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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바르한 연대기
작가 : 아노락
작품등록일 : 2022.2.13

대자연 '마테르'를 섬기며 그들만의 문화와 전통을 지키는 율타족.
그러나 거대 제국의 등장으로 부족은 존망의 위기에 휩싸인다.
족장의 아들로 태어난 바르한, 그는 거대한 힘 앞에 어떻게 맞설 것이며 어떤 꿈을 꾸고 이뤄낼 것인가...!

 
8화
작성일 : 22-02-24 23:53     조회 : 202     추천 : 0     분량 : 4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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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사의 의식을 성공적으로 마친 바르한은 잘 만들어진 맘베리를 닦고 있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어딘가 부족한 느낌이 들었다.

 부족함은 맘베리의 외형이 아닌 좀 더 본질에 가까운 문제였다.

 바르한은 자신의 맘베리만큼은 다른 전사들의 맘베리보다 더 강하길 바랬다.

 “보다 더 나은 전사가 되기를 원한다면 더 강한 맘베리를 가져야 하지 않을까?”

 누구보다 앞서는 전사가 되고 싶다는 갈망이 그의 내면을 자극했다 .

 한참을 고민하던 그는 자신의 맘베리를 강화할만한 한 가지 묘안이 떠올랐다.

 그것은 바로 절벽에서 떨어져 나온 검은 돌을 녹여 자신의 맘베리 표면에 얇게 덧입히는 방법이었다.

 마테르의 뿌리라 불리는 검은 산기둥은 전체가 검은 암석으로 되어 있는데 그 암석이 어떠한 성질을 가지고 있는지는 아무도 자세히 알지 못했다.

 다만 엄청난 경질을 띈 암석이기 때문에 부족의 전사들이 아무리 강력하게 맘베리를 휘두른다고 해도 불꽃만 일어날 뿐 절대 부셔지는 일이 없었다.

 다행히도 검은 산기둥 주변 가까이에 가면 오랜 세월의 흔적으로 인해 떨어진 검은 돌을 쉽게 구할 수는 있었다.

 문제는 검은 돌을 얻고 난 이후다.

 “이걸 녹이는 게 제일 큰 문제인데...”

 우선 무작정 돌을 들고 부족의 대장장이를 찾아갔다.

 “후, 열기가 엄청나군... 파우비타! 또 뵙습니다.”

 부족 유일한 대장간에 발을 들이자마자 뜨거운 열기에 바르한의 이마에 땀이 송골 맺혔다.

 그 열기 속에서 열심히 쇠를 두드리고 있는 한 사람이 보였다.

 그 주변으로 여러 자루의 맘베리가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오, 바르한 님! 받으신 맘베리는 어떠하던가요?”

 지난 전사의 의식 때 바르한이 구해온 누크의 장골을 받아 무기로 거듭나게 만든 이가 바로 이 대장장이 파우비타였다.

 그는 모든 전사들의 맘베리를 만들어주는 부족 내에서 없어서는 안 될 하나 뿐인 대장장이다.

 “훌륭하지요!”

 “그럼 무슨 일로 여길 찾아오신 겁니까? 다른 무기라도 필요하신 게 있으십니까?”

 “사실은 제 맘베리에 특별한 무언가를 해보려고 합니다.”

 “특별한 무언가요?”

 대장장이는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불쑥 그의 앞으로 검은 돌이 내밀어졌다.

 “아니, 이건... 검은 돌이잖습니까.”

 “네, 검은 돌입니다.”

 바르한이 내민 검은 돌을 보는 파우비타는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검은 돌은 녹질 않아서 도저히 형태를 변형할 수가 없는 걸 모르시는 건 아니겠지요?”

 지금 자신에게 바르한이 장난을 치려는 건가 헷갈려 하는 대장장이.

 “전혀 아닙니다.”

 바르한은 손을 저으며 대장장이의 기분을 상하게 하려는 의도가 아니었음을 표현했다.

 “혹시 소이핀족의 대장장이를 아십니까?”

 “알다마다요, 같은 길을 걷는 대장장이로서 소이핀족의 대장장이를 모른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죠.”

 소이핀족은 예부터 철을 잘 다루는 부족이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마테르의 역사상 위대한 대장장이들은 대부분 소이핀족에서 탄생하게 되었다.

 바르한은 소이핀족의 부락을 찾아가 검은 돌을 녹일 방법을 강구하려는 중이었다.

 “그곳도 마찬가지입니다.”

 “마찬가지라니요?”

 “아무리 소이핀족이 대장장이 기술이 뛰어나다고 하나 이 검은 돌은 녹일 수 없을 겁니다. 이 돌은 열 저항력이 너무 강해요. 소이핀족 대장간에 있는 거대한 풀무에 넣고 저어도 전혀 녹지 않습죠.”

