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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창기사 가문의 막내아들
작가 : 키토
작품등록일 : 2022.2.22

"나만이 막을 수 있다."
쓰레기라 불리던 창기사 가문의 막내아들 아란 일라이드.
마계에 의한 인간계 파멸을 막기위해 나섰다.

 
#4화. 시종, 히스(1)
작성일 : 22-02-24 20:26     조회 : 204     추천 : 0     분량 : 5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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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화. 시종, 히스(1)

 

 

 

 조금 전까지 희희낙락하며 나를 조롱하던 녀석들의 얼굴이 경악으로 물들었다.

 아무래도 자신들의 귀를 의심하는 것 같으니, 확신을 줄 필요가 있어보였다.

 “눈 깔아. 확 후벼 파버리기 전에.”

 녀석들은 금방이라도 눈알이 튀어나올 것처럼 부릅뜬 눈으로 입만 뻐끔거리고 있었다.

 물론 내 말에 겁을 먹은 건 아니고, 저게 미쳤나? 하는 얼굴이었다.

 

 각양각색의 표정으로 나를 노려보고 있는 이들 중에 특히 눈에 띄는 녀석이 있었다.

 또래 아이들보다 머리 하나는 더 높이 있는 녀석.

 볼테로.

 그래, 녀석의 똥 씹은 듯한 표정을 보니 이름이 기억났다.

 내 아버지 주변을 열심히 배회하며 손바닥을 비벼대는 코펜 남작가의 장남.

 가문에서 버려지다시피 한 나를 누구보다 업신여기고 괴롭혔던 녀석.

 반면에 힘 있고 권력에 가까이 있던 내 작은 형님, 칼리의 총애를 받기 위해 무던히도 애쓰던...

 그런 녀석이었다.

 말 그대로 강자에게 알아서 기고, 약자를 보면 망설임 없이 밟는 쓰레기의 전형.

 아직 먼 훗날의 일이지만, 녀석은 결국 자신의 염원대로 작은 형의 충직한 수하가 된다.

 칼리가 기사단장이 되었을 때, 그를 부관으로 발탁했던 기억이 살아났다.

 그만큼 놈의 재능은 인성과 상관없이 인정할만한 것이기는 했다.

 ‘체격도 좋고, 힘도 좋고. 그래서인지 싸움 하난 잘했지.’

 대부분의 일이 다 마찬가지겠지만, 사람을 때리는 일도, 괴롭히는 일도 해 본 놈이 잘하기 마련이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녀석은 나를 상대로 조기학습을 아주 잘 수행했다고 보면 될 것 같다.

 

 잠시 나와 볼테로의 눈이 허공에서 맞부딪치고 있었다.

 그의 눈동자가 심하게 흔들렸다.

 분노, 황당함, 기막힘.

 복잡한 심경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그런 표정을 보고 있자니 내가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머릿속이 정리되었다.

 나는 새어나오려는 웃음을 겨우 삼키고 무표정을 유지한 채로 볼테로에게 말했다.

 “무릎 꿇고 사죄해라. 그러면 용서해주마.”

 빠직.

 한순간 볼테로의 눈에 불이 켜졌다.

 이성의 끈을 놓는 느낌이 느껴졌다.

 제대로 도발한 것 같다.

 그리고 그 도발은 다른 녀석들에게도 유효했다.

 다그닥.

 볼테르가 움직이기 직전, 그를 둘러싸고 있던 무리 중 두 녀석이 먼저 앞으로 나섰다.

 그 중 한 놈은 히스를 때려 말에서 떨어뜨린 녀석이다.

 “네가 맞은 지가 너무 오래됐지?”

 “그동안 라자로스가 딱 붙어 있으니까 살만했겠지. 하지만 어쩌지? 지금 라자로스는 자신의 영지에 가 있으니. 크크큭.”

 아, 내가 이놈들한테도 맞았었나보구나.

 아무리 찌질했어도 그렇지, 감히 영주의 아들을 때렸다고?

 해도 너무했네.

 지껄이는 소릴 듣다 보니 또 생각난 것이, 라자로스가 날 보호해줬던 사실이다.

 그랬던 것 같다.

 라자로스와 함께 다니면서부터는 특별히 괴롭힘당한 기억이 없었다.

 그가 죽은 후로는 내가 변했고.

 

 어쨌든 지금은 녀석들에게 확실히 교육이 필요한 때인 것 같다.

 그리고 한 가지 더.

 ‘히스. 너를 드러낼 때다.’

 주변을 슬쩍 둘러보니 어느새 사람들이 제법 몰려들어 있었다.

 내 도발에 잔뜩 열이 올라있는 볼테로 일당은 아직 그런 상황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무대는 적당히 준비된 것 같고.

 나는 아직까지 바닥에 널브러진 채 놀란 눈으로 상황을 살피는 히스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히스, 뭐 하고 있어?”

 “네?”

 “맞고 가만히 있을 거냐고.”

