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자유연재 > 로맨스
내 안의 그
작가 : 이작송
작품등록일 : 2022.1.31
내 안의 그 더보기

네이버 챌린지리그
https://novel.naver.com/challe...
>

이 작품 더보기 첫회보기

결혼할 남자친구와 헤어진 후 필름이 끊기도록 마신 다음 날, 깨질 듯한 두통과 함께 내 앞에 나타난 이 남자는……!

 
19화 내가 네 습관도 모를까 봐
작성일 : 22-02-24 21:19     조회 : 183     추천 : 0     분량 : 4807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순임이 잔을 내려놓았다. 눈을 감고 심호흡했다. 감정을 누그러뜨리기 위함이었다.

 

 ‘요즘 애들 무서워~ 예전이랑 다르다니까. 초반부터 확실히 잡아야 해. 안 그럼 네 아들 잡혀 산다?’

 

 친구들과 가벼운 티-타임을 즐길 때는 이게 무슨 말인지 잘 몰랐지.

 순임이 천천히 눈꺼풀을 들어 올렸다.

 무미건조한 얼굴을 한 신아와 눈이 마주쳤다.

 독기가 아주 장난 아니네.

 아이고 눈빛 한번 살벌하다.

 그래도 어쩔 수 있나.

 이미 동네방네 결혼한다고 소문낸 마당에.

 순임이 잔을 들어 커피를 마셨다. 호로록 소리가 났다.

 

 “신아야. 내가 언제 너한테 많은 거 바랐니. 고작 딸 같은 며느리 원했다, 나. 네가 우리 집안 사람이라고 생각하면서 그랬던 거야, 너도 알잖아 우리 집에 딸 없는 거. 다. 나도 너한테 엄마 같은 시어머니가 되고 싶었던 거고. 솔직히 말해서 세상 어떤 엄마가 남 시중들면서 일하는 걸 가만히 보고만 있니? 그래서 이직 준비하라고 이야기한 거고…….”

 

 순임의 말을 듣던 신아가 잔을 들어 커피를 벌컥벌컥 들이켰다.

 

 “제가 무슨 일을 하는진 알고 계세요?”

 “내가 모르겠니? 바로 티비만 봐도 아는데. 상사 허드렛일이며 뒤치다꺼리만 하는 거잖아. 게다가 나이 많은 사람들 밑에서. 아이고. 나는 내 며느리가 그렇게 사는 거 못 본다, 못 봐.”

 

 순임이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신아가 어이가 없는지 허, 하고 웃었다. 이래놓고 편견이 아니라니. 순임을 바라보는 신아의 눈빛이 차게 식었다.

 

 “그런 뜻인지 몰랐네요.”

 “내가 널 이렇게나 끔찍이 생각하고 있어. 어? 그니까 신아야…….”

 “그래서 더 안 하고 싶어요, 이 결혼.”

 

 신아가 가볍게 웃으며 순임을 똑바로 바라봤다.

 필담한테 미쳐서는 그의 가족들한테 잘 보여야 한다고 생각했던 때가 있었다.

 콩깍지가 씌었을 땐 몰랐지, 벗겨지니 보이는 거다.

 은근슬쩍 자신을 무시하는 이 집 사람들 하며.

 허구한 날 이 집 식모로 들일 생각이 가득한 순임이며.

 나는 안중에도 없는 조필담하며.

 왜 이런 사람들한테 시간이며 에너지며 낭비를 했는지.

 신아가 손목에 살짝 걷어 시간을 확인했다.

 벌써 4시가 훌쩍 넘었다.

 이렇게 오래 있을 생각은 없었는데.

 

 “얘 너 왜 그러니 진짜. 내가 너 언제 서운하게 한 적 있어? 그러면 지금 다 말해봐라. 내가 다 들어줄게!”

 

 신아의 태도가 갑갑한 순임의 목소리가 커졌다. 이제는 주변을 둘러볼 여유조차 그녀에겐 없는 듯 보였다.

 

 “저 서운한 거 없어요.”

 “근데 왜……?”

 

 결혼을 안 한다는 거니?

