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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붉은 용과 바람의 마녀
작가 : 잎새봄
작품등록일 : 2022.2.26

저주 받은 바람술사 아우리엘 문, 천년 전의 과거로 돌아가다. #성장물 #여성서사 #햇살여주 #먼치킨 #츤데레

 
1-5 붉은 용과 바람의 마녀
작성일 : 22-02-26 21:21     조회 : 180     추천 : 0     분량 : 4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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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엘리는 산더미처럼 쌓아놓은 빨래를 잠시 옆에 두고 어수선하게 뛰어다니는 사제들을 바라봤다. 불어오는 바람에서 희미하게 타는 냄새가 나는 것 같았다. 불온한 분위기에 엘리의 심장이 쿵쿵 뛰었다.

 

 “헤이즈님!”

 

 급하게 뛰어가던 헤이즈를 엘리가 붙잡았다. 익숙한 목소리에 헤이즈가 고개를 돌려 엘리를 바라봤다.

 

 “무슨 일이에요?”

 

 “엘리. 숲에서 갑자기 몬스터들이 내려왔대.”

 

 “경비대들은요?”

 

 “수가 너무 많은 가봐.”

 

 헤이즈의 말에 엘리의 얼굴이 하얗게 변했다. 경비대가 수습하지 못할 정도로 많은 수의 몬스터라니. 만만치 않은 상황이었다.

 

 “저희도 내려가나요?”

 

 “몇 사람만 갈 거야. 바람의 사제들은 병사들을 치유해 줄 수 없으니까.”

 

 “저도 갈게요.”

 

 엘리의 말에 헤이즈가 눈썹을 찌푸렸다.

 

 “안돼.”

 

 헤이즈가 거절할거라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이렇게 바로 고민도 없이 거절 당하니 어쩐지 기운이 좀 빠지는 것 같았다. 엘리는 실망한 기색을 애써 숨기며 헤이즈에게 다시 요청했다.

 

 “가고 싶어요. 누가 저한테 신성력으로만 따지면 대사제님과도 비슷하다고 했다고요.”

 

 “…….”

 

 물론 이곳에 왔을 때 아타르가 했던 말이었다. 아닐 수도 있었다. 엘리는 뒷말을 삼키고 헤이즈를 바라봤다. 마냥 틀린 말은 아닌 듯 헤이즈의 침묵이 길어졌다. 사실 실제로 손이 모자라기도 했다.

 

 “몬스터랑 싸워본 적 있어?”

 

 “…네.”

 

 길어지는 침묵이 의심스러운 듯 헤이즈가 엘리를 흘겨봤지만 엘리는 굴하지 않고 헤이즈를 바라봤다. 백작저에 갖혀 성장했는데 몬스터랑 싸워본 적이 있을 리가 없었다. 그래도 가고 싶었다. 일이 벌어졌는데 가만 앉아 기다리기만 하는 건 이제 그만하고 싶었다.

 

 엘리의 시선에서 의지를 느낀 헤이즈가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헤이즈가 한 풀 꺾인 목소리로 말했다.

 

 “정리하고 정문 앞으로 와.”

 

 “넵.”

 

 엘리가 산더미처럼 쌓여있던 빨래를 부랴부랴 챙겼다. 당장 출발하려면 서둘러야 했다.

 

 13.

 다렌에 불길한 바람이 불었다. 드넓은 초원 끝 검은 그림자를 드리운 숲에서 몬스터들이 몰려나오고 있었다. 경비대와 기사들이 기를 쓰고 저지하고 있었지만 수가 워낙 많아 완벽하게 방어하기 쉽지 않았다. 여기저기서 부상자들이 속출하고 있었다.

 

 “리자드맨….”

 

 “위험하면 내 이름을 불러.”

 

 엘리가 몬스터의 이름을 겨우 떠올리고 중얼거렸다. 헤이즈가 엘리에게 말하고는 앞으로 나섰다. 헤이즈의 주변으로 신성한 기운이 휘몰아쳤다.

 

 엘리도 퍼뜩 정신을 차렸다. 리자드맨들이 인가를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엘리가 다급하게 바람을 일으켰다. 이곳에서 누구를 챙기고 누구를 신경 쓸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엘리는 헤이즈가 왜 자신을 데려오는 것을 망설였는지를 뒤늦게 알았다.

 

 ‘…할 수 있어.’

 

 헤이즈와 반대로 엘리는 오기를 잘했다고 생각했다. 말했지만 가만 앉아서 기다리기만 하는 건 이제 지겨웠다. 타는 속을 걱정으로 달래기보다 자신의 힘을 써서 옆에 있는 사람들을 지키고 싶었다.

