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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용사가 최종보스인 세계
작가 : 일월달
작품등록일 : 2022.1.4

용사가 지배해버린 세상
악인 들은 전부 처단당하고 평화로운 세상이 펼쳐질 줄 알았건만 그렇게 호락호락하게 세상은 돌아가지 않는다. 선과 악의 수치에 따라 애꿎은 사람들조차 용사에 의해 처단당하는 절망적인 세상 거기에 노예처럼 살아가는 거지 카르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6-2화 리안 마일드2
작성일 : 22-02-24 21:24     조회 : 201     추천 : 0     분량 : 6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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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세요?"

 

 안에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칼넨은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제 곧 인간으로서 하지 말아야 할 짓을

 저질러야 하는 입장으로서

 시간이 멈춰버려서 자신이 그런 일을

 저지르지 못했으면 하고 바랐다.

 지금 이 일을 저지르는 순간

 더 이상 돌아올 수 없는

 선을 넘는 것이었다.

 

 그러나 야속하게도 시간은

 변함없이 계속 흘렀다.

 

 뚜벅뚜벅 걷는 발걸음 소리가

 문쪽으로 가까워지기 시작했다.

 칼넨은 지금 들려오는 소리가

 발걸음 소리인지 거칠게 뛰고 있는

 자신의 심장소리인지 착각이 들었다.

 

 발걸음 소리가 조금 더 가까워졌다.

 칼넨은 과연 자신이 문을 연 사람을 향해

 검을 휘두를 수 있을지에 대해 의심이 들었다.

 몬스터를 상대하는 일이었다면

 망설일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해왔던 훈련이었으니까

 그럴 일은 없겠지만 전쟁이 일어난다 해도

 칼넨은 망설이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 자신이 해야 하는 일은

 무고한 사람을 죽여야 하는 일이었다.

 과연 내가 사람을 죽일 수 있을까?

 내가 살기 위해 다른 사람을 죽여도 되는 걸까?

 이 가족들은 내일을 기대하며

 편안한 밤을 맞이하려 하고 있을 텐데

 이렇게 모든 걸 끝장내버려도 되는 걸까?

 칼넨은 그런 생각을 하는

 자신에게 소름이 돋았다.

 

 발걸음 소리는 어느새 문 앞까지 가까워졌고

 낡은 문이 끼익 소리를 내며

 아주 천천히 열리기 시작했다.

 문이 열리며 여자가 고개를 내밀었다.

 그녀는 어둠에 가까운 검은 복장을

 하고 있는 병사들을 보고 잘못 보았나

 잠시 혼란스러워했다.

 잠시 방황하던 그녀의 눈동자는

 병사들이 들고 있는 검으로 향했고

 그녀는 자신이 본 것이 무엇인지를 깨달았다.

 여자의 눈동자가 커지며 입이 벌어졌다.

 칼넨은 자신의 시간이

 느려진 거 같다고 생각했다.

 

 주춤거리긴 했지만

 차마 검을 휘두르는 병사는 없었다.

 사람을 죽여야 한다는 것 때문에

 정신적 제어장치에 걸린듯했고

 그것 때문에 베지 못하고 있는 거 같았다.

 

 그녀의 입에서 비명이 나오려 하고 있었다.

 칼넨은 어떻게든 그것을

 필사적으로 막아야 했다.

 그녀의 비명으로 인해

 주변 사람들이 깨어나고

 이목이 이쪽으로 쏠릴지도 몰랐다.

 그렇다면 지금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을

 사람들에게 들키게 될 가능성이 높았다.

 칼넨은 지금 하는 일에서

 그런 경우는 어떻게든 피하고 싶었다.

 

 생각이 끝마쳐졌을 때

 칼넨은 들고 있는 검을 휘둘렀다.

 

 날카로운 칼이 그녀의 몸을 파고들며

 비명을 막아버렸다.

 

 그녀의 몸에서 붉은색 핏방울이 튀어나왔다.

 핏방울은 마치 야수처럼

 검은색 복장을 입은 병사들에게 달려들었다.

 

 피가 튀기자 병사들은 당황했다.

