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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창기사 가문의 막내아들
작가 : 키토
작품등록일 : 2022.2.22

"나만이 막을 수 있다."
쓰레기라 불리던 창기사 가문의 막내아들 아란 일라이드.
마계에 의한 인간계 파멸을 막기위해 나섰다.

 
#5화. 시종, 히스(2)
작성일 : 22-02-24 20:30     조회 : 212     추천 : 2     분량 : 52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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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화. 시종, 히스(2)

 

 

 - 미친 거 아냐?

 - 자살의 또 다른 방법인가?

 - 이젠 하다하다 막나가는구나.

 

 신기한 일이었다.

 사람들의 상념 같은 속마음이나 생각들이 전해졌다.

 들리는 것도 아니고, 보이는 것도 아니다.

 이 감각을 어떻게 설명해야 좋을지 모르겠다.

 그냥 말 그대로 느껴졌다.

 피부로, 숨결로, 감정으로.

 나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생각과 감정을 고스란히 흡수하고 있었다.

 ‘한 가지 분명한 건, 이건 마계의 능력은 아니다.’

 내게 전승 된 전생의 능력이나 지식들을 떠올려봤다.

 아무리 더듬어 봐도 불쑥 느껴진 이 감각은 처음 겪는 것이었다.

 황당하기도 하고, 조금은 혼란스럽기도 하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아...’

 다른 감각이지만, 어쩐지 비슷하게 여겨지는 경험이 떠올랐다.

 타인의 시선을 통해 느껴졌던 경멸과 멸시, 혹은 두려움.

 ‘그런가. 이건 온전히 내가 지난 삶을 통해 경험으로 얻은 능력일지도...’

 60년을 넘게 살았다.

 그것도 수라의 길을 걸었다 해도 좋을 만한 삶을.

 그 정도라면, 사람의 속마음 정도는 꿰뚫어 볼 수 있게 되는 건지도 모르겠다.

 ‘연륜(年輪).’

 마치 노회한 정치가들이 수를 잘 읽는 것처럼 말이다.

 

 잠깐의 딴 생각을 날려준 건 등 뒤의 히스였다.

 “도련님. 위험합니다.”

 그는 빠르게 앞으로 나서며 날 보호하듯이 막아섰다.

 “볼테로 공자는 포스 각성자에요. 도련님께서 지금 물러서셔도 부끄러운 일이 아닙니다.”

 내 안위뿐 아니라, 혹시라도 내 자존심에 상처가 될 까봐 걱정하는 그였다.

 하지만 볼테로는 나를 놔줄 생각이 없는 듯 했다.

 “귀족들의 대화에 끼어들어 훼방 놓는 시종이라니. 지금 당장 목을 쳐도 할 말이 없겠구나.”

 말을 맺음과 함께 볼테로의 허리춤에서 푸르스름한 빛을 내뿜는 검이 뽑혀 나왔다.

 스르릉.

 히스의 몸에 살짝 힘이 들어가는 게 느껴졌다.

 ‘히스. 그 역시 아직 어리다.’

 아무리 검술에 뛰어난 재능을 가진 포스 유저라고 해도 이제 막 각성한 단계.

 무엇보다도 평민 신분에 시종이라는 히스의 위치는 그의 성장을 막는 벽이었다.

 늘 내게 매어 있는 몸, 남몰래 하는 수련 외에는 달리 할 수 있는 게 없었을 테고, 당연히 경험도 부족할 수밖에.

 그런 히스의 등을 바라보고 있자니, 전생에서 그의 마지막 모습이 겹쳐보였다.

 ‘히스...’

 

 아버지의 명으로 성에서 쫓겨나던 날.

 영지 경계까지 날 배웅해 준 건 말 할 것도 없이 히스 한 사람뿐이었다.

 눈물을 뚝뚝 흘리며 함께 가지 못하는 처지를 죄스러워하던 그가 갑자기 돌변했다.

