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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에버리스
작가 : 최경
작품등록일 : 2022.2.27

어둠이 가득했던 세계에 단 한줌의 강렬한 빛이 탄생한다.
그곳은 "대도시"라 불리우며 죽음 조차 존재하지 않는 천국의 도시였다.
그런 그곳에 한 남자가 나타난다.
그 남자로 인해 "대도시"는 멸망하고 새로운 세계가 탄생하게 된다.

 
4화
작성일 : 22-02-27 02:02     조회 : 192     추천 : 0     분량 : 5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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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기나긴 밤이 지나고 낮이 되었다.

 남자가 눈을 떴을 때는 주변에 옛 대도시의 모습은 존재하지 않았다.

 태풍이라도 휩쓸고 간 듯 무너져 내린 도시들과 모래 먼지로 가득했다. 그리고 그 속에 유일하게 강한 빛을 내는 존재가 있었다.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그 존재는 왕이라는 것을.

 

 “아…. 아......”

 

 남자는 그 빛을 향해 무작정 걸었다.

 얼마 되지 않아 빛에 도착했고 여전히 웅장하며 위대한 모습을 한 왕이 있었다.

 다만, 그때와는 다른 슬픈 표정을 짓고 있는 왕이었다.

 

 “그대의 소망은 이루어졌는가?”

 “아…. 아닙니다! 이것은 제 소망이 아니었습니다!”

 

 남자는 바닥에 고개를 처박으며 말했다.

 이미 자신과 연결된 그녀의 눈으로, 스며든 그녀의 힘으로 모든 것을 알 수 있었다.

 

 흐느껴 우는 남자에게 왕이 말했다.

 

 “내 과거의 얘기를 들어주겠나.”

 

 남자는 흐느끼며 고개를 들었다.

 왕에게 집중하기 위함이었다.

 왕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빛이 너무 눈 부셨기에 고개를 든 것도 잠시뿐 고개를 떨궈 왕의 말에 귀 기울였다.

 

 왕은 말을 이어나갔다.

 

 “모든 시작은 태초로부터 거슬러 올라간다.”

 

 ***

 

 태초의 세계는 혼돈만이 존재했다.

 불안정만 가득했던 혼돈은 안정을 찾고 싶었다.

 그 안정이란 죽음이었다.

 혼돈은 자신의 강대한 힘을 응축시켰다.

 응축된 힘은 크게 요동쳤고 큰 폭발을 일으켰다.

 그 폭발로 혼돈이 분열되었다.

 혼돈의 맑은 영혼은 빛이 되었고 어두운 영혼은 어둠이 되었다.

 혼돈의 눈이 먼저 하늘이 되었고 그다음 몸이 대지가 되었다.

 그 뒤 대지에 혼돈의 피가 뿌려져 바다가 되었다.

 

 하나의 세계가 만들어졌다.

 안정을 찾게 된 세계에서 빛이 드리운 곳에 서로 다른 두 생명이 태어났다.

 빛은 두 생명을 남자와 여자로 지칭했고 남자는 '신'을, 여자에게는 '진'이란 이름을 주었다.

 그 둘은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빛은 그 둘의 모습을 바라보는 것을 좋아했고 사랑하며 아꼈다.

 

 그것을 그저 바라보는 어둠은 시기와 질투를 느끼기 시작했다.

 두 생명이 나타나기 전에 빛은 자신만을 바라봤기 때문이었다.

 어둠은 빛과 함께 영원히 사랑하리라 생각했지만, 빛의 변심에 배신감을 느꼈다.

 어둠 또한 빛을 잊으려 했지만, 어둠이 드리운 곳에는 어떠한 생명도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빛 이외에는 다른 사랑을 할 수 없었다.

 

 빛은 두 생명에게 절대 어둠에 다가가지 말라 말했다.

 신은 빛에 맹목적인 맹세를 했기에 알겠다고 하지만, 진은 그와 반대로 외롭게 존재하는 어둠에 연민을 가졌다.

