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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붉은 용과 바람의 마녀
작가 : 잎새봄
작품등록일 : 2022.2.26

저주 받은 바람술사 아우리엘 문, 천년 전의 과거로 돌아가다. #성장물 #여성서사 #햇살여주 #먼치킨 #츤데레

 
2-5 팔레르모의 허무한 죽음
작성일 : 22-02-26 21:24     조회 : 184     추천 : 0     분량 : 3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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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타는 듯한 석양이 지평선 너머 쏟아지고 있었다. 한 달 동안의 강행군으로 피곤함에 찌들은 엘리가 부비적 눈을 비볐다. 이제 곧 야영 준비를 할 시간이었다. 사냥도 해야 하고, 요리도 해야 했다. 준비도 전에 벌써부터 피곤한 기분이 들었다.

 

 “하루만 더 가면 도착하겠군.”

 

 “진짜?”

 

 아타르의 말에 엘리가 눈을 반짝이며 아타르를 바라봤다. 아타르가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 조금만 더 가면 수도에 도착할 수 있었다.

 엘리는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크게 한숨을 쉬었다. 한달 남짓한 지독한 행군이었다. 다시는 걷고 싶지 않을 정도로. 이제 끝도 없이 펼쳐진 산길과 들판같은 풍경은 다시 보고 싶지 않았다.

 

 ‘아타르가 없었으면 여기까지 오지도 못했을 거야.’

 

 엘리는 그래도 싫은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해가 지고 별이 뜨는 하늘은 언제 봐도 감탄이 나올 정도로 아름다웠다. 게다가 아타르는 노을과 잘 어울리는 남자였다.

 엘리가 타오르는 석양과 잘 어울리는 아타르의 붉은 머리카락을 바라봤다. 엘리는 그의 붉은 머리가 해가 뜨는 아침의 하늘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친 엘리가 다시 입을 열었다.

 

 “고마워, 아타르.”

 

 “그래.”

 

 엘리가 웃으며 부드럽게 말했다. 아타르가 드물게 토달지 않고 대답했다. 이런 일엔 좀 더 잘난척해도 괜찮을텐데. 아타르가 쑥쓰러워한다고 생각한 엘리가 쿡쿡 웃음을 삼켰다.

 

 수도가 가까워졌다는 아타르의 말에 세게드의 얼굴도 눈에 띄게 밝아졌다. 세게드는 두 사람에게 호화스러운 황궁 생활을 보장하겠다고 말했다. 엘리는 푹신한 침대에 누울 수 있다는 상상만으로도 힘이 나기 시작했다.

 

 “잠깐만.”

 

 아타르가 걸음을 멈췄다. 엘리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었다.

 

 “왜? 오늘은 여기서 야영하려고?”

 

 엘리가 벌써부터 주섬주섬 짐을 풀 준비를 했다. 엘리의 손목을 잡아챈 아타르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게 아니야. 누가 오고 있어.”

 

 “그래?”

 

 벌써 수도 근처까지 왔으니까, 누군가와 마주쳐도 이상하지 않았다. 엘리가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 세게드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황궁의 기사들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늦게 도착했으니까요.”

 

 “…그런 거라면 다행이겠지만…”

 

 아타르가 말끝을 흐렸다. 까마득하게 멀리 말발굽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말발굽 소리를 들은세게드의 얼굴도 짐짓 진지해졌다. 엘리만 어리둥절한 얼굴로 두 사람을 바라봤다.

 

 “온다.”

 

 흙먼지를 만들며 멀리서부터 달려오는 말 한 마리가 보였다. 말 위에 한 사람이 타고 있었다. 세게드가 눈을 가늘게 떴다.

 

 “오슈?”

 

 “세게드? 아는 사람이에요?”

 

 엘리의 물음에 대답 없이 세게드는 말이 달려오고 있는 쪽으로 달려갔다. 멀리서부터 달려오던 말이 영리하게도 세게드를 보자 조금씩 속도를 늦췄다. 어느새 멀리 달려나간 세게드가 말을 능숙하게 달래며 멈춰서게 했다.

 

 “오슈!”

 

 엘리가 먼저 뛰어나간 세게드의 뒤를 쫓아 달려왔다. 말 위에는 거의 넝마가 된 여자 한 명이 실려있었다.

 세게드가 피투성이가 된 여자를 말 위에서 끌어내렸다. 세게드의 품에 쓰러진 여자가 끔뻑끔뻑 눈을 떴다. 엘리가 놀란 목소리로 말을 걸었다.

