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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내게 거짓말을 해봐
작가 : 둠스피로
작품등록일 : 2022.2.25

모든 사랑은 거짓말을 한다. 정략결혼 하게 된 이 연(28)과 전우재(30). 경제 재벌 4세와 언론 재벌 4세의 결합이었다. 이연의 아버지는 세 번 결혼했으니 혼외자인 전우재와 그럭저럭 격이 맞다. 둘은 따로 애인이 있다. 이연은 2년간 만나온 클럽 사장이 있고, 우재는 오래 사귄 여자친구가 있다. 둘은 애인과의 관계에서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비밀을 품고 있다. 이연과 우재는 서로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만큼 좋아하지도 않는다. 이 결혼해서 그들이 선택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스스로를 욕망의 조각이라 여기는 둘. 절대로 서로를 사랑하지 않으려 했는데.

 
내게 거짓말을 해봐_2
작성일 : 22-02-25 21:53     조회 : 261     추천 : 3     분량 : 50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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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우재는 슬립온을 벗어 손가락에 걸었다. 발가락과 발등이 갈색이었다. 처음 봤을 때부터 갈색 피부가 돋보였다. 재계 인사 4세들은 책상물림이 많은데, 우재에겐 허옇게 뜬 귀티보다 햇볕에 그을려 건강하게 자란 티가 났다. 쨍한 몰디브의 태양 빛이 시원한 콧날을 스쳤다. 우재는 선글라스를 벗어 손에 쥐고 바다 가장자리에 맨발을 담그고 걸었다. 연은 그러지 않았다. 목덜미가 그을릴까 봐 셔츠 깃을 세웠을 뿐이다. 더운 날씨였지만 바닷바람이 선선했다. 이른 아침이라 해변엔 둘 뿐이었다.

 

 같이 걸을래요?

 

 연이 물었을 때, 우재는 두어 번 눈꺼풀을 껌벅이다 타임지를 테이블에 내려놓고 따라나섰다. 이 연이 보는 앞에서 실내복을 벗어 던지고 캐리어에서 입을만한 걸 찾아 뒤적였다. 탄탄한 근육이 잘 잡힌 마른 몸매가 조각 같았다. 마치 연이 거기 서 있는 걸 모르는 것처럼 자연스레 옷을 갈아입는 전우재. 그리고 연과 함께 바닷가를 걸었다. 산호가 부서진 가루가 하얀 해변이었다.

 

 연은 진주색 산호 가루를 한 움큼 쥐었다.

 

 “이거, 한국에 가져갈 수 있을까요.”

 “공항에서 짐 검사할 때 걸려.”

 “요만큼인데.”

 “그건 여기 있는 게 나을 거야.”

 

 산호 가루는 여기 있는 게 낫다, 그러니까, 이 보잘것없이 아름다운 진주색 가루는 여기 있기를 원한다. 그럴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구나. 단 하나 좋은 점을 찾았다. 연은 손바닥을 톡톡 털어 원래 그것이 있던 자리로 돌려보냈다. 우재가 바닷물을 살살 차서 작은 파문을 일으키며 물었다.

 

 “2년 만났지?”

 “네?”

 “애인.”

 

 우재는 햇살 때문에 눈을 찌푸렸다. 연은 셔츠 소매 아랫단을 만지작거렸다.

 

 “언론 재벌이 다 그런 거지. 미안해.”

 “사과하실 일 아니에요.”

 

 연은, 이럴 땐 어떤 표정을 만들어내야 할지 몰랐다. 진심을 들켜버린 것 같았다. 애인을 들킨 것보다 진심을 들킨 게 더 당황스러웠다.

 

 상견례 때도, 딱 한번 했던 데이트 때도 속 깊은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연은 캘리포니아에서 대학을 다녔고 우재는 노스웨스턴 대학을 다녔으니 유학 시절 이야기만 간간이 했다. 서로 친해져도, 친해지지 않아도, 서로 잘 알게 되어도, 잘 알지 못해도, 서로 증오해도, 서로 사랑하게 되더래도, 어쨌든 결혼은 하게 될 거니까. 웬만하면 이혼하지 않고 살아야 하니까.

 

 사생활 관리를 못 하는 재벌의 자식과 언론 재벌 혼외자식의 정략결혼.

 아버지와 아버지가 결정한 결혼.

 

 이 연에겐 애인이 있다.

 전우재에겐?

 

 “서로 사생활 존중해주면 어떨까 하는데.”

 

 결국 저 말을 먼저 꺼낸 건 우재였다. 연은 애인 따위 입에 올릴 의사가 없었다. 우재가 먼저 시작했다. ‘서로’ 존중해주자고 했으니 우재도 존중받을 사생활이 있다는 말이다. 자신에게도 숨겨놓은 애인 정도는 있다는 말은 하지 않는다. 아마도 결코 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되겠어요?”

 “그게 서로 편하지 않을까.”

 

 연은 선글라스를 벗지 않았다. 흔들리는 눈빛을 감춰야 한다.

 

 “그럼, 우리 사이는요.”

