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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붉은 용과 바람의 마녀
작가 : 잎새봄
작품등록일 : 2022.2.26

저주 받은 바람술사 아우리엘 문, 천년 전의 과거로 돌아가다. #성장물 #여성서사 #햇살여주 #먼치킨 #츤데레

 
2-6 팔레르모의 허무한 죽음
작성일 : 22-02-26 21:25     조회 : 176     추천 : 0     분량 : 4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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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엘리의 바람이 빠른 속도로 두 사람을 수도의 정문까지 데려다 주었다. 엘리가 조심스럽게 세게드를 바닥으로 내려주었다. 엘리의 발이 바닥에 사뿐히 닿았다. 거세게 불던 바람이 어느새 산들바람이 되어 두 사람의 옷자락을 쓸고 지나갔다.

 

 “여기서 내려주면 돼요?”

 

 “네. 경비병들은 몰라도, 그 위의 기사들은 저를 알아볼겁니다.”

 

 세게드가 정문을 향해 걸어갔다. 엘리도 세게드의 뒤를 따랐다. 정문 앞에 있던 경비병이 다가오는 세게드를 보고 경계를 강화했다. 세게드가 비장한 목소리로 말했다.

 

 “가서 5황자가 왔다고 전해라.”

 

 사실 호위도 한 명 없이 정문 앞에 서서 대뜸 자신을 황자라고 주장하는 사람을 믿을 수 있을리가 없었다. 엘리가 불안한 얼굴로 경비병들을 바라봤다.

 경비병은 5황자라는 단어에 더욱 경계의 빛을 띄웠다. 뒤에 서 있던 몇몇 경비병들이 5황자가 왔다는 소리를 듣자마자 성 안으로 뛰어들어갔다.

 

 “비켜라.”

 

 세게드가 좀 더 강하게 말했다. 경비병이 움찔했으나 문을 열어주지는 않았다. 그 사이 기사들이 성 안에서 뛰어 나왔다.

 

 “…황자님.”

 

 “경.”

 

 세게드가 진지한 얼굴로 기사들을 바라봤다. 기사들의 얼굴이 하나같이 침통해보였다. 엘리가 세게드의 어깨를 잡았다.

 

 “뭔가… 분위기가 이상한데요.”

 

 기사들이 두 사람을 차츰 포위해왔다. 세게드가 팔을 들어 엘리의 앞을 막았다.

 

 “이게 무슨 불충이지?”

 

 “황자님. 당신을 황제 폐하와 황태자 전하를 시해한 범인으로 체포하겠습니다.”

 

 “…뭐라고?”

 

 똑똑히 들었지만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세게드는 방금 자신이 들은 말이 무슨 뜻인지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이 상황이 대체 무슨 상황인지 알 수가 없었다.

 

 “폐하께서 돌아가셨다고? 형님도?”

 

 “모르는 척 해도 소용 없습니다.”

 

 기사 여럿이 두 사람을 포위해왔다. 한 명의 기사가 먼저 검을 들었다. 날카로운 검이 세게드의 어깨 쪽으로 파고들었다. 당황하고 있는 세게드 대신 엘리가 빠르게 바람을 불렀다. 날카롭게 쇄도하던 기사의 검이 바람의 장벽에 막혔다. 기사가 검을 들어 달려들던 경비병들을 막았다.

 

 “신관이 있다!”

 

 “그럴 리가 없습니다. 세게드는 한 달 가까이 우리와 함께 있었어요!”

 

 엘리가 날카롭게 외쳤다. 안타깝게도 기사들은 두 사람의 말을 듣지 않으려는 모양이었다. 세게드는 갑작스럽게 들은 황제의 부음 소식에 정신을 못 차리고 있었다.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세게드 대신, 엘리가 날카로운 시선으로 주변의 분위기를 살폈다.

 

 ‘도망 가야 해.’

 

 첫 번째 기사의 공격을 시작으로 여러 명이 한 번에 검을 휘둘렀다. 엘리의 바람이 두 사람을 중심으로 장벽을 만들어냈다. 바람을 뚫고 찔러오는 검들이 궤도를 찾지 못하고 휘청거렸다. 엘리가 쏟아지는 검들을 조마조마하게 바라봤다.

 

 “세게드!”

 

 엘리가 강한 목소리로 세게드를 불렀다. 세게드가 촛점 없는 눈동자로 엘리를 바라봤다. 계속되는세게드의 무기력함에 엘리는 화가 치밀었다. 엘리가 강하게 말했다.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잖아요. 오슈 님은 어쩌게요!”

 

 “…오슈 비엘라.”

 

 엘리가 오슈를 언급하자 세게드의 눈에 빛이 조금이나마 돌아왔다. 그러나 전의를 상실한 상태는 그대로였다. 하는 수 없지. 쏟아지는 검들 속에서 엘리가 세게드를 감싸 안았다.