 숲속에서 튀어나온 괴한 셋의 기습을 막은 그는 전광석화 같은 검술실력을 펼치며 나를 보호했다.

 괴한들이 당황해 하는 것이 느껴질 정도로 히스의 무위는 그야말로 굉장했다.

 나는 복면을 한 그 괴한들의 정체를 알 수 있었다.

 포스를 각성한 중급기사들.

 형들이 나를 순순히 보내줄 리가 없지.

 하지만 오러 유저가 아닌 중급 기사를 보냈다는 건, 형들도 나를 보호해 줄 수 있는 자가 있을 거라고는 예상치 못했던 거다.

 무리도 아니다. 나도 몰랐으니까.

 치열하던 공방이 잠시 소강상태로 접어들던 순간, 나는 괴한들에게 한 가지 제안을 했다.

 - 형에게 이 녀석의 수급을 가져가는 대신, 날 보내줘.

 그리고 당시 히스가 내게 몰래 챙겨준 금화 2백 골드도 함께 내밀었다.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날 바라보던 그때의 히스 표정은...

 그게 내가 기억하는 그의 마지막 얼굴이었다.

 결국 세 개의 검이 그의 목과 심장과 배를 뚫고 나왔고, 히스는 피 끓는 소리를 내며 쓰러져갔다.

 

 나는 작게 한숨을 뱉었다.

 ‘주인 잘못 만난 탓, 맞지.’

 그러니, 이번 생에서는 그런 주인이 되지 않으리라.

 

 내가 처음 회귀했다는 걸 인정하고 받아들인 순간, 가장 먼저 두 사람의 이름이 떠올랐었다.

 라자로스와 히스.

 그리고 나를 돌아보았다.

 죽음을 겪고 난 직후의 감정과 느낌으로 내 60여년의 삶을 반추해야 했다.

 그러자 비로소 보였다.

 내 욕망이 얼마나 저열하기 그지없었는지.

 또한 내가 바란 힘은 성좌격의 입장에서는 절로 코웃음이 날 만큼 하찮은 것이었다.

 그들의 거대한 계획을 알게 된 지금, 내가 얻은 이 새로운 삶은 결코 허투로 살아서는 안 된다.

 왜? 나만 아는 일일 테니까.

 

 오직 나만 막을 수 있다.

 

 그리고 그 계획을 막기 위해서는 힘이 필요하다. 강해져야 한다.

 물론 전생에서도 끝없이 힘을 추구했고, 결국 알량한 힘이나마 손에 쥐기까지 했다.

 하지만 이젠 내가 강해져야 하는 이유가 달라졌다.

 더불어 내가 도달해야 하는 그 힘의 세기나 크기도 격을 달리한다.

 ‘마계의 계획을 막기 위해서는 나 혼자 힘으로는 역부족이다.’

 그러니, 히스 같은 뛰어난 능력자들을 하나의 힘으로 모으고 엮어야 한다.

 마법 천재라 불리는 라자로스.

 검술 천재인 히스.

 나는 마계의 계획을 부수는 데 힘을 보텔 수 있도록 그들의 성장을 도울 생각이다.

 그러니까 히스가 다치는 건 곤란하다.

 무엇보다, 지금 이 상황은 날 위해 만든 판이다.

 

 “히스, 물러서. 지금 내 손에 검이 들려있다.”

 낮게 깔리는 내 음성에 히스는 또 놀란 눈으로 돌아봤다.

 눈이 마주쳤고, 나는 조금 전처럼 살짝 웃음을 보였다.

 “그만 좀 놀래라. 이제는 좀 익숙해 질 때도 되지 않았어?”

 잠깐 머뭇거리던 그는 고개를 살짝 숙여 보이고 망설이듯 뒤로 한 걸음 물러섰다.

 히스는 내 눈을 통해 진심을 느꼈을 것이다.

 

 나는 다시 전방을 주시하며 눈빛을 반짝였다.

