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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붉은실의 끝맺음
작가 : allzero
작품등록일 : 2022.2.23

1930년, 경성. 나라도 마음도 자유롭지 못하던 그 날의 어디선가 만나 아무도 모르게 붉은 실로 얽힌 이들의 이야기.

 
#15. 우리가 되어가는 과정
작성일 : 22-02-27 01:48     조회 : 178     추천 : 0     분량 : 5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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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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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 영: 너희들 때문이잖아 어떡할 거야!?

 서희석: 애 상대로 작작 좀 먹였어야지. 무턱대고 들이부으면 어떡해!

 경성에 제일 가는 술 꾼으로 유명한 재희와 중현을 상대로 두 사라의 속도를 맞춰가며 마시던 하람은 얼마 마시지 못하고 보기 좋게 테이블에 뻗어 버렸다.

 고하람: 아닙니다!! 저 괜찮습니다. 형님들. 더 마실 수 있습니다.

 그래도 정신 줄을 완전히 놔버리진 않았는지 조직원들의 말을 듣고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자기 할 말을 겨우 다 하고는 또 그대로 쓰러져 버리는 하람이다.

 송재희: 어떡하지. 완전 간 것 같은데....

 박중현: 신아, 영민. 너네 얘 집 어딘지 알아? 친구잖아!

 조영민: 아 글쎄, 친구 아니라니까요!!

 하람을 만나지 이제 겨우 이틀째 인데 영민과 신아가 집을 알 리가 없었다.....

 조영민: 야!! 야, 일어나!!

 다들 어찌할 바를 몰라 서로 눈치만 보고 있던 와중에 영민이 나서서 하람이 앉아 있는 의자를 발로 걷어 차며 하람을 다소 격하게 깨웠다.

 고하람: 아 네?!

 조영민: 너 집 어디야?

 고하람: 아......집.....

 영민의 물음에 하람의 표정이 어두워지더니 길에 버려진 비 맞은 강아지 마냥 불쌍한 표정을 지으며 칭얼 거리기 시작했다.

 고하람: 집 들어가기 싫은데......

 조영민: 다 취해 가지고 그럼 어딜 가게. 길바닥에 확 던져 버리기 전에 빨리 일어나. 데려다 줄께...

 고하람: 퓨휴.....

 영민의 말에 하람은 마치 더 놀고 싶다고 떼를 쓰는 아이처럼 한 숨을 푹 쉬고는 마지못해 자리에서 일어났다.

 조직원들 일동: 어어!!

 아직 취기가 가시지 않았는지 하람이 일어나면서 발에 힘이 풀려 넘어질 뻔 하자 옆에 있는 조직원들이 놀라며 한 두 명씩 소리를 질렀다. 다행히 옆에 있는 영민과 신아가 잽싸게 하람의 양팔을 잡아 올려 바닥에 몸을 박지는 않았다.

 고하람: 어어...?! 방금...여기 땅이 막 자기들끼리 움직이였ㅇ...ㅕ 보셨어요 다들??

 조영민: 땅이 움직인게 아니라 네 머리가 움직이는 거겠지 빙글빙글. 아 똑바로 서! 무거워.

 술에 취해 자신이 중심을 못 잡은 거면서 되려 땅이 움직였다는 하람의 말에 영민이 발끈하며 화를 냈다. 그런 영민의 모습에 조직원들 모두가 놀란 눈치였다. 어려서 부터 영민을 봐왔던 조직원들은 영민이 어떤 아이인지 누구보다 잘 알았다. 남들에게 마음을 잘 열지도 곁을 주지도 않는 녀석인데 그런 녀석이 친구를 데려 왔다는 것 자체가 놀랄 일이 였지만 이렇게 누군가를 편하게 대하는 건 신아 이외에 처음 보는 모습이였다. 특히나 영은 예전부터 조직에 신아와 영민을 끌어 들인 게 늘 마음에 걸렸었다. 자기들 또래의 친구도 사귀지 못하고 매일매일 목숨을 건 전쟁터에 아이들을 내던진 것 같아서 티를 내진 않았지만 마음 한 구석에 신아와 영민에 대한 안타까움과 미안함이 늘 자리 잡고 있었다. 하지만 자리 잡은 이 마음이 무색해 질 정도로 영민과 신아는 잘 커주었다. 이젠 서로가 아닌 다른 누군가에게 마음을 기댈 수 있는 친구를 만났다는 사실에 영은 안심이 된 듯 얕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류신아: 데려 다 주고 올게요.

 고하람: 오늘 너무 너무 즐거웠습니다. 형님들!! 안녕히계십쇼!

 허 영: 어 그래, 조심해서 가고.

 영민과 신아 에게 양 팔을 잡혀서 힘 없는 몸을 겨우 이끌고 조직원들에게 인사를 하며 뒤를 돌던 하람이 무언가 생각 난 듯 갑자기 고개를 돌려 조직원들을 보고 소리쳤다.

 고하람: 형님들!!! 저 나중에 또 놀러 와도 돼요!?