 

 “일단 돌아가요.”

 

 “……”

 

 세게드의 입 속에서 어디로 라는 단어가 맴돌았지만 그것을 입 밖으로 내지는 않았다. 엘리는 한숨을 쉬며 있는 힘을 다해 바람을 끌어올렸다. 이 곳에서 탈출할 생각이었다. 쉽지 않겠지만, 그렇다고 못할 것도 없었다.

 

 12.

 엘리가 느린 속도로 수도로 향하고 있는 아타르와 오슈를 발견했다. 엘리와 세게드가 거의 추락하다시피 내려왔다.

 

 “엘리.”

 

 아타르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내려오는 엘리를 받았다. 엘리가 아타르의 팔에 기대 잠시 숨을 골랐다.

 

 “…아타르. 잠깐 멈추자.”

 

 “…….”

 

 엘리의 이마에 식은땀이 흘렀다. 갑자기 너무 많은 힘을 쓴 탓이었다.

 

 “신성력 남발하지 마. 생명력을 갉아 먹을 수도 있어.”

 

 신성력은 신에게 기원하는 힘. 강하게 기원하면 촛불처럼 타오르는 생명력에도 영향을 끼쳤다. 엘리의 힘은 기원해서 얻어낸 것은 아니었으나, 그래도 신성력과 종류가 같으니 조심하는 것이 좋았다.

 

 “세게드 님이 역모죄를 뒤집어 썼어.”

 

 엘리의 한 마디로 아타르는 상황을 이해했다.

 

 “귀찮은 일에 휘말렸군.”

 

 “그러지 마. 아타르.”

 

 “일단 수도 안은 위험하니 몸을 숨겨야겠어.”

 

 기사들이 수도 근처를 수색하고 있을 것이다. 엘리는 아타르의 말에 동의했다. 깊은 숲 속으로 몸을 숨기는 편이 좋을 것 같았다.

 

 “…저를 두고 가십시오.”

 

 “세게드.”

 

 “오슈 비엘라를 부탁드립니다.”

 

 세게드가 힘없이 중얼거렸다. 백성들이 사랑하던 세게드의 금발과 금안이 빛을 잃었다. 모든 희망을 잃어버린 것 같았다. 아타르에게 기대 식은땀을 흘리던 엘리가 세게드에게로 걸어갔다.

 

 “세게드.”

 

 별안간 엘리가 세게드의 등짝을 짝 소리나게 때렸다. 정말로 진심으로 강하게 후려쳤다. 세게드가 얼얼한 등짝을 부여잡았다.

 

 “에, 엘리 님.”

 

 “죽겠다는 말을 그렇게 쉽게 뱉지 말아요!”

 

 엘리는 아까부터 화가 난 상태였다. 엘리가 사나운 목소리로 소리치자 세게드는 물론 아타르까지 엘리를 놀란 얼굴로 바라봤다. 두 사람 다 엘리가 이렇게까지 화를 낼 수 있는 사람이란 사실을 잊어버리고 있었던 것이다.

 

 “차라리 다 죽여버리겠다고 말하는게 낫겠어요. 당신이 이러고 있는다고 뭐가 달라져요?”

 

 “…하지만…”

 

 “하지만이고 나발이고! 누구도 그렇게 끝나길 바라지는 않는다고요!”

 

 엘리가 눈을 감으며 외쳤다. 눈물이 나올 것 같았기 때문에 눈을 감지 않을 수 없었다.

 

 “…죄송합니다. 제가… 속상하게 만들었군요.”

 

 엘리의 진심에 세게드가 고개를 숙였다.

 

 “걱정..하게 해서 죄송합니다.”

 

 그동안 세게드에게 이렇게 와락 소리를 지르는 사람이 없었다. 세게드는 심장을 간지럽히는 생소한 감각에 괜히 심장께를 문질렀다.

 

 “황궁으로 가겠습니다.”

 

 “……”

 

 “문제를 해결하고, 그간의 은혜를 갚겠습니다.”

 

 세게드의 작은 목소리에 엘리가 고개를 끄덕였다. 발개진 눈가를 비비며 엘리가 중얼거렸다.

 

 “그래요.”

 

 갑자기 오슈의 몸이 꿈틀 움직였다. 큰 소리에 의식을 되찾은 모양이었다. 오슈의 몸에서 짧은 신음이 흘러나왔다. 오슈가 몸을 움직이자 엘리가 놀란 얼굴로 오슈에게 달려갔다. 달려가는 엘리의 뒷모습을 세게드가 시선으로 쫓았다.

 

 멍하게 엘리를 쫓고 있는 세게드에게 아타르가 툭 말을 건냈다.

 

 “아무 것도 없이 나아가는 녀석도 있어.”