 그들의 마음에 남아있던 일말의 양심마저

 피에 물들어 붉게 얼룩져 버렸다.

 계속된 과부하로 인해 정신적 제어장치는

 고장이 나버렸다.

 피에 취해 병사들이 흥분하기 시작했다.

 

 칼넨이 검을 휘두르는 것을 시작으로

 병사들은 집안으로 달려들어갔다.

 처음 마주친 것은

 여자의 남편으로 보이는 남자였다.

 남자는 칼을 들고 있는

 병사를 보고 공포에 질렸다.

 그는 있는 힘을 쥐어짜 내 소리쳤다.

 

 "도망..."

 

 남자는 말을 끝맺지 못했다.

 남자 역시 검에 베여버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말이 기폭제가 되어

 혼란이 폭발했다.

 아이들은 비명을 지르며

 도망치기 시작했다.

 병사들은 아이들을 쫓아가

 무자비하게 검을 휘둘렀다.

 거기에는 병사의 다리까지 밖에

 안 오는 어린아이도 있었고

 병사만큼이나 장성한 아이도 있었지만

 로이의 가족들은 이유도 모른 채

 검은 복장을 한 병사들에 의해

 닥치는 대로 베여

 피를 흘리며 바닥에 쓰러졌다.

 

 병사들의 눈동자는 절박했다.

 그들은 마치 죄책감을

 이 가족들에게 전가하려는 것 같았다.

 로이의 가족들에게 '이게 다 너 때문이야.

 너 때문에 내가 이런 짓을 저지르는 거야.'

 라고 하는 것처럼 보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상황은 정리되었다.

 6명의 사람이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었다.

 그중에는 한창 예쁨 받으며

 자랄 나이인 어린아이도 있었다.

 장성한 아이는 그 어린아이를 향해

 힘겹게 손을 뻗다 힘없이 고개를 숙였다.

 남자는 피를 뿜으며

 입을 뻐끔거리고 있었지만

 아무런 말도 내뱉지 못하고 있었다.

 

 바닥이 온통 그 집 안에 살던

 사람들의 피로 붉게 물들었다.

 그 피바다 가운데 병사들은

 자신들이 저지른 결과를 보며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조금이라도 닿으면 끊어질 팽팽해진 실처럼

 병사들의 긴장 역시 마찬가지였다.

 조금이라도 시간이 지체된다면

 병사들은 자신들이

 무슨 일을 저지른 건지 깨달을 테고

 죄책감을 느끼면 무너질지도 몰랐다.

 칼넨은 어떻게든 그런 일을 막기 위해

 고함에 가까운 목소리를 내뱉었다.

 

 "뭣들 하고 있어!

 얼른 기름을 뿌리고 불지를 준비를 해."

 

 숨을 고르던 병사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병사들 역시 알고 있었다.

 조금이라도 주춤거리거나

 자신에게 시간이 생기면

 한쪽 구석으로 미뤄뒀던 죄책감이

 다시 찾아올 것이라는 것을.

 병사들은 마치 잘 훈련된 사냥개처럼

 칼넨의 명령을 맹목적으로 따르기 시작했다.

 집안 곳곳에 기름이 뿌려지고

 기름 냄새와 피의 냄새가 섞여 역하게 퍼졌다.

 칼넨은 천에 불을 붙인 다음 바닥에 던졌다.

 

 굶주린 야수처럼

 불은 기름을 잡아먹으며 점점 커져가더니

 이내 집 전체로 번져가기 시작했다.

 

 "얼른 밖으로 나가!

 마일드님이 기다리고 계신다."

 

 칼넨의 명령에

 병사들은 발걸음을 돌리기 시작했다.

 이제야 죄책감이 떠오르는지

 힐끔힐끔 고개를 돌려

 뒤를 돌아보는 병사들도 있었지만

 칼넨은 그들을 재촉해서

 모두 밖으로 나가게 만들었다.

 

 마지막으로 집안에 남아있던 칼넨이

 밖으로 나가려다 뒤를 돌아보았다.