 ‘이런, 낭패로군.’

 바르한이 전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상황은 흘러갔다.

 “그럼 이 검은 돌은 아무도 녹일 수가 없는 겁니까?”

 별다른 방법을 찾지 못한 바르한은 실망하며 밖으로 나가려 했다.

 그러자 머뭇거리던 대장장이가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혹시... 길 잃은 자들에 대한 이야기 들어보셨습니까?”

 그의 말에 바르한은 걸음을 멈춰 세웠다.

 “길 잃은 자들이라면 혹...”

 “예, 연금술사들 말입니다. 확실한 건 아니지만 그들이라면 가능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바르한은 그의 입에서 연금술사라는 말이 나올 거라 전혀 예상치 못했다.

 같은 마테르의 숲에 살지만 부족 생활을 하지 않고 떠돌이 생활을 하는 독특한 생활방식에 사람들은 연금술사들을 길 잃은 자들이라고 불렀다.

 그들은 다양한 금속들을 자유자재로 다룬다고 알려져 있는데, 대장장이는 검은 돌 역시도 다룰지도 모른다고 이야기 했다.

 허나 길 잃은 자들은 언제나 행방이 묘연했다.

 한 곳에 정착하지도 않고, 사람들과 쉽게 교류하지도 않기 때문에 그들을 찾는 건 온전히 바르한의 몫이었다.

 바르한은 그들에 대한 단서를 찾기 위해 다시 어딘가로 향했다.

 “정말로 길 잃은 자들을 찾아서 검은 돌을 녹일 생각이신 건가...”

 대장장이 파우비타는 무모하면서도 거침없이 행동하는 바르한의 뒷모습을 보며 혀를 내둘렀다.

 

 쌍둥이의 아지트 안

 

 “길 잃은 자들에 대해서 아냐고?”

 한참 무언가를 종이에 기록하던 샤트란은 펜을 내려놓고 자세를 고쳐 앉았다.

 바르한은 샤트란에게 자신의 맘베리에 검은 돌을 녹여 덧입히겠다고, 그러기 위해서는 길 잃은 자들의 행방을 알아야 한다고 자초지종 설명했다.

 “다들 연금술사들을 부를 때 길 잃은 자들이라고 부르지. 뭐 그들의 행보를 보면 그렇게 불릴 만도 해. 정착하는 걸 원체 싫어하는 사람들이니까.”

 샤트란은 아지트에 꽂혀있는 수많은 책들 중 하나를 꺼냈다.

 “하지만 그들은 누구보다 길을 잘 아는 사람들이야. 무언가를 만들고 관찰해서 기록함으로서 그 분야의 선구자로 나아가는 거지.”

 “그들이 선구자라고?”

 바르한은 처음 듣는 연금술사에 대한 이야기에 신기해하며 더욱 귀를 기울였다.

 “아주 어릴 적에 우리 부족을 지나갔었던 연금술사 기억나?”

 곰곰이 생각해보니 바르한의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는 사람이 하나 있었다.

 “아! 그 괴짜 노파? 하는 짓이 이상해서 기억이 나네.”

 “그녀는 내가 지금껏 봤던 그 누구보다 지성인의 면모를 갖춘 여인이었어. 자신의 연구에 완전히 몰입해 그것밖에 모르는 사람이어서 괴짜로 보였지만.”

 샤트란은 그 날의 회상에 잠긴 듯한 눈을 하고 있었다.

 “그 노파가 그런 사람이었다고?”

 다른 이도 아닌 샤트란이 그렇게 말하자 바르한은 괴짜라고 불렀던 노파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언젠가 나도 그녀처럼 내가 직접 모든 걸 느끼며 관철해나가는 사람이 되겠다고 결심했지. 물론 결은 조금 다르지만 말이야.”

 샤트란이 말하는 결이란 개인과 집단의 결을 의미했다.

 “내 얘기가 너무 길어졌네. 아무튼 네가 말하는 길 잃은 자들을 찾으려면 현재로서는 여기가 최선이야.”

 아까 집어들었던 책을 펼치자 한 면에는 검은 색으로 우뚝 솟은 산이 그려져 있었다.

 “갈데라리스 산?”

 “길 잃은 자들의 행방에 대한 가장 최근 기록이 갈데라리스 산에서 멈춰있어.”

 마테르의 대지에는 다양한 산들이 존재한다.

 그 중에서 검은 산기둥을 제외하고 가장 높은 산을 말한다면 바로 갈데라리스 산이다.

 이 산은 부족 중 그 누구도 찾지 않는다.