 “하, 하지만,”

 “왜, 저 녀석이 귀족이라서?”

 “......”

 아무튼, 너무 바른 녀석이다.

 규칙은 철저히 지키려 하는, 길이 아니면 가지 않겠다는 신념을 지닌 녀석.

 남작의 아들이나 기사의 자식들보다 오히려 이 녀석이야말로 기사도 정신이 몸에 밴 사내다.

 그리고 그런 성향은 히스의 가장 큰 장점이자 동시에 약점이기도 하다.

 ‘저래서야 험한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려고 저러는지 원. 쯧쯧.’

 하지만 나는 그에게 있어서 그 신념을 뛰어넘는 최우선 가치가 무엇인지 알고 있다.

 “네가 존중하는 그 귀족 녀석이, 더 높은 귀족인 나를 혼내주겠다고 겁박하는데, 정말 계속 그렇게 누워만 있을 거야?”

 태어나 처음 보는 내 낯선 언행에 정신을 놓고 있던 그가, 지금의 한마디에 눈빛이 반짝였다.

 나를 지켜야 한다는 책임감과 의지를 자각한 것이다.

 

 나와 히스의 대화를 가만 듣고 있던 녀석들이 웃기 시작했다.

 “풋, 그래. 라자로스가 없으니까 시종한테 기대는구나. 키킥.”

 “잘 됐지 뭐. 저놈도 한 번 손봐주기는 해야지.”

 주거니 받거니 주절대던 두 녀석이 말에서 폴짝 뛰어내렸다.

 그에 맞춰 히스가 천천히 일어섰다.

 그리고는 아주 잠깐 뭔가를 고민하는 듯하더니, 이내 다가오는 녀석들을 향해 돌아섰다.

 이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사람들의 얼굴에 의아함이 일었다.

 뭘 어쩌겠다는 거지?

 왜 저러는 거야?

 대체로 그런 마음들인 것 같았다.

 당연히 그런 생각이 들겠지.

 히스가 숨기고 있는 실력을 모를 테니까.

 아마 히스도 내가 어떻게 알았는지 궁금해 죽을 지경일 거다.

 나는 히스에게 움직일 명분을 확실히 얹어주기로 했다.

 “히스. 내가 허락한다. 맞지 마라. 일라이스 자작가 소공자의 명이다.”

 “......!”

 태어나 처음 듣는 내 명령에 움찔하는 그의 뒷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 사이에 히스의 바로 앞까지 다가온 녀석들 중 하나가 사납게 으르렁댔다.

 “건방진 시종 놈. 오늘 죽어 봐. 그리고 네 멍청한 주인을 탓해라!”

 기합을 대신한 호흡소리와 함께 그의 주먹이 히스의 안면을 향했다.

 “합!”

 제법 열심히 수련했는지 빠르고 정확했다.

 파악!

 하지만 그 주먹은 허공을 가르고 말았고,

 “응?”

 히스의 신형이 흐릿해졌다가 다시 나타나면서 두꺼운 가죽 두드리는 소리가 터져 나왔다.

 퍼어억.

 기세 좋게 주먹을 휘둘렀던 녀석은 비명조차 내지 못하고 앞으로 고꾸라졌다.

 “꺽.”

 단 한 번의 격돌이었다.

 하지만 누구도 정확히 본 사람은 없었다.

 “뭐, 뭐가 어떻게 된 거야?”

 “저, 지금 쓰러진 애, 패튼 기사님 아들 아냐?”

 “그러네. 작년 기사 아카데미 수석입학생.”

 사람들의 웅성거림이 듣기 좋았다.

 그들의 말대로, 재능 있는 녀석을 한주먹에 보내버린 히스라니.

 괜히 내 어깨가 으쓱해졌다.

 하지만 그런 여흥도 잠시.

 당혹해하던 나머지 한 녀석이 빠르게 정신을 수습하고 히스에게 달려들었다.

 “흥, 요행은 한 번뿐이다.”

 나는 그의 대시를 보면서 작게 감탄했다.

 ‘호오.’

 빠르기도 빠르기지만, 몸놀림이 예사롭지 않았다.

 일직선으로 달려드는 것처럼 보이는 것과 달리 그의 보법은 전방을 사분할 해서 굽이쳤다.

 저렇게 돌진하면 자연스럽게 몸 전체에 회전력이 생기게 된다.

 즉, 목표물에 다다랐을 때 연계하는 공격력은 배가 되는 것이다.

 아카데미 생도라더니, 확실히 보통은 넘는 녀석들이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녀석들의 상대는 히스였다.

 스스슥.

 “......!”

 달려들던 녀석이 눈을 부릅떴다.

 아마도 순간적으로 목표물을 놓친 것이리라.

 조금 전보다 더 흐릿해졌던 히스의 신형이 나타난 건 공중이었다.

 언제 뛰어오른 건지, 이번에도 그의 움직임을 본 사람은 없었다.