 술에 취해 빨개진 볼과 발음도 꼬여서 말도 제대로 못하는 하람의 모습에 조직원들 모두가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

 허 영: 당연하지! 나중에 꼭 또 놀러와~!

 송재희: 그때는 진짜 맛있는 술 줄게.

 조직원들 일동: 야야 좀. 아 진짜 적당히 좀 해라. 어?

 잔뜩 취한 하람 에게 또 술 얘기를 꺼내는 재희를 보며 조직원들 모두가 야유를 날렸다. 그런 조직원들의 모습에 하람은 잔뜩 감동이라는 받은 사람 마냥 활짝 웃으며 손을 흔들어 주었다.

 고하람: 형님들 진짜(딸꾹) 좋은 분들이야(딸꾹) 나 오늘 완전 감동 받았어.

 신아와 영민의 어깨에 하나 씩 팔을 두르고 이제는 딸꾹질 까지 하는 하람의 모습이다. 처음 보는 자신을 거리낌 없이 대해준 조직원들에게 퍽 고마웠는지 해월관을 나와서 몇 분째 계속 같은 얘기만 반복하고 있었다.

 조영민: 니네 형님들 아니고 우리 형님들이야. 이게 어디서 남의 형님들을.

 고하람: 나랑도 우리 하면 되잖아. 이제 친구도 먹었는데. 안 그래? 친구 하나, 친구 둘?

 영민과 신아를 번갈아 지그시 처다 보며 이젠 자신들과도 친구라는 하람의 말에 되려 두 사람은 이상한 기분을 받았다. 속에서 무언가 들끓는 기분. 이 기분이 어떤 느낌인지 어떤 감정인지는 정확히 모르겠다. 하지만 하나 확실한 건 하람에게서 그 말은 들은 순간 많이 기뻤었다. 어쩌면 영민과 신아는 사는 동안에 줄곧 외로웠는지 모른다. 부모도 형제도 없던 자신들에게 영과 조직원들이 부모가 돼주고 형제가 돼주었었지만, 늘 어딘 가에 자리 잡은 공허한 기분은 사라지지 않았었다. 하람이 웃으며 친구라고 말해주던 그 순간, 그 공허한 자리가 매 꿔지는 벅참을 느꼈었다. 영민은 하람의 말에 상당히 부끄러웠는지 얼굴이 빨개지며 잡고 있던 하람의 손을 내동댕이 치고는 혼자 빠르게 앞으로 걸어갔다.

 고하람: 뭐야, 어디가?? 친구 둘?!

 하람의 물음에 뒤를 돌아 하람과 신아를 보던 영민이 하람에게로 다가와 말했다.

 조영민: 조영민.

 고하람: 응?

 조영민: 친구 둘 아니고....조영민이라고 내 이름. 친구가 이름도 모르면 되겠냐.

 고하람: 고하람. 내 이름. 고!하!람!

 아직도 많이 부끄러운 듯 하람의 얼굴을 똑바로 쳐다 보지 못하고 허공을 보며 말하는 영민의 모습에 하람 또한 밝게 웃으며 신아와 영민에게 자신의 이름을 말해주었다.

 고하람: 우리 친구 하나는?

 류신아: 신아. 류신아.

 고하람: 오오 좋아. 그럼 우리 신아 친구, 영민 친구. 친구 먹은 김에 여기 근처에서 딱 한 잔만 더 하고 가면....

 신아, 영민: 안돼.

 통성명 한 기념으로 신아와 영민의 어깨에 다시 팔을 두르며 한 잔 더 하러 가자는 하람의 말을 단번에 끊어버리는 영민과 신아의 모습이다.

 류신아: 다음에 마시자. 너무 늦었어 지금은.

 고하람: 진짜?? 약속한 거다!!

 다음에 마시자는 신아의 말에 금세 표정이 풀려 또 아이 같은 웃음을 보이는 하람의 모습에 신아와 영민이 피식 웃읏음 보였다.

 조영민: 근데 너 술 다 깬 것 같은데 언제까지 기대 있을거냐. 똑바로 걸어 임마.

 고하람: 아앗... 또 갑자기 땅이 움직이는 것 같기도 하고.....

 하람이 장난스럽게 영민 에게 더 가까이 기대며 머리를 짚고는 어지러운 시늉을 했다.

 조영민: 아 진짜 무거워!!

 고하람: 야 내가 무거우면 사내 이름 때려 쳐야지. 몸이 그렇게 비실비실해서 어디가 갔다 쓰냐? 안 그래 신아야?

 류신아: 남자는 자고로 힘이 있어야지.

 신아까지 하람의 편을 들며 말하자 영민이 당황하며 버럭 소리를 쳤다.

 조영민: 야 류신아!! 너 지금 누구 편을 드는 거야??

 고하람: 노여워하지 말게. 친구. 힘이란 자고로 운동을 하면 흫 늘어나는 거라네.

 하람 또한 조금만 놀려도 발끈하는 영민이 귀여웠는지, 말을 하면서도 비집고 나오는 웃음을 겨우 참으며 말했다.

