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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새 세상
작가 : 지니0
작품등록일 : 2022.2.13

'새 세상'은 핵전쟁 이후. 지구에 존재하는 전혀 다른 두 세계, 화이트마타와 그레이마타. 그 안에서 발생한 살인 사건을 통해 드러난 이기적 문명의 실체를 그린 SF스릴러 작품이다. 인간 안에 내재된 자유와 존엄에 대한 갈망, 유전자 조작을 통해 탄생한 신인류의 음울한 단면 그리고 우생학적 관점에서 인간을 선별해 종의 영속성을 추구한 설계자가 어떤 파국을 맞이하게 되는지 그려보았다.

 
제 21 화
작성일 : 22-02-26 16:19     조회 : 172     추천 : 0     분량 : 4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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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튼

 

 [현자의 거처]

 

 문이 열리고 로튼이 달려가 유리조각으로 상대의 목에 찌르려는 순간.

 "로튼!"

 토니가 소리쳤다. 로튼에게 손에 목이 감긴 기도가 사색이 되어 꿀꺽 침을 삼켰다. 날카로운 유리 조각이 그의 코앞에 있었다.

 그의 뒤로 라흐만의 모습도 보였다.

 "너, 어떻게 된 거야?"

 "설명할 시간 없어. 빨리 나가자."

 토니가 말했다. 라흐만이 덧붙였다.

 "우리가 때를 잘 맞춰온 거 같군. 근데… 전에 말한 그 니오븀 말이야."

 "현자는 어딨지?"

 로튼이 라흐만의 말을 자르고 물었다.

 "여기 없어? 전에 말한 그 얘기 말이야. 관심있다는 분이 계셔서. 자네와 직접 만나서 얘기해보고 싶다는데…"

 "여긴 어디지?"

 자꾸 말을 자르자 라흐만이 대번 인상을 찡그렸다.

 "촌놈. 여긴 하이포피시스 별관 루프 층이잖아!. 현자가 사는 곳."

 "로튼. 얘기는 나중에 하고 일단 도망쳐야 해. 경호원들이 몰려오고 있어."

 토니가 로튼의 팔을 잡고 재촉했다. 로튼은 선뜻 대답하지 않았다.

 "로튼, 뭐해. 가자니까."

 로튼이 토니를 돌아보았다.

 "너 먼저 돌아가."

 그의 눈은 돌덩이가 들어앉은 듯 차가웠다. 토니가 이맛살을 찌푸렸다.

 "이 골통새끼… "

 그때 라흐만이 끼어들었다.

 "워워, 지금 뭐하는 거지? 우린 널 구하려고 위험을 무릅쓰고 여기까지 왔어. 이유는 단 하나. 네가 니오븀이 있는 곳을 안다고해서. 그런데 이 시츄에이션은 뭘까? 지금 죽고싶어 환장한 거야? 현자를 못 만나서 유감이지만 여기 없으면 이미 다른 곳으로 가버렸겠지. 나중에 찾아보자고."

 "약속은 지켜. 대신 토니와 형제들을 안전하게 마을로 돌아가게 해줘. 도와줄 거야?"

 로튼이 라흐만을 향해 말했다.

 "거, 어린 것들이 반말은…"

 그때 복도에서 경호원들이 달려왔다.

 "우씨. 놉이잖아."

 기도가 말했다.

 "놉?"

 라흐만이 물었다.

 "아, 보스… 저 놈들이 바로 그 놈들이에요. 레드 코드로 분류된 사람들 잡아다 죽이는…"

 "깡패야?"

 "맞아요, 아, 아뇨. 현자 경호원이요. 아무래도 빨리 도망…"

 기도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로튼은 놉 무리를 향해 달려갔다. 날렵하게 벽을 타고 올라 맨 앞에서 놈을 향해 발차기를 날렸다. 놈이 턱을 맞고 주춤거렸다. 그러나 이내 자세를 잡고 반격을 가했다. 여러 무술로 단련된 로튼도 벅차게 할 실력이었다. 토니가 활을 당겨 놉을 향해 날렸다. 한 놈이 눈을 맞고 주저앉았다. 기도는 인공팔에 꺼내 총을 쏘았다. 라흐만은 흡연으로 거칠어진 숨소리를 내며 주방에서 쓰던 사시미를 꺼내 회를 저미듯 놈들의 살을 그어댔다.

