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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붉은실의 끝맺음
작가 : allzero
작품등록일 : 2022.2.23

1930년, 경성. 나라도 마음도 자유롭지 못하던 그 날의 어디선가 만나 아무도 모르게 붉은 실로 얽힌 이들의 이야기.

 
#7. 재회의 징조
작성일 : 22-02-26 01:33     조회 : 192     추천 : 0     분량 : 3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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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월관의 지하 창고에서는 족히 10명도 앉을 수 있는 긴 책상 앞에 영을 중심으로 조직원들이 모여 다음 거사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허 영: 내일 저녁 7시. 해월관에서 동양척식주식회사의 20주년 기념 파티가 있어. 이번 거사의 목표는 이 자.

 영이 책상에 한 남자의 사진을 내려놓으며 말을 이어갔다.

 허 영: 이름 고 관 순. 동양척식주식회사의 조선 측 창립 위원으로 조선인들의 토지 상태 정보를 일본 고관들 에게 팔아넘기며 지위를 유지 중인 놈이야. 나라와 양심을 동시에 팔아먹어 치운 완벽한 우리의 밥.

 박중현: 20주년 기념 파티면 일본 정부의 고위 관리들도 참석하는 거 아닌가요? 차라리 이번 기회에 위원장을 치 시는 게.

 20주년 파티면 일본인 위원들 뿐만이 아니라 일본 정부의 고위 관리들과 인사들도 참석할 것이다. 이런 자리가 아니면 살아 생전 다시는 그림자도 보기 힘든 사람들이였다. 중현은 굳이 그런 자리에서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죽일 수 있는 조선인 위원을 목표로 세우는 게 맞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차라리 일본인 설립 위원장을 목표로 잡는 게 더 큰 이득이라고 판단됐다. 몇몇 다른 조직원들도 중현의 말에 공감이 갔는지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그때, 한쪽 구석에서 팔짱을 끼며 인기척 없이 듣고 있던 무성이 반박을 했다.

 김무성: 그건 위험 부담이 너무 커.

 무성은 조직의 부대장이였다. 지혜롭고 영리한 무성은 상황을 현실적으로 받아들이고 냉정하게 판단했다. 가끔은 섭섭하게 들릴 수 있는 무성의 까칠하고 예리한 말투에도 조직원들 모두가 영 만큼이나 무성을 믿고 따랐다. 그 결과, 조직이 세워지는 동시에 무성은 조직의 부대장이 됐다.

 김무성: 운 좋게 설립 위원장을 친다고 해도 사건 조사 시작하면 분명 우리부터 의심 받을거야. 근데 저들이, 잠깐 이용했던 개 한 마리 죽어 나가는 거에는 눈 하나 깜빡할까?

 조영민: 수습도 안 하겠네요.

 영민은 무성의 말을 단번에 이해하고 말을 거들었다. 하지만 무성의 의견에도 확 내켜하지 않아 보이는 중현의 표정에 영이 나섰다.

 허 영: 그 고관순 이라는 사람 알아보니까 자기보다 15살이나 어린 첩이 있더라고. 어린 여자애 데려다가 반 강제로 첩 질이나 시키는 새끼야. 무엇보다, 여자가 꽤 예쁘던데....?

 영이 중현의 어깨에 팔을 두르며 아이를 달래듯 설득하는 어조로 말했다. 중현은 여자들을 희롱하는 걸, 세상에서 가장 파렴치한 짓이라고 생각하는 사내다. 오죽하면 인생 가치관이 여자의 눈물에 죽고 여자의 웃음 살자 일까. 해월관 에서도 술에 취해 기생들에게 찝쩍대는 놈들이 있으면 중현이 나서서 조용히 해결해주기 마련이였다. 영의 말이 다 거짓말인 건 아니였다. 단지 중현을 설득하기 위해 살짝 더 과장해서 말한 거 뿐 이였지...

 박중현: 개 죽음 당해도 싼 놈이였네요.

 언제 반대했냐는 듯 바로 태세 전환을 하는 중현의 모습에 창고에 있는 조직원들 모두가 웃음을 보였다.

 박중현: 좋아요! 고관순 이놈, 우리가 따죠.

 중현이 책상 위에 있는 고관순의 사진을 들고 손가락으로 한 번 튕기며 호탕하게 말했다.

 허 영: 자 그럼 결정된 거지? 지금부터는 작전 전달. 집중해.