 순임이 의아한 눈으로 신아를 바라보며 잔을 내려놓았다.

 

 “서운함도 좋은 감정이 있을 때나 생기는 감정이죠.”

 

 신아가 순임을 똑바로 바라봤다.

 

 “얘, 너 지금 뭐라고…….”

 “어머니.”

 “…….”

 

 나지막이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순임이 저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

 

 “딸 같은 며느리 얻고 싶다고 하셨죠?”

 

 순임이 고개를 끄떡였다. 그녀의 귀에 달린 귀걸이가 달랑달랑 흔들렸다.

 

 “그래, 어? 오순도순 같이 쇼핑도 다니고, 집안 식구들 데리고 같이 가족 여행도 다니고…….”

 “저 집에서 완전 독불장군인데 감당하실 수 있겠어요?”

 

 신아의 대답에 순임이 당황했다. 아무래도 그녀가 기대한 건, 사근사근하고 애교 많은 며느리인 듯 싶었다.

 

 “지금 그게 무슨 말이니?”

 “아, 참고로 저는 쇼핑이니 여행이니 별로 안 좋아해요. 제가 먼저 같이 가자고 하는 일은 없을 거예요.”

 “아, 아니. 내가 말하는 건…….”

 “저희집은 무소식이 희소식이라고 생각하는 주의라서 연락도 잘 안 해요. 저희 부모님은 자식들한테 강조하시지도 않고요. 게다가 누구와 달리 다른 사람의 직업을 하찮게 여기시는 분들도 아니고요. 오히려 사업을 하신 적이 있으셔서 제가 맡은 업무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아시는 분들이세요. 아마 제 시어머니가 되시려면 제 업무에 대한 이해도를, 음…….”

 

 신아가 잠시 말을 멈추며 턱을 쓸었다. 그녀가 순임을 힐긋 보고는 미간을 구겼다.

 

 “아마 이해도를 키우시기 위해서 노력을 아주, 많이 하셔야 할 거예요.”

 “저기, 신아야. 지금 내 말을 잘못 이…….”

 “저한테 엄마 같은 시어머니가 되고 싶으시다면서요. 그렇다면 어머니가 제 응석이랑 짜증 받아주시느라 꽤 고생하실 거예요.”

 

 신아가 살짝 입꼬리를 올렸다. 눈을 동그랗게 뜬 순임이 입을 열었다.

 

 “그, 그게 지금 무슨 소리니? 내가 왜 네 응석이랑 짜증을 받아?”

 “저희 엄마처럼 저를 대해주시려고 노력하셔야 저도 딸 같은 며느리가 될 수 있죠.”

 “뭐?”

 

 신아가 웃으면서 커피잔을 들었다. 얼음이거의 다 녹은 탓에 색이 밝아져 있었다.

 어안이 벙벙한 순임이 입을 벌리며 신아를 멍하니 바라봤다.

 

 “솔직히 한쪽에서만 맞추는 건 그냥 희생이잖아요. 어머니도 그런 건 바라지 않으시니까 딸 같은 며느리, 엄마 같은 시어머니 말씀하신 거실 테고요. 제가 이해한 게 맞죠?”

 

 신아가 찡긋 웃었다.

 순임이 얼떨결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니까, 그러니까…….

 딱, 딱. 귓가에 박히는 신아의 폭풍 같은 말에 이미 순임은 정신이 혼미한 상태였다.

 

 “아, 그런데.”

 

 신아가 자리에서 일어나다 다시 자리에 앉았다. 순임의 시선이 위로 향했다가 다시 아래로 이동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결혼은 좀 무리일 것 같네요. 저는 충분히 지금의 가족들이 좋아서요. 게다가…….”

 

 신아가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가, 족 같은, 사람이랑 결혼하면 그건 큰일 날 일이죠. 결혼은 남이랑 하는 일인데. 안 그래요?”

 

 신아가 가방을 챙긴 채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버버 거리는 순임이 고개를 들어 신아를 바라봤다.

 

 “너, 너……!”

 “아 참, 계산은 제가 하고 갈게요. 그래도 저희 나름 가, 족 같은, 사이니까.”

