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로맨스
붉은실의 끝맺음
작가 : allzero
작품등록일 : 2022.2.23

1930년, 경성. 나라도 마음도 자유롭지 못하던 그 날의 어디선가 만나 아무도 모르게 붉은 실로 얽힌 이들의 이야기.

 
#4. 또 하나의 작은 진심
작성일 : 22-02-24 02:24     조회 : 179     추천 : 0     분량 : 3465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류신아: 근데 해월관에 안 계시고 왜 나오셨어요?

 해월관에 있어야 할 영이 지금 자신과 함께 해월관으로 가는 모습에 이상함을 느끼고 신아가 물었다.

 허 영: 너 때문에. 올 시간이 지났는데도 안 와서 무슨 일 생긴 줄 알았지.

 영은 언제나 신아의 편이였다. 그런 영 덕분에 승준에게는 미안하지만 신아는 부모 있는 친구들을 별로 부러워하지 않았다. 신아가 씩씩하게 자란 것도 부모의 복수를 하겠다고 용기 있게 다짐했던 것도 어쩌면 다 영의 덕분이 였을지 모른다. 그런 신아의 마음을 알기나 하는 건지, 영은 늘 신아에게 죄책감을 가지고 있었다. 어린 신아가 승준의 손 한 번 잡지 못 해본 것도, 부모 없이 혼자 외롭게 크게 한 것도 모두 자신 때문이라고 자책하며.

 류신아: 아직도 어린애 취급이세요. 이젠 제 몸 하나 지킬 정도는 해요.

 허 영: 애쥑도 어륀애 취급이세여~~ 흫 (신아가 쓰고 있는 모자를 툭 치며) 아직도 내 눈에는 어린애야. 그러니까 무모한 짓은 하지마.

 어른 행세를 하는 신아가 귀엽다는 듯 피식 웃으며 신아의 말을 장난스럽게 따라 하는 영. 그런 영의 모습에 신아도 재밌다는 듯 미소를 보였다. 영의 표정에서 영이 신아를 얼마나 아끼는 지를 알 수 있었다. 그도 그럴 법 할 것이다. 그리운 친구를 쏙 빼닮은 딸아이가 벌써 커서 혼자 작전에도 나간다. 늘 자신의 걱정과 염려와는 반대로 멋있고 강하게 잘 커주는 신아가 영의 눈에는 기특하고 예뻐 보일 수밖에. 해월관에 도착하자 영민이 밖에서 신아와 영을 기다리고 있었다.

 허 영: 뭐야, 왜 나와 있어?

 영과 신아의 모습이 보이자 그제서야 안심한 듯 숨을 내뱉는 영민.

 조영민: 시간이 지나도 두 사람 다 안 들어 오길래 무슨 일이라도 생긴 줄 알았습니다.

 영을 보며 말하던 영민의 시선이 신아에게로 쏠렸다. 영이 걱정할까 해월관으로 오는 내내 다친 손을 숨길 려고 뒷짐을 지고 오던 신아가 자신도 모르게 긴장이 풀려 뒷짐을 풀어버렸다.

 조영민: 무슨 일 있었던 건 아니...(흠칫 놀라며) 손은 왜이래??

 허 영: 뭐야, 다쳤었어?!

 영 또한 놀란 듯 신아의 손으로 시선이 쏠렸다.

 류신아: 그냥 잠깐 긁힌 거예요. 걱정하지 마세요.

 어려서 부터, 어리광 한 번 투정 한 번을 제대로 부려본 적이 없었던 신아였다. 그렇다고 남들처럼 걱정 하나, 고민 하나 없이 편하게 살았던 것도 아니였다. 그저 남들에게 기대는 것 조차 무서웠던 것이다. 한 번 기대고 기대하면 습관이 되고 언젠 가는 그 습관 때문에 마음이 약해질 테니까. 영민도 영도 그런 신아의 성격을 잘 알았기에 더 이상 물어보지는 않았다. 영민의 손을 뿌리치고 해월관 안으로 들어가는 신아. 그런 신아가 영 걱정스러웠는지, 영의 눈빛이 어둡자 영민이 대신 말을 걸었다.

