 눈은 있구나. 고맙다."

 

 이제서야 마음의 짐이 놓인 레이나스는 크게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그보다 이제 어떻게 할 생각인가? 설마 바로 떠날 건 아니겠지?"

 

 레이나스의 물음에 델은 침묵했다.

 솔직히 어디서부터 닐을 찾아야할지 도무지 갈피를 잡지 못하겠다.

 자신은 마나를 탐지할 수 있는 마법사도 아니고 하문 아저씨처럼 강하지도 않다.

 이런 내가 과연 닐을 찾아낼 수 있는 걸까.

 

 "저는...."

 

 결국 레이나스의 질문에 답하지 못한채 밤이 찾아와버리고 말았다.

 

 "나는 어떻게 해야하지..."

 

 어두운 병실에 홀로 누워있으려니 잠도 오지 않았다.

 그럴수록 앞으로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은 쌓여만 간다.

 

 "누가 나타나 답을 좀 알려줬으면..."

 

 하늘에 답을 바라는 것이 아무 의미 없다는 건 더이상 부모님을 볼 수 없을 때 깨달았었는데.

 이래서는 제자리걸음이다.

 더는 앞으로 나아갈 수...

 

 "컹!"

 

 "...슈?"

 

 어디선가 들려오는 슈의 울음소리.

 급하게 자리에서 일어나 창문을 열고 바깥을 쳐다보자.

 

 "컹! 컹!"

 

 정원에서 자신을 향해 짖고 있는 슈가 눈에 들어온다.

 녀석은 얼마나 반가운지 꼬리를 흔들더니.

 

 "어, 어...?"

 

 대성당의 벽에 주렁주렁 달린 장식품들을 발판 삼아 내가 있는 병실로 뛰어오른다.

 

 "컹!"

 

 "슈! 위험하잖아!"

 

 하지만 슈는 아무 상관 없다는 듯 그저 좋다고 몸을 비벼댄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보고 있던 사람이 한명 더 있다는 걸 델은 눈치채지 못했었다.

 

 "강아지다."

 

 "어?"

 

 분명 인기척을 느끼지 못했는데 어느새 자신의 뒤로 누군가 접근해 있었다.

 

 "누구... 세요?"

 

 "너가 키우는 거야?'

 

 대답 대신 슈에게 큰 관심을 보였다.

 

 "네, 키운다기 보단 친구에 가깝지만."

 

 "그렇구나. 이름은?"

 

 "슈요."

 

 "슈, 귀여운 이름이네."

 

 "감사합니다, 그런데 누구..."

 

 "만져봐도 돼?"

 

 "아, 네. 상관없을 거예요. 사람을 좋아해서."

 

 하문 아저씨도 레이나스 씨도 잘 따른 슈이기에 별 상관 없을 거라 생각했지만.

 

 "슈? 왜 그래?"

 

 그녀의 손길에 슈는 뒷걸음질 치더니 이내 내 뒤로 완전히 숨어버렸다.

 

 "힝..."

 

 "아마 낯설어서 그럴 거예요. 하하하...."

 

 "털 복슬복슬해 보이는데..."

 

 슈가 이런 반응을 보이는 건 처음이라 그녀의 정체가 더욱 궁금해지는 델이었다.

 

 "아, 저는 델이라고 해요."

 

 "음... 나는 방황하는 어린 양을 구해주러 온 악마라고 해야하나?"

 

 "...네?"

 

 "방금 누가 답을 좀 알려줬으면 하고 빌지 않았어?"

 

 "설마... 듣고 계셨어요?"

 

 "내가 귀가 좀 좋아서. 그래도 지금 이렇게 날 만났잖아?"

 

 "어... 그래서 정체가..."

 

 "말했잖아? 악마라고."

 

 뭔가 위험한 사람을 만난 델이었다.

 

 

 

 
작가의 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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