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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바르한 연대기
작가 : 아노락
작품등록일 : 2022.2.13

대자연 '마테르'를 섬기며 그들만의 문화와 전통을 지키는 율타족.
그러나 거대 제국의 등장으로 부족은 존망의 위기에 휩싸인다.
족장의 아들로 태어난 바르한, 그는 거대한 힘 앞에 어떻게 맞설 것이며 어떤 꿈을 꾸고 이뤄낼 것인가...!

 
9화
작성일 : 22-02-25 03:00     조회 : 196     추천 : 0     분량 : 53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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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억.... 허억....”

 거친 숨을 몰아쉬는 바르한.

 갈데라리스 산과 가까워지자 뜨거운 지열 때문에 솟아오르는 공기는 갑갑하게 느껴지고 온몸에서는 끝없이 땀이 흘렀다.

 “푸르르! 히이이힝!”

 발굽이 뜨겁게 달궈지자 호르콘은 계속 날뛰었다.

 “도저히 안되겠군.”

 바르한은 호르콘의 등에서 내려 직접 지열이 느껴지는 바닥에 발을 디뎠다.

 “윽! 엄청나게 뜨겁구만.”

 그는 호르콘에게 실어두었던 커다란 배낭을 직접 짊어지고는 멀리 떠나보냈다.

 “다시 내려올 때까지 기다리고 있어. 너무 멀리 가지는 마!”

 바르한의 말귀를 알아듣는 호르콘은 한차례 울음소리를 내며 대답하더니 나무가 있는 숲으로 돌아서 들어갔다.

 앞은 점점 뜨거워지고 주변에는 풀 한 포기조차 자라지 않는 대지로 변해있었다.

 ‘이대로는 올라가기도 전에 탈진으로 쓰러지고 말거야...’

 그는 옆구리에 찬 수통의 물을 확인하며 조금씩 아껴먹었다.

 ‘벌써 이것밖에 안 남은 건가...? 일단 내려가서 다시 준비를 해야 되나... 아, 맞다!’

 열기에 한없이 지쳐가던 바르한은 배낭을 뒤지기 시작했다.

 그가 꺼내든 것은 떠나기 전 샤트란이 건네준 열감초 뿌리였다.

 열감초 뿌리는 이름 그대로 몸의 열을 빠르게 식혀주는 효과를 가지고 있었다.

 그는 거침없이 입에 열감초 뿌리 하나를 넣고는 열심히 씹어댔다.

 “윽! 엄청나게 쓰잖아.”

 쓴 걸 참아가며 뿌리의 진액을 삼키자 효과는 서서히 드러났다.

 몸속 깊이까지 침투한 열기를 서서히 몸 밖으로 밀어내는 그 힘은 실로 놀라웠다.

 덕분에 바르한은 탈진을 면할 수 있었고 다시 기운을 차려 갈데라리스 산의 중심으로 향할 수 있었다.

 ‘샤트란, 진심으로 고맙다!’

 그녀의 선견지명은 제대로 적중했다.

 정상에 가까워지자 화산에서 뿜어져 나오는 뜨거운 기운은 한층 더 짙어졌다.

 어느 새 바르한의 몸에서는 땀조차 나지 않았다.

 사실 땀이 나지 않는 것이 아니라 그의 몸에서 땀이 방출되는 순간 너무 뜨거운 온도에 바로 증발하는 것이었다.

 ‘이렇게 지독한 곳에 그들이 살고 있을 수가 있다고? 이곳은 도저히 사람이 살 곳이 못 돼...’

 산 정상에서 펄펄 끓는 용암호수에 다다르기 직전인데도 여전히 길 잃은 자들의 행방을 찾을 수는 없었다.

 하물며 어떠한 사람이 살았다는 흔적이라도 있어야 하는데 그것조차 보이지 않았다.

 그의 몸에는 계속해서 열이 축적되었고 열감초 뿌리로 버텨왔으나 어느새 그 뿌리마저도 동이 나버렸다.

