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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일반/역사
돌싱의 복수
작가 : 심삼일
작품등록일 : 2022.2.4

가진 자의 욕심에 희생되어 이혼당한 오피스 걸의 복수.
작은 전자 통신 제품 제조 회사 경리 겸 사장 비서로 성실히 일하는 신혼의 오피스 걸이
경쟁 회사의 모략에 말려 이혼당하고 회사도 문을 닫게 된다.
사장 아들과 이혼녀는 과연 복수할 수 있을까?

 
32. 반공일
작성일 : 22-02-24 16:15     조회 : 207     추천 : 0     분량 : 7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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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디어 대망의 반공일인 토요일 아침이 밝았다.

 (주)태성의 청주에 출장 갔던 기술팀 인원들이 귀사 복귀하고, 부산 Y 아파트의 무선 중계설비 견적을 동남무선과 무진전기에 송부하는 날이다.

 

 오전 근무를 마치면 전체 직원들이 점심 회식을 하고, 2차로 노래방도 가기로 예정되어 있다.

 10명밖에 안 되지만 모처럼 모든 직원이 다 모여서 회사 분위기는 아침부터 떠들썩하다.

 

 "안녕하세요~"

 

 강호준 과장을 비롯한 기술팀 4명이 이재성 사장실에 우르르 몰려 들어와 인사를 한다.

 작업복을 벗고 다들 말끔한 평상복으로 갈아입어서인지 공사판에서 온 것 같지 않고 은어 새끼들처럼 반짝거린다.

 

 "어, 그래 모두 고생 많이 하고 수고들 했다!"

 

 이재성 사장이 일일이 얼굴을 마주 보고 악수를 해주면서 어깨도 두드려준다.

 강 과장만 남고 문호일 주임과 젊은 박 기사와 김 기사는 차량에 싣고 온 공사용 장비와 자재를 내려서 제자리에 옮겨 놓으러 나간다.

 

 "윤 주임, 한 대리도 오라고 불러라."

 

 이 사장은 먼저 강 과장과 함께 원탁에 앉아서, 4박 5일간 출장 다녀온 입사 10년의 왼팔, 강 과장을 흐뭇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어제, 밤에 올라왔제?"

 "예. 11시쯤 도착했습니다."

 

 "그래, 통화는 잘 된다고?"

 "예. FAB 동 방재실에서 R 동 지하 3층까지 감도 넷 이상 잘 나옵니다."

 

 "그래, 애썼다! FM 방송도 잘 나오더냐?"

 "예, SBS 파워 FM 음악 방송도 깨끗이 잘 나옵니다."

 

 한충석 대리와 윤지은 주임도 합석해서 오래간만에 간략한 미팅 시간을 갖는다.

 어제도 무단결근한 박신배 이사가 아직 출근 전이라, 혹시 나오면 응접실에서 전체 회의를 할 생각으로, 우선 먼 길 다녀온 기술팀장의 노고를 치하하고 미진한 부분이 없도록 서로 확인시킬 요량이다.

 

 "안테나 인입선 포설 변경된 부분은 도면 위에 좀 그려주세요, 강 과장님!"

 윤 주임이 원본 도면을 수정해서 보내야 되니까, 강 과장한테 부탁한다.

 

 "예, 조금 있다가 그려 줄게요."

 

 "기성 올릴 자료도 가져오셨지요?"

 한 대리가 전화로 연락한 내용을 재확인한다.

 

 "예, 자재 납품 확인서에 사인 다 받아왔습니다."

 

 38살인 강 과장이 30살 한 대리와 25살 윤 주임에게 꼬박꼬박 존대를 붙인다.

 원래 약간 숫기가 적은 강 과장이라 그렇기도 하고, 웬만해서는 직원들 간에 하대를 잘 안 하는 태성의 직장 분위기이기도 한 것이다.

 

 "거.. 이번에 급하게 공사 들어가야 될지도 모르는 큰 아파트 건이 있어. 오늘 견적 송부 예정인데, 다음 주 중에 입찰이 끝나면 다다음 주부터 들어갈지도 몰라."

 대충 청주 관련 사항이 마무리되자, 이 사장이 미리 부산 Y 아파트 건을 얘기해 주는 게 좋겠다 싶어 말을 꺼낸다.

