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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붉은 용과 바람의 마녀
작가 : 잎새봄
작품등록일 : 2022.2.26

저주 받은 바람술사 아우리엘 문, 천년 전의 과거로 돌아가다. #성장물 #여성서사 #햇살여주 #먼치킨 #츤데레

 
2-8 팔레르모의 허무한 죽음
작성일 : 22-02-26 21:26     조회 : 177     추천 : 0     분량 : 29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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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

 

 황궁의 문이 열렸다. 빛으로 가려져 누구인지 정확히 보이지 않았다. 한 가운데 두 사람이 서 있었다. 그 중 문과 가까운 귀족들이 한 사람이 누구인지 확인하고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황자?”

 

 “여기가 어디라고…”

 

 세게드는 지옥의 입구 같은 거대한 문을 지나, 숨막히는 정적을 뚫고, 황제의 관이 지나가기 위해 준비된 고급 융단 위를 걸었다. 수많은 귀족들의 눈동자가 세게드에게 달라붙었다. 세게드는 아랑곳하지 않고 마치 주변에 아무도 없는 것처럼 행동했다.

 

 자신의 황실 정복을 입고 오지는 못했지만, 정말로 추모를 하러 온 사람처럼 검은색 상복을 갖춰 입은 상태였다. 걸을 때마다 세게드의 결 좋은 금빛 머리카락이 휘날렸다.

 무엇보다 의지를 다진 그의 눈빛이 강렬했다. 숨막히게 꽂히는 시선들에도 불구하고 황제를 향해 올곧게 걸어가는 그의 모습은 일순간 성스러워 보일 정도였다.

 

 융단 위를 걸어 길의 끝까지 도달한 세게드가 들고 온 하얀 꽃을 황제의 옆에 가지런히 내려놓았다. 꽃을 내려놓은 세게드가 고요하게 잠들어있는 황제의 얼굴을 잠시 바라봤다. 어떤 귀족도 그의 행동을 제지하지 못했다.

 

 “…세게드!”

 

 가장 먼저 정신을 차린 아헨 황비가 입을 가리며 소리쳤다. 아헨 황비의 외마디 비명 같은 외침에 넋을 놓고 있던 귀족들과 기사들이 정신을 차렸다.

 

 “반역자를 잡아라!”

 

 “다들 멈추시오.”

 

 갑자기 떨어진 명령에 기사들이 우왕좌왕 세게드를 포위했다. 세게드가 낮은 목소리로 강하게 말했다. 크게 말하지 않았음에도 세게드의 목소리가 황궁을 울려 또렷하게 들렸다.

 

 “형님.”

 

 3황자 포르토가 하이델을 불안한 눈빛으로 바라봤다. 포르토를 향해 하이델이 고개를 저어보였다. 나서지 말라는 뜻이었다.

 

 “무슨 염치로 이 곳으로 돌아왔느냐.”

 

 하이델이 세게드를 향해 엄숙한 목소리로 말했다. 하이델의 시선이 기사들에게 닿았다.

 

 “그를 포박하라.”

 

 세게드는 여전히 침착한 얼굴이었다. 세게드는 금빛 눈동자로 하이델을 차갑게 바라봤다.

 

 “이 곳에 폐하를 시해한 범인이 있습니다.”

 

 “제 발로 죄를 자백하기 위해 돌아온 것이냐.”

 

 하이델이 분노로 주먹 쥔 손을 떨었다. 세게드는 하이델의 일그러진 표정을 보고 코웃음을 쳤다.

 

 “폐하를 시해한 범인은, 아헨 황비입니다.”

 

 세게드의 시선이 아헨 황비에게 닿았다. 아헨 황비가 분노한 목소리로 외쳤다.

 

 “말도 안 되는 소리!”

 

 더 들을 가치도 없다는 듯 하이델이 손을 내저어 기사들을 불렀다. 갑자기 일어난 소란에 황궁 안의 귀족들이 웅성거렸다. 소란이 더 커지기 전에 수습해야만 했다. 하이델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반역자를 당장 잡아라.”

 

 기사들이 세게드를 향해 검을 내질렀다. 세게드가 공격받기 전 문 앞에 서 있던 오슈가 세게드에게로 달려갔다. 기사들의 검이 세게드에게 쏟아지자 달려가던 오슈가 투명한 보석 같은 장막을 만들어냈다. 보석 장막의 가운데 선 세게드가 좀 더 큰 목소리로 외쳤다.

