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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드래곤 거세하기
작가 : 라떼밀르
작품등록일 : 2022.2.18

돼지 불알 까던 거세사. 공화국 최강의 드래곤 불알까기 마스터가 되다.

 
9.열두 현의 칸텔레
작성일 : 22-02-26 07:50     조회 : 255     추천 : 0     분량 : 5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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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열두 현의 칸텔레

 

 사람들은 드워프가 욕심쟁이에다 반짝이는 것에 대한 저장강박이 있으며 자기들 밖에 모른다는 편견을 갖고 있지만 사실이 아니다.

 

 드워프는 대륙마다 다양한 종족이 퍼져 살았고 흑인과 백인만큼이나 다른 신체, 언어, 문화적 특성을 가지고 있었다.

 

 ‘탐욕스런 드워프’라는 오해는 아타캄 사막의 마토랄 드워프들에 대한 구전이 와전된 탓이다. 그들은 자식을 신에게 공양하거나 장남 외에는 거세하는 풍습을 가지고 있었는데 학자들들 이런 풍습이 인구조절과 생존을 위한 것이었다고 결론내렸다.

 

 드워프들가 추구하는 것 또한 단순한 부의 축적이 아니다. 질서와 불변의 수호가 그들의 추구하는 최고의 미덕이었다. 금과 은에 집착하고 미스릴을 정련해 궁극의 금속이라는 ‘이실딘’으로 구워내려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들은 변색과 변질, 화학반응을 일으키는 물질의 속성을 제거하면 불멸에 다가갈 수 있다고 믿었다.

 

 드워프들은 소리에 있어서도 인간을 뛰어넘는 미적 감각을 갖고 있었다. 그들은 종유석을 타고 흐르는 물방울의 규칙적인 리듬에서 질서의 아름다움을 발견했다. 별들의 흐름 속에서 우주의 노래를 상상할 줄도 알았다.

 

 인간 수학자들이 깨닫기 한참 전에 그들은 현의 길이와 비례를 이용해 조화로운 음의 배열이 가능하다는 것도 알았다. 삼각형 모양의 나무판에 쇠줄을 끼워 연주하는 현악기 칸텔레도 원래 드워프들이 발명한 것이라는 설이 지배적이다.

 

 ******************************************************************************************************

 

 패트릭은 타루큅 이눅의 안내로 회랑을 지나 동굴 중앙의 채석장을 향해 걸어 들어갔다.

 

 길을 내고 포장하는 드워프들의 실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사륜마차 두 대가 왕복할 수 있을 만큼 넓은 통로는 단면이 정확히 반원으로 깎여있었다. 패트릭은 속으로 탄성을 질렀다.

 

 ‘천장이 정밀한 아치 구조군. 덕분에 기둥 없이도 붕괴될 위험이 없어.’

 

 바닥은 굴곡 없이 반듯하게 깎여 있었고 잘 연마되어 얼음처럼 광택이 났다. 더욱 신기한 것은 드워프들이 깔아놓은 카펫이었다.

 

 ‘발자국 소리가 전혀 나지 않잖아?’

 

 패트릭은 뒤를 돌아보고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자들은 뭐지? 거대한 의장행렬인가 보군.’

 

 패트릭은 그제야 사열 종대로 수백 명의 드워프들이 타루큅 이눅과 자신을 따라오고 있는 것을 깨달았다. 섬뜩하게도 하나같이 망치, 곡괭이, 철퇴 같은 냉병기를 어깨에 짊어지고 있었다.

 

 ‘드워프들이 인육을 먹는다는 소리는 들어본 적이 없는데. 제의(祭儀)를 위해 제물로 나를 바치려는 건 아니겠지?’

 

 「이 곳은 거룩하니 신을 벗어라.」

 

 카펫이 끝나는 곳에 이르자 바닥에 찰랑거릴 정도의 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신발을 신고 있는 자는 패트릭뿐이었다.

 그는 서둘러 신을 벗었다. 어느 문명권에서나 신을 벗는 장소는 지극히 거룩한 법. 패트릭은 아랫배를 자극하는 방귀를 쥐도 새도 모르게 배출한 뒤 물이 흐르는 곳에 발을 디뎠다.

 

 「앗! 차거워! 으앗 뜨뜨!」

 

 물에 발이 닿는 순간 얼음장처럼 차가왔지만 이내 놀랄 정도로 뜨거워졌다. 그리고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얼음과 불 사이를 오가는 것 같은 극단의 감각을 체험했다. 그리고 이내 냉기가 열기를 열기가 냉기를 중화시키며 감각이 무뎌졌다.

 

 「잠잠하고 고요하라!」

 

 타르큅 이눅이 못마땅한 듯 주의를 주었다.

 

 「여기는?!」

 

 질문과 동시에 패트릭의 입술에서 자신도 모르게 나지막한 탄성이 튀어 나왔다. 채석장 통로 끝에서 만난 곳은 수백 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천장, 그리고 둘레가 수 킬로미터는 될 법한 거대한 지하 호수였다.