 조영민: 제가 가서 상처 봐주겠습니다. 걱정 말고 쉬세요.

 영은 사람을 잘 믿지 않는다. 이미 제일 믿었던 누군가에게 배신을 당한 적이 있으니까. 그 배신으로 모든 걸 잃었고 다시 돌아오는데 17년이 걸렸다. 하지만 그런 영이 유일하게 믿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건 아마 신아와 다른 조직원들이 였을 것이다. 영민은 영이 믿는 조직원들 중 하나였다. 자신의 마음을 헤아려준 영민에게 고맙다는 듯 미소를 보이고 영민과 함께 해월관으로 들어갔다. 일군들의 무기고함에서 훔쳐온 총알들을 해월관 지하 창고에 숨기는 신아 곁으로 영민이 다가왔다.

 조영민: 상처 봐줄게. 잠깐 앉아봐.

 류신아: 괜찮아.

 자신의 호의쯤이야 가볍게 거절하고 등을 돌리는 신아를 영민이 붙잡았다.

 조영민: 상처 덧나면 힘들다. (의자를 빼주며) 앉아.

 해월관의 지하 창고는 겉보기에는 술을 보관하는 저장고로 보이지만 조직원들의 거처이자 거사의 계획을 세우는 비밀 장소였다. 아무도 없는 지하 창고에서 영민은 신아의 손에 둘러진 손수건을 풀러 상처를 확인하고 약을 바르며 말했다.

 조영민: 다행히 깊게 긁힌 건 아니여서 꿰맬 필요는 없겠다. 따로 희석 형님 부를 필요는 없겠어.

 류신아: 그러게 괜찮다니까.

 괜찮다는 신아를 힐끔 쳐다보고 이내 손에 붕대를 감으며 말을 이어가는 영민.

 조영민: 너는 안 괜찮을 때도 괜찮다 그러잖아. 그러니까 어떡해. 매번 이렇게 직접 확인해 볼 수밖에. (신아를 쳐다보며) 이러는 거 싫으면 거짓말 좀 적당히 해. 그거 은근 서운하다.

 솔직한 영민의 표현에 신아는 피식 웃었다. 영민은 영과 신아가 해남에 있을 때 처음 만난 인연이다. 부모 없이 길거리에서 굶어 죽어가던 영민을 신아가 데려왔다. 신아도 영민과의 첫 만남을 생각해보면,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많았다. 남들에게 한순간도 손을 내밀어본 적이 없는 신아 였지만, 그 순간 만큼은 이상하게 영민에게 손을 내밀어 주고 싶었다. 아마도 그때 신아를 붙잡은 건 어떠한 말도 행동도 아닌 영민의 간절한 눈빛이였을 것이다. 그 눈빛에 이끌려 자신도 모르게 이유 없이 행동한 건 그때가 처음이였다. 그때부터 쭉 영민은 신아와 함께 영에게 훈련 받았고 경성에 와서는 본격적으로 같이 조직원 활동을 했다.

 조영민: 당분간 손쓰는 일은 하지 말고.

 붕대를 묶어주며 한 영민의 말에 신아는 잠시 놀란 듯 영민을 쳐다보고 이내 건물 사이에서 마주쳤던 사내 생각을 했다.

 조영민: 근데 이건 뭐냐. 너 꺼야? 못 보던 건데

 영민이 약 통을 정리하고 신아의 손수건을 턱 짓으로 가리키며 물었다.

 류신아: 어? 아...어..

 멍 때리고 있던 신아는 영민의 물음에 당황한 듯 대답을 얼버무렸다.

 조영민: 언제 취향이 이렇게 고상해졌대.

 손수건에는 자수로 꽃 한 송이가 수놓아져 있었다. 평소 신아의 취향을 잘 알던 영민이 희한하다는 듯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류신아: 나 원래 이런 취향이였어

 신아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채 영민의 대답이 끝나기도 전에 반박했다.