 질긴 생명력 때문인지

 아직도 숨이 끊어지지 않은

 남자가 여전히 입을 뻐끔거리고 있었다.

 그 입은 마치 '왜? 왜 이런 일을 저지른 거야'

 하고 묻는듯했다.

 

 칼넨은 고개를 돌려 그 광경을 외면했지만

 계속해서 그 남자가 마음에 걸렸다.

 마음이 걸려서 계속 발이 묶이자

 칼넨은 할 수 없이 입을 열었다.

 

 "이게 다 전부 로이 때문이다.

 그놈 때문에 이렇게 된 거라고!"

 

 남자의 물음에 답한

 칼넨은 밖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얼마 지나지 않아

 불이 남자를 집어삼켜버렸다.

 

 

 

 카네발은 트리뷰델의 성문을

 지키는 병사였다.

 하필 새벽 근무에 걸려 재수 없다고

 투덜거리고 있었는데

 그보다 더한 일이 생겼다.

 갑자기 누군가 이쪽으로

 다가오기 시작한 것이다.

 카네발은 자세를 바로잡고

 그가 누구인지 확인했다.

 제1기사단의 단장인 리안 마일드였다.

 

 카네발은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약간은 두려움마저 느껴질 정도였다.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나

 생각하던 카네발은 몇 발자국을 남기고

 마일드가 멈춰 서자 안도했다.

 마일드는 어디 여행이라도 가는 것인지

 그 자리에 커다란 가방을 내려놓았다.

 그리고 마일드는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몇 번이나 가방을 옮기는 마일드를 보며

 카네발은 도와줘야 하나 하는 고민에 빠졌다.

 그러나 성문을 비울 수는 없기에

 이를 악물고 모른 척해야 했다.

 커다란 가방 4개를 옮기자

 마일드는 그곳에 가만히 서 있었다.

 팔짱을 낀 채 발을 까닥거리는 게

 무언가를 기다리는 모습으로 보였다.

 

 원래 새벽 시간쯤 되면

 근무를 서는 병사들은

 조금 풀어지기 마련이었다.

 지나가는 사람도 없었고

 감시하는 상관도 없기에

 잡담을 떨거나 조금 졸기도 하면서

 시간을 죽였다.

 그러나 기사단장이 보고 있는 앞에서

 그런 짓을 했다가는

 기강이 해이해졌다는 이유로

 내일 무슨 벌을 받을지 몰랐다.

 아무리 부드럽고 친절하다고 소문난

 마일드라 해도 그 역시 군인이었다.

 

 그렇기에 카네발은 꼼짝도 못 한 채

 가만히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

 마일드는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았다.

 시간을 잠시 확인하던 마일드는

 다시 앞을 노려보았다.

 

 '오늘 정말 재수가 없군'

 

 속으로 투덜거리며

 카네발은 옆으로 고개를 돌렸다.

 같이 근무를 서고 있는 병사 역시

 자신과 같은 마음인 거 같았다.

 카네발은 속으로 미소를 지으며

 재빨리 앞으로 고개를 돌렸다.

 

 얼마의 시간이 지나자

 여러 사람이 이쪽으로 오는 소리가 들려왔다.

 카네발은 그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러나 아무것도 보이질 않았다.

 눈을 가늘게 뜨고 자세히 보려 노력하던

 카네발은 그들이 검은색 복장을 입고 있어서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는 걸 깨달았다.

 

 마일드가 기다리고 있던

 사람들이 바로 그들인 거 같았다.

 마일드는 카네발 쪽으로 몸을 돌렸다.

 놀란 카네발은 들고 있던 창을

 다시 잡으며 몸을 바로 세웠다.

 마일드가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밤중에 고생이 많군.

 미안하지만 이 8명하고

 밖으로 나가야 하는 일이 생겨서 말이야.

 성문을 열어줄 수 있을까?"

 

 카네발은 옆에 서있는

 다른 병사가 대답을 하기를 기다렸다.

 그러나 그 병사 역시

 카네발과 같은 마음인 거 같았다.

 할 수 없이 카네발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죄송합니다. 영주님의 명령으로 인해

 밤중에는 밖으로 나갈 수도

 안으로 들어올 수도 없습니다."