 

 깊이를 알 수 없는 호수의 물빛은 창백한 푸른색이었다. 그리고 호수 바닥에서 마그마 같은 것이 꿈틀거렸다. 그리고 거대한 나무뿌리가 호수 바닥 깊은 곳까지 내려가 있었다.

 

 「이것은 생명의 근원이 시작된 나무다. 이그드라실, 세계수, 신단수, 이르민술. 어떻게 불러도 상관없다.」

 

 패트릭은 신화나 전설을 믿지 않았다. 공포에 질린 연약한 인간이 자연재해나 야생동물에 대한 충격을 과장한 것이 신화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패트릭은 옛사람과 선배 음유시인들이 의외로 진실을 전하는데 충실한 사람들이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그드라실. 진짜였나...」

 

 [이그드라실 찬가]에 나오는 생명나무는 실재로 존재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뿌리에서 태어났다는 ‘옛 뱀’도 거기 있었다.

 

 「천년 전. 우리 조상들은 가장 순수한 원소인 미스릴을 찾아 이 산을 파고들었다. 그리고 이곳이 생명의 근원이 되는 세계수의 뿌리가 있는 곳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미스릴은 바로 이 세계수의 잎사귀와 부러진 가지, 죽은 뿌리가 땅속에서 시간과 압력을 받아 변성된 것이다.」

 

 많은 신화를 수집하고 노래했던 패트릭은 타루큅 이눅이 이 이야기의 결말을 짐작할 수 있었다.

 

 흙에서 태어난 모든 지성체는 이상한 욕망이 있다. 하늘보다 높이 올라가거나 땅의 중심까지 깊게 파고 들어가려는 집착. 그리고 그 결과는 어느 이야기에서나 같다. 신의 심판, 그리고 죽음.

 

 「우리 조상들은 가장 순수하고 변하지 않는 원소에 집착했다. 그것이 그들을 불멸의 존재로 만들어 줄 거라 믿었다. 수백 년에 걸쳐 생명나무의 뿌리를 파내려간 끝에 우리는 미스릴을 뛰어넘는 순도의 물질인 이실딘 원석을 발견했다.」

 

 타르큅 이눅이 세계수를 가리키며 덧붙였다.

 

 「몇몇 인간들이 선악과라고도 부르는 것이다.」

 

 선악과는 인간계에서는 나무에 달린 사과열매로 묘사된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실제 이실딘은 사과보다는 감자나 고구마에 가까웠다. 그것은 생명나무 뿌리 깊은 곳에 맺히는 극히 희귀한 금속 결정체다.

 

 「이실딘 원석을 먹으면 영생한다.」

 「뭐? 그럼 당신들은 불사신인가?」

 

 놀란 패트릭이 물었지만 타루큅 이눅은 고갤 저었다.

 

 「우리는 이실딘을 먹지 않는다. 유한한 존재가 시간 밖으로 내몰리는 것은 저주다.」

 

 그 때 가마를 타고 나타난 드워프들의 왕 즈베즈다가 패트릭과 타루큅 이눅의 대화에 끼어들었다.

 

 「생명은 유한하기에 가치 있다.」

 

 하지만 자신의 수명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느끼고 있는 패트릭에게 이 말은 전혀 와 닿지 않았다.

 

 「이실딘 원석을 먹은 자도 있소?」

 

 즈베즈다는 대답대신 건너편 호수 끝자락을 가리켰다. 그곳에 천장을 받치고 있는 거대한 생명나무 뿌리가 있었다.

 그리고 젖으로 씻어낸 듯 새하얀 금속이 절벽을 타고 흘러내린 채 굳어져 있었다. 그 아래 거대한 알 모양의 형태가 나무뿌리에 감싸인 채 심장박동처럼 규칙적으로 꿈틀대고 있었다.

 

 「저것이 ‘옛 뱀’이다. 이실딘을 먹고 타락한 불멸자의 사념체다.」

 

 알은 반 정도 깨어진 채 생명나무 뿌리에 단단히 구속되어 있었다. 부화한 옛 뱀의 머리 부분은 녹아내린 금속을 뒤집어 쓴 탓에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기다란 몸통은 벽을 타고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옛 뱀은 죽어도 다시 살아난다. 인간의 죄악과 전쟁이 창궐해 그 피가 충분히 대지를 적시면 그것을 양분삼아 얼마든지 이 세계수 뿌리에서 다시 부화한다. 그리고 그것이 깨어나는 순간 한 시대가 멸망한다.」

 

 왕이 ‘멸망’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자 모든 드워프들이 무릎을 꿇고 대지에 입을 맞췄다. 그들만의 속죄 내지는 애도의 표시 같았다.

 

 「우리는 옛 뱀이 알에서 깨어 머리를 내밀자 이실딘 원석을 녹여 그 머리에 부었다. 놈의 머리는 이실딘과 세계수 뿌리에 결박되어 있다. 일시적으로 놈을 묶어 놓을 수는 있지만 그것으로는 부족하다.」

 

 드드드드... 즈베즈다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대지가 진동하기 시작했다. 지진이었다. 호수 전체에 잔잔한 파문이 일었다. 호수 바닥의 마그마가 더욱 붉게 타오르다 기포들을 물위로 뿜어냈다.

