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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붉은 용과 바람의 마녀
작가 : 잎새봄
작품등록일 : 2022.2.26

저주 받은 바람술사 아우리엘 문, 천년 전의 과거로 돌아가다. #성장물 #여성서사 #햇살여주 #먼치킨 #츤데레

 
2-7 팔레르모의 허무한 죽음
작성일 : 22-02-26 21:25     조회 : 165     추천 : 0     분량 : 28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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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황비 아헨이 신경질적으로 들고 있던 부채를 던졌다. 부채는 기사의 머리를 맞고 굴러 떨어졌다. 그러고도 분이 풀리지 않았는지 방 안을 장식하고 있던 도자기를 기사 옆으로 던졌다. 와장창 소리를 내며 진귀한 도자기 조각들이 이리저리 튀었다.

 

 “눈 앞에서 놓치다니!”

 

 “송구합니다.”

 

 “말만 하지 말고 당장 잡아와!”

 

 아헨이 신경질적으로 외쳤다. 불호령이 더욱 떨어지기 전에 기사가 뒷걸음질로 문을 닫고 떠났다. 하녀들이 조심스럽게 깨진 도자기 조각들을 치웠다. 하녀들은 괜히 불똥이라도 튈까 두려워 아무 소리도 내지 못했다.

 

 아헨 황비가 씩씩거렸다. 그녀는 2황자와 3황자를 낳은 어머니답지않게 여전히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비단 외모 뿐만이 아니었다. 은가루가 뿌려진 드레스가 움직일 때마다 반짝거렸고 회색 빛이 나는 은발은 보석과 깃털로 만들어진 장식으로 높이 틀어올렸다. 화려하고 진귀한 보석들로 온 몸을 둘렀다. 아헨 황비를 장식하는 모든 것들이 그녀를 마치 잘 꾸며진 공작새처럼 보이게 했다.

 

 “잘도 빠져나갔군. 쥐새끼처럼.”

 

 아름다운 황비의 입에서 나올만한 단어는 아니었다. 황비는 아랑곳하지 않고 씨근덕거렸다. 황비가 머리를 짚으며 풀썩 고급 천으로 만든 카우치에 주저 앉았을 때, 굳게 닫혀 있던 방문이 벌컥 열렸다.

 

 “어머니.”

 

 방문을 열고 들어온 이는 2황자 하이델이었다. 화를 내려던 황비의 얼굴이 하이델을 보자마자 부드러워졌다. 황비가 하이델의 얼굴을 두 손으로 감쌌다.

 

 “왔구나. 하이델.”

 

 “큰 소리가 들리던데요.”

 

 “별 거 아니란다.”

 

 계속해서 부드럽게 말했지만 하이델의 얼굴은 여전히 굳어있었다. 하이델은 일이 틀어지는 것을 다소 예민할 정도로 싫어했다. 하이델이 황비를 다그쳤다.

 

 “조금이라도 문제가 있어서는 안 됩니다.”

 

 “걱정하지 마라. 문제 될 것은 이미 다 없어졌는데, 이제와 무엇이 문제가 되겠니.”

 

 아헨은 아주 오래 전부터 이 일을 준비해왔다. 그녀는 하이델이 자신을 위한 왕이 될 거라고 믿었다.

 어린 시절부터 하이델을 왕으로 키우기 위해 준비했기 때문에 하이델도 당연히 자신이 왕좌에 오를거라고 생각했다. 곧 자신의 손에 들어오는 모든 것들이 당연한 일이 되었다.

 

 “아직 황태자도 죽지 않았습니다.”

 

 하이델이 목소리를 낮췄다. 아헨이 손을 들어 하인들을 밖으로 물렸다.

 

 “그것도 시간문제란다. 세게드가 잡히는 것도 시간 문제고.”

 

 아헨은 하이델이 조바심을 내고 있다고 생각했다. 황비가 가지고 있는 독은 색이 없고 냄새도 나지 않는 아주 독특한 독이었다. 그러면서 치명적이기까지 했다. 그녀는 비싸게 주고 산, 세상에 하나 뿐이라는 자신의 독을 믿었다.

 

 “…금방 잡힐 줄 알았는데 말입니다.”