 

 어느 날 빛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두 생명은 잠을 자고 있었다.

 진이 먼저 잠에서 깨어났다.

 잠든 신을 보며 홀로 있던 그녀에게 어둠이 흐느끼는 소리가 들려왔다.

 

 진이 바라본 곳에는 어둠이 혼자 울고 있었다.

 순수했던 진은 외로이 혼자 있는 어둠이 불쌍했다.

 다독여 주고 싶었던 진은 어둠에 다가가지만 않으면 대화정도 는 해도 괜찮으리라 생각했다.

 

 진은 경계까지 다가갔다.

 어둠은 눈물을 훔치며 경계를 넘어 자신에게 다가오라 말했다.

 그러나 진은 경계를 넘지 않았다.

 

 자신에게는 빛이 정해 준 규율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자 어둠은 울음을 멈추고 자신의 모습을 화려하고 멋지게 꾸며 보였다.

 그 모습은 마치 빛의 모습과도 같았다.

 어둠은 진에게 경계를 넘으면 자신과 같은 모습으로 멋지게 꾸며 주겠다고 했다.

 단지 그뿐 어떠한 것도 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리고 빛에는 절대 비밀로 하겠다고 덧붙였다.

 

 진은 어둠의 빠른 변화로 인해 자신을 속이고 경계를 넘게 만들 속셈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와 동시에 빛의 대지에서 진을 찾는 신의 목소리가 들렸다.

 진은 자신을 찾는 빛의 목소리에 정신을 차렸고 경계를 넘은 발을 급히 돌렸다.

 그리고는 뒤돌아 신에게 달려갔다.

 

 떠나는 신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는 어둠은 아쉬워하지 않았다.

 경계에서 뒤돌아가던 진의 머리카락이 경계를 조금 넘었기 때문이었다.

 그 짧은 한순간에 어둠은 그녀의 머리카락에 자신의 힘의 일부를 담았다.

 

 신은 진에게 어디 갔었냐 물었지만, 진은 대답하지 않았다.

 

 ***

 

 그 후로도 오랜 시간 신과 진은 사랑을 나눴다.

 어느 날 진에게 변화가 생겼다.

 배가 불러왔다.

 새로운 생명을 잉태한 것이었다.

 순식간에 진은 수많은 생명을 낳게 되었다.

 그 생명은 저마다 그림자를 갖고 있었고 대지의 여러 곳으로 퍼졌다.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탄생시키는 것은 오로지 빛만이 가능했기 때문이었다.

 빛은 그런 신과 진에게 감격했다.

 자신이 만든 존재의 대단하고 특별함과 자신을 뛰어넘을 수 있는 자질을 가졌기 때문이었다.

 그것은 빛을 자극했고 대견해할 정도였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진의 생명이 꺼져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녀에게 죽음이 드리운 것이 명확했다.

 

 안타까워하는 그들 뒤로 어둠은 그 모습을 흡족하게 쳐다보고 있었다.

 빛은 그제야 어둠의 계략임을 눈치챘다.

 자신이 잠시 자리를 비운 그때 어둠이 그녀를 물들였을 것으로 생각했다.

 

 신은 빛에 진이 왜 이러는지 물었다.

 빛은 어둠에 물들었기 때문이라 말했다.

 신은 빛에 도움을 청했다.

 빛은 신의 도움을 들어줄 수 없었다.

 어둠은 어둠만이 거둬들일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신은 통곡했다.

 진이 없다면 살아있을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신은 어둠이 미웠다.

 이 모든 것이 어둠으로부터 일어난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런 신의 모습을 바라보던 빛은 자신을 희생해 어둠과 공멸하기로 했다.

 

 그때 진에게서 마지막 생명이 탄생했다.

 그러자 세계의 규율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이윽고 빛과 어둠의 경계가 무너졌고 빛도 어둠도 서로 경계를 넘을 수 있게 되었다.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어둠은 세계로 퍼진 생명들에게 자신의 힘을 이용해 죽음을 물들였다.

