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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바르한 연대기
작가 : 아노락
작품등록일 : 2022.2.13

대자연 '마테르'를 섬기며 그들만의 문화와 전통을 지키는 율타족.
그러나 거대 제국의 등장으로 부족은 존망의 위기에 휩싸인다.
족장의 아들로 태어난 바르한, 그는 거대한 힘 앞에 어떻게 맞설 것이며 어떤 꿈을 꾸고 이뤄낼 것인가...!

 
5화
작성일 : 22-02-23 22:17     조회 : 220     추천 : 0     분량 : 5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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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름 의식 준비로 새벽부터 분주하게 움직이는 전사들.

 동이 틈과 동시에 시작되는 의식이기 때문에 티피 안에서 깨어난 각 전사들은 몸에 전사의 문신을 칠하며 심신의 준비를 했다.

 오늘은 타르가 아닌 전사로 참가하는 오도르는 자신의 티피에서 가족들과 함께 오르기 전 준비물들을 챙겼다.

 검은 산기둥을 오르기 위해선 생각보다 많은 준비물이 필요했다.

 의식은 마지막 전사가 다시 대지로 내려올 때까지 이어지게 되어 있었다.

 그런 즉 오름 의식은 일주일이 될 수도, 혹은 한 달이 넘게 걸릴 수도 있다는 얘기다.

 지난 오름 의식에서 가장 높게 올랐던 오도르는 해가 뜨고 지는 걸 열네 번을 보고 나서야 다시 땅으로 내려왔다.

 모든 준비를 마친 전사들은 검은 산기둥 아래에 속속들이 모여들었다.

 출발을 앞두고 전사들의 가족들은 그들의 안녕과 축복을 빌었다.

 마테르의 동쪽 대지 끝에서 해가 서서히 떠올랐다.

 해가 비추자 검은 산기둥의 가장 위에서부터 빛이 서서히 내려왔다.

 빛이 검은 산기둥의 바닥까지 다다르고 전사들은 가파른 절벽을 오르기 시작했다.

 드디어 오름 의식이 시작되었다.

 검은 산기둥에 빼곡히 수놓인 전사들의 모습은 장관을 이루었다.

 거칠게 휘두르는 맘베리는 검은 암벽과 출동하며 빨간 불꽃을 일으켰고, 그 과정은 해가 질 때까지 계속되었다.

 검은 산기둥은 낮과는 또 다른 밤의 풍경을 보여주었다.

 모든 전사들은 잠시 의식을 멈추고 휴식을 취할 준비를 했다.

 발 디딜 틈조차 거의 없는 가파른 절벽에서 어떻게 쉴 수 있을까.

 이들은 허공에 그물과 천을 이용해 간이용 침대를 만들었다.

 ‘포탈렛지’라고 불리는 독특한 방식의 침대를 통해서 바닥을 만들어 쉼을 가질 수 있었다.

 검은 산기둥을 오르는 동안 한마디 말도 없이 묵묵히 오르던 전사들은 그제야 말을 트기 시작했다.

 “올해는 누가 가장 높게 올라갈 거 같아?”

 “당연히 우리 타르께서 해내시겠지! 봐봐, 벌써 우리보다 한참 위로 올라가 계신 거 같은데?”

 율타족의 어린전사들이 누가 이길지 절벽에 매달려 밥을 먹으면서 이야기했다.

 오도르는 율타족의 일반 전사들보다 월등한 실력으로 벌써 거리를 벌려 둔 상태였다.

 “그건 모르는 일이지. 이번 의식에서는 우리 람다족에서 우승자가 나올 거라고!”

 율타족 어린전사들의 얘기를 엿듣던 람다족의 어린 전사가 자신의 포탈렛지에서 소리쳤다.

 자세히 보니 율타족 타르 옆에 람다족의 타르가 포탈렛지를 피고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그러자 어린전사들에게 호통이 떨어졌다.

 “언제부터 오름 의식이 등수에 운운하는 것이 되었던가! 쉬는 순간에도 의식은 진행 중이니 어린전사들은 언행에 주의하라!”

 각 부족의 대전사들과 고참전사들이 어린전사들의 미숙한 언행을 바로잡았다.

 

 의식은 계속되었다.

 날이 거듭되면서 자신의 한계를 맞아 다시 밑으로 내려오는 전사들이 속출했다.

 다른 이들이라면 아무런 얻는 것도 없이 내려왔다고 생각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마테르 아래 있는 부족 전사들은 그리 생각하지 않았다.

 자신의 한계를 느낀다는 것은 자신의 부족함을 깨달았다는 것.

 곧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다시 정진하고 다음에 그 벽을 넘어서서 또 자신을 증명하면 되는 일이었다.

 

 계속해서 검은 산기둥을 오르던 전사 오도르는 마침내 작년 기록이었던 지점에 다다르게 되었다.