 

 날카롭게 벼려진 엘리의 바람이 인가로 달려가던 리자드맨들을 반토막 냈다. 검은 피가 흙을 적셨다. 본 적도 보고 싶지도 않은 광경이었지만 피할 수 없었다. 엘리는 이를 악물었다.

 

 ‘한 곳으로 몰아야 해.’

 

 몬스터가 산발적으로 튀어 나와 미처 잡지 못하고 놓치는 몬스터들이 있었다. 엘리는 일단 급한 대로 저지선을 뚫고 나온 리자드맨들을 바람으로 막았다. 여러 리자드맨들을 한 곳으로 몰아 놓자 그것을 본 기사 한 명이 그들을 베었다.

 

 ‘수가 너무 많아….’

 

 처음이라 어느 정도로 힘을 써야하는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엘리는 일단 죽을 힘을 다해 싸웠다. 생각했던 것보다는 잘 싸우고 있었다. 그러나 최선을 다할수록 엘리의 주변을 몬스터들이 더 둘러쌌다.

 

 “안돼!”

 

 새어 나오는 단말마의 비명에 엘리가 몰려드는 리자드맨들을 막다 말고 고개를 돌렸다. 저지선을 뚫고 나온 리자드맨 한 마리가 성곽 문을 통과하고 있었다. 문 앞에 사람들이 혼비백산하여 도망치고 있었다. 급하게 도망가는 바람에 사람들이 뒤엉켜 넘어졌다.

 

 “엘리!”

 

 엘리를 본 헤이즈가 만류의 목소리로 외쳤다. 엘리는 무의식적으로 손을 뻗어 문으로 들어가려는 리자드맨을 바람으로 밀어냈다.

 엘리의 앞에도 리자드맨이 있었다. 눈 앞에 있던 바람의 장벽이 무너지자 엘리의 앞에 있던 리자드맨이 무기를 휘둘렀다.

 

 “악!”

 

 리자드맨의 몽둥이가 엘리의 옆구리를 강타했다. 엘리가 짧은 비명을 질렀다.

 

 ‘날카로운 검이 아니라 다행이다….’

 

 따위의 생각을 하며 엘리가 주륵 옆으로 밀려났다. 경험해보지 못한 고통이었다. 갑자기 고통이 밀려오는 바람에 엘리가 유지하고 있던 바람의 힘이 와르르 무너졌다. 자신들을 막고 있던 바람의 장벽이 사라지자 리자드맨들이 일제히 엘리에게 몰려들었다.

 

 “안돼 엘리!”

 

 헤이즈가 단말마 같은 비명 소리로 엘리를 불렀다. 그녀도 엘리를 도울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자신에게로 쇄도하는 리자드맨들을 보면서 엘리가 눈을 질끈 감았다.

 

 쿠르릉

 

 고통이 찾아올 줄 알았는데 고통보다 엄청난 굉음이 먼저 찾아왔다. 타는 냄새가 매캐하게 났다. 훅 들어오는 자극적인 향에 엘리가 콜록콜록 기침을 뱉었다.

 

 “뭐, 뭐야?”

 

 “너야말로 뭐하고 있는 거야.”

 

 엘리의 시야에 붉은 머리카락이 보였다. 아타르였다.

 

 “아타르?”

 

 아타르가 삐딱한 표정으로 엘리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붉은 눈동자에 불만이 가득 서려있었다.

 

 ‘살았다….’

 

 엘리가 정신을 차리고 주변을 둘러봤다. 여전히 리자드맨들이 몰려오고 있었다. 엘리가 고개를 돌려 아타르를 바라봤다. 뭘 원하고 바라본 것은 아니었다. 단순히, 갑작스럽게 나타난 옆 사람에게서 마음의 위안 같은 것을 느끼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아타르는 몰려드는 리자드맨들을 보면서 짧게 혀를 찼다. 붉은 색 머리카락이 사제들이 불러온 인위적인 바람을 타고 흔들렸다. 엘리는 아타르가 뭘 하려고 하는지 알 수 없었다. 아타르의 입에서 알아듣기 어려운 언어가 흘러나왔기 때문이었다.

 

 하늘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벼락이 내려쳤다. 엄청난 굉음이 땅을 강타했다. 리자드맨들이 있던 자리가 새까맣게 변해있었다. 바닥 뿐만 아니라 몰려오던 리자드맨들도 새까맣게 변해있었다. 놀란 엘리가 자신도 모르게 아타르의 옷자락을 붙잡았다.

 

 “뭐, 뭐한거야? 지금?”