 찾지 않는 이유는 딱 한가지다. 너무 위험해서.

 갈데라리스 산은 여전히 활동하는 활화산이다.

 산의 봉우리에는 여전히 끓고 있는 거대한 용암호수도 흐르고 있다고 한다.

 “일단 마지막 기록은 그렇게 되어 있지만 지금은 없을 수도 있어.”

 벌썬 몇 년 전 일이기 때문에 불확실한 일이었다.

 “그래도 한 번 가봐야겠어.”

 “갈데라리스 산은 위험해. 그리고 만약 갔다가 없으면 어떡하려고 그래?”

 샤트란은 바르한을 뜯어 말렸다.

 그러나 바르한의 뜻은 확고했다.

 “설령 그들이 이미 떠났다 할지라도 가봐야 후회하지 않을 거 같아. 내 성격 잘 알잖아.”

 이미 그의 마음은 갈데라리스 산에 도착해 있었다.

 그걸 잘 아는 샤트란은 결국 백기를 들 수밖에 없었다.

 

 바르한은 먼 여정을 떠나기 위해 모든 채비를 마치고 아버지가 머무르고 있는 티피를 찾아갔다.

 “아버지, 저 바르한이 먼 길을 가기 전 인사를 드리러 왔습니다.”

 반갑게 아들을 맞이하려던 오도르 앞에 갑자기 전사의 예우를 올리는 바르한 때문에 오도르는 적잖이 놀랐다.

 “먼 길이라니, 어디로 간단 말이냐?”

 “갈데라리스 산으로 가려고 합니다.”

 오도르는 흠칫 놀랐다.

 “그 위험한 곳을 말이냐?”

 오도르는 당장 바르한이 떠나지 못하도록 붙잡고 싶었다.

 “제가 나아갈 전사의 길이 그곳에 있습니다.”

 아들의 말을 들은 오도르는 마음이 착잡해졌다.

 그는 하나뿐인 아들이지만 이제는 어엿한 전사로서 인정받은 자이기도 했다.

 어린전사들이 나아갈 길을 지지해 주는 것 또한 고참 전사들의 몫이었다.

 ‘아, 마테르여. 이제 제 곁에서 바르한을 놓아줄 때가 되었나 봅니다.’

 결국 오도르는 바르한을 보내주기로 결심했다.

 “알겠다. 너의 먼 길을 응원하마. 대신 몸 상하지 말고 꼭 돌아와야 한다.”

 “네, 아버지 다녀오겠습니다.”

 “너에게 마테르의 축복이 함께하기를.”

 두 부자는 오랜만에 끌어안으며 작별인사를 했다.

 어머니 샤피아의 티피도 찾아가 인사를 전했다.

 바르한의 우려와는 달리 샤피아는 생각보다 덤덤했다.

 “네가 이번에도 잘 해내리라 믿는다.”

 밝고 인자한 미소를 지닌 샤피아.

 “너는 강인하지만 때로는 너무 무모하게 굴 때가 있음을 너도 잘 알 거다.”

 떠나기 전 샤피아는 어머니로서 조언을 남겼다.

 “샤트란의 조언을 항상 귀 기울여서 듣길 바란다. 너희 둘이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나간다면 우리 부족의 미래가 참으로 밝으리라 생각되는구나.”

 애써 담담히 애기하는 샤피아였지만 어느 새 눈가에는 눈물이 고여 있었다.

 “어머니의 말씀 깊이 새겨듣겠습니다. 저 역시도 항상 부족함을 채워주는 샤트란에게 고마움을 느끼고 있는 걸요.”

 “그래, 잘 다녀오거라.”

 바르한은 어머니에게 큰 절을 올렸다.

 “읏차... 어디보자, 빼먹은 건 없겠지?”

 전사가 되면서 얻게 된 자신의 호르콘에 챙긴 물품들을 확인하는 바르한.

 “잠깐만 기다려봐!”

 저 멀리서 뛰어오는 샤트란의 모습이 보였다.

 “후우... 혹시라도 도움이 될까봐 이걸 챙겨왔어.”

 그녀의 손에는 열감초 뿌리가 들려 있었다.

 방금 막 캐서 쫓아왔는지 손에는 흙이 잔뜩 묻어있었다.

 “꼭 성공시켜서 돌아와. 마음 같아선 나도 같이 따라가서 그들을 만나보고 싶지만...”

 “고맙다. 꼭 필요한 순간에 잘 쓸게. 그리고 다녀와서 그들에 대해서도 이야기해줄게.”

 바르한은 이번 여정에서 많은 것을 얻고 돌아오리라 다짐하며 호르콘의 고삐를 다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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