 그사이 로튼이 한 놈의 목을 누르고 물었다.

 "현자 어딨어?"

 "모, 몰라. 우린 본 적 없어."

 "그의 경호원이라며?"

 "제이만 그를 만날 수 있어."

 "제이는 어딨는데?"

 

 

 :::

 

 

 라마

 

 [파리에탈 지역구. 차 안]

 

 라마는 비상용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로 들어섰다. 캄캄한 어둠 속에서 신호처럼 불빛이 깜빡이고 있는 게 보였다. 라마가 불빛을 따라 갔다. 잠시 후 죽은 부하 형사 수혁의 모습이 보였다.

 "여긴 지옥인가 보군."

 "그러게요. 아직 살아 있으니 천국은 아니겠죠?"

 수혁이 배시시 웃었다.

 "저도 서장님만큼 질긴 목숨입니다. 이리로 오십시오."

 수혁을 따라 한참을 걷다 보니 사위가 환해지면서 바깥으로 통하는 길이 나왔다. 저 앞에 두 사람을 기다리고 있는 차 한 대가 보였다. 라마는 차에 올라 자신 앞에 앉아 있는 사람을 보았다.

 "아니, 당신은, 어떻게 여기에 계십니까?”

 "반갑네."

 파리에탈 의원이 양 손을 지팡이 위에 모으고 앉아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두 사람을 힐끗 보고 수혁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저도 의원님 덕분에 살아 날 수 있었습니다. 하이포피시스 놈들이 서장님과 저를 감시한다는 것을 알고 미리 손을 써주신 덕분에 몰래 빠져 나올 수 있었습니다. 서장님을 놓치는 바람에."

 "그렇군. 참, 내 메시지는 받아 보았나? 잡히기 전에 자네에게 메세지를 남겼는데."

 "네. 그 때 막 사무실을 나오려는 참이었는데 그 메시지를 받고 상황이 위급하다는 것을 알았죠. 그래서 조치를 취해 놓았습니다. 조만간 개시 할 것입니다."

 "그나저나 하이포피시스 사에서 나를 도망치게 해 준 직원은 ..."

 "아, 그 자도 사실 의원님이 심어 둔 스파이였습니다."

 "괜찮을까?"

 라마가 걱정스런 눈빛으로 의원에게 물었다.

 "그 정도는 이미 대비해 두었네. 걱정하지 않아도 되네."

 파리에탈 의원이 말했다.

 "의원님은 어째서 저희를 도와주시는 겁니까?"

 말투에 의심이 어렸다. 사실 라마는 그레이마타 모든 의원이 권력에 빠져 대의를 저버린 인간들이라 여기고 있었다.

 "내가 보기에 자네들과 우리는 공동의 적을 가지고 있는 것 같네만. 조금만 늦었더라면 동지를 잃을 뻔 했지만 말이야."

 "언제부터 하이포피시스 사에 스파이를 심어 두신 겁니까?"

 "내가 최고의원이 되고 난 직후부터라고 할 수 있지. 그때 난 누구보다 진취적이고 적극적인 편이었어. 그런데 의회에서 활동하기 시작하면서 언제부터인지 답답함을 느끼게 되었어. 보이지 않는 장벽에 부딪힐 때가 많았다고 할까. 현자였어. 아시다시피 그레이마타를 움직이는 실세가 아닌가. 당연히 모든 권력의 배후에는 현자가 있을 것이고 결국엔 시정이 그의 뜻에 따라 움직이게 되어 있었어. 하지만… 착각이었어. 필요할 때마다 특정 의원을 움직이게 만들고 말단 관료들까지 조정하고 있는 실세는 따로 있었던 거야. 그 연결고리의 끝을 따라 가 보니 바로 하이포피시스가 있었어. 그래서 나도 역공을 펼치기로 한 거야."

 "잠깐, 혹시 루퍼스를 이용해 원장을 죽게 만든 것도 의원님의 생각이신가요?"

