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
 1  2  3  4  5  6  >>
 
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딩동~! 악마 왔어요
작가 : 백지백
작품등록일 : 2022.1.20

우리 동거한다!!
현실적이고 폐쇄적이지만 마냥 어린 자취생 예현과,
노랗고 쾌활한 감정 밑으로 칙칙한 불만이 얽혀있는 악마 대빈과,
그를 막기 위해 찾아온 다정하고 예의 바른 천사 연재의 이야기.
Writing by 백지백, 태현 @copyright 2022
백지백, 태현 All right reserved

 
27. 여정의 시작
작성일 : 22-02-23 22:29     조회 : 222     추천 : 1     분량 : 4006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27. 여정의 시작

 .

 .

 .

 오늘 수업은 조금 길었고, 나는 오늘 조금이나마 아이들의 행동을 파악할 수 있었다.

 도중에 책상 서랍 밑으로 휴대폰을 쓰는 아이들도 많았고, 대낮에 엎드려 자는 아이들도 있었다.

 

 방과 후는 그저 그랬고, 연재는 늘 그랬듯이 나를 데리러 와주었다.

 

 '... 길도 못 찾으면서, 삼십 분씩이나 걸어서 나를 데리러 와주는 거... 솔직히 말하자면 진짜 어이없다. 어이없을 만큼 좋다. 오늘은 꼭 고맙다고 인사해야겠다.'

 

 "어... 연재야."

 "응."

 "맨날 나 데리러 와 줘서 고마......"

 "마지막이 잘 안 들려서 그러는데 뭐라고?"

 "감사합니다, 천사님."

 "아, 기분 좋으면서도 아쉽다. 이거 말고 반말이 더 좋은데."

 "... 몰라. 내 마음이야."

 

 화요일은 이렇게 지나갔고,

 

 수요일과 목요일은 싫어하는 과목이 들어 그전보다도 지루했다만, 주말을 위한 빌드업이라면 눈 감고 넘길 수 있었다. 그래, 벌써 바다 가는 상상만 해도 이렇게 행복한데... 가는 건 얼마나 즐겁겠어? 조금만 버티자.

 

 '바다에 놀러 가는데 백대빈이 낀다면 분위기가 제법 밝겠지. 토요일에는 진짜 내 마음을 확실하게 보여줄 거야. 대빈이한테는 미안하지만.'

 하고 멍을 때리던 도중,

 

 "예현이 맞지?"

 "어."

 

 누군가 멍을 때리는 나한테 다가왔다.

 주위 사람들은 멍을 때리는 내가 무섭다고 말했는데... 얘는 내가 그렇게 느껴지지 않나?

 그나저나 온 지 4일째 됐는데 내 이름을 아직도 모르다니 조금 실망인걸?

 

 "너 귀엽게 생겼다."

 "...? 어?"

 "우리 친해질까?"

 "어."

 

 차차 학교생활도 적응이 될 무렵, 나한테는 칭찬을 잘 해주는 친구가 생겼다.

 .

 .

 .

 그 친구는 무언가 말하는 걸 좋아했다.

 내 앞 책상에 자리를 잡더니, 턱을 괴고 잔뜩 주절거리는 모습은 예의 있지는 않았지만 어쩐지 밉지 않았다.

 

 '잠깐, 내가 무슨 생각을 한 거지?'

 예의 있는 모습은 항상 연재가 보여주다 보니... 내가 예의 있지 못하다는 말을 하게 될 줄이야...

 

 "어쨌거나 네가 와서 다행이야, 나도 여름방학 직전에 전학 와서 아직 친구가 없거든. 워낙 애들이 고등학교 때 전학을 잘 안 가기도 하고..."

 "걱정 마, 이제 나 있잖아."

 "우와, 너 되게 다정하다! 너 같은 친구를 사귈 수 있게 되어서 좋다. 내가 친구를 좀 잘 사귀나 봐."

 "나 다정은 진짜 아닌데..."

 

 ... 이것도 연재 덕분에?

 

 "전화번호 좀 주라, 예현아."

 "어. 내가 걸 테니까 번호 저장해."

 

 /

 

 어쨌거나 친구와 같이 급식을 먹고 하교한 학교가 마쳤다.

 몇 장의 문제집을 펼치고 넘긴 독서실도 마쳤다.

 곧 나를 데리러 올 연재를 기다리며 휴대폰을 드니... 얼마 전에 주문한, 바다 갈 때 입을 옷이 배송되었다는 만족스러운 문자에 나는 맨 웃음을 지었다.

 

 "예현아."

 "어 안녕. 왔어?"

 "기분 좋아 보이네?"

 "어, 좀 좋아."

 "다행이다."

 

 왜 좋냐고 물어보면 줄줄이 답하려고 했는데... 아무 말도 하지 않아서 머쓱하던 찰나 연재가 다시 말을 붙였다.

 

 "괜찮으면 그 기분을 공유해 줄 수 있어?"

 "어..., 내가 그냥 기분 좋았던 일을 말하면 돼?"

 "응. 나한테 얘기해 주라. 네 오늘을 알고 싶어."