 

 "부산 광안리 근처인데 한 3개월 정도 걸릴 것 같으니까, 그리 알고 다음 주에는 여의도 J 회관 빌딩 중계기 설치 통화시험을 마치는 거로 계획 잡도록 하자."

 

 "예, 알겠습니다."

 

 힘든 일 마치고 오자마자 연이어 다음 일정이 줄을 섰는데도, 잠깐 긴 공사 기간에 놀라는 표정만 짓고 강 과장은 별다른 내색 없이 끄덕거린다.

 

 "그럼 강 과장은 가서 정리하는 거 챙기고 쉬어라. 이따가 봐서 전체 미팅을 하든지 할 거니까."

 

 강 과장은 일어서 나가고 한 대리와 윤 주임은 원탁에 남아 견적 관련 사항을 의논한다.

 

 "오늘 견적을 송부해야 하는데 다행히 제조원가가 축소돼서 요청한 6억 선에 맞출 수는 있겠다. 동남과 무진, 양 개 회사 견적을 어떻게 넣으면 좋겠냐?"

 이 사장이 두 사람을 번갈아 보며 지긋이 미소를 짓는다.

 

 두 사람은 사장의 표정을 보고 이미 어떤 금액으로 보낼 것인지 결정되었다는 생각이 들어 동의만 한다.

 

 "그건 사장님께서 알아서 결정하셔야지요!"

 한 대리가 먼저 웃으면서 대답을 한다.

 

 "그런데요, 사장님. 이번 견적은 회사 공용 메일로 보내면 안 되고, 안 이사나 김 전무 개인 메일로 보내야 되지 않을까요?"

 윤 주임이 회사 메일로 보내면 그 회사의 다른 직원도 볼 수 있으니까, 보안이 문제 될 거라는 의미로 정색하며 제안한다.

 

 이 사장도 미처 그런 생각을 못 했다가, 윤 주임 말을 듣고 아차 싶으면서도, 윤 주임이 기특해서 한 번 더 쳐다본다.

 

 "두 사람 개인 메일은 알고 있냐?"

 "네, 예전 거는 있는데 제가 전화해서 재확인하겠습니다."

 

 "그래, 네 생각이 옳은 것 같다! 한 대리는 어찌 생각하노?"

 

 한 대리도 사장과 마찬가지로 윤 주임의 영특함에 놀라며 달리 토를 달 이유를 찾지 못한다.

 "아, 예. 역시 그러는 게 낫겠습니다. 음, 흠."

 

 "박 이사가 오늘쯤은 나올 줄 알았는데 아직이네! 이 친구 혼쭐을 좀 내줘야 정신을 차리려나…"

 이 사장이 잔뜩 실망 어린 표정을 지으며 혼잣말처럼 웅얼거린다.

 

 "이사님 안 나오면 견적 안 보내실 건가요?"

 윤 주임이 안 나와도 보내야 됩니다, 하는 어조로 사장과 한 대리의 결심을 촉구한다.

 

 "음.. 그러면 한 대리는 6억 마이너스라는 것만 알려 주더라고, 나중에 박 이사가 물으면 대답해주고, 윤 주임은 조금 있다 나한테 와서 설명 듣고 보내라!"

 

 "예, 알겠습니다!"

 두 사람은 함께 대답하고 회의를 마친다.

 

 이 사장은 사안이 중요한 만큼, 말썽부리는 박 이사를 Y 아파트 건에서는 최대한 배제하고 직접 나서야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

 

 "여 반장님 잘 계셨어요? 제가 없어서 심심하셨죠?"

 막내 총각 25살 김성호 기사가 양팔에 짐을 잔뜩 부둥켜안고 자기 자리가 있는 생산부로 들어서면서 여 반장에게 붙임성 있는 인사를 한다.

 

 "아이고~ 김 기사야, 고생 많았제?"

 누님 같은 여 반장도 평소 동생처럼 짓궂은 농담도 잘하며 따르는 김 기사를 보고는, 반가워서 함박웃음을 지으며 좋아서 죽는다.

 

 "여 반장님 보고 싶어서, 제일 고생이었지요! 하하~"

 "덥지? 내가 냉커피 타 줄게 잠깐만 기다려!"

 

 "두 잔 타셔야 되겠는데요!"

 막 문을 열고 들어서는 강 과장을 보고는 김 기사가 웃으며 말한다.