 

 “다들 아시리라고 믿습니다. 폐하께서 승하하신 날, 제가 황궁에 없었다는 사실을요.”

 

 “당장 잡으라고 하지 않았느냐!”

 

 아헨 황비가 악다구니를 질렀다. 조금 더 이성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하이델이 아헨 황비를 붙잡았다. 그러나 그의 이성도 거의 끊어지기 직전이었다. 하이델의 턱이 딱딱하게 경직됐다. 그가 이를 갈며 한 글자 한 글자를 끊어 말했다.

 

 “이미 다 자백이 끝났다. 세게드. 폐하의 시종을 매수해 폐하를 시해해 놓고, 이제 와 무엇을 주장할 수 있다는 말이냐.”

 

 하이델의 말에 세게드의 얼굴에 미소가 떠올랐다.

 

 “정말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뭐?”

 

 “폐하가 돌아가신 날, 저는 암살자들에게 목숨을 잃을 뻔했습니다.”

 

 세게드의 말에 귀족들이 웅성거렸다. 세게드의 말대로라면 하룻밤 사이 세 명의 황족이 죽을 뻔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세게드의 주장일 뿐이었다. 황궁의 절반 이상이 아헨 황비의 세력이었고, 세게드의 주장은 그의 죄를 뒤집을만한 증거가 되어주지 않았다. 그래서 하이델은 자신만만했다.

 

 “그리고 그 암살자들에게서 이것을 찾아냈습니다.”

 

 세게드가 두 개의 작은 병을 꺼내들었다. 한 쪽에는 투명한 색의 액체가 들어있었고, 다른 한 쪽에는 푸른 빛이 도는 액체가 담겨있었다. 사람들은 세게드의 병에 이목을 집중했다.

 

 “황제 폐하와 황태자 전하가 섭취한 독과, 그것을 해독할 수 있는 해독제입니다.”

 

 “……..”

 

 “아헨 황비의 방을 수색하면 이 해독제가 나올 것입니다.”

 

 아헨 황비의 얼굴이 파랗게 질렸다. 세게드가 기사들에게 아헨 황비의 방을 수색하라 명했지만 기사들은 선뜻 움직이지 않았다.

 

 “말도 안 되는 음해다. 세게드.”

 

 “그렇습니다. 이미 자백까지 다 들은 상황 아닙니까.”

 

 하이델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머리 끝까지 피가 식는 기분이었다. 더 이상 입을 나불대기 전에 세게드를 잡아들여야 했다. 지금 잡으면 상황을 수습할 수 있었다.

 

 또한 여전히 귀족들이 하이델의 편이었다. 죽다 살아난 세게드가 증거를 가져 왔지만 아무도 세게드의 편을 들어주는 이가 없었다. 하이델이 말하자 오히려 황비의 세력들이 그의 말에 동조하기 시작했다.

 

 “…….”

 

 갑작스럽게 일어난 상황에 당황하던 귀족들이 주춤주춤 자리를 찾아 앉았다. 가세가 다시 기울고 있었다. 세게드를 둘러싸고 있던 기사들이 점점 그를 포위했다.

 

 “끝까지 형님을 믿은 제가 어리석었습니다.”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냐.”

 

 말과 다르게 세게드의 표정에는 고저가 없었다. 기사들의 검이 턱끝까지 차올랐지만 세게드는 아무런 대처도 하지 않았다. 대신 초대 받지 않은 낯선 이를 부를 뿐이었다.

 

 “……들어오십쇼. 엘리 님.”

 

 세 사람이 세게드가 들어왔던 문으로 들어섰다. 엘리와 아타르, 그리고 한 남성에게로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 됐다.

 

 “이제 그만하시오.”

 

 엘리와 아타르가 양 옆에서 남자를 부축하고 있었다. 남자는 아직 몸을 움직이는 것이 힘든지 이마에 식은땀이 한가득이었다. 남자의 파리한 얼굴에서 짙은 병색을 느낄 수 있었다.

 

 “저, 전하!”

 

 트리 에스테 팔레르모. 팔레르모의 황태자였다.

 

 귀족들이 일제히 고개를 숙였다. 황태자의 갑작스러운 등장에 아헨 황비가 소리도 내지 못하고 주저 앉았다. 하이델은 손이 하얗게 변할 정도로 강하게 주먹을 쥐고 있었다. 황태자가 지엄하게 명령했다.

 

 “방을 수색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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