 빛이 자신 이외에 또다시 다른 생명체를 사랑하리라는 것이 싫었다.

 마지막으로 신에게 자신의 힘을 물들이려던 때 빛이 자신의 힘 대부분을 신에게 주어 물드는 것을 막았다.

 경계가 무너진 세계에서 자신만이 어둠을 막을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

 빛은 어둠에 다가가 어둠을 안아주었다.

 그러자 서로에게 반응했고 빛과 어둠을 통제하던 존재는 공멸하였다.

 

 

 빛의 힘은 신에게 머물렀고 어둠의 힘은 세계로 퍼졌다.

 그들의 힘만이 세계에 남아있게 되었다.

 

 그곳에서 진은 신의 품에서 죽음을 맞았다.

 세계에서 최초의 죽음이 일어난 순간이었다.

 생명이 꺼진 진의 몸에서 하나의 존재가 태어났다.

 새로운 존재는 탄생과 죽음을 잇는 '시간'이란 힘을 갖고 있었다.

 그 존재는 빛과 어둠보다도 강대한 힘을 갖고 있었고 세계의 경계를 무너뜨릴 수 있었다.

 

 신은 진에게서 태어난 생명을 구하고 싶었다.

 시간이 존재한다면 생명은 언젠가는 죽음을 맞이하리라 생각했던 탓이었다.

 신은 생명을 죽음으로 인도하는 시간이라는 힘을 봉인하고자 했다.

 '시간'이라는 힘은 진의 육신만으로 봉인 할 수 있었다.

 자신이 받은 빛의 힘 절반과 진의 육신을 이용해 시간을 봉인했다.

 그리고 신은 봉인한 시간과 함께 세계에서 잠시 사라지게 되었다.

 

 “내 얘기는 여기까지다. 나 규율에 얽매여 잘못된 선택을 했고 그녀를 고통에 빠뜨렸다. 그땐 그게 가장 옳은 일이라 생각했지.”

 

 남자는 여전히 고개를 들 수 없었다.

 왕의 안타까움과 또다시 잃지 않기 위해 선택했던 길을 자신이 모두 망쳤기 때문이었다.

 

 “너 또한 그녀에게 이용당한 것을 안다. 어찌해서 네가 그녀의 힘에 눈을 뜨게 되었는지 묻지 않겠다. 다만, 그 죗값으로 인해 앞으로 지옥 같은 삶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그와 동시에 그 지옥을 버텨낼 힘 또한 갖게 된다. 그것이 축복일지 저주일지…. 난 너를 용서할 수 없다. 그녀와의 약속으로 더는 말할 수 없지만. 살아남아라. 그것만이 너의 죗값을 치르게 되는 길일 것이다."

 

 왕은 남자에게 자신의 말을 전하고 남자의 머리에 손을 댔다.

 

 "모든 건 너에게 달렸다. 꼭 살아남아라."

 

 남자는 왕의 말이 어느 것 보다도 무겁게 느껴졌다.

 

 왕으로부터 황금빛이 맹렬하게 빛났고 그 빛은 남자에게로 스며 들어갔다.

 그러자 왕은 빛과 함께 하늘로 솟았고 하늘의 태양이 되어 세계를 지켜보기로 했다.

 

 그렇게 세계에는 낮과 밤이 과거 빛과 어둠과 같이 세계를 양분했다.

 다만, 과거의 세계와는 다르게 그녀의 힘으로 인해 낮이 오면 밤이 오고 밤이 오면 낮이 오는 흐름이 생겨났고 세계에 시간이 흐르기 시작했다.

 

 그 모든 것이 자신의 욕망과 이기심으로 인해 일어난 것에 죄스럽고 비참할 뿐이었다.

 

 남자는 걸었다.

 목적 없이 어디로든 걷기 시작했다.

 그러다 쓰러졌고 다시 힘이 나면 걸었다.