 

 신아가 문장을 힘주어 끊어 말했다.

 드르르. 의자를 집어넣은 신아가 계산대로 향했다.

 다시는 만나지 않을 사람인 듯,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

 

 카페 문을 나온 신아의 얼굴이 한결 편해졌다.

 띠링.

 신아가 가방에서 휴대폰을 꺼내 문자를 확인했다.

 

 “어?”

 

 눈이 휘둥그레한 신아가 고개를 들어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저 멀리서 익숙한 차량 한 대가 신아의 쪽으로 다가왔다.

 신아가 미간을 찌푸리며 차를 살폈지만, 진한 선탠으로 인해 차량 운전자가 누구인지 확인하는 것조차 어려웠다.

 

 신아의 앞에 선 차량의 차 문이 스르륵 내려갔다.

 

 “뭐해, 얼른 타.”

 

 핸들을 잡은 수현이 신아를 향해 타라고 턱짓했다.

 어안이 벙벙한 표정인 신아가 차 문을 열고 조수석에 몸을 실었다.

 

 “뭐야? 네가 왜 여기 있어?”

 

 집에 간 거 아니었어?

 신아가 놀란 눈으로 수현을 뻔히 바라봤다.

 창문이 스르륵 올라갔다.

 

 “필요하면 부르랬잖아.”

 

 수현이 한 손으로 핸들을 꺾었다. 수현과 신아가 탄 차량이 골목을 부드럽게 빠져나갔다.

 

 “나 너 안 불렀는데?”

 

 신아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수현을 바라봤다.

 

 “네가 안 불러서 그래서 왔잖아, 내가.”

 

 수현은 앞 창문에 시선을 고정한 채였다. 내가 안 불러서 온 거라니. 왜? 풀리지 않는 궁금증이었다.

 

 수현의 집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커피숍이었다. 차로 이동한다고 해도, 왕복해서 약 한 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였다. 설마.

 

 “너 나 기다렸어?””

 “글쎄.”

 

 애매한 대답이었지만, 굳이 더 묻고 싶지 않았다.

 아니 입이 안 떼어졌다.

 신아가 입술을 꾹 다물고 앞만 쳐다봤다.

 차량은 이미 도로변으로 나온 상태였다.

 주말이라 그런지 차가 많네.

 어색해진 공기를 환기하기 위해 던진 말이었다.

 

 “어!”

 

 갑작스레 끼어드는 차량이 끼어들었다. 끼익. 수현이 급하게 브레이크를 밟았다.

 

 “아!”

 

 신아의 몸이 앞으로 확 기울어졌다. 안전벨트가 꽉 그녀의 몸을 지탱하고 있는데도, 그녀의 앞으로 단단한 팔이 보였다.

 수현의 팔이었다.

 

 “괜찮아?”

 “어, 어.”

 

 수현이 팔을 거두며 신아에게 물었다. 조심스럽고 다정한 말투였다.

 신아가 커튼처럼 내린 머리를 넘겼다. 두근두근. 놀란 탓인가. 가슴에 손을 얹어 보았다.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대화는.”

 

 예고 없이 훅 들어온 목소리에 신아가 몸을 움찔했다.

 

 “어?”

 

 고개를 살짝 돌려 수현을 바라봤다. 여전히 그는 앞만 주시할 뿐이었다.

 

 “하고 싶은 말이 있었다며 잘했어?”

 “아…….”

 

 신아가 허벅지에 올려둔 손을 만지작거렸다. 잘했지. 너무 잘했지.

 근데 너.

 왜 이렇게 다정하게 묻는 건데?

 

 “잘, 못 했어?”

 

 기분이 묘했다. 마치 사귈 때로 돌아가는 느낌.

 

 때마침 빨간불이었다. 차가 부드럽게 정차했다. 수현이 고개를 돌려 신아를 바라봤다.

 

 히익!

 

 살짝 고개를 튼 신아가 고개를 살짝 움직여 옆머리를 내렸다. 뭐야, 왜 고개를 돌려? 왜? 왜 날 바라봐?