 나와 볼테로의 간격은 약 6미터 남짓.

 포스 유저인 그가 도움닫기 한 번이면 곧바로 닿을 거리.

 게다가 그의 손에 들려있는 무게감이 느껴지는 바스타드소드의 길이를 생각하면...

 ‘내가 회피할 수 있는 반경에 제약을 고려해야 한다.’

 내 표정이나 태도가 얼마나 진지했는지, 볼테로는 누가 봐도 하수인 내게 섣불리 달려들지 않고 있었다.

 그때 군중 속에서 누군가 말했다.

 “소공자 말이야. 목검도 쥘 줄 모른다고 하지 않았어? 그런데 봐봐. 자세가 제법이야.”

 툭 튀어나온 그 말에 일순 술렁임이 일었다.

 그리고 나는 그 틈을 이용해 아무도 눈치체지 못하도록 아주 미세하게 마나를 끌어올렸다.

 스스스스스.

 검의 손잡이를 통해 검신에 극소량의 마나를 흘려보냈다.

 방어는 버린다.

 단 한 번.

 첫 격돌로 승부를 본다.

 오래 버틸 수 없다.

 지금의 허약한 육신으로 내 마력을 들키지 않고 할 수 있는 건 이것뿐이다.

 ‘순간 신체능력강화.’

 나는 입만 벙끗거릴 만큼 아주 작게 주문을 외웠다.

 “벌크업.”

 즈읏. 즈츠츠츳.

 몸 구석구석에 얕은 전류가 흐르듯 자극이 느껴졌다.

 아무리 단련이 안 된 몸이라고 해도 신경과 근육은 정상 기능을 가지고 있다.

 그러니 증폭되는 효과는 미비할지라도 분명 상식 이상의 능력을 보여줄 것이다.

 즉, 마력의 효율성 보다는 ‘벌크업’이라는 마법 기술 자체에 기대를 한 것이다.

 차르르르르.

 스킬이 발동됐다.

 그러자 미리 검에 흘려 넣었던 마나와 반응하며 몸과 병기가 하나가 된 느낌이 들었다.

 아주 짧은 시간의 변화였고, 나는 거의 동시에 몸을 낮추었다가 뒷발에 체중을 실었다.

 꾸욱.

 미리 가늠한 거리를 정확히 두 걸음으로 재단하여 튀어나갔다.

 팟.

 첫 걸음을 짧게.

 그리고 두 번째 보폭은 크게.

 타핫!

 볼테로의 눈이 커졌고,

 “......!”

 그 멍청한 얼굴이 가까워졌을 때 바닥을 긁던 롱소드를 그대로 들어올렸다.

 “플라잉-로드!”

 푸핫!

 순식간에 볼테로의 코앞에서 나타난 내가 번개처럼 솟구쳐 오르며 쾌검식을 펼쳐냈다.

 아마 어지간한 녀석이었다면 놀라 자빠지거나 두 눈을 감고 엉덩방아를 찧었을 것이다.

 하지만 볼테로는 역시 달랐다.

 “크읏!”

 그는 몸을 비틀며 내뻗었던 검을 바짝 잡아당겼다.

 그러자 내 롱소드가 그린 반원의 궤적이 녀석의 몸뚱이 대신 바스타드소드의 검신을 긁어댔다.

 카카카카캇!

 가까스로 막아내기는 했지만, 마나의 힘이 실린 회전베기의 위력에 그의 몸이 뒤로 몇 걸음 밀렸다.

 “윽!”

 터터턱.

 그사이 짧게 뛰어올랐던 나의 신형도 사뿐히 착지했다.

 척.

 상상도 못했던 내 무위에 놀라서인지, 아니면 밀린 것에 자존심이 상한 것인지, 볼테로는 악을 썼다.

 “이 자식이!”

 이를 악문 그가 자신의 힘과 바스타드소드의 무게를 이용해 나를 수직으로 찍어 눌렀다.