 

 “정신이 들어요?”

 

 “…황자님.”

 

 오슈의 초점이 세게드에게 맞춰졌다. 이리저리 베인 상처가 많았다. 그 중에서도 허리를 깊게 베여 피를 철철 흘리고 있었다. 누가 봐도 여자의 상처는 심각해 보였다. 드디어 세게드를 찾아낸 오슈가 힘겹게 입을 열었다.

 

 “도망.. 치세요.”

 

 10.

 그 말을 끝으로 오슈는 정신을 잃었다. 세게드가 쓰러진 오슈를 붙잡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채 부들부들 떨었다. 오슈가 뜨거운 피를 계속해서 쏟아냈다. 세게드의 손에 오슈의 몸에서 흘러나온 피가 고였다.

 

 “아타르 님.”

 

 세게드가 낮은 목소리로 아타르를 불렀다.

 

 “그녀를 살려 주세요.”

 

 “자신은 못해.”

 

 용은 마법을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었지만 만능은 아니었다. 아무리 마법이 만능이라고 해도, 죽음의 빛을 거둘 수는 없었다. 그것은 신에게만 허락된 권능이었다. 아타르가 다시 입을 열었다.

 

 “살아남고 말고는 그녀가 결정할 것이다.”

 

 “살아날 겁니다.”

 

 세게드가 드물게 진심을 담아 말했다. 아타르는 피투성이가 된 오슈를 받았다. 아타르의 입에서 알 수 없는 언어가 흘러나오자 오슈의 몸에 빛이 흐르기 시작했다. 회복을 시작한 오슈를 바라보던 세게드가 중얼거렸다.

 

 “오늘 당장 카파로 가봐야겠습니다.”

 

 “그래요.”

 

 세게드의 말에 엘리가 얼른 대답했다. 엘리가 선뜻 대답하자 세게드가 엘리를 놀란 얼굴로 바라봤다. 엘리가 점심을 먹자고 말할 때와 비슷한 어조로 말했다.

 

 “아타르. 그 분을 부탁할게.”

 

 “수도에 무슨 일이 일어난 줄 알고 네가 가.”

 

 “무슨 일이 일어났으니까 같이 가 줘야지.”

 

 아타르의 붉은 눈동자가 엘리에게 닿았다. 엘리가 얄미울 정도로 평화로운 얼굴로 아타르를 마주 바라봤다.

 

 “…저 녀석을 주워 왔을 때부터 알아봤어야 했는데.”

 

 용은 질병에 시달리지 않았지만, 괜히 머리가 지끈거리는 것 같았다. 아타르가 머리를 짚었다.

 

 “잠, 잠깐만요.”

 

 의도와 상관 없이 흘러가는 상황에 세게드가 당황하며 입을 열었다.

 

 “저 혼자 가도 됩니다. 말도 있고…”

 

 “바람을 타고 가는게 더 빠를 거에요. 그리고 이 분을 태우고 수도까지 가려면 여전히 말이 필요하잖아요.”

 

 엘리의 말이 맞았다. 생각치도 못했다는듯 세게드가 두 손을 들어 얼굴을 가렸다. 두 손 사이로 세게드의 힘 없는 목소리가 흘러 나왔다.

 

 “염치 없지만… 부탁드리겠습니다.”

 

 “네. 맡겨줘요.”

 

 엘리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바닥부터 시작한 바람이 두 사람을 점차 감싸기 시작했다. 강한 바람이 몸을 가볍게 띄웠다. 엘리와 세게드의 두 발이 어느새 땅 위에 떠 있었다.

 엘리가 다루는 바람의 힘에 세게드가 새삼 감탄했다. 세게드가 자신의 키만큼 공중에 떠오른 채 중얼거렸다.

 

 “두 분… 정말 정체가 뭡니까?”

 

 “견습 신관과 호위 무사?”

 

 엘리가 장난스럽게 대답했다. 엘리의 넝쿨같은 머리카락이 바람에 휘날렸다. 하늘을 닮은 푸른 눈동자가 빛났다. 망설임 없는 얼굴이었다. 엘리가 아타르에게 말했다.

 

 “다녀올게. 아타르.”

 

 아타르가 대답 대신 귀찮다는듯 손을 휘저었다. 엘리와 세게드가 더욱 높이 날기 시작했다. 두 사람이 아타르의 시야에서 점차 작아졌다.

 

 아타르는 엘리가 멀어져 보이지 않을 때까지 오랜 시간 하늘을 바라봤다. 옷자락을 스치는 바람이 제법 스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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