 “글쎄….”

 

 우재는 모래 쪽으로 걸어 나왔다. 연에게 다가왔다. 연은 우재를 올려다봤다. 향에 가벼운 땀 냄새가 섞였다. 저 눈빛, 저 깊은 눈빛.

 

 “서먹한 친구 정도. 어때?”

 

 한참 동안 우재를 올려다보던 연은 마침내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동의했다. 그의 제안에. 쇼윈도 부부가 되기에 동의했다.

 

 

 

  오전엔 적당히 쉬거나 낮잠을 잤다. 룸서비스로 점심을 먹고 가까운 관광지로 나갔다. 어딜 가던 한국인 관광객이 있었다. 관광객들은 신혼여행을 온 전우재와 이 연을 알아보고 사진을 찍었다. 둘은 충분히 의식하며 서로를 향해 미소 지었다. 9박 10일을 대부분 그렇게 보냈다.

 

  한국 인터넷 뉴스엔 파파라치 샷 같은 부부의 사진이 연일 올랐다. 카페에서 아이스티를 마시며 미소 짓는 사진, 연이 렌터카에 탈 때 조수석 문을 우재가 열어주는 사진, 쇼핑센터에서 향수 시향을 해 보는 사진. 달달한 헤드라인이 달렸다.

 ‘로얄 허니문, 우리 결혼했어요’

 ‘재벌가 자녀들의 신혼여행’

 ‘럭셔리의 결정체 보여줬다…. 다정한 부부’

 

 어느 것도 진짜 모습을 담고 있진 않았다. 그러나 사진 속의 이 연과 전우재는 충분히 행복해 보였다.

 

 

 

 

  허니문 마지막 날 밤이었다. 그날 쇼핑에서 와인을 몇 병 샀다. 스페인산 베가 시실리아 우니코였다. 숙성한 과일 향이 듬뿍 나는 레드 와인은 달콤한 맛이 났다. 별생각 없이 연이 먼저 따서 마시기 시작했다. 우재가 이미 침대에 들어서, 두 잔째에 불은 다 껐다.

 

 세잔 째에 맹맹한 알코올이 코끝에 돌았다. 연은 부르고뉴 와인 잔을 손가락에 걸고 스마트폰으로 음악을 재생했다. 빌리 홀리데이의 . 나는 당신을 원하는 바보. 연은 가사를 흥얼거리며 카우치에 길게 기댔다.

 

 침실에 누워 스마트폰 화면을 톡톡거리고 있던 우재가 고개를 들었다. 열린 침실 문 너머로 느리게 리듬을 타는 연이 보였다. 거실이 어두웠다.

 

 

 

 몰디브 란델리 섬을 비추는 달빛이 연을 감쌌다.

 샤워 가운 차림의 연은 눈을 감고 흐릿한 빛 속에서 몸을 움직였다.

 멀리서도 그 입꼬리에 흐르는 미소가 보였다. 우재는 멍하게 그 광경을 바라봤다.

 

 

 To want a love that can't be true

 사랑을 원한다니, 진짜일 리 없는데

 

 A love that's there for others too

 다른 사람에게도 주는 사랑이란 거

 

 I'm a fool to hold you

 널 잡는 난 바보

 

 Such a fool to hold you

 그렇게 바보야, 널 잡고 있으니

 

 

 우재는 침실에서 나가 연에게 걸어갔다.

 

 

 몽환적인 분위기였다. 우재도 좋아하는 노래였다. 함께 와인이나 한두 잔 마실 생각이었다. 마지막 밤이니까. 잔에 와인을 따르는 우재를 보며 연은 다음 노래 가사를 흥얼거렸다.

 

 

 To seek a kiss not mine alone

 내 것도 아닌 키스 한 번 받으려고

 

 To share a kiss that Devil has known

 혼자만의 것이 아니라도 키스를 원해

 

 

 연은 세 번째 잔의 마지막 한 모금을 마셨다. 우재는 다시 그 잔을 채워주었다. 유리잔 두 개가 챙, 소리를 내며 가볍게 부딪혔다.

 

 “내가 말했던가요.”

 “뭘.”

 

 우재는 와인을 마셨다. 달콤한 과일 향. 스페인의 찬란한 햇살이 느껴지는 맛. 스무 살 때, 우재는 가장 사랑했던 누군가와 스페인에 갔었다.

 

 “스무 살 때 스페인에 갔었어요,”

 

 그런데 연이 비슷한 이야기를 한다.

 

 “남자친구와 함께. 둘 다 어렸고, 불안했고.”

 

 우재도 그랬다. 연은 통창 밖으로 하얀 손톱 같은 달을 응시했다.

 

 “와인을 많이 마셨어요. 걔는 술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는데….”

 

 우재는 금방 한 잔을 비웠다. 연은 잔을 채워주었다.

 

 “이렇게, 어둠 속에서 혼자 취했었어요. 걘 침실에서 날 보고 있었지. 와인에서 과일 향이 나서.”

 “…그래서?”

 

 연은 후훗, 소리 내 웃으며 유리잔으로 우재의 가슴께를 톡 쳤다.