 

 「이것은 불의한 피와 억울한 죽음의 호소에 응답하는 대지의 진노다. 땅이 흔들리고 갈라질 때마다 결박이 느슨해지고 있다. 벽에 붙어 있는 옛 뱀도 곧 해방된다.」

 

 옛 뱀의 머리는 이실딘 금속이 붙어 꼼짝 못하고 있지만 몸통은 지진이 끝나자 맹렬하게 꿈틀거렸다. 두려운 마음으로 옛 뱀을 바라보고 있던 패트릭에게 즈베즈다가 다가왔다. 그리고 패트릭의 앞에 눈보다 하얗게 빛나는 광석을 하나 내밀었다.

 

 「이것은?!」

 「이실딘의 원석이다. 세계수는 천 년에 한 번 열매를 맺는다. 지금 세상에 남은 이실딘은 옛 뱀의 머리에 부어놓은 것과 이게 전부다.」

 

 그가 내민 이실딘은 체스말의 킹 정도 크기에 불과했다. 그리고 세상의 빛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찬란한 빛을 뿜어내고 있었다.

 

 이실딘을 쥔 패트릭은 손을 펼쳐 그것을 바라보았다. 그런데 손을 펴자 갑자기 이실딘이 두둥실 떠올라 천천히 하늘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당황한 패트릭이 뛰어올라 간신히 원석을 움켜쥐자 타르큅 이눅이 말했다.

 

 「이실딘은 신이 땅에 내린 저주와 무관한 가장 순수한 원석. 어떤 기체보다도 가볍다. 불에 달궈 가공하기 전에는 중력에 매이지 않고 떠오른다.」

 

 캉.

 

 다시 한 번 즈베즈다가 내려친 수정 모루의 울림이 호숫가 전체에 울려 퍼졌다.

 

 「인간이여, 너는 그것을 녹이고 이 모루에 두들겨 열두 현의 칸텔레를 만들어라.」

 

 즈베즈다가 말을 이었다.

 

 「네가 연주한 칸텔레의 현들은 가장 이상적인 소리를 낼 수 있는 비율로 조율되어 있었다. 그 음들 가운데 태초의 소리와 같은 진동이 숨겨져 있었을 것이다. 너는 이실딘 원석이 가진 고유한 진동수를 찾아야만 한다. 그리고 그 소리를 울려 옛 뱀의 머리를 부숴라.」

 

 드워프들은 문자와 기록을 남기지 않았다. 패트릭이 어떻게 칸텔레라는 전통악기로 옛 뱀을 물리쳤는지 오늘날에 와서는 추측만 무성하다.

 

 극소수지만 그 중에는 슈타이너 경처럼 공진현상이 비결이라 생각하는 이들도 있다. 같은 물질은 고유의 진동 주파수를 가지고 있다. 그것이 동시에 진동하면 진폭이 증대되어 순식간에 물질이 파괴될 수도 있다.

 

 이 사실은 천 년이 지난 현대 마법사와 지식인들 사이에 흥미로운 연구거리로 알려져 있다.

 

 「시간이 얼마 없다. 이것으로 열두 가닥의 현을 만들어 이실딘 원석과 같은 진동의 소리를 내 연주해라.」

 

 즈베즈다의 말을 들은 패트릭은 다리에 힘이 빠져 그대로 주저앉았다.

 

 ‘여기까지인가.’

 

 그 어떤 까다로운 폭군이나 독재자라도 요구사항을 만족시킨 뒤 부귀와 존귀를 짊어지고 길을 나섰던 그였다. 하지만 무슨 수로 음악이 무생물을 감동시킬 수 있단 말인가. 진동수를 찾으라니 그건 또 무슨 소린가. 즈베즈다는 패트릭의 반응은 아랑곳 않고 하던 말을 이어 나갔다.

 

 「각 현의 가닥은 한 해를 나눈 열두 달을 상징한다. 각 현의 가장 이상적인 화음을 찾아 연주하면 옛 뱀의 머리에 쏟아 부은 이실딘 스스로가 소리를 내는 순간이 있을 것이다. 그 울림으로 너는 옛 뱀의 머리를 부숴야 한다.」

 

 즈베즈다가 패트릭의 양 어깨에 손을 얹고 그를 축복하며 말했다.

 

 「너는 반드시 옛 뱀을 물리칠 것이다. 네 이름이 저 하늘의 별들처럼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그리고 [옛 뱀을 위한 애가] 또한 이 이야기와 함께 영원히 그 제목이 전해질 것이다.」

 

 패트릭은 가슴이 떨렸다. 그렇다, 그는 불멸의 이름을 얻게 될 것이다.

 

 「원한다면 너를 위해 곡의 한 소절을 악보로 남기겠다. 그것은 앞으로 다음 세대들이 옛 뱀의 후손의 골수를 쪼개고 두개골을 부숴버릴 영원한 주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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