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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나의 작은 마법사에게
작가 : 파란안개
작품등록일 : 2022.2.1

"내가 사랑한, 나의 작은 마법사."
불타버린 마을. 삶의 터전을 잃게 된 이사벨은 자신을 구해준 마법사의 저택으로 가게 된다. 그 사람이 자신의 아버지이고, 자신의 어머니는 세상을 구한 영웅이라는 사실은 평생 고아로 살아온 이사벨에게 어색한 일이다.
이것은 어떤 마법의 이야기.
"어쩌겠어. 사랑한 순간, 질 수밖에 없어. 내가 널 사랑하니까, 네가 원하는 것을 들어주고 싶은 거지."
세상을 사랑하여 구하려는 자. 사랑하는 이들이 살아가는 세계이기에 구하려는 자. 그런 이를 사랑하던 자들.
우리는 당신이 사랑하는 세계를 사랑할 수 밖에 없었어.
"당신은, 이 세상 그 무수한 것을 사랑하지만… 그중 나를 가장 사랑한다는 것. 그거면 충분해요."
사랑과 마법이 피워낸 성장 판타지
#마법사여주, #성장하는여주, #인외남주, #성장물, #마법사_부모의_사랑은_덤

 
2. 작은 아가씨
작성일 : 22-02-26 13:23     조회 : 193     추천 : 0     분량 : 5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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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굉음이 울려 퍼지기 약간 전,

  "와아!"

  레니에와 함께 양탄자에 탄 이사벨이 환호성을 질렀다.

  오스카의 마법을 경험한 것 대부분은 이동 마법이었고, 허공에 떠오른 것은 마탑에 들어오고자 할 때, 그 한순간에만 경험해본 일. 이렇게 하늘을 나는 것도, 그것이 양탄자라는 것을 타고서 한다는 것도 처음이다.

  무서울 줄 알았는데. 이사벨은 신기하다는 듯이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허공 오가는 감각과 눈 앞에 펼쳐지는 각양각색의 풍경이 시야를 어지럽힌다. 지금은 높이가 일정하여 아래에 보이는 광경이 다를 것 없지만, 조금 전에는 주변에 눈이 퐁퐁 날리거나 물 속이라 숨 방울 보글보글 올라가곤 했다. 이렇게 별다른 것 없이 홀 위의 광경이 보이는 지금이 이상할 정도로.

  뺨을 스치는 공기의 흐름과 날리는 머리카락이 간지럽히는 느낌. 주변 오가는 마법 같은 것들이 자아내는 현실성 없는 현실의 광경. 그 전부가 흥분을 고조시킨다. 환한 웃음소리가 허공을 채웠다.

  레니에가 신기하다는 듯이 이사벨을 돌아보았다.

  "안 무서워? 난 이거 처음 탔을 때 엄청 무서웠는데..."

  "안 무서워, 오히려 재밌어!"

  씩씩할 정도로 당찬 대답에 레니에가 나직한 웃음소리를 내었다. 하지만 조심해야 한다? 걱정 어린 목소리가 자그맣게 이어진 것을 용케 잡아낸 듯이 이사벨의 웃음소리가 조금 더 커졌다. 레니에의 귓가가 붉다.

  "마법사도 아니라면서, 이런 건 움직일 수 있는 거야?"

  "이건 마력석 내에 존재하는 힘을 이용한 것이니까. 물론 대부분은 시전자의 힘을 덜어주는 용도로 쓰지만... 마탑에서는 마법을 사용할 수 없는 사람도 한시적으로나마 이용 할 수 있도록 연구하고 있으니까."

  "굉장하네, 마법사인데."

  "...그게 돈이 된다던데..."

  "그게 뭐야!"

  다시금 웃음소리. 이사벨은 자신이 이렇게까지 크게, 많이 웃은 적이 있나 잠시 떠올리다가... 없다는 사실을 알았다. 적어도, 마을이 무너진 이래로 이런 기분은 없었다.

  한참 날아가던 양탄자가 천천히 멈춰 세워진다. 허공에 아무것도 매달지 않고 멈춰졌으나, 흔들림이라곤 없다. 대지마냥 안정적이다.

  짠! 발랄한 목소리와 함께 찻잔과 찻주전자가 허공에 떠올랐다. 애초에 걸려 있던 마법이다. 조르륵. 따뜻한 차가 채워진다. 허공 위의 티타임. 하루에 두 잔이나 마셔도 되는지 고민하던 이사벨은, 그것을 입에 담자 핫초콜릿의 맛이 나서 깜짝 놀랐다.

  "이것도 마법이야?"

  "응. 이건 아직 선보이기 전이라는데, 어때?"

  "맛있어!"

  양탄자 끄트머리에 걸터앉아 흔들리는 다리가 가볍다. 떨어질 것이란 걱정조차 없다. 애초 그것을 방지하는 마법이 함께 움직이는 것이니까. 안도 속에서 피어난 즐거움. 이번에는 과일주스 맛이 나는 것을 머금던 레니에가 조심스러운 투로 물었다.

