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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망각의 라그나로크
작가 : 오이먹는고슴도치
작품등록일 : 2022.2.27

자신이 과거로 돌아왔다는 것을 잊어버린 한 소년, 과연 정해진 운명을 부수고 미래를 뒤바꿀 수 있을까...

 
11화
작성일 : 22-02-27 03:00     조회 : 180     추천 : 0     분량 : 48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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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얼음의 군주여, 죽음의 땅에 강림해라."

 

 사엘라-트리테라-프라테스

 

 땅을 강하게 박차자 혹한의 냉기가 뿜어져 나오며 대기마저 얼어붙는다.

 

 "하하, 화가 아주 단단히 나셨나 보네?"

 

 녀석의 말대로 난 지금 화가 났다.

 대체 무엇 때문일까.

 한참 승리에 취해 있을 때 비겁하게 뒤통수를 가격한 거?

 바다 한 가운데에서 자신을 상어밥으로 만드려고 헀던 거?

 아니, 닐의 분노는 오직 타인을 위해서만 움직인다.

 제 아무리 형을 잃고 과거의 태도나 성격을 잃어버렸다고는 하지만 자신의 선한 본성만큼은 어찌할 수 없었다.

 제멋대로에 말도 많고 짜증나고 귀찮고 치근덕거리는 놈이지만.

 

 "그래, 그러니까."

 

 좋든 싫든 이미 닐 본연의 마음은 카단을 '친구'로 생각하고 있었다.

 

 "너야말로 살아나갈 생각하지 마라."

 

 -우우웅!

 

 하늘 높이 3개의 마법진이 그려지며 마치 개기일식을 보여주듯 서로 겹쳐진다.

 서로 폭발하듯 공명하기 시작한 3개의 마법진에서 나타나는 건.

 

 "...이건 좀 심한데?"

 

 알 수 없는 무언가의 입.

 곧이어 천천히 벌어지기 시작한 그 입이 크게 숨을 들이마쉬더니.

 

 -크롸아아아아악!!!

 

 모든 것을 불태울 연옥의 불꽃이 일대를 휩쓸어버린다.

 

 "재가 되어 사라져라."

 

 금지된 금서의 주문, 용의 숨결.

 대량의 마나를 소모할 뿐더러 그 파괴력과 살상력 때문에 사용이 금지된 마법이지만 그런걸 따질 순간이 아니었다.

 적들은 확실하게 불타 사라졌고 온 일대가 화염에 불타오른다.

 

 "으으으..."

 

 "카단?"

 

 하지만 점점 카단의 상태가 악화되고 있다는 것이 문제였다.

 

 '젠장, 치료가 잘 들지 않아.'

 

 지속적으로 치료 마법을 걸어주고 있었지만 그는 상처를 입고 너무 오랜 시간동안 방치되었던 탓인지 치료가 더뎌지고 있었다.

 

 '이럴 줄 알았다면 치료 마법에 대해 더 깊게 공부하는건데...'

 

 "정신차려 카단! 절대로 죽지만 마, 알겠어?"

 

 대답 대신 닐은 등으로 끄덕거림을 느낄 수 있었다.

 서둘러 이곳에서 빠져나가 카단을 치료할 수 있는 장소를 찾아야만 한다.

 더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는 닐은 다시 한번 마법으로 날아오른다.

 하지만.

 

 -쩌억!

 

 갑작스레 등 뒤로 느껴지는 섬뜩한 살기.

 뒤를 돌아볼 새도 없이 황급히 몸을 날려보지만.

 

 -푸확!

 

 "크흑...!"

 

 닐을 업은 채로 완전히 공격을 회피해낼 수 없었고 왼쪽 다리에 맹수에게 물린 듯한 상처와 함께 사방으로 혈흔이 튄다.

 치료 마법을 쓸 틈도 없이 그대로 바닥으로 다시 추락하자.

 

 "아아, 아까워라."

 

 반쯤 타버린 몸으로 자신을 향해 살기 그득한 눈빛을 보내고 있는 한 사내가 눈에 들어온다.

 

 "어떻게... 살아남은 거지?"

 

 용의 숨결은 몸을 반 내어준다 해서 막아낼 수 있는 마법이 아니었다.

 눈앞의 사내가 물 마법에 고도로 숙달된 왕국 마법사 수준이 아닌 이상 버텨낼 수가 없었을텐데.

 

 "아아, 아주 눈물나는 희생이 있었거든?"

 

 "희생... 이라고?"

 

 희생이라는 말에 닐은 그가 어떤 방법을 썼는지 머릿속에 그려지기 시작했다.

 

 "사람들을... 벽으로 사용한 건가...?"

 

 그의 곁에 있던 동료들을 전부 벽으로 내세운 뒤 물과 흙의 장벽을 쌓는다면

 

 "하하... 잔인하기도 해라."

 

 몸이 반쯤 타버리는 걸로 넘길 수는 있었다.

 

 "크하하, 웃기는군. 마법을 쓴 장본인에게 설마 잔인하다는 말을 들을 줄이야."

