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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바르한 연대기
작가 : 아노락
작품등록일 : 2022.2.13

대자연 '마테르'를 섬기며 그들만의 문화와 전통을 지키는 율타족.
그러나 거대 제국의 등장으로 부족은 존망의 위기에 휩싸인다.
족장의 아들로 태어난 바르한, 그는 거대한 힘 앞에 어떻게 맞설 것이며 어떤 꿈을 꾸고 이뤄낼 것인가...!

 
12화
작성일 : 22-02-27 01:51     조회 : 202     추천 : 0     분량 : 5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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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검은 산기둥을 오르는 이는 오도르 뿐이었다.

 그는 이미 자신의 한계를 넘어선 지 오래였다.

 그러나 여전히 검은 산기둥의 끝은 보이지 않았다.

 점점 차가워지고 매섭게 불어오는 바람에 오도르는 준비한 방한용 옷을 꺼내 입었다.

 점점 자신이 하늘에 뜬 구름과 가까워지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는 지쳤지만 차근차근 위로 나아갔다.

 맘베리를 휘둘러 단단히 고정하고 발을 다시 디디며 정진했다.

 그러던 중 그는 이제껏 검은 산기둥을 오르며 한 번도 경험한 적이 없던 장소를 발견하게 되는데, 그곳은 바로 커다랗게 파여 있는 동굴이었다.

 지금껏 그가 검은 산기둥을 오르면서 동굴을 발견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는 맘베리를 천천히 걸쳐 다리를 끌어올렸고 이내 동굴 안으로 완전히 몸을 올릴 수 있었다.

 포털렛지의 도움 없이 검은 산기둥에 온전히 누워본 것은 처음이었다.

 바닥은 젖은 듯 촉촉한 암석의 재질이 느껴졌다.

 ‘이곳은 도대체 무슨 장소인 거지?’

 의문만이 가득한 미지의 장소에 오도르는 천천히 주변을 살폈다.

 해가 서서히 저물어 가는 시간대였기 때문에 동굴 안은 칠흑같이 어두웠다.

 그는 낭에서 휴대용 등불을 꺼내들어 불을 지폈다.

 화르륵.

 어두웠던 동굴 안에 둥글게 불빛이 퍼지기 시작했다.

 고요하기까지 한 동굴 안에서 오도르는 이상한 기운을 느꼈다.

 어딘가 낯설지 않은 기운.

 “이 기운은...!”

 동굴 안쪽으로 좀 더 들어가자 곧 바닥에서 우뚝 솟은 암석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그 암석 위에는 자줏빛의 색을 내는 광석이 가볍게 얹어있었다.

 그것은 마테르가 가진 힘의 원천이라고도 불리는 시드스톤.

 검은 산기둥에 오른 자들 중 선택된 자들에게만 주어진다는 보물.

 샤트란이 목걸이로 지닌 노란빛의 돌 역시도 시드스톤에서 비롯되었다.

 ‘아아... 내가 살아생전 부족의 영광을 드높일 시드스톤을 얻게 되는구나!’

 지금껏 마테르의 탄생 이래 시드스톤을 찾은 전사는 극소수에 불과했다.

 시드스톤은 단순히 희소성의 가치만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다.

 이 돌에는 사람의 힘을 뛰어넘는 강력한 힘이 잠재되어 있다.

 물론 그 힘은 알 수 없는 영역으로 아무도 시드스톤을 온전하게 사용하는 이는 없었다.

 그러나 시드스톤의 힘을 일부만 사용하게 되더라도 그 사람은 인간의 한계를 아득히 넘어서는 능력을 가질 수 있었다.

 가령 신체의 구조가 변하여 놀라운 괴력을 얻는다거나 동물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경우도 있고, 풀 한포기 없는 사막에서 나무가 자라게 만들 수도 있었다.

 오도르는 시드스톤을 오른손에 가볍게 쥐었다.

 그의 손 사이로 시드스톤이 뿜어내는 자줏빛의 기운이 새어나왔다.

 ‘마테르여, 감사하나이다!“

 그는 시드스톤을 꽉 쥔 채 감격에 젖어 있었다.

 그 시각, 바르한은 올라왔던 길을 다시 내려가 처음 출발점으로 돌아왔다.

 그렇게 그의 첫 오름 의식은 막을 내렸다.

 아쉬움이 많은 바르한이었지만 그는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했다.

 그는 아직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어린 전사이기도 했다.

 ‘아직 나는 갈 길이 많이 남았다. 다시 내년을 위해 차근차근 준비해나가면 돼.’

 오랜 의식의 참여로 지친 그는 휴식을 위해서 자신의 티피로 돌아갔다.

 그렇게 아무것도 모른 채 피로에 지쳐 잠이 든 바르한.

 어느새 밤이 깊어져갔다.

 그러나 그가 잠든 사이 어둠을 틈타고 서서히 다가오는 그림자들이 있었다.