  "오스카 님이랑은 어떤 관계야? 그분이 구해주신 거야?"

  "...잘 모르겠어."

  툭, 신발이 떨어질 듯 발끝에 아슬하게 걸렸다. 광택이 도는 예쁜 구두는 발목에 끈을 감산 형태다. 떨어질 것 같으나 떨어지지 않은 채로 걸린 그것은 감정의 형태와 닮았다. 의아하다는 듯이 옆에 와 앉은 레니에를 물끄러미 보며, 이사벨은 문득 물었다.

  "미카엘라 님에 대해 알아?"

  "응! 유명한 마법사이고 영웅이시잖아! 내가 마탑에 오기 전에 돌아가셨다고 들어서 잘 모르지만... 오스카 님이랑도 긴밀한 사이라던데... 어떤 사이시지?"

  맨날 미카엘라 님만 찾던데. 의아하다는 듯 말하는 레니에의 모습에서 이사벨은 깨닫는다. 그는 모른다.

  "나, 그분들의 딸이래."

  "...몰랐던거야?"

  "응."

  마탑은 시끄러운 듯 고요했다. 시각적인 어지러움과 시끄러움은 이 세계 어디를 보아도 이만한 곳 없을 듯한데, 정작 소리는 적다. 모든 것이 마법으로 이뤄지는 곳이기에 부딪혀 나는 소리가 되레 없던 것이다. 고요한 허공 속 말 나누는 아이들은 침묵이 있음에도 무겁지 않았다.

  "내가 아주 어릴 때, 엄청 힘든 일이 있어서 잠시 다른 곳에 부탁한 거랬어. 그렇지만..."

  그걸 어떻게 받아야 할지 모르겠어. 이사벨의 말은 내용물과 달리 신기할 정도로 가벼웠지만, 레니에는 그것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 또한 겨우 열 살 되었을 법한 아이였던 탓이다.

  그러나 아이들은 그날이 살아온 나날 중 가장 오래 산 때다. 작은 머리 굴리며 고민하고, 공감하고, 이해하면서도 순진하게 생각하고 느끼며 말할 수 있는 천진한 권리. 세상을 원하는 대로 보고 원하는 것을 말해도 되는 당연한 의무.

  레니에가 입을 열었다.

  "굳이 받아들이지 않아도 괜찮지 않을까?"

  이사벨이 레니에를 돌아본다. 순한 곡선을 그리는 레니에와 달리, 이사벨은 동그랗게 올라간 형태라 이리 마주하니 그 차이 선명했다. 그 새파란 눈동자에 자신이 한가득 담긴 것을 본 레니에가 고개를 돌린다. 뺨이 발그레한 소년의 낯.

  "그, 그러니까... 네가 지금 그것 때문에 힘들다면, 억지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시간을 들여도 좋지 않을까…. 해서."

  "하지만 그분 저택에서 지내고 있는데 그래도 되는 걸까?"

  "나, 오스카 님은 잘 모르지만... 만일 네가 그것 때문에 힘들어한다면, 그런 사실 자체를 없는 것처럼 굴 수 있는 분이라고 생각해."

  소년의 순한 미소가 이사벨을 향한다. 이사벨은 자신이 본 오스카를 떠올렸다. 무너진 집. 그곳에서 구해질 때의 흰 빛. 그 너머에 어렸던 것은... 현재의 이사벨도 이해할 수 없을 만큼 복잡한 두려움과 애정과 공포가 얽혀 있던 것이다.

  이제야 떠오른 그 빛은, 저택의 다른 이들이 보였던 것만큼 무겁지는 않았다. 그 차이는 왜였을까.

  "네가 지금 받아들이고 싶지 않다거나 무겁다면... 네가 괜찮다고 생각 할 수 있을 때까지 네가 원하는 대로 해도 된다고 생각해. 네 의견이 중요한 거잖아. 타인에게 떠밀리는 게 아니라..."

  모르지만, 알 수 있을 것도 같았다.

  이사벨은 자신에게 한없이 조심스럽던 모습과 염려와 애정이 담긴 눈을 떠올렸다. 사람의 눈을 통해 무언가를 읽어내는 것에 재능이 있으나 너머의 것을 자주 알아채기엔 어리고 미숙한 아이가 보더라도 알 수 있을 만큼. 선명한 것.

  오스카만이 아니다. 다른 이들 또한 그랬다. 모두가 무거울 만큼 복잡한 과거와 감정을 담은 애정으로 바라본다. 그것이 무거워 저택 안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이리 나옴을 택했다.

  그것이 아직 무거운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작은 아이는 아직 그것을 알지 못했다.

  허나, 그들의 이야기를 모르거나 개의치 않아 하는 이들이 더욱더 편하다는 것은 어쩔 수 없었을 것이다. 고민하고, 제 편을 들어주는 제 또래의 아이가 고마움은 너무나 당연했다. 이사벨은 자신이 괜한 참견을 한 것인지 고민하던 레니에를 향해 말했다.

  "고마워."