 “여기서부터 진짜 시작이다...‘

 그는 더 발전한 자신을 다독이며 다시 맘베리를 휘두르려는 찰나,

 저 멀리 마테르의 대지를 가로지르는 강 어귀에 또다시 그게 나타났다.

 강을 나는 거대한 새.

 셰이버가 얘기한 돛단배라는 것이 오도르의 눈에 들어왔다.

 “왜 하필이면 이런 순간에!”

 앞으로 정진해야 하는 순간에 그를 거슬리게 만드는 존재가 등장했다.

 그는 전사로서 위를 향해야 할지 아니면 부족의 타르로서 내려가야 할지 고민했다.

 ‘마테르여, 이것 역시도 시험이라 받아들이겠습니다.’

 결국 그는 오름 의식을 멈추고 다시 밑으로 내려가기로 결정했다.

 

 * * *

 

 잠에 깊에 든 샤트란.

 그러나 샤트란의 얼굴은 악몽이라도 꾸는지 일그러져 있었다.

 “으음....헉!”

 온몸에 식은땀을 흘린 채 벌떡 깨어난 샤트란은 숨을 헐떡였다.

 ‘이렇게 찝찝한 꿈은 도대체 뭐지...?“

 샤트란은 전날 꿨던 꿈을 바르한에게 털어보았다.

 “부족이 전부 불타죽는 꿈을 꿨다고?”

 “어, 긴 꿈은 아니었지만 생생했어. 우리 율타족 뿐만 아니라 마테르 전체가 불타는 그런 꿈...”

 샤트란은 꿈의 기억을 도저히 떨쳐낼 수 없었다.

 “듣기만 해도 소름끼치는 얘기네. 한 번 주술사님께 조언을 구해보는 건 어떨까?”

 부족의 주술사는 꿈 해석이 뛰어난 자이기도 했기에 쌍둥이는 주술사의 천막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주술사 카이오와의 집 안에는 누크의 뼈로 만들어진 독특한 장신구들이 많았는데, 그게 쌍둥이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카이오와 님, 언제 봐도 이 장신구들은 참 멋있네요!”

 “어린 타르, 바르한님께서는 이곳에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아, 샤트란님도 같이 오셨군요.”

 “제 일이 아닌 샤트란 문제로 방문했습니다.”

 샤트란은 꿈의 내용을 자세히 설명했다.

 이야기를 다 들은 주술사 카이오와는 한참동안 침묵으로 일관했다.

 그러나 그의 조용한 외관과는 다르게 그의 머릿속은 여러 가지로 복잡해져만 갔다.

 ‘꿈의 내용이 그냥 넘기기엔 상당히 거슬리는 부분이 있구나. 허나 주술의 길을 걷는 아이가 아닌 이상 예지의 능력이 주어지지는 않는 법!’

 오랜 기다림 끝에 드디어 주술사가 입을 열었다.

 “꿈이란 원래 전혀 생각하지 않는 방향으로 이어질 때도 있는 법이지요.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흩어져 기억에서 사라질 것입니다.”

 그 말을 들은 샤트란은 여전히 마음 한켠에 찝찝함이 남아 있었다.

 결국 둘은 별다른 소득 없이 밖으로 나갔다.

 

 둥...! 둥...!

 

 부락 전체를 울리는 거대한 북소리가 울렸다.

 이 소리는 모든 전사들이 내려와 오름 의식이 끝났다는 신호.

 바르한과 샤트란은 북소리를 듣자마자 빠르게 검은 산기둥 아래로 향했다.

 ‘이번에 아버지는 어디까지 올라가셨을까!’

 

 오름 의식이 모두 끝마치게 되면 이제는 부족 모두가 하나가 되어 먹고 마시며 즐기게끔 되어 있다.

 허나 족장 오도르는 대지를 밟자마자 크게 외쳤다.

 “당장 내 호르콘을 대령하라!”

 오도르의 외침에 쉬고 있던 전사들은 놀랐다.

 더불어 다른 부족들도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이게 지금 무슨 상황이야?”

 “타르시여! 왜 그러십니까?”

 오도르는 거대한 새의 등장을 알렸고, 곧장 호르콘을 타고는 전사들과 외곽지대로 향했다.

 쌍둥이는 아버지가 이미 자리를 떠나고 난 뒤에야 뒤늦게 도착했다.

 소식을 전해들은 바르한과 샤트란은 어쩌면 심각한 상황으로 이어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이 문제를 중재할 수 있는 사람을 찾아갔다.

 “깜짝이야! 말도 없이 남의 천막에 들이닥치면 어떡해?”

 아무것도 모른 채 천막 안에서 밥을 먹고 있었던 셰이버는 갑작스레 들이닥친 바르한 때문에 급체를 할 뻔했다.

 “셰이버! 지금 한가하게 밥이나 먹고 있을 때가 아니에요! 빨리 밖으로 나와요. 얼른요!”