 조영민: 이리와 너. 오늘 누가 더 쎈지 결론을 내고 가자. 이리 와!!

 고하람: 달리기도 힘이 받처줘야 할 수 있는 건데. 잡을 수 있겠는가 친구.

 하람은 뒷걸음질을 치며 영민을 장난스럽게 도발했다. 아니다 다를까, 도발에 걸려 성난 짐승처럼 뛰어오는 영민의 모습에 하람은 물론, 신아 까지 거리를 달리며 뛰기 시작했다.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달리자, 밤바람이 얼굴을 간지럽게 때리는 게 기분이 좋았다. 길을 걷는 모든 사람들이 저 마다의 시간을 저 마다의 인생을 살아가고 있었지만, 그중에서도 또 다른 시간과 인생이 시작되는 세 사람은 점점 우리가 되어가고 있었다.

 하람의 집에 도착할 때까지 영민 에게 잡히지 않고 뛰어온 하람 때문에 졸지에 신아와 영민까지 하람의 집 대문까지 같이 뛰어왔다. 운동 신경이라고는 전혀 없어 보이던 하람이 영민과 신아 에게 잡히지도 않고 뛰는 모습에 두 사람은 제법 놀란 눈치였다.

 조영민: 하핳 야 너 뭐야? 그렇게 안 생겨서 흐핳 제법 빠르닿?

 류신아: 핳하....

 하람의 속도를 맞추며 뛰던 영민과 신아는 숨이 차 하람의 집 대문 앞에 무릎을 대고 거친 숨을 내뿜었다.

 고하람: 그렇게 생긴 건 뭐냐? 내가 어떻게 생겼는데?!

 하람의 질문에도 숨이 차 제대로 대답도 못하는 두 사람이 민망해질 정도로 하람은 숨을 몰아 쉬기는커녕 되려 너무 편해 보였다.

 고하람: 괜찮아 신아야?

 류신아: 응. 괜찮아 훟하...

 조영민: 야 너 뭐야, 왜 얘만 걱정해. 지금 내가 더 힘들어 하고 있는데.

 고하람: 자랑이다. 영민아, 아무래도 넌 운동 부족이 확실한 것 같아. 뭐 어떻게, 아침마다 이 형님이 훈련 좀 시켜주랴?

 하람이 영민의 어깨에 팔을 두르며 장난스럽게 말했다. 하지만 영민이 운동 신경이 없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다. 어렸을 때부터 신아와 꾸준히 영에게 훈련을 받았던 영민이였던 터라 조직원들 중에서 날쎈 걸로 따지면 영 못지 않았다.

 조영민: 너가 무식하게 너무 빠른 거거든? 다음에 제대로 한판 해.

 고하람: 오 좋아! 진 사람이 이긴 사람 술 사주기!! 어때?

 조영민: 안 봐준다. 그때 가서 딴 소리 하지 마.

 고하람: 알았다니까, 임마.

 별거 아닌 내기 장난에도 신나 하며 웃는 세 사람의 모습은 영락없는 어린 아이들이였다.

 고하람: 데려다 줘서 고마워, 또 놀러 갈게, 조심해서 가.

 집 앞까지 와서도 한 바탕 떠들고 이제야 집 안으로 들어 갈려는, 하람을 영민이 불러 세웠다.

 조영민: 언제 올 건데?!

 고하람: 응?

 조영민: 또 언제 올 거냐고.

 집에 들어가려다 영민의 물음에 제자리에서 뒤를 돌아 영민을 보는 하람이다.

 고하람: 어...음 글쎄.....

 조영민: 모레 오던가...그날 신아 생일이여서 해월관 에서 형님들이랑 파티 하기로 했어.

 고하람: 진짜?? 모레가 신아 생일이야??

 하람은 영민의 말에 놀라며 신아에게로 다가가 다시 확인하며 물었다.

 류신아: 아 응. 올수 있으면 와. 형님들도 좋아 하실 거야.

 고하람: 알았어. 선물 기대해!! 친구 된 기념으로 아주 근사한 걸로 준비해갈게.

 류신아: 선물 안 줘도 돼. 그냥 몸만 와.

 고하람: 에이 그럼 쓰나. 둘 밖에 없는 친구 생일인데. 안 그래? 영민?

 하람의 재치있는 말에 영민이 웃음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고하람: 좋아! 그럼 모레 시간 맞춰서 해월관으로 갈게. 그때 봐!!

 하람이 뒤를 돌아 두 사람에게 손을 흔들어 보이고 집안으로 들어가기 위해 대문을 열었다. 하람이 대문을 여는 그 순간, 신아는 대문 틈 사이로 그 너머에 있는 연진과 눈이 마주쳤다. 대문이 열리고 닫히는 짧은 순간에 스치듯 눈을 마췄지만 이상하게 인상이 쎄게 남았다. 언제 만난 적이 있었던 사람인가...처음 보는데.....어쩌면 지금부터 였는지도 모른다. 그 위험한 눈 맞춤에 빠져 궁금증이라는 작은 씨앗을 심기 시작했던. 지금.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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