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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아이엠 멸치 히어로
작가 : binit
작품등록일 : 2022.2.25

아무리 닭가슴살을 구겨 넣어도, 쇠질을 해도 근육이 영 크질 않는 복군. 트레이너를 꿈꾸는 복군이지만 그에게 허락된 것은 바닥을 쓸고 닦을 마대 자루 뿐이다. 그러던 어느 날, 청천벽력 같은 췌장암 선고를 받게 되고, 이상한 알림창 하나를 보게 되는데.

"소명의 세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히어로님."

그 이후 일어난 알 수 없는 일들! 2호선의 괴물은 뭐고, 갑자기 나타난 이 여자는 또 뭐야?

"안녕하세요, 캡틴. 만나봬서 반갑습니다."

...뭐라고요? 캡틴?

 
19화 캡틴과 워리어
작성일 : 22-02-25 11:57     조회 : 206     추천 : 0     분량 : 50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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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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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과 오후의 경계에 있는 시간, 11시. 카페 해피프레소에는 몇몇 빈 좌석 말고는 사람들이 많았다.

 공부나 과제를 하는 대학생들, 잠시 쉬러 나온 직장인들, 아이들 학교를 보내고 수다로 한숨을 돌리려는 엄마들.

 

 다들 자신의 시간에 몰두해있는 시간.

 검은 벌레 떼가 스멀스멀, 그들이 보지 못하는 천장 위에서부터 구물구물 생겨났다. 무심결에 과제를 하던 한 여대생이 고개를 들었다. 그때 그녀의 눈 위로 말루스가 투툭, 떨어졌다. 말루스가 빠르게 여대생의 눈을 파고 들었다.

 

 "악!!!!!"

 

 갑작스런 아픔에 여대생이 몸부림쳤다.

 

 "뭐지?"

 

 사람들의 시선이 여대생으로 향한 사이, 후두둑, 후두둑, 사람들의 어깨로, 머리 위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끄악!! 뭐야!!!!"

 "꺄아!!!!"

 

 가만히 앉아 인강을 듣던 남자의 눈에 사람들이 동요하는 모습이 보였다. 그의 머리 위에도, 어깨에도 말루스가 떨어졌다. 사람들이 일어나 몸을 털어댔다. 말루스는 아무리 흔들어대도 사람들의 몸에서 떨어질 줄을 몰랐다.

 

 "...뭐야..."

 

 남자가 고개를 들자 천장이 온통 새카맣게 무언가로 꿈틀거렸다. 검은 천장이 움직이는 것 같았다. 그가 튀어 오르듯 곧장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는 가방을 챙겨 일어섰다. 그때였다.

 

 "크아아아악!!!!!"

 

 듣도 보도 못한 괴성이 들려왔다.

 

 "우둑"

 "까득까득"

 

 사람들의 몸이 일관된 방향성 없이 무작위로 접혀댔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남자가 너무 놀라 그 자리에 굳었다.

 

 '도, 도망가야 돼.'

 

 그러나 이 몹쓸 다리가, 망할 놈의 다리가 움직이질 않는다. 순식간에 카페 안은 아수라장이 됐다. 아무 것도 모르고 사람들이 카페로 들어오려고 하고 있었다. 남자가 이를 보고 급히 출입문으로 달려갔다.

 

 "안 돼요! 도망가요!! 들어오면 안된다고요!!!!!"

 

 그제서야 제멋대로 움직이기 시작한 다리. 남자는 무작정 사람들을 밀어내면서 유리문을 열어 젖혔다.

 

 "도망가요!!!!!!!!"

 

 최대한 자신이 쥐어짤 수 있는 큰 소리로 남자가 외쳤다.

 

 "아, 왜 이래. 미쳤나."

 

 그런 그를 미친 사람 취급을 하면서 양복을 차려 입은 한 남자가 카페에 들어왔다. 그리고 괴인은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남자에게 달려 들었다.

 

 "으악!!"

 

 자신에게 달려든 괴생명체에 꼼짝 없이 잡힌 그가 괴인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려고 몸부림쳤다. 그러나 소용이 없었다.

 

 "콰득"

 

 소름끼치는 소리가 들리고,

 

 툭-하는 소리와 함께 머리가 반절 날아간 남자의 시체가 바닥에 떨어졌다. 그 모습을 본 사람들이 소리를 지르면서 밖으로 달아났다. 괴인들이 그 소리를 따라 하나 둘 카페 밖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

 

 "도망가요!!!!!!!!"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뭐야?"

 

 헬스장으로 향하던 복군은 그 목소리가 들리는 곳이 어딘가 싶어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이번엔 또 뭔데...!"

 

 비명과 괴성이 뒤섞여 들려오는 곳은 헬스장 가기 전에 있는 카페, 해피프레소 쪽이었다.

 

 "도망가요!! 가야 돼요!!"

 

 어리둥절한 사람들을 어떻게든 카페로부터 멀어지도록 만드려는 누군가.

 

 '어디서 많이 본 사람인데...?'