 "학교에서 친구가 생겼어."

 "우와, 멋지다."

 "친구라고 해서 그렇게까지 죽고 못 사는 사이는 아닌데... 오늘 처음 말 튼 거니까 당연한가, 아무튼 괜찮은 애 같아. 전화번호도 교환하고 급식도 같이 먹었어."

 "다행이네. 학교 많이 재미없어 보이는 것 같아서 걱정했어."

 "학교는 앞으로도 재미없겠지만 쉬는 시간마다 숨통은 트일 거 같아. 걱정해 줘서 고... 고... 마워. "

 "응, 바다도 마음 놓고 다녀올 수 있겠네."

 "아... 같이 바다 가자고 말한 것도 그 이유 때문이야?"

 "어... 아니, 그건 그냥 내가 너랑 같이 있고 싶어서 그랬어."

 

 뺨을 중심으로 안면이 상기되는 게 느껴진다. 동시에 손목과 발목과 그 위를 타고 따뜻한 홍조가 돈다. 연재랑 함께라면 기온이 뚝 떨어지는 겨울밤도 문제없을 거라는 확신이 든다.

 

 '너무 달달해. 놓고 싶지 않아.'

 

 "아... 응. 나 그리고 기분 좋은 일 더 있어. 내일 너랑 백대빈이랑 바다 가잖아."

 "그러니까 말이야... 나도 지금 설레서 떨려 하는 중인데 혹시 티 많이 나?"

 "괜찮아, 티 거의 안 나."

 "고마워."

 

 아, 또 뭘 고맙대, 또.

 

 "... 솔직히 백대빈이 온다고 했을 때는 내 계획이랑 덜 상응해서 낭패라고도 생각했는데 사람 대 악마로서는 괜찮은 애니까... 너무 면박 주지는 않으려고."

 "그래, 잘 생각했어. 네 말이니까 일단 동의할게."

 "아 그리고, 나 기분 좋은 일 하나 더 있어."

 "응응, 뭔데?"

 "지금 너랑 같이 있잖아."

 "그렇지... 어!?!?!?"

 

 연재 앞으로 걸음을 재촉하며 나는 얼굴을 쓱 문질렀다. 내 얼굴 지금 빨개졌나?

 근데 이제 곧 서연재 얼굴도 빨개질 거니까 괜찮아.

 내가 이겼지만 진심이야. 같이 토마토 하지 뭐.

 

 /

 

 한참 보폭을 달리해서 걷던 우리는 마침내 집에 도착했다.

 잠들었던 불을 켜고 집 안으로 택배를 들이던 도중, 내 등 뒤에서 자그마하게 연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예현아...!"

 "응, 왜?"

 "오늘 고마웠어어!"

 

 너무 많이 걸어서 숨이 찬 건가? 아니면 밤이라 시끄러워서? ... 설마 백대빈이 잠들어서?

 뭐가 됐든 연재의 바람 빠진 목소리는 웃기고 귀여워서 나도 목에 힘을 잔뜩 뺀 채로 그에 답했다.

 

 "나도, 내일 봐아."

 

 /

 

 "딩동~!!! 딩동 딩동 딩동~!!! 일어나자 김예현!!!!!!"

 

 악마는 내 방문에 초인종이라도 달린 듯 문고리를 쿡쿡 찌르며 소리를 질렀다. 평소라면 감사와 짜증이 깃든 상태로 기상했겠지만 오늘 나는 그렇지 않았다.

 

 "나 일어났어! 옷 갈아입고 나갈 테니까 가서 너는 연재랑 준비하고 있으면 돼!"

 

 나는 평소에 잘 쓰지 않는 상냥한 느낌표를 연속으로 붙였다.

 악마 또한 내 말에 만족한 듯 웃으며 발소리를 멀게 불렸다.

 

 내가 오늘 왜 이리 상냥하냐고? 그 이유를 말해주겠다.

 오늘은 좋아하는 애하고 바다를 가는 날이거든!!!!!! 나를 좋아하는 친구 하나도 오겠지만... 그게 뭐가 좋냐고?

 오늘은 좋아하는 애하고 내가 생애 첫 연애를 하게 될 날이거든!!!!!!

 

 나는 후다닥 거울로 향해 어제 산 치마를 뜯었다.

 하얘서 좋아, 하얘서 좋아. 파란 카디건에 덧대어 입으면 오늘 첫 계획 실행 완료.

 이런 스타일의 옷을 즐겨 입는 재주는 없는데, 오늘 하루는 전체를 예외로 두도록 하겠다.

 

 나는 숨을 크게 들이쉬고 문을 열고 거실로 나갔다.

 

 /

 

 "...... 와."

 "김예현, 이런 말 좀 그런데 오늘 너답지가 않다~!? 나 마지막으로 기대해도 되냐?"

 

 연재는 흰 티에 청바지를 입었고 백대빈은 검은 티에 반바지를 입었다.

 대빈이는 반바지를 입으니까 더 천진난만해 보였고, 연재는 흰색 티와 청바지의 파란색이 참 잘 어울렸다.