 척! 척!

 강철로 된 신발소리는 어느새 마테르의 대지에서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이날의 밤은 유독 칠흑같이 어두운 밤이었다.

 달빛조차 없는 밤하늘에 동물들조차 숨죽이는 그런 날 제국의 침략이 시작되었다.

 스륵!

 제국의 병사가 휘두른 검에 부족의 사람이 베여 그 자리에서 죽었다.

 꺄악!

 그 모습을 본 다른 자들도 죽어나가기 시작했다.

 “저항하는 것들은 죽여라!”

 갑주를 입은 기사의 명령에 수많은 병사들이 부족민들을 향해 달려 나갔다.

 “야만족 새끼들, 죽어라!”

 갑작스런 기습에 어떠한 방비조차 하지 못한 이들은 제국의 칼에 힘없이 쓰러져갔다.

 그 광경은 끔찍하기 그지없는 대학살의 광기.

 마테르의 대지는 자식들의 피로 붉게 물들고 있었다.

 뒤늦게 상황을 파악한 용맹한 부족의 전사들이 맘베리를 들고 제국의 병사들에게 맞섰다.

 수적으로 열세인 부족의 전사들이었지만 뛰어난 무력을 앞세워 제국의 병사들을 쓰러뜨렸다.

 “부족 사람들을 침략자들로부터 지켜라!”

 거침없이 맘베리를 휘두르는 대전사들은 부족 전사들을 지휘하며 적들의 수를 줄여나갔다.

 허나 제국의 새로운 병사들의 등장 앞에서 이들은 무력할 뿐이었다.

 탕!

 탕탕!

 갑작스레 빗발치는 총성.

 신무기를 사용하는 병사들에게 대전사 발리야바는 힘없이 쓰러졌다.

 “발리야바 님!”

 적들의 총탄에 여러 발 맞은 대전사 발리야바.

 그의 옆구리와 가슴에서는 피가 쏟아지고 있었다.

 “쿨럭... 적들로부터... 부... 부족민들을 지켜내야 한다...”

 총탄은 발리야바의 장기에 깊은 손상을 입혔다.

 끝내 그는 죽음을 맞이하게 되었다.

 그러나 그의 마지막 유언, 부족민들을 지키라는 명령에 전사들은 한 번 더 자신의 맘베리를 적들을 향해 휘둘렀다.

 “죽어라!”

 제국의 병사들을 향해 단체로 뛰어드는 전사들.

 그들의 용맹함은 거침없이 적들을 향해 돌진하게 만들었다.

 다만 전사들보다 적들의 총탄이 더 빨랐다.

 탕! 탕! 타당!

 총이라는 무기의 위력은 참으로 놀라웠다.

 전사들이 죽음을 받아들일 준비조차 되지 않은 상태에서 눈치조차 채지 못한 채 그들의 숨을 거두어갔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듀공 백작은 웃음을 지었다.

 “제아무리 거대한 괴수를 잡는 야만인들이라 해도 총 앞에서는 맥도 못 추는군.”

 제국의 병사들은 여자들과 아이들을 노예로 쓰기 위해 잡아들였다.

 “한 놈도 놓쳐서는 안된다! 모두 제국의 소유물이 될 귀중한 자원이다!”

 백작은 행여 하나라도 놓칠까 병사들에게 소리치며 강조했다.

 그러나 막강한 제국의 군사들을 앞에 두고도 당당히 맞서는 여인이 있었다.

 그 여인은 부족의 어머니인 샤피아였다.

 “더러운 침략자들! 내 죽더라도 너희들의 만행을 절대 잊지 않을 것이야!”

 제국에게 분노한 샤피아는 무기조차 제대로 들어본 적 없었으나 손에는 죽은 전사들의 맘베리를 들고 적들에게 달려갔다.

 탕!

 총성이 울렸다.

 

 뒤늦게 시끄러운 소리에 잠에서 깬 바르한은 티피 밖으로 나갔다.

 밖은 말 그대로 아비규환이었다.

 불타는 율타족의 부락과 사람들의 비명소리가 난무했다.

 그 역시도 그 속에서 곧이어 총이 발사된 소리를 듣게 되었다.

 ‘이 엄청난 굉음은 뭔가!’

 그는 끔찍한 광경 속에서 들려오는 낯선 굉음이 불길하게 느껴졌다.

 바르한은 굉음의 끝을 향해서 고개를 돌려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총에 맞아 쓰러지고 있는 어머니의 모습이 보였다.

 “어머니!”

 곧이어 샤피아의 입에서는 피가 울컥 쏟아져 나왔고 그녀는 그 자리에서 바닥으로 쓰러졌다.

 죽어가는 어머니의 옆으로 바르한이 다가갔다.

 “바르한... 미안하구나... 꼭...! 살아남거라...꼭...”

 샤피아는 연신 피가 역류해 울컥이는 걸 참아가면서 바르한에게 살라고 말했다.