 

 마일드가 미소를 지었다.

 

 "기사단장의 권한으로 말해야겠군.

 성문을 열어줘"

 

 카네발은 망설였다.

 기사단장이라는 직함은

 결국 낮은 것이 아니었다.

 때에 따라서는 영주를 대신해

 명령권을 가지기도 할 정도로

 높은 직함이었다.

 

 "무슨 용건인지만

 말씀해 주시면 열어드리겠습니다."

 

 "후작님의 셋째 도련님이자

 1기사단의 기사인

 화이트 폰 에이드를 찾으러 간다."

 

 카네발은 재빨리

 뒤에 8명을 확인해 보았다.

 자세히 보니 검은 복장에는

 붉은색의 피가 튀어있었다.

 카네발은 조심스럽게

 마일드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평소에 부드러움과 달리

 마일드의 눈에서 싸늘한 살기가 느껴졌다.

 카네발은 피는 못 본 거라 생각하며

 성문을 열기 위해 달려갔다.

 

 

 

 어둠이 뿌려진 밤은 기묘했다.

 밤이 어둠을 이용해 만들어내는 예술은

 환각, 혼란, 은폐, 꿈 등으로

 만들어진 것이었다.

 그것들은 익숙한 것을 낯설게 만들었고

 사람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칼넨과 병사들은 지금 자신이 걷고 있는

 이 길이 일주일 전에 걸었던

 그 길이 맞는지 의심스러웠다.

 어둠 속에서 침묵하며 걷는 길은

 길고도 지루했다.

 거기다 몇몇은 발이 걸려

 넘어질 뻔할 정도로 거칠기도 했다.

 

 흥분이 꺼지며 이성은 잠이 들었고

 대신 감성이 깨어나며

 병사들의 머릿속을 지배했다.

 거기다 미뤄뒀던 죄책감은

 눈덩이처럼 불어 병사들에게 돌아왔다.

 몇몇 병사들은 괴로운 듯

 끙끙거리는 소리를 내기도 했지만

 그 외에 다른 말을

 입 밖으로 내는 병사는 없었다.

 

 팽팽했던 긴장감이 늘어지며

 병사들은 피로를 느꼈다.

 몇몇 병사들은 피로와 죄책감을

 떨쳐내기 위해 고개를 흔들었지만

 내부에 자리 잡은 죄책감은

 외면하고 싶다고

 외면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환각은 어둠을 이용해

 병사들의 죄책감을 그려냈다.

 공포에 질린 눈동자, 비명 소리,

 흘러내리는 피,

 병사들은 방금 전 자신들이

 저지른 끔찍한 일을 생생히 떠올렸다.

 그 불쾌하고 소름끼치는 느낌은

 여전히 생생하게 남아있었다.

 

 그 어린아이의 꿈은 무엇이었을까?

 그들이 과연 죽어야 했을까?

 이런 의심이 병사들 사이로 퍼져갔다.

 서로를 향해 눈치를 보긴 했지만

 차마 입을 여는 병사들은 없었다.

 

 그들은 알고 있었다.

 입이 열리는 순간 자신들이

 저지른 일이 과연 정당한 일이었는지를

 물어보게 될 거라는 것을,

 그리고 사실 자신들이 무고한 사람들을

 죽인 거뿐이라는 것을 확인받는 순간

 그들은 무너져 내릴지도 몰랐다.

 결국 그들은 '어쩔 수 없었어.'라는

 진부한 변명을 자기 자신에게 늘어놓았다.

 그들은 속으로 끙끙대며 걷는 수밖에 없었다.

 

 더럽게 지루하고

 더럽게 길고

 더럽게 찝찝한 밤이었다.

 어둠 속에서 보이는 작은 불빛은

 마치 지켜보는 눈동자처럼 보였다.

 

 얼마나 걸었을까

 병사들이 지친 기색이 역력하자

 마일드가 휴식을 명령했다.

 그들은 마일드가 준비해 놓은 가방에서

 물을 꺼내 마시거나 육포를 씹기 시작했다.