 집중하라는 영의 마지막 말은 낮고 무겁고 위엄 있었다. 그만큼 중요하다는 뜻이였다. 중현 덕분에 장난스러웠던 분위기를 말 한마디로 진중 하게 만들었다.

 허 영: 고위 관리들과 인사들이 참석하는 파티니 만큼 경호도 평소보다 삼엄할 거야. 해월관 안에서 사살은 절대, 안돼. 영민이는 내일 날이 밝으면 약 방에 가서 소화에 좋다는 약재를 구해와. 약이 과다로 들어간 술을 마시면 일각도 못 버티고 속에서 아주

  난리가 날 거야. 재희는 복도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고관순이 룸을 나와서 화장실을 찾으면 건물 밖에 있다고 얘기해서 뒷문으로 빼내. 희석이랑 해균이는 뒷문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고관순이 나오면 요령 것 기절 시켜서 인력거에 태워 목적지로 이동 시키고, 나랑

  무성인 미리 목적지에 가서 남아있는 일군들을 처리하고, 대기한다. 마무리는 내가 직접 할게.

 조직원들에게 각자의 역할을 말해주며 일사천리로 작전을 설명하는 영.

 허 영: (신아를 보며) 그리고 신아, 이번에는 네가 고생 좀 해줘야겠다.

 영의 말에 다른 조직원들 모두가 신아를 쳐다봤다. 영의 진지한 표정에 대단히 위험하고 부담이 큰 임무일 것 같아 보였다. 다들 긴장하는 눈치였지만 신아는 개의치 않았다. 이런 순간을 위해 영에게 5년을 훈련 받았다. 신아는 조직에 들어 온 순간부터 복수 하나 만을 꿈꿨고 죽는 게 무섭다고 몸을 사리는 짓 같은 거는 할 생각도 없었다. 어떤 위험한 임무라도 기꺼이 맡을 준비가 되어있었다. 하지만 그렇게나 비장하게 생각한 게 민망할 정도로 영의 입에서 나온 말은 터무니 없는 얘기였다.

 류신아: 저 보고.... 뭘 하라고요??

 허영: 여..여장....^^;;;

 신아는 영의 말을 못 알아듣지 않았지만, 너무 어이가 없었던 나머지 말을 더듬으면서 까지 영 에게 재 확인을 했다. 평소에도 정체를 숨기기 위해 남장을 하는 본인에게 작전 중에 여장을 하라니.

 허 영: 아 원래 여자애니까....여장이라는... 말은 틀린 건가.....?

 영의 뜬금없는 얘기에 신아 뿐만이 아니라 조직원들도 당황한 듯한 분위기였다.

 조영민: 여장이라니....갑자기 왜요...?

 허 영: 약이 들어간 술을 고관순이 먹도록 직접 전달 해야 해. 룸 안에서 돌아가는 상황도 파악해야 하고. 이렇게 중요한 일을 다른 애들한테 시킬 순 없잖아. 우리가 여장하고 술 따를 수도 없고.

 영이 직접 계획한 작전에 토를 달 생각은 없었지만 내키지 않는 건 어쩔 수가 없었다. 태어나서 별로 여자 행색을 하며 산 기억도 없을 뿐더러 그런 자리에 앉아 파렴치한 놈들한테 술이나 따르면서 살살 기어야 하는 걸 상상하니 차라리 죽는 게 낫겠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하지만 이건 작전이다. 좋고 싫고의 개인 사는 중요하지 않은 작전.

 류신아: 하, 알겠습니다.

 하지 못해 대답하는 신아의 모습에 영은 그럴 줄 알았다며 웃음을 보이고 큰소리로 조직원들을 불렀다.

 허 영: 좋아! 작전 전달은 끝. 자 그럼 모여볼까?

 영의 말에 조직원들이 동그랗게 모여 서로의 어깨에 팔을 두르고 고개를 맞댔다. 거사에 나가기 전에 하는 일종의 의식(?)같은 거였다.

 허 영: 조선 인으로 태어난 영광을,

 조직원 일동: 죽을 때까지 조선 인으로.

 신아는 방으로 와 침대에 누우며 내일 있을 거사를 생각했다. 내일을 걱정하는 건 신아 뿐만이 아니였다. 같은 시간 자신의 방에 걸려진 양복을 보며 하람 또한 비슷한 생각을 했다. 내일 자신이 갈 해월관에 누가 기다리고 있는 지를 전혀 예상하지 못하며.

 
작가의 말
 

 오늘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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