 

 "그래 뭐. 쓰레기가 무슨 짓을 하든 내 알바 아니지. 그런데 너, 후회할 거다."

 

 "아하? 뭘 말이지?"

 

 "그냥 화염에 불타 죽는 게 더 나았을 거라고."

 

 닐이 빠르게 영창을 외우자 칼날의 바람이 사내에게 쇄도한다.

 

 "겨우 이 정도라고?"

 

 이에 맞서 사내가 손가락으로 허공에 무언갈 그려내자.

 

 -푹!

 

 "큭...!"

 

 언제 날아왔는지도 모르는 비수가 닐의 복부를 찌르고 있었다.

 

 "어때? 따끔하지?"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감을 잡지 못하고 있을 때에도 남자의 손가락은 쉬지 않고 움직였고 우선 피해야한다 판단한 닐은 마나를 체내로

 마나를 흡수시켰다.

 푸른 빛에 휩싸인 닐은 그대로 뒤돌아 도망쳤다.

 

 "크하하하, 고작 한다는 게 도망치는 거냐!"

 

 그 뒤로 먹잇감을 쫓는 교활한 여우가 악착같이 따라붙는다.

 그 역시 온몸이 푸른 빛에 휩싸여 있었다.

 

 '제길, 너무 가까워!'

 

 아까와 같은 대형 마법을 쓰기엔 녀석과의 거리가 충분하지 않았다.

 잘못했다간 자신도 휩쓸릴 뿐더러 카단도....

 

 "생각이 너무 많아 보이는데?"

 

 -쩌억!

 

 눈앞에서 거대한 여우의 머리가 불쑥 나타나더니 흉축한 아가리를 쩍 벌린다.

 

 '아까 다리를 물어뜯은 녀석인가.'

 

 섬뜩한 살기가 피부를 뚫고 들어오는 느낌.

 마법이라기엔 마나도 느껴지지 않았고 영창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흑창의 창이여, 적의 심장을 취해라!"

 

 피아토스-레벨른-코카툰

 

 3개의 흑창이 닐의 곁에 생겨나고 급한대로 뚫고 지나가려고 한 닐이었지만 금방 이 선택을 후회하게 된다.

 

 -퉁!

 

 "뭐...?"

 

 골렘을 상대했던 것처럼 흑창 역시 여우의 가죽을 뚫지 못하고 튕겨져 나간다.

 

 '괜찮아, 아직 창은 더 있어.'

 

 남은 2개의 흑창이 각각 여우의 눈과 입을 향해 돌진했지만.

 

 -푸확!

 

 "뭐야..."

 

 '아무렇지도... 않다고?'

 

 여우의 눈과 목구멍에 흑창을 꽂아넣었지만 입을 벌린 채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녀석을 막아낼 수는 없었다.

 다급하게 옆으로 빠져나가려 했지만 이미 때는 지나가 버렸다.

 

 -푸욱!

 

 뒤따라오던 남자의 손짓에 이번에는 양 허벅지에 비수가 박혔고 고통과 근육의 경련 때문에 움직임이 굳어버렸다.

 

 "크하하하! 그대로 씹어먹혀라!"

 

 '끝이다.'

 

 한순간의 판단 실수는 그대로 죽음으로 직결된다.

 너무 한심했다.

 정체도 모르는 여우의 머리가 나타났을 때 곧바로 피했어야만 했다.

 전투 경험도 부족한 것이 여기서 발목을 붙잡을 줄이야.

 오늘만 벌써 죽음의 문턱에 2번째.

 마나의 한계가 없다는 것만 믿고 자만해온 자신이 너무나 초라해 보인다.

 고작 15살인 주제에, 특별한 인간이라는 걸 믿고 너무 설치던 벌을 받는 거겠지.

 

 "젠장."

 

 코앞까지 다가온 여우의 입을 넋 놓고 바라보고 있을 때.

 

 -퍽!

 

 "....?"

 

 뒤에서 무언가 자신의 등을 강하게 차는 느낌.

 아니, 느낌만이 아니라 실제로 자신의 몸이 밀리고 있었다.

 이건...

 

 "...카단?"

 

 "......"

 

 -촤악!!

 

 눈앞에서 카단이 갈가리 찢어져 나간다.

 거대한 두 이빨 사이에 끼어버리면서 몸이 터져버리고 팔과 다리는 형편없이 나가 떨어진다.

 머리와 팔다리는 그대로 입 속으로 삼켜져 버리고 창자가 널부러진 몸체가 바깥으로 나가 떨어진다.

 사방으로 피가 튀었고 살을 찢고 나온 뼈는 맨정신으로 보기엔 너무나 잔혹했다.

 하지만 닐은 그 모든 광경을 두 눈 똑바로 뜨고 지켜보았다.

 그런 그의 얼굴은 카단의 피로 물들었고 등이 밀린 반동으로 바닥에 엉덩방아를 찧고 풀썩 앉아버린다.