 

 복군은 그 남자의 실루엣이 매우 낯익었다. 분명 안면이 있는 이였다. 조금씩 그에게 다가가던 복군이 반갑게 그를 아는 체 했다.

 

 "어! 회원님!!!!???"

 

 복군이 그를 기억하는 이유가 있었다. 그는 자신만큼이나 마르고 왜소하지만 누구보다 열심히 운동하는 사람이었다. 매일 아침 8시에 와서 묵묵히 운동하던 남자. 이름도 기억했다.

 

 "정용기 회원님!!! 이렇게 만나네요?"

 

 복군의 인사에 남자는 대꾸도 없이 곧장 복군의 손을 잡고 뛰었다. 남자의 얼굴이 사색이 된 채 하얗게 질렸다. 복군은 영문도 모르고 남자에게 끌려갔다.

 

 "아니 왜, 왜 그러시는데요?"

 

 남자는 불안한 듯 뒤를 돌아보면서 사력을 다해 도망갔다. 복군도 그를 따라 뒤를 돌아보았다.

 

 '맙소사. 저게 뭐야?'

 

 마치 먹이를 찾는 좀비떼 마냥 괴인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다가오고 있었다. 그건 사람들이라고 부르기도 어려울만큼 떼거지였다.

 분위기를 파악한 거리의 사람들은 도망을 갔다.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하나 둘 괴인의 손아귀에 붙잡히기 시작했다.

 

 "헉헉..."

 

 두 남자의 호흡이 거칠어졌다. 온 심장이 바스러질 것 같은 이 긴장감을 버텨내야 한다. 가게든 어디든 몸을 숨길 곳이 필요했다.

 

 "일단 저, 저기로 들어가요."

 

 복군이 용기를 이끌고 편의점으로 도망쳤다. 안으로 들어오자마자 복군이 유리문 위 잠금장치를 돌려 문을 잠갔다. 알바생은 난데없이 나타난 복군에게 성가시다는 목소리로 말했다.

 

 "아저씨, 지금 뭐하시는 거예요?"

 "문, 문 열면 안 돼요."

 

 숨을 거칠게 몰아쉬면서 복군이 말했다. 하지만 알바생은 난데없이 나타난 진상 때문에 심히 심기가 불편한 모양이었다. 그가 한숨을 푹푹 내쉬면서 문을 열려고 출입문 쪽으로 다가왔다.

 

 "안 돼요! 열면 죽어요!!!!!"

 

 물건을 사고 나가려던 사람들도 황당하다는 듯 복군을 바라봤다. 하지만 복군은 자신의 온몸으로 출입문을 막아야 했다.

 

 "진짜예요!! 죽는다고요!!!!"

 

 용기도 복군의 옆에서 사력을 다해 문을 막았다.

 

 그들의 모습에 사람들이 어이없는 표정으로 수군댔다.

 

 "뭐야, 왜저래."

 "미친사람이야?"

 "둘이 같이 미쳤다고?"

 

 그때였다.

 

 "쿠아아악!"

 

 한 괴인이 편의점 문을 쥐고 흔들기 시작했다. 이미 누군가의 머리통을 아작낸 듯 입가에는 피가 범벅이었다.

 

 "와씨 깜짝이야!!!!"

 

 유리문 하나를 두고 괴인이 편의점 안에 있는 사람들을 향해 소리 질렀다. 복군이 움찔했다. 용기는 거의 울기 직전이었다.

 

 "이, 이게 뭐죠, 대체....흑..."

 "물러서요!!!!!"

 

 복군은 출입문을 붙잡고 사람들에게 외쳤다. 사람들이 점점 출입문에서 멀어지기 시작했다. 괴인은 몸으로 유리문을 거칠게 문대더니, 자리를 떴다.

 

 "미치겠네..."

 

 복군이 유리문에 등을 맞대고 스르르 주저 앉았다.

 

 '떼거지다. 이번엔 일대일도 아니고, 떼거지야.'

 

 "회원님 괜찮으세요?"

 

 복군은 암담했다. 그 때, 옆에 훌쩍이며 앉아 있던 용기가 들릴듯 말듯 입을 열었다.

 

 "진짜...만났네요."

 "예?"

 

 그리고는 눈물이 그렁그렁해서는 감격에 젖은 듯 또박또박 말했다.

 

 "캡틴."

 "예에????"

 

 괴인 떼만큼이나 놀랄 노자의 일이었다.

 

 *

 

 용기가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한 지도 어느 덧 3년을 넘어가고 있었다. 처음엔 욕심을 내서 7급부터 도전했지만 계속되는 낙방에 목표를 하향조정하고 9급에 도전한 지는 1년이 되가는 중이었다.

 

 공무원이 되고 싶은 이유는 하나였다. 늘 흔들리고 불안하기만 한 자신의 인생에 공무원이라는 직업이 뿌리내리면 그래도 단단한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그것이 그의 바람이었다. 하고 싶은 일이라기 보단, 보통 사람들처럼 살기 위해서 가장 최선의 길을 선택한 것이었다. 물론 그 길마저 쉽진 않았지만.