 ‘이런 젠장, 이대로 허무하게 더위에 죽게 되는 것인가!“

 그는 이대로 쓰러질 수 없다며 정신을 부여잡으려 들었다.

 허나 이미 그의 한계를 넘어선지 오래였다.

 한순간 그는 머리가 핑 돌더니 몸을 휘청거렸다.

 ‘아.. 이대로 쓰러지면 안 되는데...’

 

 털썩!

 

 캄캄하게 감겨오는 그의 눈 너머로 희뿌옇게 움직이는 무언가가 보였다.

 이내 눈은 완전히 감기고 그는 정신을 잃었다.

 

 ‘뭐지, 이 시원한 공기는?’

 한참을 기절해 있었던 바르한은 피부에서 느껴지는 차가운 기운에 정신을 차리며 눈을 떴다.

 ‘뭐야, 여기는 어디지?’

 바르한이 눈을 뜬 곳은 어딘지는 잘 모르겠지만 동굴 안에 있는 것 같았다.

 샤트란과 만든 아지트와 흡사한 모습을 띄고 있었다.

 “그렇게 겁먹지 않아도 돼. 여기서는 쪄죽지 않거든.”

 옆의 다른 굴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낯선 이의 등장에 바르한은 바짝 긴장을 했다.

 걱정도 잠시 낯선 이의 얼굴이 횃불에 비쳐서 드러나자 바르한은 안도했다.

 “구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그나저나 제가 먼 길 헛고생한 건 아니었군요.”

 낯선 이는 바르한이 찾던 연금술사였다.

 그의 얼굴에는 연금술사들만이 한다는 독특한 문양의 문신이 새겨져 있었기에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자네가 찾아왔다기보다는 내가 자네를 찾았지.”

 연금술사는 손에 잔을 들고서 물을 홀짝이며 가까이 다가왔다.

 “혹시 나를 아는가?”

 “연금술사에 대해 조금은 알고 있지요.”

 연금술사는 오랜만에 흥미로운 일이라도 발견한 듯이 바르한을 쳐다봤다.

 “어린 나이에 목숨을 걸고 여기까지 오다니 상당히 무모한 아이로구나.”

 “저는 아이가 아니라 바르한입니다. 그리고 율타족의 전사이기도 하죠.”

 바르한은 자신을 무시하는 듯한 연금술사의 말이 거슬렸는지 당차게 자신의 소개를 했다.

 ‘어린 나이에 벌써 전사의 의식을 치렀다는 건가, 그저 무모한 것만은 아닌 게로군.’

 연금술사는 자신을 전사라 소개하는 바르한에게 한 방 먹었다.

 “이런, 내 무례하게 군 점 사과하겠네. 내 이름은 타알, 길 잃은 자라 불리기도 하지.”

 타알은 중년에 접어든 나이였지만 한참 앳된 바르한에게 제대로 격식을 차려 사과를 했다.

 “타알 님, 이곳은 어딥니까? 차가운 바람이 부는 걸 보니 갈데라리스 산과는 멀어진 듯 한데.”

 “아니야, 오히려 갈데라리스의 중심과 더 가깝다고 할 수 있다네. 이곳은 화산 정상 부근에 있는 동굴 안이야. 보다시피 내 연구실로 만들어서 이렇게 사용하고 있지.”

 타알은 두 팔을 크게 휘저으며 자랑하듯이 동굴 안을 소개했다.

 “어째서 이곳은 화산의 뜨거운 열기가 느껴지지 않는 거죠?”

 “그건 내가 연금술을 이용해 열기를 차단했기 때문이지.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야. 뭐 그렇다고 아무나 할 수 있는 일도 아니지만 말이야.”

 바르한은 믿을 수 없다는 듯 자리에서 일어나 주변을 서성거렸다.

 그러다가 입구를 찾아 밖으로 나서게 되는데,

 “윽!”