 특히 머리를 잔뜩 멋 내서 다듬은 모습이 마음에 들었고, 나랑 옷 색깔이 비슷한 것도 마음이 들었다.

 

 '나 왜 이렇게 마음에 드는 게 많지? 연애하면 나 진짜 사랑꾼 되는 거 아니야...?'

 

 연재도 내가 마음에 들었나,

 연재가 나를 보자마자 떨어뜨릴 뻔한 컵을 내가 잘 받아 식탁 위로 올렸다.

 

 컵 속에 뭐가 들어잇나 했더니... 대박. 홍차네, 홍차?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도 함께 있었던, 맛있는 홍차였다.

 속으로 노래를 부르는데 백대빈이 등 뒤로 다가와 멋 좀 냈다는 말을 건넸다. 일단 칭찬이라는 건 잘 알겠기에 나는 살짝 웃었다.

 

 "얘들아, 대충 준비됐으면 갈까?"

 

 /

 

 버스를 탔다.

 역시 천사와 악마는 천사와 악마였던 걸까. 연재와 대빈이 버스가 너무너무 신기하다는 듯이 두리번거리며 내부를 쏘다니길래, 혹시나 급정거에서 넘어질까 봐 걱정했는데, 천사와 악마의 나이로는 나보다 한 살 반 정도 많다는 말이 과언은 아닌 듯 그 둘은 버스를 둘러보고는 무사히 자리에 앉았다.

 

 "지백 역에서 내리고 같은 식으로 두 번만 더 갈아타면 돼 얘들아."

 "응, 알겠어. 오늘 예쁘다."

 "김예현 오늘 진짜 친절해. 좋다."

 

 아까 못 말해준 것 같아서, 하는 연재 눈빛이 나에게로 와서 부딪혔다. 창가에 머물던 여름 냄새가 연재 어깨 위로 살짝 내려앉아 나는 그 사랑... 예쁜 시선을 다 받아 낼 위인은 못 된다고 느꼈다.

 

 "예현아, 곧 지백 역이야. 이제 내릴까?"

 "헐, 응. 내리자."

 "얘들아, 다음 타는 버스에서는 이어폰 꽂고 노래 듣자, 노래!"

 

 이것이 여정의 시작이었다.

 
작가의 말
 

 백지백 : 예현이는 여정을 시작했다만, 저희는 완결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태현 : 흰 티에 청바지만 입어도 잘생긴 사람이 진짜 잘생긴 사람이래요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공지 공지 먼저 읽어주세요. 2022 / 1 / 20 582 3 -
34 에필로그- 남은 건 딱 하나! 2022 / 2 / 28 256 0 3831   
33 32. 그들이 도망가는 법 2022 / 2 / 28 240 0 4215   
32 31. 딩동~! 악마 왔어요 2022 / 2 / 27 291 0 4801   
31 30. 백대빈의 마지막 2022 / 2 / 27 242 0 2882   
30 29. 그렇고 그런 사이 2022 / 2 / 26 255 1 3762   
29 28. 너에게로 가는 길 2022 / 2 / 25 231 1 3249   
28 27. 여정의 시작 2022 / 2 / 23 223 1 4006   
27 26. 바닷가 2022 / 2 / 22 234 1 3347   
26 25. 여름저녁 2022 / 2 / 21 245 1 3260   
25 24. D-DAY 2022 / 2 / 21 231 1 4278   
24 23. 하루 전날 2022 / 2 / 20 240 1 4100   
23 22. 빛나는 돌고래 2022 / 2 / 20 288 1 2752   
22 21. 좋아해, 정말로. 2022 / 2 / 15 247 1 3188   
21 20. 이상한 오해 2022 / 2 / 14 253 1 3131   
20 19. 이성으로 안 보일까 봐 2022 / 2 / 12 237 1 3378   
19 18. 그녀의 소원 2022 / 2 / 8 239 1 4105   
18 17. 비밀 많은 천사 2022 / 2 / 7 233 1 3794   
17 16. 혼란 2022 / 2 / 7 250 1 3032   
16 15. 그냥 천사님 2022 / 2 / 7 245 1 2733   
15 14. 최고의 천생연분 2022 / 2 / 6 269 1 2705   
14 13. 좋아해? 정말로? 2022 / 2 / 2 279 1 2968   
13 12. 안 좋아해, 정말로. 2022 / 1 / 30 292 1 2753   
12 11. 그날 이후 (3/3) 2022 / 1 / 28 295 1 2374   
11 10. 그날 이후 (2/3) 2022 / 1 / 26 305 1 2505   
10 9. 그날 이후 (1/3) 2022 / 1 / 25 290 1 2507   
9 8. 어긋 2022 / 1 / 24 302 2 3544   
8 7. 선과 악 2022 / 1 / 23 647 2 2544   
7 6. 천사 서연재 2022 / 1 / 23 342 2 3007   
6 5. Dreaming... 2022 / 1 / 22 280 2 2357   
5 4. 뜻밖의 일 2022 / 1 / 22 293 2 4171   
 1  2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