 

 오전 8시, 헬스장에 다녀오던 길이었다. 하루종일 책상에 앉아있는 일상 중 그나마 숨통을 트일 때는 운동을 할 때였다. 아무도 자신이 열심히 운동하는 걸 알아봐주지는 않았지만, 몸으로 뭔가를 해내는 성취감이 있었다. 그 용기는 복군을 보면서 얻은 것이기도 했다. 자신과 비슷한 체질처럼 보이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레이너라는 꿈을 꾸는 사람. 용기에게 복군은 불가능에 도전하는 의지를 가진 사람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인가, 그가 보이질 않았다. 그러더니 뉴스에 나타났다. 그렇게 꽤 유명해지더니 반짝 유명세의 결과가 늘 그렇듯 그 유명세로 곤란을 겪었다. 그리고 어느 새 사람들의 머릿 속에서 잊혀졌다.

 

 그 날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홀로 벤치에 누웠던 날이었다. 가슴 운동을 하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일주일 중 수요일, 용기는 늘 가슴을 집중해서 운동했다. 용기가 가장 좋아하는 운동은 벤치 프레스였다. 벤치 프레스를 할 때면 자신의 가슴과 팔에 온 힘이 들어가 몸이 펌핑되는 느낌이 짜릿함을 주었다.

 

 '오늘은 조금 더 욕심을 내볼까.'

 

 평소 들던 원판에 10키로를 양쪽에 한 판씩 더 꼈다. 총 20키로 더 드는 것이었다. 너무 무리가 아닌가 싶기도 했지만 운동을 한 것도 벌써 2년 차인데, 이 정도는 들 수 있을 것 같은 근거 없는 자신감이 솟았다.

 

 차가운 봉을 손바닥 위쪽에 눌러 잡았다. 손가락 하나 하나를 힘주어 잡고, 가슴을 내밀고 허리를 아치로 만들었다.

 

 헬스장 천장을 바라보면서 코로 큰 숨을 들이쉬면서 복부에 힘을 꽉- 주었다.

 

 '오케이, 하나 둘 셋!"

 

 팔이 부들부들거렸지만 조금씩 봉이 들리기 시작했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들 수 있는 높이까지 들어올린 용기는 그간 맛보지 못했던 큰 성취감을 느꼈다.

 

 '됐다!'고 생각한 찰나,

 

 배에 힘이 툭, 풀리면서 그대로 팔에서 힘이 빠져 버렸다. 무거운 봉이 가슴을 짓눌렀다.

 

 "헉!!!"

 

 난생처음 느끼는 목숨의 위협이었다.

 

 "아, 아무도 없어요!"

 

 그의 신음을 들어줄 이가 하필 아무도 없었다. 헬스장의 시끄러운 음악에 그의 목소리가 묻혔다.

 

 "살려...주세요....켁....."

 

 용기는 어떻게든 봉을 들어보려고 아둥바둥했지만 무거운 봉이 꿈쩍도 하지 않았다.

 

 '안돼. 여기서 죽을 순 없어. 벤치프레스에 깔려 죽는 경우가 어딨어...!! 이런 개죽음이 어딨냐고!'

 

 하지만 몸부림과 달리 꿈쩍도 않는 봉 때문에 가슴이 짓눌려 호흡이 점점 곤란해졌다.

 그렇게 의식이 아득히 멀어졌다.

 

 '신이 계시다면, 살려...주세요...제발.'

 

 용기는 온갖 신을 소환했다. 그 때 용기의 눈에 알림창이 하나 떠올랐다.

 

 [소명의 세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워리어님]

 

 '뭐라고, 소명? 죽음의 문턱에서 보는 저승의 메시지인가?'

 

 [캡틴: 왕복군]

 

 다시 떠오른 알림창. 그 메시지를 마지막으로 용기는 정신을 잃었다.

 

 *

 

 "워리어요? 워리어라고 했다고요?"

 

 복군이 되물었다. 용기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근데 그게 뭔데요?"

 '워리어'는 또 뭐지. 복군도 처음 들어보는 소명이었다. 아직도 낯선 소명의 세계는 그 범위가 무궁무진한 모양이었다.

 그때였다. 쾅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이 안에 있는 사람들을 발견한 건지 괴인들이 편의점 출입문을 향해 다가오기 시작했다.

 

 "쿵! 쿵!!!"

 

 그들의 주먹질에 편의점 유리문이 점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안 돼....안 돼...."

 

 복군과 용기가 출입문에서 서서히 뒷걸음쳤다. 괴인들을 정면으로 마주한 사람들은 패닉에 빠졌다.

 

 "저게 뭐야, 씨X!!!!"

 "어떻게 좀 해봐요!!!!"

 

 복군의 뒤에 서서 악만 써대는 사람들.

 

 "캡틴..."

 

 용기가 자신을 부르고 있다. 캡틴이라는 말에 담긴 이 엄청난 기대가 복군의 양 어깨를 짓눌렀다.

 이를 어쩌나. 복군은 괴인 때문이 아니라 이 남자 때문에 정신이 아득해져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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