 

 “뭘 하긴.”

 

 “지금 뭔가 꽝 하고….”

 

 아타르는 여전히 삐딱한 표정으로 엘리를 내려다 보고 있었다. 아타르가 고개를 기울이며 물었다.

 

 “다쳤냐?”

 

 “어?”

 

 넋을 놓고 있던 엘리가 어? 어? 하고 옆구리를 더듬었다. 잊고 있던 고통이 알싸하게 다시 느껴졌다.

 

 “으으… 아프네….”

 

 “쯧….”

 

 엘리가 옆구리를 부여 잡은 채 아타르를 바라봤다. 뭔가 하려는 듯 아타르의 손이 엘리에게 닿았다. 그 때 헤이즈가 냉랭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 손 떼.”

 

 14.

 갑자기 등장해서 갑자기 몬스터들을 몽땅 없애버린 아타르를 다들 바라보고 있었다. 사람들의 시선이 아타르와 엘리에게 따갑게 꽂혔다. 사람들의 편에서 함께 엘리와 아타르를 바라보던 헤이즈가 입을 열었다.

 

 “엘리 사제. 그는 인간이 아닙니다.”

 

 “네?”

 

 엘리에게는 알아듣기 어려운 말이었다. 인간이 아니라면 대체 뭐란 말인가? 엘리가 무방비하게 되물었다. 그러나 아무도 아타르에 대해 설명해 주지 않았다. 대신 한 고위 신관이 냉랭한 목소리로 엘리에게 명령했다.

 

 “그를 잡으세요.”

 

 “네?”

 

 엘리가 다시 한 번 당황하여 되물었다. 그 말을 들은 아타르는 코웃음을 칠 뿐이었다.

 

 “아타르는… 우리를 도와줬을 뿐인데...”

 

 “…그는 배덕한 용입니다.”

 

 점점 더 영문 모를 이야기만 했다. 엘리가 당황하여 대답을 잇지 못하자 또다른 고위 신관이 덧붙였다.

 

 “아타르는 여신님의 마음과 신전의 질서를 어지럽히는 용입니다.”

 

 “우습군. 버러지들.”

 

 아타르가 차가운 얼굴로 신관들을 비웃었다. 아타르의 주변으로 마력으로 만들어진 바람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바람의 여신을 섬기는 신관들 앞에서 바람을 일으키는 마법을 만들어내다니 정말이지 악취미였다. 아이라의 신관들이 마력으로 만들어진 바람의 힘에 인상을 찌푸렸다.

 

 “아타르. 그만해.”

 

 엘리가 아타르의 한쪽 손을 꽉 잡았다. 아타르가 엘리를 내려다봤다. 짜증이 잔뜩 난 얼굴이었다. 인간들도 사제들도 다 진절머리 나게 싫었다.

 

 본래 용은 신에게 버려진, 불길한 생물로 여겨졌다. 용을 사냥하는 드래곤 슬레이어가 있을 정도였다. 게다가 아타르는 여러 신전에서 난동을 피운 전적이 있었다. 신전에 오랫동안 몸을 위탁해 온 고위 신관이라면 누구나 아타르의 존재를 알았다.

 

 “내가 막을게.”

 

 그러나 이런 사실을 엘리가 알 턱이 없었다. 엘리의 주변으로 엘리가 일으킨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그만 둬, 엘리.”

 

 비교적 오랜 시간 엘리와 가깝게 지내온 헤이즈가 안타까운 목소리로 말했다. 진심으로 만류하는 표정이었다. 엘리는 헤이즈의 목소리에서 진심을 읽었다. 그러나 엘리는 결심을 번복할 생각이 없었다.

 

 “배덕한 용?”

 

 엘리가 웃으며 말했다. 명백하게 비웃는 태도였다. 엘리가 말을 끝내자 조금씩 흐르던 바람이 거세게 일기 시작했다. 엘리의 검은 머리카락과 아타르의 붉은 머리카락이 동시에 나부꼈다. 엘리가 단호하게 말했다.

 

 “웃기지 말라 그래요.”

 

 바람이 순식간에 두 사람을 감쌌다. 세찬 모래 바람이 두 사람을 보이지 않게 가려줬다. 사제들이 옷자락을 들어 따갑게 쏟아지는 모래 바람을 막았다. 태풍의 눈 한 가운데 서 있는 두 사람이 희끄무레하게 보였다.

 

 “이럴 수가….”

 

 사제들은 한참 휘몰아치던 모래바람이 잦아들 쯤이 되어서야 그 곳으로 달려갈 수 있었다. 그러나 이미 두 사람은 그 자리를 벗어나고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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