 그것이 그녀의 마지막 유언이 되었다.

 샤피아의 영혼은 마테르의 품으로 벌써 떠나버렸다.

 ‘안.. 안됩니다! 안돼요!“

 바르한은 싸늘하게 식어가는 어머니의 몸을 얼싸안고는 울부짖었다.

 그는 이성을 잃은 채로 그대로 정신을 놓았다.

 빡!

 총개머리에 후두부를 가격당한 바르한은 그 자리에서 기절했다.

 “이놈도 묶어서 가운데로 옮겨놔라!”

 부락의 중심지였던 곳에는 수많은 부족민들이 팔다리가 묶인 채 무릎이 꿇려져 있었다.

 그들은 죽어가는 전사들과 타들어가는 천막들과 부족의 역사와 마테르의 숲을 바라보며 대성통곡했다.

 그 무리에는 진작에 잡혀온 샤트란의 모습도 보였다.

 방금 전까지 샤트란이 머무르고 있던 아지트 안으로 갑작스럽게 제국의 병사들이 들이닥쳤다.

 낯선 병사들의 등장에 당황한 샤트란은 그 무리속에서 익숙한 얼굴을 발견했다.

 “셰이버...?”

 그녀는 금세 상황을 알아차렸다.

 셰이버가 끌고 온 병사들이라는 것을.

 “어떻게 감히 우리에게 이따위 만행을 저지른단 말인가!”

 셰이버를 죽여버리겠다는 각오로 샤트란은 발버둥치며 발악했지만 몸이 약한 그녀는 제국의 병사들에게 너무도 손쉽게 제압당했다.

 “미안하오. 제국에는 노예인 내 가족들이 있소. 그들을 살리기 위해선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소.”

 셰이버는 덤덤하게 그녀에게 말했다.

 그러나 그의 선택은 잘못된 선택이고 절대 정당할 수 없는 행동이었다.

 “무고한 수많은 이들을 죽여서까지 얻는 생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당신은 절대 저질러서는 안되는 과오를 저지른 거야!”

 셰이버는 침묵했다.

 병사들은 포박된 샤트란을 끌고 나가는 중 셰이버는 아지트에 불을 질렀다.

 “안 돼!”

 샤트란이 소리쳤지만 아지트 안에 있는 책들은 계속해서 불태워졌다.

 그곳에 있는 것들은 샤트란이 꿈꾸는 미래의 부족을 위한 모든 것들이 기록된 장소.

 지금 그녀의 전부라고 해도 무방한 모든 기록들이 불에 타서 재가 되버렸다.

 ‘아아... 율타족의 미래가...’

 너무 큰 충격을 받은 샤트란은 몸이 견디질 못해 혼절을 해버렸다.

 

 한 편,

 아무것도 모른 채 씨드스톤을 획득한 오도르는 한 차례 숨을 고르고 난 후 다시 내려갈 준비를 했다.

 강한 빛을 뿜는 시드스톤 덕분에 밤하늘이 칠흑같이 어두웠음에도 주변의 시야가 밝혀져 오도르는 천천히 밑을 향해 내려갔다.

 그렇게 한참을 내려가던 중 오도르는 뭔가 주변이 조금씩 밝아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왜 점점 더 밝아지는 거지?”

 밝아지는 이유는 시드스톤 때문은 아니었다.

 밤하늘에 달조차 없었기 때문에 위에서 내려오는 빛도 아니었다.

 밝아지는 이유는 바로 저 밑에 있었다.

 오도르는 밑을 바라보았다.

 “저건...!”

 그는 율타족의 부락과 마테르의 숲이 불타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에게 대체, 지금 무슨 상황인가!”

 오도르는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했다.

 ‘얼른 내려가야 한다!’

 그의 손은 분주해졌다.

 맘베리를 빠르게 휘두르며 성큼성큼 발을 아래로 디뎠다.

 평소 그가 내려올 때의 속도와는 비교도 안되게 빨랐다.

 그 탓에 그의 자세는 불안했고 그 불안은 결국 아찔한 상황을 연출했다.

 “어... 어!”

 시드스톤이 그의 주머니에서 흔들리다가 밖으로 튀어나와 떨어질 뻔한 것이다.

 오도르는 황급히 떨어질 뻔한 시드스톤을 잡아냈다.

 그러나 그 탓에 그는 완전히 무게중심을 놓치고 말았다.

 ‘이렇게 허무하게 죽는 것인가...’

 그는 공중에서 떨어지면서 하늘 위로 시드스톤을 있는 힘껏 던졌다.

 그의 사역마인 푸른 매 샤이엔이 그것을 물고는 어딘가로 사라졌다.

 ‘부디 이 시드스톤이 후세에 전달되기를...’

 그렇게 율타족의 가장 위대한 전사이자 이끌던 타르 오도르는 불타는 대지의 화염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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