 

 본래 그들의 계획에 세게드는 없었다. 아헨은 황태자에게 황제 독살의 죄를 뒤집어 씌우고 황태자를 끌어내릴 생각이었다. 그러나 정복 전쟁에서 공을 몇 번 세우고, 친근한 성격으로 자연스럽게 민심을 얻어내는 세게드가 나타나자 계획을 수정할수 밖에 없었다. 아헨은 하이델의 말에 코웃음을 쳤다.

 

 “그래봤자 독 안에 든 쥐입니다.”

 

 이미 관료들 중 절반 이상이 하이델의 세력이 되었다. 황제와 황태자가 사라진 뒤 권력이 급격히 기울기 시작했다. 이제와 세게드가 돌아온대도 큰 수가 없을 터였다. 황궁 내 세게드 뿐만 아니라 다른 황비와 황자들이 많았지만 아헨은 자신 있었다. 반발하는 이가 있다면 자신의 힘으로 그들을 처단할 생각이었다.

 

 “그러니 황자는 황제의 자리에 오를 준비만 하세요.”

 

 아헨이 뿌듯한 얼굴로 말했다. 하이델은 아헨의 말에 토달지 않고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15.

 어느덧 황제의 장례식날이 다가왔다. 많은 귀족들이 황궁을 찾아와 애도를 표했다. 황궁이 가득 찰 정도로 많은 귀족들이 왔으나 조용하고 엄숙한 분위기가 지속되었다.

 

 팔레르모 제국에서 가장 화려한 장례식이 시작되고 있었다. 붉은 융단으로 만들어진 캐노피가 관 위를 장식하여 궁궐의 한 공간을 마치 거대한 마차처럼 보이게 했다. 양 옆으로 세워진 기둥 위 제국 팔레르모의 국교를 상징하는 기하학적인 심볼이 솟아있었으며, 한 계절에서 볼 수 없는 꽃들로 양쪽 벽면을 메우기까지 했다. 궁궐 안이 형형색색의 꽃향기로 가득찼다.

 

 화려하게 장식 된 황궁의 한 가운데 하이델이 있었다. 하이델이 무표정하게 관을 내려다봤다. 중독되어 보기 흉했을 황제의 시신이 말끔하게 변해있었다. 장의사들이 후처리를 제법 잘 해낸 모양이지. 아버지의 시신을 눈 앞에 두고도 하이델은 그런 생각을 했다.

 

 “황자.”

 

 아헨 황비가 하이델의 뒤로 와 어깨를 감싸 안았다. 아헨 황비의 얼굴은 슬픔으로 가득 차있었다. 지아비를 잃은 아내의 얼굴을 훌륭하게 ‘연기’해내고 있었다. 하이델이 어깨를 잡은 아헨 황비의 손을 잡으며 그녀를 에스코트 했다.

 

 ‘황후는 나오지 않은 모양이군.’

 

 하이델은 황후가 황제와 자신의 아들 에스테가 동시에 독에 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충격에 몸져 누웠다는 소식을 기억해냈다. 황후까지 정리할 수 있었다면 더 좋았을텐데. 거기까지 생각이 미친 하이델이 고개를 저어 생각을 떨쳐냈다.

 

 ‘어차피 이제 황후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다.’

 

 지금껏 이빨을 드러낸 적도 없고 호랑이인지 고양이인지도 알 수 없었으나, 어쨌든 황후는 이제 이빨 빠진 호랑이나 다름없었다. 하이델은 고요히 손수건에 눈물을 찍어내는 아헨 황비와 함께 황제의 관에 꽃 한 송이를 올렸다.

 

 귀족들이 하나 둘 줄지어 황제의 관에 꽃을 올려 놓았다. 형형색색의 꽃들이 시신 옆을 장식했다. 추모의 시간이 흐른 후 관을 옮기기 위해 황궁 기사들이 열을 맞춰 걸어왔다. 황궁을 나간 황제의 관은 수도를 돌아 역대 황제들이 묻혀있을 팔레르모의 성지에 안치 될 것이다.

 

 ‘끝이군.’

 

 하이델이 기사들의 움직임을 시선으로 쫓았다. 기다려왔던 오랜 시간이 이제서야 끝이 난 것 같았다. 하이델의 입가로 작은 한숨이 새어나왔다.

 

 그 때 아직 열리지 않아야 할 황궁의 문이 열렸다. 추모하던 수많은 사람들의 시선이 한 곳으로 집중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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