 

 "안녕하세요? 강 과장님!"

 "아, 예.. 여 반장님도 안녕하세요?"

 

 숫기 없는 노총각 강 과장도, 38살 동갑이면서 아들이 중학생인 조선족 동포 여 반장은 마음 편하게 대하는 사이다.

 불과 1주일 만에 만난 사이지만, 오랫동안 헤어져 있던 가족이나 되는 냥, 정감이 넘쳐흐른다.

 

 **

 

 신입 조은정 기사가 있는 영업부는 더 떠들썩하다.

 

 "아이고, 조 기사님. 눈이 쑥 들어갔네! 나 보고 싶어서. 하하~"

 입사 2년인 26살 넉살 좋은 박성철 기사가 조 기사 옆에 서서 냉커피를 마시며 놀린다.

 

 "왜 박 기사야? 내가 보고 싶어서 그렇다던데. 그렇죠? 조 기사님."

 책상 위에 짐을 부리던 29살 문호일 주임이 한술 더 떠서 농을 받아넘긴다.

 

 "하이고~ 김칫국물 냄새야! 두 사람 온다는 소리 듣고, 그저께부터 걱정이 돼서 그렇고 마는! 하하~"

 한 대리도 두 사람 농담에 끼어들어 모처럼 만의 상쾌한 아침을 즐겨본다.

 

 조 기사는 얼굴이 홍당무가 되면서도 돌아온 직원들이 거는 농담이 좋아서 어쩔 줄을 모르고 생글생글 웃기만 한다

 

 마침 박신배 이사가 아직 출근을 안 해서 젊은 직원들은 스스럼없는 농담을 주고받으며 서로 간의 돈독한 유대를 재확인하고 있다.

 

 

 옆방 사장실에서는 이 사장과 윤 주임이 거래처에 보낼 견적 금액을 두고 신중한 결정을 내리고 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동남이랑 무진 견적을 다르게 보낼 수는 없을 것 같다."

 

 "그러시면, 얼마에 맞춰서 작성할까요?"

 

 "양쪽 다 6억 이내로 해달라고 요청했으니까, 원가 4억 5천에 30% 마진 붙여서 5억 9천8백에 맞춰봐라! 그러면 자기들이 20~30% 마진 붙이면, 8억 이하에 견적 넣을 수 있을 거야. 나중에 입찰할 때는 예가(예정 가격)가 공고될 거니까 지금 너무 낮춰도 안 좋지!"

 

 "예, 사장님! 바로 작성해서 보여드릴게요."

 

 우주통신에서 두 가닥 방식을 건설회사에 8억 4천만 원에 견적 제출 중이라는 사실을 아직 모르고 있는 이 사장은, 동남 안 이사가 말한 8억을 역산하여 최대한의 금액으로 결정했다.

 

 잠시 후 윤 주임이 공사 인건비 부분에서 공사 공정별 MD(Man Day: 1인 기준 소요 작업 날짜 수)를 조정해서 작성한 견적서를 사장에게 보여준다.

 

 공인된 ‘표준 품셈표’에 작업 인부별 임금이 정해져서 고지되므로, 임의로 임금 단가를 적을 수는 없다. 공사 공정별로 관련기사, 무선 안테나공, 내외선공, 보통인부 등등 해서, 예닐곱 종류 인부의 해당 공정 작업 시간을 융통성 있게 정해서 집계 내고, 수량 난에 그 작업 시간을 MD로 표시하여 품셈표의 임금을 곱해서 인건비를 산출한다.

 

 견적 목표금액이 정해지면, 품목이 많고 수량이 정해진 재료비에서 단가 금액을 변경하는 것은 어렵고, 그나마 공사 인건비에서 조정하기가 만만한데, 공사 소요 시간을 터무니없이 정할 수는 없기 때문에, 여간 까다롭고 어려운 게 아니다.

 

 "음.. 잘 된 것 같다. 몇 시냐? 11시가 다 돼 가네! 박 이사 이 친구는 아직도 야? 오늘도 안 나오겠다는 건가? 할 수 없다. 지금 보내자! 반공일이라서 대부분 회사가 12시 반이면 끝나니까, 한시라도 빨리 보내주는 게 예의겠지?"