 바르한은 입구 밖을 나서자마자 지독할 정도로 뜨거운 기운에 놀라 반사적으로 몸을 뒤로 뺐다.

 그러자 다시 시원한 바람이 불었다.

 “꼭 직접 경험해봐야 믿는 건가?”

 바르한은 믿을 수 없는 상황이지만 믿을 수밖에 없었다.

 ‘연금술로 이런 것까지 가능할 줄이야. 가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능력이구나.’

 놀라운 연금술의 능력을 직접 경험하자 바르한은 확신했다.

 이 자라면 검은 돌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거라고 말이다.

 “타알 님이 가진 그 연금술의 힘이 필요합니다.”

 바르한은 자신의 배낭 속에서 검은 돌을 꺼내들었다.

 “힘들게 구해줬더니 벌써부터 뭔가를 부탁하려 드는 건가?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말라 죽게 내버려 둘걸 그랬어.”

 “제 부탁을 들어주신다면 시키시는 건 뭐든 하겠습니다!”

 여기까지 와서 빈손으로 돌아갈 수는 없는 바르한.

 ‘마침 일손이 필요했는데 그거나 한 번 시켜볼까...’

 “자네 힘은 좀 쓰나?”

 ‘그럼요! 힘쓰는 게 필요하십니까?“

 바르한은 타알의 부탁을 들어줘서 어떻게든 자신의 맘베리를 더 강하게 만들고 싶었다.

 그와 마찬가지로 타알 역시 자신이 준비하는 일에 필요한 재료를 구해야 하는 상황이라 바르한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저기 위로 조금만 올라가면 용암 호수가 있는 건 알지? 그 호수의 용암을 조금만 퍼오게.”

 타알은 텅 빈 깡통을 주워오더니 바르한 발 앞에 툭 내려놓았다.

 “아, 이건 내가 연금술로 작업해서 녹지 않으니까 걱정하지 말고 가득 퍼오게나.”

 “예....? 지금 저보고 저기 용암호수에 갖다오라고 말씀하시는 겁니까?”

 가당치도 않은 부탁에 바르한은 차라리 안 해준다고 솔직히 말을 하라며 화를 냈다.

 “잠깐만 기다려봐. 내가 그렇게 몰상식한 사람은 아니네.”

 연구실 한쪽에 쌓여있는 물건들을 뒤적거리는 타알은 한참을 뭔가를 찾는 듯 했다.

 “찾았다! 이걸 먹으면 잠깐 동안은 열에 대해 완전한 내성을 가질 수 있어. 단 시간은 30분만이야.”

 연금술사는 정체모를 물약을 바르한의 손에 쥐어주었다.

 “내가 옛날 같으면 30분 만에 다녀오겠는데 보다시피 나도 이제 중년에 접어 들어서 몸이 예전 같지가 않아.”

 그가 골골대는 시늉을 하는데 바르한은 못내 그의 행동이 의심쩍었다.

 “혹시 무서워서 그러시는 건 아니겠지요?”

 뜨끔.

 “그... 그럴 리가! 정말로 체력이 안 돼서 그러는 거야.”

 정곡에 찔린 듯 그는 시원한 동굴 안에서 괜히 땀이 났다.

 “그리고 그 용암이 있어야 자네가 말한 검은 돌도 녹일 수 있어.”

 흠칫 놀라는 바르한.

 “도저히 제가 갈 수 밖에 없겠군요.”

 바르한은 단념한 채 물약을 집어삼켰다.

 “이 모래시계가 30분의 시간을 알려 줄 거야. 명심해! 단 30분이라는 걸!”

 

 “후욱! 후욱!”

 신기하게도 물약의 효과 덕분에 뜨거운 열기는 느껴지지 않았지만 열기 때문에 공기 중에 산소가 희박해 숨이 차는 것까지는 해결해주지 못했다.

 가쁜 숨을 몰아쉬며 드디어 용암호수에 다다른 그는 통을 가까이 대 용암을 담으려 했다.