 

 "크하하하! 정말 눈물겨운 희생이구만!"

 

 닐의 두 눈에서는 서서히 생기가 빠져나갔고 감정의 연못에 연못에 진흙이 퍼져나가듯 흐리멍텅해진다.

 결국 연못은 완전히 오염되었고 그 무엇도 보이지 않게 된다.

 

 "뭐야, 완전히 정신이 나간건가? 크흐흣, 이거 완전 물렀구만. 그래도 자업자득이라 생각해라. 너도 내 소중한 동료들을 불태워 버렸으니까."

 

 소중하긴 개뿔. 그 누가 소중한 동료들을 방패막으로 사용한다고.

 하지만 닐의 입은 가슴 속에서 밀려 나온 무언가에 완전히 막혀버렸다.

 더는 말할 필요도, 가치도 느끼지 못했고 가슴엔 구멍이 뚫린 것 마냥 공허함이 느껴진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 공허함을 가득 채워오는 건.

 

 "사라져."

 

 끝없는 증오심.

 눈앞의 남자를 향한, 괴물같은 여우를 향한 것도 아닌 자기 자신을 향한.

 

 

 이날 남쪽 대륙의 일대는 완전히 불타오르게 된다.

 여우와 남자를 잿더미로 만들어버린 닐은 멈추지 않았다.

 속에 응어리 져 있는 걸 완전히 풀어내지 않는 이상 자기 자신이 미쳐버릴 것만 같았던 그는 도적단의 잔당을 손수 쓸어버렸다.

 피가 비처럼 내리는 그날은 블러드 레인이라 불렸고 닐은 무영창까지 익히게 된다.

 

 "....."

 

 총 오백이 넘는 사람을 벤 닐이 터벅터벅 불타는 대지 위를 걸어간다.

 검붉은 피로 묽든 그의 모습은 사신을 연상케 했고 허무함이 몰려온 그는 그만 자리에 우뚝 서버린다.

 달빛 아래, 아무것도 남지 않은 대지는 꼭 자신의 속을 보여주는 것만 같았다.

 

 "드디어 찾았네."

 

 그리고 그를 멀리서 지켜보던 한 여인이 입맛을 다신다.

 

 "저 애가 그렇게 찾던 예언의 아이야?"

 

 그 옆엔 얼굴이 온통 깃털에 뒤덮인 자가 서 있었다.

 

 "그래. 어때? 네가 보기엔."

 

 "흠... 확실히 박력 넘치긴 했지. 실패작이긴 하지만 펜릴의 피를 지니고 있는 여우를 마법으로 태워 죽이다니."

 

 "그 남자도 꽤 강해 보였는데. 하필 상대가 예언의 아이였네."

 

 "독특한 마법을 사용하긴 했지. 소환 마법을 그렇게 사용하다니."

 

 "막 손짓 한번에 비수가 박히던데, 무슨 원리인지 아는 거야?"

 

 "알고 보면 별거 없어. 소환 마술은 간단해서 손가락에 마나를 담고 술식을 그리기만 해도 발동되거든.

 소환하려는게 비수처럼 작을 수록 더 그렇고. 그리고 상대의 몸에 직접 비수를 소환하면 아까처럼 날아와 박힌 것처럼 보이는 거지."

 

 "이야, 역시 알면 알수록 마법은 신기해."

 

 "나는 네가 더 신기한데, 로크."

 

 "농담도 참. 그럼 난 예언의 아이를 맞이하러 가볼게. 너는 여기 있어."

 

 "나도 같이 갈게."

 

 "아니, 그런 외모를 초면부터 보여줬다간 분명 죽임당할 게 분명해."

 

 ".....알겠어."

 

 여인이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자 공간이 왜곡되더니 곧바로 닐의 앞까지 도달한다.

 하늘을 올려다보던 닐은 인기척에 시선을 돌렸고 그곳엔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나고 있었다.

 

 "....형?"

 

 "어머? 미안하지만 나는 네 형이 아니란다."

 

 한순간 환각이라도 본 걸까.

 정말로 형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한 여인이 자신의 앞에 서 있었다.

 

 "내 소개를 하자면 네 공허함 마음을 채워주기 위해 찾아온 천사랄까? 이름은 로크. 예언의 아이, 네 이름은?"

 

 "나는...."

 

 무언가에 홀리기라도 한 걸까.

 말이 목을 타고 서슴없이 흘러 나오기 시작한다.

 

 "닐..."

 

 "음, 좋은 이름이네! 그럼 닐, 오늘부터 잘 부탁할게!"

 

 뭘 부탁한다는 거지.

 머릿속이 새하얗게 비워져버린 닐은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다.

 

 "그럼 닐, 네가 원하는 건 뭐야?"

 

 "내가... 원하는 거..."

 

 "복수, 맞지?"

 

 "....아니."

 

 "어라? 그럼 뭔데?"

 

 "내가 원하는건..."

 

 '세계의 초기화.'

 

 

 

 

 

 

 
작가의 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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