 

 동남무선 안병욱 이사와 무진전기 김태경 전무 개인 메일로, 똑같은 가격 5억 9천 8백만 원의 Y 아파트 견적서가 이 사장 개인 메일로부터 발송되고, 윤 주임은 두 사람에게 전화로 메일 송부를 알려준다.

 

 견적서를 보낸 이재성 사장과 윤지은 주임은 잠시 동안 만족한 허전함을 공감한다.

 

 **

 

 벽시계 바늘이 11시를 막 가리킬 무렵, 박 이사가 출근하여 영업부로 먼저 들어선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십니까?"

 

 자유분방하게 잡담을 나누고 있던 직원들이, 움찔 놀라서 자세를 바로잡고 황급히 인사를 한다.

 

 "음, 그래."

 제 앞가림에 정신이 팔려있는 박 이사는 1주일 만에 고생하고 돌아온 기술팀 직원도 눈에 안 들어오는지, 건성으로 대답하고 잔뜩 권위 의식이 배어나는 표정을 지으며 자기 책상으로 가서 가벼운 가죽 가방을 내려놓는다.

 

 머뭇거리던 문 주임과 박 기사는 서로 눈짓을 하며 냉큼 영업부를 나와 생산부로 향해간다.

 

 조 기사는 얼른 냉커피 타러 냉온수기 앞으로 걸어가고, 한 대리가 자리에서 일어나 의자에 앉는 박 이사 옆으로 쭈뼛거리며 다가간다.

 

 "......."

 한 대리는 머뭇머뭇 아무 말도 못 하고 몸만 비틀어 꼬며 서 있다.

 

 "뭐? 됐어, 인마! 가서 볼일이나 봐."

 

 

 한 대리는 “죄송합니다” 한마디를 우물거리고는 제자리로 가서 앉는다.

 

 박 이사는 잠깐 생각하더니, 양복 주머니에서 룸살롱 `여비서` 업소의 백지 영수증 두 장을 꺼낸다. 품목 난은 비어 있고, 합계 금액란에만 박 이사가 흘겨 쓴 60만 원과 80만 원이 적혀 있다. 다른 한 장의 일식 횟집 식사 영수증도 있다.

 

 조 기사가 목이 긴 유리컵에 냉커피를 타 오자, 영수증을 건네주며 이른다.

 

 "이거 윤 주임 갖다주고, 지출결의서 써서 올리라고 해! 오늘, 돈 필요하다고 하고!"

 

 한 대리와 조 기사가 싹싹하게 움직이는 걸 보고는, 뭔가 이 사장 지침이 내려졌구나! 착각하고, 다시 또 건방을 떨기 시작한다.

 

 "네, 이사님!"

 

 영수증을 받고 쪼르르 문을 나서는 조 기사를 보자, 이 사장이 자기 가치를 제대로 인정해서 직원들한테 야단이라도 쳤겠다 싶어, 머리 조아린 사죄 인사를 여러 번 연습했는데도, 마음이 돌변해서 느긋하게 냉커피 잔에 손이 먼저 간다.

 

 사장실에 들어선 조 기사도 눈치가 있어서, 윤 주임에게 살며시 다가가 조용히 박 이사 말을 전한다.

 

 윤 주임은 사장한테 먼저 인사도 안 하고 영수증 처리만 시킨 박 이사 행동에 섬찟 놀랐지만, 지출결의서를 올리라는 얘기는 신상에 변동이 없다는 의미로 해석되므로, 감을 잡고는 알았다 하고 고개를 끄덕인다.

 

 영수증은 자세히 볼 것도 없이 박 이사 개인이 이틀간 결근하며 마신 술값이고, 영수증에 없는 돈도 더 써서, 지금 주머니가 비었다는 얘기임을 금세 알아챈다.

 

 

 조 기사가 나간 후 5분쯤 지나서 박 이사가 문을 열고 들어선다.

 

 "안녕하세요? 이사님!"

 윤 주임이 자리에서 일어나, 평소 안 하던 정중한 인사를 일부러 한다. 속으로는 비웃으며.

 

 박 이사는 고개만 끄덕이고는 이 사장 앞으로 걸어간다.

 

 "안녕하십니까?"

 그래도 예의는 갖춘답시고 한 손으로 아랫배를 누르며 허리를 굽힌다.

 

 "아, 그래 왔나? 이 사람... 많이 피곤했던 모양이지? 그래, 몸은 좀 풀렸나?"