  그리 말하며 지어낸 웃음이 퍽 고왔는지, 멍하니 그 면을 바라보던 레니에의 낯이 다시금 붉어졌다. 순진하고 순수하고 풋풋한 붉음.

  하나의 고민을 털어낸 아이는 이제 밑에 내려둔 두 번째 고민을 떠올렸다.

  "저기, 마탑이라면 여기 책도 많아?"

  "응? 응! 많지. 대부분 마법 관련 서적이지만 다른 것도 있어. 가볼래?"

  "응!"

  양탄자가 부드럽게 내려간다. 부드럽다가, 천천히 흐르다가...

  "빠르게?"

  물음에 고개를 끄덕임과 동시에 순식간에 낙하하는 것이다. 안전이 보장된 스릴이 부르는 환호성. 밖에서라면 누군가 놀라 비명을 질렀을지도 모르나, 이곳은 마탑. 홀에 앉아있다 보면 이런 광경은 하루에 수십번은 보게 된다.

  그만큼의 익숙함과 일상임을 증명하듯, 홀의 1층 거쳐 도서관이라 칭하기엔 너무 거대한 장소의 천장에서 내려오면 그 안의 이들은 고개만 흘긋 들어 보다가 관심을 끊는다. 이사벨은 드넓은 장소를 바라보았다. 거대하고, 거대한 장소. 하늘 높은 줄 모르는 천장에서부터 내려가면, 온통 책뿐이다.

  "그러고 보니까, 책은 갑자기 왜?"

  "아는 사람의 이름을 지워주게 되어서."

  "...반려동물 이름 짓는 거야?"

  이사벨이 애매하게 웃는다. 설명하기엔 너무나 어렵다. 이사벨은 음유시인을 떠올렸다.

  희고, 아름답고, 기이하다. 챙 넓은 모자 아래로 그늘을 드리워 자신을 가린 그의 눈이 형형하고 어떤 생각을 담았는지 알 수 없었다. 인간인 것 같으나 생명 아닌 듯한 기이함. 세상에는 무수한 이들 살아가니 그가 인간이 아니라 하여도 이상할 것이 없다지만, 생명이 아니라는 느낌은 그것과 다르다. 요정과 드래곤과 수인을 비롯한 무수한 생명. 그중 하나도 아닌 듯한 느낌이라니.

  어쩌면 그 기이함 때문에 이름을 달라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지 않은 것일지도 모르고, 그것을 이상하게 여기지 않은 것일지도 몰랐다.

  자신도 모르겠다는 듯이 고개를 가로젓는 이사벨의 모습에 레니에도 묻는 것을 멈추었다. 그 대신, 한 책장 앞으로 날아갔다.

  그곳은, 책을 좋아하는 이가 본다면 상반된 감정에 의해 비명을 지를 법했다. 세간에서 구할 수 없는 오래된 서적이며 절판된 것마저 질 좋게 보관되어 있으나, 도통 정리되지 않았다. 책의 장르를 구분하지 않은 난잡함. 이사벨은 불과 한순간 스쳤을 뿐이나 신화와 소설과 마법과 사전과 언어 알 수 없는 것들이 이어져감에 당황하였다.

  "이건 뭐야?"

  "...분야마다 돌아다니는 건 힘들 것 같아서."

  "아하."

  차라리 난잡한 곳에서 인연을 찾는다는 것일까. 이사벨이 책장으로 손을 뻗자, 책 몇 권이 날아온다. 아, 꺼내는 것도 마법이 알아서 작동하는 것이 가능한 걸까?

  자신도 좋은 단어나 이름이 있다면 알려주겠다며, 레니에도 책을 집어 든다.

  팔락, 팔락. 종이 넘기는 소리 아이들을 채운다.

  문득 종이를 넘기던 이사벨의 손이 멈췄다. 단어 하나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주변의 글자를 읽으며 들어온 것도 아니고, ?. 입에 담으려던 순간, 다른 목소리가 두 아이의 머리 위로 내려왔다.

  "레니에! 뭐하냐, 새 친구랑 노는 중?"

  아이들이 고개를 돌리자 물 덩어리 비슷해 보이는 것을 탄 사람이 그들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네! 오늘은 나와 있으시네요? 실험이 막히기라도 하셨어요?"

  "이거 약점을 찌르는 녀석이네! 그래, 막혀서 재료 가지러 나온 김에 왔다! 보러 가볼 테냐?"

  레니에가 이사벨을 돌아보았다. 그에게 의견을 묻는 아이를 보며, 이사벨은 고민하였다. 너무 오래 나와 있던 게 아닐까….

  고민하며 책을 덮는 순간, 물 덩이 위 마법사가 비명을 질렀다.

  "그 책!!"

  "네?"

  "그래, 그거다! 내가 여기 와서 찾던 것 말이다!"

  동그란 시선 깜빡이던 이사벨이 책을 건넸다. 그는 고맙다는 듯이 허허로이 웃으며 아이를 바라보았다.

  "고맙구나. 그래, 다시 권하는데 보러 가지 않겠니?"

  두 번째 권유. 이사벨은 드디어 고개를 끄덕인다.

  설마, 별일이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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