 그러나 용암을 담아내기가 생각보다 어려운 작업이었다.

 활화산답게 용암은 계속해서 유기적으로 움직여 파도를 일으켰고 용암의 일부가 바닥에 튀기라도 하면 그곳에선 엄청난 연기가 솟아오르며 주변 땅을 녹였다.

 ‘이거 뜨는 게 보통 일이 아니잖아! 뜨거운 걸 참는 게 문제가 아니라 살이 녹아내려 없어져 버리겠는걸.’

 모래시계를 보니 시간은 어느새 절반이 흘러가 있었다.

 ‘시간마저도 촉박하구나... 뭔가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방법을!’

 그의 간절함 바람에 응답이라도 한 듯이 때맞춰 용암호수가 크게 일렁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호수는 넘쳐나는 용암을 토해냈고 고여 있던 호수는 강이 되어 산을 따라 밑으로 흘러내려갔다.

 “이때다!”

 바르한은 흘러내리는 용암이 굳기 전에 빠르게 통을 갖다 대어 온전한 용암을 담아낼 수 있었다.

 한편, 아무것도 모른 채 연구실에서 기다리는 타알은 걱정이 되었다.

 본인이 시킨 일이지만 한편으로는 우려되는 부분이 더 많았다.

 그때였다.

 “푸악!”

 시원한 동굴 안으로 뛰어 들어오는 바르한.

 바깥의 사투가 얼마나 뜨거웠었는지를 보여주기라도 하듯이 바르한의 온몸에서 김이 솟았다.

 “자, 약속한 갈데라리스의 용암입니다. 이제 제 부탁 들어주실 거죠?”

 타알은 그가 해내지 못하리라 생각했으나 단 번에 약속을 지키는 행동을 보자 감탄했다.

 “정말로 용암호수에서 떠오다니... 아, 알겠네! 나도 약속을 지키지!”

 그는 바르한이 가져온 용암을 또 다른 용기에 옮겨 담았다.

 그러더니 여러 개의 자루를 들고 오는데, 그 안에는 정체 모를 가루들이 담겨 있었다.

 “그것들은 뭡니까?”

 “그저 지켜보게나.”

 연금술사 타알은 끓어오르는 용암에 정체모를 가루들을 순서에 맞춰 넣기 시작했다.

 가루가 하나씩 들어갈 때마다 용암의 색은 조금씩 변해갔다.

 처음엔 황색, 두 번째로는 황백색, 마지막으로는 청백색의 불꽃을 띄는 용암.

 갑자기 연구실 내부의 온도가 급격하게 상승했다.

 “쉽지 않은 작업이 되겠군!”

 순식간에 작열하는 용암의 온도는 한없이 높아져갔고 정점에 다다르는 순간, 기다렸다는 듯이 검은 돌이 집어넣어졌다.

 지금껏 변함없던 검은 돌이 처음으로 벌겋게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순식간에 흘러내리는데 그 타이밍을 기다리던 연금술사는 바르한의 맘베리 위에 검은 돌, 아니 이제는 검은 액체가 된 것을 덮어씌우는 작업을 했다.

 “오랜만에 작업 욕구가 불타는 일이로구나!”

 타알은 연금술사로서 희열을 느낄만한 작업에 간만에 흥분될 정도로 행복해했다.

 드디어 바르한이 간절히 갈망하던 맘베리의 강화가 끝이 났다.

 “와, 아무리 내가 만든 작품이라지만 이건 경이롭기까지 하군.”

 맘베리를 감싼 외피는 검게 변해 있었는데 그 색은 마치 밤하늘의 은하수를 수놓은 것만 같은 걸작이 되어 있었다.

 바르한은 연금술사 타알로부터 자신의 검은 맘베리를 다시 건네받았다.

 “정말 놀라운 맘베리로 바뀌었군요. 놀라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바르한이 꿈꾸는 전사로서의 길에 한걸음 나아갈 무기가 각고의 노력 끝에 재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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