  “아직 다 못 먹었는데...”

 셰이버는 할 수 없다는 듯이 천막 밖으로 나섰다.

 “샤트란, 내가 셰이버와 같이 전속으로 달려가면 배와 우리 부족이 전투를 벌이기 전에 막을 수 있을 거야. 그러니까 조금만 기다리고 있어.”

 몸이 약한 샤트란은 과격하게 달리는 호르콘을 탈 수는 없었기에 바르한의 말을 따랐다.

 “반드시 불필요한 전투가 발생하는 걸 막아야 해요. 반드시요!”

 불현 듯 악몽의 기억이 떠오르자 샤트란은 초조해져만 갔다.

 바르한은 호르콘을 탈 줄 모르는 셰이버를 등 뒤에 태우고 거대한 새가 있는 강을 향해 전력질주 했다.

 바르한은 어린 나이지만 호르콘을 능숙히 다룰 줄 알았기 때문에 타르와 전사들이 강가에 다다르지 전, 가까스로 따라잡을 수 있었다.

 쫓아가던 두 사람은 자연스레 무리에 합류했다.

 배는 어느 새 강기슭에 가까워지더니 밑으로 사다리를 내렸다.

 셰이버는 얼떨결에 따라온 탓에 정신을 못 차리다가 점점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듀공 백작이 돌아온 거라면 분명 나를 자신의 노예라며 다시 잡아가려 할 터인데... 어떡해야 하지?’

 그의 불안함은 적중했다.

 사다리를 타고 내려오는 듀공 백작은 육중한 몸 때문에 낑낑거리는 모습을 보였다.

 오도르는 불안해하는 셰이버의 눈동자를 보았다.

 “셰이버, 우리는 당신을 노예의 신분으로 돌려보내지 않는다.”

 단호하고 강인한 타르의 말에 떨리던 셰이버의 손이 차츰 안정을 되찾아갔다.

 “내 말을 통역해주게”

 “네, 타르시여...”

 모래 위에 호르콘을 탄 채로 있는 율타족과 강기슭에 내려 서 있는 제국의 사람들.

 그들은 서로 일정한 간격을 유지한 채 대치하고 있었다.

 “그대가 이곳에 다시 온 목적이 무엇인가! 만약 우리의 땅을 다시 불태우러 온 것이라면 우리는 그대들의 무례를 넘어가지 않을 것이다!”

 낯선 대륙에서 제국의 언어로 말하는 소리가 들리자 듀공 백작은 순간적으로 어리둥절했다.

 어리둥절함은 잠시, 듀공 백작은 대답했다.

 “우리는 그대들과 대화를 하러 왔소!”

 타르를 따라온 대전사 발리야바가 화를 냈다.

 “마테르의 대지에 불을 지른 주제에 대화라고?”

 “우리는 이곳이 아무도 살지 않는 신대륙이라고 생각했소. 그래서 그대들이 나타나자 다시 떠나지 않았겠소?”

 듀공 백작은 그럴싸한 거짓말을 둘러댔다.

 율타족의 타르는 백작의 얼굴을 자세히 들어다보려 했지만 바닷물에 비추는 햇빛 때문에 표정을 읽기 어려웠다.

 “그럼 왜 다시 또 다시 이곳에 온 것이오?”

 “그대들과 제국간의 물건들을 교역하려고 왔소이다.”

 듀공 백작은 제국에서 다시 출발하기 전 자신만의 계략을 세웠다.

 그것은 제국의 신문물을 챙겨가 야만인들의 환심을 얻어 미지의 대륙에 대한 정보를 얻는 것이었다.

 백작의 손짓과 함께 수하들이 배에서 일제히 거대한 궤짝들을 내렸다.

 “우리는 아무 무장도 하지 않았소!”

 백작의 말에 율타족의 전사들은 배에서 내린 선원들과 백작의 몸수색을 했고, 정말로 무기를 가진 자는 없었다.

 ‘정말 교역을 하러 온 게 맞을까...’

 율타족의 타르 오도르는 고민했다.

 “그대의 말이 설령 사실일지라도 허락해줄 수 없소.”

 “당연히 그렇겠지요. 다만 저희가 식량도 부족한데다가 먼 거리의 일정으로 지친 탓에 선원들이 조금 쉬었다가 다시 돌아가려 합니다.”

 타르는 의심쩍었지만 너무 매몰차게 행동할 필요는 없으리라 생각했다.

 이들과의 과한 마찰은 자칫 거대 제국과의 충돌로 이어질 수도 있는 법이기에 그는 족장으로서 신중하게 행동했다.

 “알겠소. 다만 우리 전사들이 주변에서 경계하고 감시할 것이오.”

 타르는 호르콘의 고삐를 돌려 부락으로 돌아가려는 찰나.

 백작이 타르가 알아들을 수 없는 말로 뭔가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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