 그러나 입을 여는 병사는 한 명도 없었다.

 어색한 침묵을 견디지 못해

 시시껄렁한 농담을 던지는 병사도 있었지만

 아무도 그에 호응해 주지 않았다.

 그 병사는 마치 자신을 달래는 듯

 농담을 던졌지만 자신 역시

 거기에 동의하지 않는지 표정은 굳어있었다.

 

 휴식이 길어질수록

 병사들은 불안해하기 시작했다.

 생각은 끊임없이 생각을 낳아

 병사들의 죄책감을 가중시켰다.

 지금쯤 우리가 지른 불은 꺼졌을까?

 만약 누군가 우리를 발견했으면 어쩌지?

 여러 가지 생각이 그들을 괴롭혔다.

 머리를 부여잡는 병사도 있었고

 손톱을 깨물며 다리를 떠는 병사도 있었다.

 그보다 제일 기묘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아무런 말도 없이

 어둠을 응시하고 있는 병사였다.

 그 병사는 그 어둠 속에서

 무언가 잃어버린 걸 찾고 있는 눈이었다.

 

 그 와중에 마일드는 태연하게

 깍지를 껴서 머리를 바치고 쉬고 있었다.

 

 병사들의 시선이 마일드에게 집중되었다.

 자신들과 달리 마음 편해 보이는 마일드에게

 부러움, 시기, 질투를 느끼는 거 같았다.

 

 "칼넨. 로이는 어떻게 생겼지?"

 

 마일드를 물끄러미 보고 있던

 칼넨은 황급히 고개를 흔들며 대답했다.

 

 "키는 단장님의 가슴까지 밖에

 오지 않을 정도로 왜소합니다.

 얼굴은 앳돼 보이는데

 양 볼에는 주근깨가 나있습니다."

 

 칼넨은 로이에 대해 더 떠올리려고 했지만

 마땅히 기억이 나는 게 없었다.

 그러자 병사들이 한두 마디를 거들면서

 로이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모든 병사들이 이 주제가

 반갑다는 듯이 껴들어서 로이에 대해 얘기했다.

 그들에겐 무언가 관심을 돌릴 만한 게 필요했다.

 그렇지 않으면 계속해서 죄책감이 달라붙었다.

 병사들은 필사적으로 사소한 거 하나라도

 떠올리려고 노력했고

 그렇게 모두의 의견이 모여

 로이의 외모가 대충 완성되었다.

 

 "흐음. 좋아. 반드시 찾아야 하니까 다들 잊지 마.

 명심해. 로이를 찾지 못하면

 너희랑 너희 가족들은 모두 죽어."

 

 말을 마친 마일드는 다시 행군할 것을 명령했다.

 다시 기묘한 침묵의 행군이 계속되었다.

 병사들은 계속 걸었다.

 조금이라도 다른 생각이 들지 않게 하기 위해

 걷는 것에 최선을 다하는 거 같았다.

 마일드와 병사들은 해가 뜰 때쯤이 되어서야

 아르카 산으로 진입하는 입구에 도착했다.

 

 마일드는 병사들에게

 야영을 준비하라고 명령했다.

 밤새 걸었기에 지쳐있던

 병사들은 빠르게 야영 준비를 맞췄다.

 그들은 자신들에게

 안식을 제공해 줄 바닥에 누웠다.

 그러나 편하게 잠이 든

 사람은 마일드 밖에 없었다.

 병사들은 악몽을 꾸듯

 식은땀을 흘리면서 끙끙 거리거나

 밤하늘만 멍하니 보고 있었다.

 그리고 몇몇은 서글프게 숨죽여 울었다.

 칼넨은 마지막 부류에 속했다.

 그의 눈에서 눈물방울이 떨어졌다.

 칼넨은 가족들을 생각했다.

 그리고 가족들을 위해 죽여야 했던

 로이 가족을 떠올렸다.

 칼넨은 서글프게 울었다.

 아무도 들리지 않게 입을 틀어막았지만

 서러운 신음이 새어나갔다.

 
작가의 말
 

 내일은 불금입니다.

 으으... 좋네요

 금요일에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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