 죽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지만, 왕의 마지막 한마디가 귓가를 맴돌았다.

 

 ‘살아남아라’

 

 남자는 하염없이 걸을 뿐이었다.

 

 ***

 

 시끌벅적한 식당, 입구의 가장 끝쪽 자리에 50대 중반으로 보이는 아저씨 둘이 낮부터 거하게 한잔하고 있었다.

 한 명은 덥수룩한 머리와 수염이 얼굴을 가려 자세히 구분 짓기 어려웠다.

 다른 한 명은 짧은 머리에 수염은 없고 얼마나 술을 마신 건지 얼굴은 홍당무처럼 달아 올라있었다.

 짧은 머리의 아저씨는 연거푸 술을 퍼부어댔고 덥수룩한 아저씨는 말하기를 좋아하는지 입을 다물지 않았다.

 그들의 테이블에는 낮이라고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술병이 놓여있었다.

 둘은 이런저런 얘기로 시끄럽게 떠들다 덥수룩한 아저씨가 잠시 분위기를 진정시켰다.

 

 "자네 어제 게인한테 뭐 들은 거 없어?"

 "뭔가 말 한 것 같은데 말이야…. 검…. 검정 강아지! 어제도 너무 마셔서 기억이 가물가물하네"

 "검은 망령이겠지! 아차차......"

 

 털이 덥수룩한 아저씨는 자신이 말하고 너무 큰 소리로 내지른 것 같아 입을 급히 다물고 주위를 훑었다.

 다행히 아무도 듣지 못한 것 같았다.

 

 "자네 술 좀 그만 마시게!!"

 

 털이 덥수룩한 아저씨가 짧은 머리의 아저씨의 술잔을 뺏어 바닥에 부어버렸다.

 

 "술이 무슨 죄가 있다고!"

 "내 얘기에 집중해! 아주 중요한 얘기란 말이야!"

 

 짧은 머리의 아저씨는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잔에 술을 따르고 있었다.

 

 "어이구! 자네 영 못 쓰겠구먼"

 

 털이 덥수룩한 아저씨가 혀를 내두를 때였다.

 한 젊은 청년이 불쑥 그들의 테이블에 끼어들었다.

 

 "합석해도 될까요?"

 

 털이 덥수룩한 아저씨가 못마땅하게 쳐다보며 청년에게 말했다.

 

 "누군 신가?"

 "아, 제 소개를 먼저 하겠습니다. 전 여행 중인 소설가입니다."

 

 청년은 정중하게 인사했다.

 한쪽 눈에 단 안경을 쓰고 거하게 차려입은 정장이 귀족 자제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다만 상반되게 해진 옷의 겉면과 턱에 듬성듬성 난 수염이 그의 바쁜 일상을 대변해 주고 있었다.

 자신이 잘생긴 것을 아는지 연신 미소를 보이며 자신감 있는 태도였다.

 

 "수염만 밀면 꽤 준수한 얼굴이구먼? 글쟁이라고?"

 "네! 정처 없이 글감을 찾아 이리저리 떠돌고 있는 글쟁이죠! 여행 도중 우연히 이곳을 들르게 되었는데 아저씨와 만날 인연에 이끌려 온 것인가 봐요!"

 "말 한번 잘하는 구만?"

 

 잘생긴 괴짜 같은 모습이었지만 성격만큼은 좋아 보였다.

 

 "내 얘기가 실망스러우면 어쩌려고 그러나? 아직 무슨 얘기인지도 모르지 않아?"

 "어떠한 얘기든 경건하게 들을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털이 덥수룩한 아저씨는 짧은 머리의 아저씨를 쳐다봤다.

 이미 술에 떡이 되어 자신의 이야기는 들을 정신이 아니었다.

 어차피 그의 성격에 참지 못하고 입이 근질거려 누군가에게라도 얘기했을 것이었다.

 

 "그럼, 말이야 우선 처음부터 말을 해야겠군."

 
작가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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