 "하이포피시스를 건드릴 만한 모티브가 필요했어. 그러다 보육원 어린 아이들을 상대로 암묵적으로 신약 임상 시험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 냈지. 불법적인 임상 시험이 자행되고 있다는 사실도 포함해서 말이야. 처음에는 이 사실을 터뜨리기 위해 한스 박사에게 먼저 접근 했었네. 약간 주저하더군. 시간이 필요하다고. 아마 가족들의 안전을 염려했을 거야. 그러다 보육원 내 ‘루저회’란 조직을 원장과 하이포피시스 사에서 감시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지. 때마침 보건실에 루퍼스가 억류되어 있었고 그 아이를 이용하기로 한 거야."

 "그 덕에 아무 죄 없는 여직원도 살해당했습니다. 루퍼스도 결국 실험실로 잡혀 갔고. 그 곳이 어떤 곳인지 잘 아실 텐데요."

 "음. 그 점은 나도 안타깝게 생각하네. 하지만 거대 기업을 상대로 싸우려면 작은 희생은 피할 수 없는 일이야."

 "훗, 죽은 아이가 의원님의 아들이라도 그렇게 말씀하실 겁니까?"

 파리에탈 의원이 예상했던 질문이라는 듯 웃음을 흘겼다.

 "자네를 보니 내 한창 시절이 떠오르는군. 정의롭고 호전적이고, 자신의 경험과 그 속에서 터득한 논리 외에 아무것도 따르지 않지. 내가 자네와 동료를 구하기로 마음먹은 이유가 거기에 있어. 자네가 아무리 나를 비난한다고 해도 나 또한 내 믿음과 신념에 따라 행동 할 뿐이야. 옳고 그름은 우리에게 불필요한 논쟁이야. 지금 우리는 각자 선택한 길을 따르다 만난 거야. 그리고 현재 서로에게 누구보다 절실한 사람들이고."

 파리에탈 의원이 기포가 피어오르는 잔을 입술로 가져갔다.

 "정말 끔찍한 일이 뭔지 아나? 현자가 자네나 나 같은 의지를 가진 인간들을 용납하지 않는다는 점이야. 그는 종의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아. 그게 기계와 다를 게 뭔가?"

 라마는 파리에탈 의원의 생각에 공감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 중요한 것은 하이포피시스를 무너뜨릴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분명한 사실은 하이포피스가 실험실에서 변종 인간을 만들고 있다는 겁니다."

 "이제야 대화가 통하려는 군. 그래, 자네들은 무슨 대책이라도 있는가?"

 "아무도 우리를 도와주려 하지 않을 것입니다. 차라리 하이포피시스 우두머리를 잡아 버리는 게 어떨까요?"

 수혁이 말했다.

 "하이포피시스엔 우두머리가 없어."

 파리에탈 의원이 고개를 저었다.

 "아니 그게 무슨 소리입니까? 불과 며칠 전에도 회사 창립 기념행사에 하이포피시스 회장이 참석한 것을 보았습니다. 도시 전역으로 방송이 나갔고요."

 수혁이 말했다.

 "지금 하이포시스를 움직이는 것은 시스템이야."

 "그럼. 그 자는…"

 "그건, 현자가 만든 아바타야. 그는 자신과 자신의 아버지와 또 그 아버지와 또 그 아버지가 거대 기업을 만들기 위해 해왔던 모든 정보와 지식을 컴퓨터 프로그램에 업 로딩해 보관해왔어. 거기엔 명백한 이유가 있었지. 자신의 사후에도 하이포피시스 사가 변함없이 유지되기를 바랐던 거야. 다른 누군가가 회장의 자리에 올라 회사 설립이념을 함부로 변질시키는 것을 용납할 수 없었던 거지. 그래서 '마인드 업 로딩(mind up-loading)이라는 기술을 개발해서 자신의 머릿속에 있는 모든 생각들을 그 프로그램에 넣어두었지.그가 죽고 없어져도 그의 의식만은 업 로딩 된 프로그램 속에서 영원히 존재할 거야."

 "그럼 어떻게 무너뜨리죠?"

 방 안에 무거운 침묵이 내려앉았다. 잠시 후 라마가 입을 열었다.

 "방법은 하납니다. 현실적으로 우리가 하이포피시스를 붕괴시킬 수 없다면 그들 스스로 자멸하게 만들어야죠."

 "어떻게 하자는 말인가? 서장"

 파리에탈 의원이 미간을 끌어올리고 물었다.

 "그 시스템을 붕괴시키는 수밖에 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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