 “어?!”

 멋진 대시를 보여줬던 녀석이 뒤늦게 위를 올려다봤고,

 슈슉!

 상황을 파악함과 동시에 히스의 무릎이 그의 목과 어깨 사이를 찍어 눌렀다.

 콰직!

 “끄륵!”

 그렇게 두 번째 녀석도 거품 삼키는 소리를 흘리며 쓰러졌다.

 쿵.

 “......”

 꽤 한참이나 정적이 이어졌다.

 가끔 침 삼키는 소리나 헛숨 들이키는 소리만 날 뿐이었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이었다.

 무능력한 소공자의 뒤치다꺼리나 하던 시종이 이 정도 격투 실력을 선보였으니.

 심지어 상대는 현직 기사의 아들들이었고, 기사 아카데미의 우수한 생도들이었다.

 

 침묵을 깬 건 볼테로였다.

 “정말 상상도 하지 못했다. 시종 주제에, 포스 각성자라니.”

 “......!”

 볼테르의 말에 곳곳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히스도 살짝 놀란 눈치다.

 나는 피식 웃었다.

 ‘눈은 제대로 달렸군.’

 히스는 자신의 힘을 최대한 숨기려고 했다.

 그런데 그걸 볼테로가 단번에 알아보자 잠깐 동요했다.

 하지만 그는 금세 평온을 되찾고 볼테로를 향해 마주섰다.

 

 볼테르가 천천히 말에서 내리며 곁에 있던 일행의 검을 챙겼다.

 “아무래도 교육은 내가 직접 시켜줘야 할 것 같구나.”

 정신을 잃고 쓰러져있는 일행들을 슬쩍 살핀 그는 들고 있던 검을 히스 앞으로 던졌다.

 철커덕.

 “시종이 귀족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가르침을 주겠다. 검을 뽑아라.”

 히스는 자신의 발 앞에 떨어져 있는 검을 바라봤다.

 자신이 이 검을 뽑으면, 둘 중 하나는 크게 다친다는 것을 알기에 고민하는 것이다.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었다.

 주변을 둘러싼 군중도 다시 침묵하며 상황을 예의주시했다.

 그걸 바라보며, 나는 괜히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몸이 근질거리는 것 같았다.

 피가 끓는 것이다.

 ‘후우. 갈 길이 멀구나.’

 지금의 내 몸뚱이는 싸움은 고사하고 달리기만 해도 숨이 턱턱 차오를 만큼 한심한 수준이다.

 그럼에도 일을 이 지경까지 만든 데에는 나름의 계산이 있었다.

 바로 내가 믿는 구석인 마법.

 하지만 걱정이 없는 건 아니다.

 ‘지난번 라자로스를 구했을 때.’

 마력은 차고 넘치는 상태다.

 그래서 라자로스를 늪에서 뽑아 올릴 때는 큰 어려움이 없었다.

 다만 그 마력을 사용할 수 있는 능력, 그러니까 스킬의 숙련도는 아주 낮았다.

 ‘파이어볼 수준이 형편없었지.’

 잘 해봐야 2서클 초입의 수준이었다.

 물론 지금은 파이어볼이든 파이어에로우든 마법을 쓸 상황은 아니다.

 ‘마력을 쓰되, 마법을 사용할 수 있다는 건 숨긴다.’

 

 나는 말고삐를 잡아당기며 투레질을 하게 만들었다.

 푸르르르.

 한순간 사람들의 이목이 모두 내게 쏠렸다.

 자, 시선은 끌었고.

 가볍게 말에서 뛰어내렸다.

 타탓.

 히스에게 다가가 그의 어깨를 두드렸다.

 “수고했어. 생각했던 것보다 대단하네.”

 나와 눈이 마주친 그에게 찡긋 웃어 보였다.

 “네?”

 당황하는 히스의 모습이 재미있었다.

 “히스, 이런 걸 좋아하는구나?”

 내 말에 헙, 하는 들숨소리가 들렸다.

 그리고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훗, 좋으면서 아닌 척하기는. 종종 이렇게 표현해줘야겠다.

 

 나는 가면이라도 바꿔 쓰듯 금세 웃음기를 지우고 볼테로를 바라봤다.

 “조금 전까지 하찮은 시종 취급하더니, 뭘 검까지 들게 하는 거지? 그가 두려워?”

 으직.

 볼테르가 이를 악물었다.

 그것 참. 이 녀석처럼 도발에 잘 걸려드는 인간은 처음 본다.

 나는 그가 히스 앞에 던져놓은 검을 집어 들었다.

 내 행동 하나하나에,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웅성거림이 들려왔다.

 그 반응들을 즐기며 가볍게 검을 뽑았다.

 츠르릉.

 날이 잘 선 쓸만한 롱소드였다.

 나는 두 손으로 롱소드를 하방 파지한 채로 볼테르에게 말했다.

 “남작의 자제가 자작의 자제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지금부터 가르침을 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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