 

 "예. 죄송합니다, 사장님!"

 

 "괘한타. 열심히 일하다 보면, 그럴 때도 있지 뭐. 너무 무리하지는 마소!"

 

 "예. 다음부터는 조심하겠습니다, 사장님!"

 

 "그래, 아직 피곤할 건데, 가서 쉬소. 아, 그라고, Y 아파트 견적은 내가 알아서 적당히 정해서 보냈으니까, 그리 알고."

 

 박 이사는 얼마인지 묻고 싶지만, 한 대리한테 물어보면 되겠지 싶어, 고개만 조아리고 돌아서 나간다.

 

 영업부로 돌아온 박 이사는, 윤 주임도 일어나서 인사까지 하고 사장도 별다른 질책 없이 웃으며 넘어가는 걸 보고는, 다시 기고만장이 되려고 한다.

 

 "한 대리, 거.. Y는 얼마에 견적 나갔나?"

 

 "예, 사장임이 6억 마이너스라고만 말씀하시고, 정확한 금액은 말씀 안 했습니다, 이사님!"

 

 "뭐? ..."

 

 박 이사가 다시 얼굴이 화끈 달아오르려다가 제풀에 스스로 분을 삭인다.

 

 `하기는, 내가 견적 작성하는데 아무것도 한 일이 없는데, 뭘 알아야 따지든지 말든지 하지! 도면도 아직 안 봤는데, 어떻게 생긴 현장인지도 모르겠고.. 나중에 김 전무한테 거꾸로 물어서 알아보지 뭐. 아니지, 회사 메일 열어보면 되잖아? `

 

 "야, 견적 보냈다는데, 메일 열어보면 알 거 아니야! 등신.. "

 

 "이번 견적은 회사 메일로 안 보내고 김 전무랑 안 이사 개인 메일로 보낸다고 했습니다."

 

 "개인 메일로? 뭐가.. 복잡한가?"

 

 "Y 아파트는 한 개 단지 안에 비슷한 85층 주상복합 건물 3개 동이 들어서는데요, 건설회사가 D 사, T 사, W 사로 나눠서 짓는답니다. 입찰을 어떻게 할 건지는 월요일에 시행사 주관으로 3개 회사가 모여서 결정할 거라는 데요."

 

 "그래? 그러면 아직 어느 방식으로 들어갈지는 모르겠네?"

 

 "어느 방식이요? 무슨 말씀이신지.."

 

 우주통신의 두 가닥 방식의 출현을 아직 모르는 한 대리가 무슨 말인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는다.

 

 "아.. 그런 게 있어! 몰라도 돼."

 

 "저.. 이사님, 혹시 두 가닥 방식이라고 들어 보셨습니까? 동남에서 안 이사가 그런 얘기를 했다는데요, 사장님 말씀이.."

 

 한 대리가 그제야 기억을 해내고, 혹시나 그 얘긴가 해서 물어본다.

 

 박 이사가 움찔 놀라서, ‘동남이 알고 있다면 얘기가 복잡해지겠는데’ 하고 생각한다.

 

 "아, 아니야. 나도 잘은 몰라! 김 전무가 뭐, 그런 비슷한 말을 하길래.."

 

 박 이사는 더 길게 얘기하다가는 두 가닥 방식을 개발한 우주통신 정선규 사장을 만난 사실이 들통날 수도 있어서, 얼버무리고 넘어간다.

 

 한 대리도 박 이사가 전에 같지 않고 무언가를 숨기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이틀과 어제 결근한 이면에 무슨 일이 있는 거구나’ 짐작만 하고, 더 이상 말을 섞기도 싫어서 입을 굳게 다물고 만다.

 

 그렇게 지구는 소리 없이 돌아가서 토요일 오전 반공일 근무는 끝이 나고, 모처럼의 회식에 들떠 있는 태성의 직원들은 퇴근 준비를 서두른다.

 

 회식 얘기를 미처 아무에게서도 전해 듣지 못한 박 이사는, 무진전기 김 전무한테 전화해서 더 다른 정보는 없는지 확인할 생각도 안 하고, 자기 통장에 태성에서 입금이 되었다는 문자 메시지 들어오기만을 눈이 빠지게 기다리며, 여 반장과 함께 놀러 가서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지 시나리오 작성하는 데 여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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