 

 “어, 어……. 아니? 나 잘 말하고 왔어. 걱정하지 마.”

 “정말?”

 

 수현이 오히려 걱정스럽다는 얼굴로 신아를 빤히 바라봤다. 점차 다가오는 그의 얼굴에 신아가 고개를 슥 돌렸다. 신아의 머리카락이 커튼처럼 붉어진 볼이 필사적으로 가렸다.

 

 “으응, 진짜야.”

 “정말이야? 믿어도 돼?”

 

 진짜라니까! 이 사람이 속고만 살았나!

 

 

 “진짜야, 왜 자꾸 그러는 거야.”

 

 신아가 점점 더 자신의 쪽으로 다가오는 수현을 피해 고개를 휙 돌렸다. 앞에나 봐, 앞에나. 신아가 수현의 팔을 툭툭 쳤다.

 

 “걱정되어서 그래.”

 “뭐?”

 

 예상치 못한 발언은 사람을 당황스럽게 만들고, 당황스러움은 사람을 바보처럼 만들기도 했다.

 신아가 고개를 돌려 수현을 바라보는 것처럼.

 필사적으로 가린 그녀의 붉은 볼이 여실히 드러났다.

 수현의 시선이 신아의 눈에서 뺨으로 옮겨갔다.

 

 “너 그거 습관이잖아.”

 

 무슨 습관?

 수현의 말을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신아가 그를 바라봤다.

 

 “나한테 뭐 숨길 때마다 내 눈 못 쳐다보는 거.”

 

 두 눈이 마주쳤다. 신아는 그대로 얼어붙었다. 눈동자가 잘게 흔들리지도 않았다.

 아니. 그럴 반응이 나오기도 전에 사고회로가 정지되었다는 게 맞는 말이었다.

 

 “뭐?”

 

 기껏 꺼낸 말이 이것뿐일 정도로.

 숨이 턱턱 막히고, 얼굴에 열이 올랐다.

 

 “내가 네 습관도 모를까 봐.”

 “…….”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하는 그였다. 엑셀을 밟지도 않았는데, 쿵쿵. 심장 박동수에 가속이 붙었다.

 

 무슨 말이야, 그게.

 묻고 싶은 마음이었지만, 신호는 벌써 파란불로 바뀌었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21 21화 취중고백 2022 / 2 / 24 182 0 4830   
20 20화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도록 2022 / 2 / 24 177 0 5332   
19 19화 내가 네 습관도 모를까 봐 2022 / 2 / 24 184 0 4807   
18 18화 저 이 결혼 안 해요 2022 / 2 / 24 179 0 4928   
17 17화 원해, 또 원해 2022 / 2 / 24 181 0 4826   
16 16화 막무가내 그놈 2022 / 2 / 23 184 0 4872   
15 15화 우리 계속 안 했잖아 2022 / 2 / 23 186 0 4976   
14 14화 이렇게까지 뜨거운 사람 2022 / 2 / 17 187 0 4845   
13 13화 옷을 벗어주시겠어요 2022 / 2 / 17 185 0 4823   
12 12화 지금 빨리 도망가세요 2022 / 2 / 15 181 0 5027   
11 11화 부사장님에게서 떨어지세요 2022 / 2 / 14 184 0 4929   
10 10화 처음이거든, 이거 2022 / 2 / 11 187 0 4873   
9 9화 바람났어 2022 / 2 / 10 178 0 4933   
8 8화 무슨 프로포즈도 아니고 2022 / 2 / 9 200 0 4891   
7 7화 요령만 늘어서는! 2022 / 2 / 8 183 0 5041   
6 6화 우리 만나는 사이라고 해 2022 / 2 / 7 187 0 4837   
5 5화 나랑 자보는 건 어때 2022 / 2 / 4 200 0 4963   
4 4화 네가 대신 풀어줘 2022 / 2 / 3 190 0 4829   
3 3화 만져줘, 뜨거운 곳 2022 / 2 / 2 192 0 5106   
2 2화 이대로는 보내기 싫어 2022 / 2 / 1 206 0 4872   
1 1화 아찔한 첫날 2022 / 1 / 31 316 0 4897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