 

 “…….”

 

 세게드가 오슈의 주변에서 우왕좌왕하고있는 엘리를 바라봤다. 자신의 시선을 들킨 세게드가 성마르게 손으로 얼굴을 비볐다. 아무 것도 없었다는 말은 무슨 뜻일까. 그늘 한 점 없을 것 같은 그녀의 인상으로 봐서는 도통 상상이 가지 않았다.

 

 “강한 여자네요.”

 

 “그래.”

 

 아타르가 대답만 남겨두고 엘리에게로 걸어갔다. 주저 앉아있던 세게드도 자리에서 일어나 같은 방향으로 걸었다.

 

 13.

 정신을 차린 오슈가 상황을 파악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오슈가 바르게 앉아 세 사람을 바라봤다. 엘리도 오슈를 바라봤다. 구슬 같은 검은색 눈동자와 단정한 검은색 단발 머리가 잘 어울리는 여자였다.

 

 “아직 황태자 전하께서는 살아계십니다.”

 

 오슈가 정신을 차리자마자 세게드에게 전한 말은 이것이었다. 세게드가 한숨을 쉬었다.

 

 “그럼 폐하께서는…”

 

 “…죄송합니다.”

 

 “아니다. 네가 살아온 것만으로도 다행이야.”

 

 오슈가 황궁을 탈출하려고 했던 날, 황제가 독살 당했다. 살아 있다고는 하나, 황태자도 중태에 빠졌다. 그녀는 기사들에게 붙잡힐 뻔한 위기를 몇 번이나 넘기면서 큰 상처를 입었다. 세게드에게 위험을 알려야 한다는 일념 하나로 기사들의 검을 물리치고 탈출할 수 있었던 것이다. 엘리는 상처를 입고도 정신력으로 달려온 오슈가 정말 강한 여자라고 생각했다.

 

 “어쨌든 알리바이는 확실해요. 세게드 님은 한 달 동안 우리와 함께 있었어요.”

 

 한 사람을 죽이고 한 사람을 중태에 빠지게 할 정도로 강한 독이라면, 섭취하자마자 반응을 일으키는 독일 것이다. 한 달 동안 궁을 비운 사람이 먹일 수 있을 만한 독이 아니었다. 엘리가 세게드의 결백을 주장하자 오슈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황자님의 방에서 독이 나왔습니다.”

 

 “그것만으로는…”

 

 “…그리고 하인이 자백을 했습니다.”

 

 아마 증거는 조작되었으며, 하인의 자백은 거짓 자백일것이다. 세게드에게는 그럴만한 이유가 없었다. 그러나 세간의 사람들은 그 말을 믿지 않았다. 세게드가 머리를 짚으며 말했다.

 

 “황비 님의 음모일 것입니다.”

 

 “…그 사람이 암살자를 보냈던 사람이죠?”

 

 엘리는 무시무시했던 암살자들을 떠올렸다. 그 날 세게드는 정말 죽을 뻔 했다. 아헨 황비는 황제와 황태자 뿐만 아니라 정복전쟁으로 백성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세게드까지 죽이려고 한 것이다. 무서운 사람이 아닐 수 없었다.

 

 “…내가 너무 늦게 돌아왔군.”

 

 황궁은 이미 아헨 황비가 매수한 사람들이 반 이상이었다. 권력의 중심에 있던 황제가 목숨을 잃고, 그 권력을 이양 받을 황태자가 중태에 빠졌다. 유력한 다음 계승자는 2황자였다. 권력이 어디로 쏠렸을지는 눈 감고도 훤했다.

 

 “황비 전하께 야심이 있는 것은 알았지만, 이런 음모를 꾸몄을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그것도 사람을 죽여서까지…”

 

 엘리로서는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아타르가 입을 열었다.

 

 “권력과 돈을 위해서라면 서슴없이 상대를 죽이는 것이 인간들 아닌가.”

 

 얄미울 정도로 냉정한 대답이었다.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사실 황궁이 아니라 귀족가에서도 이런 일은 흔했다. 엘리는 아타르의 말에 항변하는 대신 입을 다물었다.

 

 “어쩌면 좋겠소.”

 

 “어떡하긴. 누명을 벗어야지.”

 

 “어떻게?”

 

 엘리의 물음에 아타르도 입을 다물었다. 네 사람 사이 알 수 없는 정적이 흘렀다. 누구도 뚜렷한 방법을 내놓지 못했다. 궁상맞게 변하려는 분위기를 엘리가 억지로 끌어올렸다.

 

 “어쨌든 방법을 찾아보자. 이대로 포기할 수는 없어.”

 

 엘리가 기운 좋게 외쳤다. 세게드와 오슈가 덩달아 고개를 끄덕였다. 아타르는 불만스러운 얼굴로 턱을 괴고 앉아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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