 

 “섹스했죠. 격렬하게.”

 

 그래서, 와인 때문이었다고.

 

 

 

 정신 차려 보니 연의 낭창한 허리를 껴안고 키스하고 있었다. 고작 한 잔이었는데. 연의 살냄새가 훅 끼쳤다. 진짜 키스할 줄은 몰랐다. 우재도 연도. 허리를 잡아챘을 때 연의 몸은 놀란 듯 경직했지만, 우재의 혀가 입술 안으로 미끄러져 들어오자마자 연하게 풀렸다. 유리잔이 카펫이 깔린 바닥으로 떨어졌다. 깨지는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붉은 술이 카펫에 얼룩을 남기며 번져나갔다. 연은 맞닿은 가슴 안으로 팔을 접어 넣고 손가락을 오므렸다. 든든하고 넓은 가슴팍이 오므린 손을 짓눌렀다. 우재의 커다란 손이 연의 뒤통수를 쥐었다. 키스는 뜨겁고 달콤한 뱅쇼 맛이 났다. 연은 요염하게 우재의 입술을 할짝거렸고, 그다음엔 여지없이 우재의 혀가 힘차게 밀치고 들어와 볼 안쪽까지 문질렀다. 빌리 홀리데이는 여전히 노래하고 있었다.

 

 

 I know it's wrong, it must be wrong

 잘못이란 걸 알아, 틀림없이 잘못이지

 

 But right or wrong I can't get along Without you

 하지만 옳건 그르건 너 없이 난 살 수 없어

 

 

 빌리의 목소리는 언제나 슬프다. 조금은 거친 우재의 손길이 더 자극적이었다. 떨어진 입술이 연의 목을 깨물었을 때, 연의 젖은 입술에서 흐윽, 하는 소리가 터져 나왔다. 폭죽이 터지는 것처럼 우재는 내부에서 불붙는 정복욕을 느꼈다. 집어삼키고 싶다, 이 연을. 내 밑에 깔고 애원하게 만들고 싶다. 태연하게 춤추고 마음껏 취한 저것을. 우재에게만 보여주는 얌전한 태도. 햇빛을 싫어하고, 조용히 움직이고 조용히 웃는 붉은 입술. 저 입술에서 흐느끼는 소리가 터지게 하고 싶었다.

 

 뒤로, 뒤로 밀리던 연의 무릎 안쪽이 소파에 걸렸다. 풀썩 쓰러진 연의 가운 앞쪽이 흐트러져 반쯤 열렸다. 연은 우재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소파 등받이 쪽으로 들어갔다. 우재는 입고 있던 실크 잠옷 단추를 잡아 뜯어 벗고 허리를 숙여 연의 가운 끈을 마저 풀었다. 달빛에 드러난 하얀 가슴 한쪽을 무는 입술은 어딘지 절박했다. 연은 우재의 탄탄한 대흉근을 손바닥으로 만지고 목을 끌어안았다. 연이 벌린 다리 사이로 우재의 무릎이 닿았다. 다리 사이 비밀스러운 부위를 밀어 올리는 무릎조차 뜨거웠다. 연은, 가운 속에 아무것도 입고 있지 않았다.

 

 다리 사이 은밀한 곳에서 흘러나온 액이 우재의 실크 잠옷 무릎을 적셨다. 우재는 엄지로 연의 입술을 매만지며, 다른 손가락으로 그곳을 더듬었다. 흠뻑 젖은 손가락을 들어 연의 뺨에 문질렀다.

 

 “푹 젖어 있어.”

 “기대되거든요.”

 “뭐가.”

 

 우재가 애액으로 젖은 연의 뺨을 핥았다. 젖은 뺨은 미풍에 흔들리는 작은 꽃봉오리처럼 떨었다. 연은 등줄기를 핥고 내려가는 전율을 느꼈다.

 

 “당신과, 내가 할 거….”

 

 다시 키스가 시작됐다. 우재는 연의 허리를 단단히 붙잡고 뒤집었다. 흑, 연은 숨이 막혀서 혀를 깨물 뻔했다. 휘청이는 몸을 지탱하려 한 손으로 소파 등받이를 붙잡고 무릎을 꿇었다. 가운은 아직 팔에 걸려 있었고, 우재는 굳이 그것까지 벗기려 들진 않았다. 그리고 뒤에서 힘차게 삽입했다. 아응! 비명 같은 신음이 연의 입에서 터졌다. 실크 속에 가려져 있을 때도 불룩했던 그것이 놀랍도록 묵직하게 아래쪽을 뚫고 들어왔다. 살짝 통증이 느껴졌다.

 

 “아, 아파….”

 

 등받이를 붙잡은 손등이 부들부들 떨렸다. 기대하지 못했던 이물감이었다. 배 아랫쪽을 꽉 채우는 부피가 공포감을 주었다. 거기다 전우재는 생각보다 유연했다. 첫 번째에 깊고 세게 삽입한 이후론 살짝살짝 젖은 곳을 할짝이는 샅이 가볍게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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