 조영민: 네가?

 류신아: 어

 신아, 자신이 생각해도 본인이 하고 있는 말이 웃겼다. 평소 신아 같으면, 피가 나면 피가 나는 대로 얼굴에 상처가 나도 신경도 안 썼는데 그랬던 자신이 손수건이 웬 말이란 말인가. 게다가 꽃이 수놓아져 있는 손수건. 본인이 생각해도 어이가 없어 헛웃음이 나올 정도였다.

 류신아: 왜 뭐....이상해.....? 내가 이런 거 들고 다니니까....?

 조영민: 아니, 잘 어울려. 너랑.

 놀랐다. 본인이 생각해도 자신이 이런 물건을 가지고 다닌 다는 게 어색하고 이상해서 한 말이였는데 영민은 오히려 잘 어울린다고 말해줬다.

 조영민: 오늘 고생했다. 피곤할 텐데 푹 쉬어.

 약 상자를 가지고 창고를 나와 벽에 기대서 한숨을 쉬던 영민이 자신의 손을 들여다 보았다. 신아의 상처를 치료해주다 묻은 신아의 피가 영민의 손에도 묻어있었다. 어릴 적, 부모도 놔버린 자신의 손을 잡아주던, 작기만 했던 그 여린 손이 이제는 계속 다치기만 한다.

 조영민: 그만 좀 다치라니까......

 아무도 들리지 않을 정도의 작은 목소리로 내뱉은 짧은 말 한마디가 어쩌면 영민의 가장 큰 진심이였을지도 모른다. 자신이 왜 사는지, 무엇을 위해 사는지 그 이유를 찾기 위해 살았던 영민은 이제야 겨우 답을 찾을 수 있었다. 신아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다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신아의 행복을 바래주고 안전을 도모해주는 것. 그것이 영민이 찾은 자신이 존재하는 이유였다.

 
작가의 말
 

 .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22 #23. 심리전 2022 / 2 / 28 184 0 9100   
21 #21. 마주 본 현실 2022 / 2 / 28 172 0 5697   
20 #20. 차라리 몰랐으면 한 비밀 2022 / 2 / 28 187 0 11034   
19 #19. 위험한 재회 2022 / 2 / 27 176 0 7212   
18 #18. 나를 위해 사는 것 2022 / 2 / 27 175 0 8184   
17 #17. 애정 없는 부류 2022 / 2 / 27 188 0 5102   
16 #16. 엇갈린 시간 2022 / 2 / 27 182 0 5344   
15 #15. 우리가 되어가는 과정 2022 / 2 / 27 178 0 5335   
14 #14. 싫지 않은 발걸음 2022 / 2 / 27 170 0 4945   
13 #13. 근거 없는 기분 2022 / 2 / 27 189 0 6873   
12 #12. 감정에 솔직해지고 싶을 때 2022 / 2 / 27 186 0 7346   
11 #11. 가까워지면 안되는 2022 / 2 / 26 181 0 5593   
10 #10. 또 한 번의 이상한 만남 2022 / 2 / 26 185 0 4479   
9 #9. 동년회의 수장 2022 / 2 / 26 185 0 2828   
8 #8. 희망과 바램 그 사이 2022 / 2 / 26 193 0 5271   
7 #7. 재회의 징조 2022 / 2 / 26 195 0 3235   
6 #6. 숨이 막혀도 2022 / 2 / 25 185 0 3360   
5 #5. 공허한 사막 위를 2022 / 2 / 25 190 0 2729   
4 #4. 또 하나의 작은 진심 2022 / 2 / 24 180 0 3465   
3 #3. 두 번째 만남을 기대하며 2022 / 2 / 24 185 0 3561   
2 #2. 인연의 시작 2022 / 2 / 23 190 0 2948   
1 #1. 이야기의 시작 2022 / 2 / 23 291 0 6203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