 파캇!

 나는 호흡을 유지하며 다시 한번 롱소드를 크게 휘둘러 떨어지는 놈의 공격을 받아쳤다.

 츠카캉!

 그 순간, 나는 조금 전과 마찬가지로 사람들의 시선을 통해 그들의 마음을 느꼈다.

 

 - 저, 저런!

 - 뭐야? 뭐가 어떻게 된 거지?

 - 세상에, 맙소사!

 - 말도 안 돼!

 

 그런 군중의 경악과 잘 어울리는, 볼테로의 표정은 말 그대로 넋이 나가 있었다.

 그의 손에는 검의 손잡이만 들려있었다.

 “하아, 하아.”

 거친 볼테로의 호흡을 비웃듯, 나는 휘둘렀던 롱소드를 휙 내던졌다.

 터터텅.

 내 행동에 다시 모두의 이목이 집중되었고, 볼테로도 흠칫 놀라며 나를 바라봤다.

 나는 잠시 이 모든 상황을 즐기듯 시간을 끌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앞으로는 내게 예를 갖춰라. 무조건.”

 그 한마디만을 남기고 머뭇거림 없이 바로 되돌아 가 말에 올라탔다.

 히스도 많이 놀랐는지 상황판단 못하고 있다가 뒤늦게 말을 끌어 휙 올랐다.

 그때까지도 주변은 쥐죽은 듯 조용했고, 볼테로는 여전히 엉거주춤한 자세로 서 있었다.

 나는 그런 그의 곁을 지나치다가 잠시 말을 세웠다.

 다그닥.

 “볼테로.”

 내 부름에 그가 힘없이 위를 올려다봤다.

 “명심해라. 가르침은 한 번 뿐이다.”

 나는 손가락으로 바닥에 흩어져있는 놈의 바스타드소드 파편들을 가리켰다.

 그리고 그 손가락은 그대로 볼테로를 콕 찍었다.

 “...... 딸꾹.”

 이건 의외였다.

 덩치에 안 어울리게, 겁을 다 먹고.

 나는 흡족한 마음으로 말고삐를 휙 당기며 경비대 훈련소로 방향을 잡았다.

 “히스, 가자.”

 “네? 아, 네, 도련님!”

 얼마나 멀어졌을까.

 점차 커지는 사람들의 웅성거림이 파도처럼 내 등을 밀었다.

 

 

 * * *

 

 

 차양막을 덧댄 막사 안이 소란스러웠다.

 “정말이야?”

 “그렇다니까. 나도 조금 전에 들었어.”

 “아니, 소공자가 왜 막사로 와?”

 “브루터 대장이 따로 숙소를 마련해줬는데, 소공자가 거절했데. 우리하고 똑같이 생활하겠다고.”

 “...... 하아. 정말 하다하다, 미친 거 아니야?”

 자신들과 함께 막사에서 생활하겠다는 소공자를 반기는 병사는 단 한 사람도 없었다.

 고된 훈련도 짜증인데, 영주의 아들이 함께 지낸다니.

 아무리 반푼이라고는 해도 귀족은 귀족이다.

 당연히 불편한 일이다.

 그런 볼멘소리들을 뚫고 낮고 굵직한 목소리가 울렸다.

 “꼭 그렇게만 생각할 건 아닌 것 같은데. 다들 평소 귀족놈들한테 불만 같은 거 없었어?”

 전원이 목소리의 주인공을 쳐다봤다.

 “그레이트 마운틴!”

 “뭐야, 네가 왜 이런 훈련에 참가해?”

 이제 막 입구에 들어선 거구의 사내가 히죽 웃었다.

 “뭐, 그렇게 됐어. 흐흐흐.”

 뭐가 좋은 건지, 산처럼 거대한 그는 상어 이빨 같은 날카로운 치아를 드러내며 기분 나쁜 웃음을 흘렸다.

 ‘어서 오시오, 아란 공자. 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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