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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나쁜심장
작가 : 송강
작품등록일 : 2022.1.27

차지할 수 있는 자리는 단 하나.
“내놔! 그건 원래 내 자리야.”
“무슨 소리? 원래란 건 없어. 먼저 차지하면 그만 인거지.”

 
제20화
작성일 : 22-02-23 14:51     조회 : 199     추천 : 0     분량 : 4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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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어할 수 없이 치솟는 분노에 어금니를 깨물고 치를 떠는 윤선은 충격을 넘어 사고체계에 전 방위적 균열이 온듯했다.

 당장이라도 와르르 무너져 폭발할 듯 아슬아슬했다.

 그러자 윤선은 다급히 들숨날숨을 끊어 치는 짧은 호흡으로 가슴을 진정시켰다.

 “하하, 후후.”

 어린 시절 아버지에게 배운 이후, 좀처럼 없는 일이지만 위급할 때면 그녀가 애용하는 호흡법이었다.

 자연스레 윤선은 아버지 차 백흠을 떠올렸다.

 ‘만약에 아빠가 이 사실을 아신다면.......’

 흠칫하는 윤선은 생각만으로도 끔찍했다.

 “아아! 얼마나 실망을 하실까?”

 이번일도 일이지만 마음 한편으로 밀어 넣어둔 도를 넘어버린 레오의 탈선도 함께 부각이 되었다.

 아이들 문제라면 물불을 안 가리고 유달리 끔찍하신 분이기에 언제까지 피해갈수만은 없을 터였다.

 서실 요즘의 행태로 보아 레오의 행보는 오리무중이었다.

 어쩌면 회복불능의 상태로 고착화가 될지도 모를 일이었다.

 “자식 하나 제대로 건사 못한 못난.....어미로 여기지나 않으실지.”

 움푹 파인 백흠의 양 입가 팔자주름이 금방이라도 실의에 젖는 것만 같았다.

 “오오! 안 돼!”

 기겁하는 윤선이 퍼뜩 정신을 가다듬었다.

 힘주어 눈꺼풀을 깜박여보는 윤선은 새삼 신중하자 자신을 독려했다.

 “이렇게 무너질 수는 없어! 정신 차려야해. 어떻게 쌓아온 성인데?”

 아직 해결되지 않은 호적문제와 초등학교 입학문제 그리고 유전자감식의 결과와 교란 꾼의 색출.

 더 이상 움직일 곳이 없는 막다른 길 이었다.

 어떻게든 결론을 내야했다.

 최대한 모두에게 치명상이 없는 범위 내에서.

 윤선자신도 자신이지만, 그간 아버지 차 백흠이 각계에 쌓아온 업적과 공로를 생각해야했다.

 그 명성에 누를 끼칠 수는 없었다.

 윤선은 주 무기이자 강점인 객관적 고찰에 들어갔다.

 이런 종류의 일일수록 신중하고 심사숙고해야했다.

 “나는 아빠의 딸이야. 명예로운 차 백흠교수의 자랑스러운 장녀라고!”

 결국 그녀의 정신력은 강했다.

 그 와중에 마음을 추슬러 완전히 가다듬은 윤선이 자신에게 담담히 물었다.

 ‘지금껏 숨겨져 있던 진실이 밝혀지게 되면 제일 타격을 입을 자가 누굴까?’

 가장 원론적이면서도 원초적인 접근법이었다.

 내적으로 향하여 함몰되는 시선을 재빨리 바깥으로 선회시키는 자기방어기술의 일종이었다.

 ‘범인! 그래 범인이 누구일지 추론해보자고.’

 그 생각에 미치자 윤선은 새롭게 집중했고 활화산 같던 분노는 골똘함에 가려 힘을 잃고 말았다.

 그쯤에서 커트하지 못했다면 본의 아니게 윤선은 내상을 입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었다.

 어쨌거나 단련되고 제련된 이런 종류의 대처에 능숙한 것.

 그런 유동성의 역량으로 보아 자기방어만큼은 가히 탑인 그녀였다.

 

 잠시 후 벌떡 몸을 일으키는 윤선.

 한 무리의 손님이 들어섬에 이동의 타이밍을 감지한 그녀는 지체 없이 카페를 나섰다.

 또각또각 구두소리를 내며 허리를 곧추세운 윤선은 생각했다.

 ‘범인은 어차피 가까운 주변에 있을 터, 아이든 어른이든 결과에 두려움을 느끼는 자가 바로 범인일 테지.’

 먼저 빌리를 떠올렸다.

 빌리?

 갸웃해보지만 이내 고개를 저었다.

 빌리는 아니었다.

 진즉에 자신의 현실적 처지를 인지하여 내처짐에 대해 노심초사하던 아이였다.

 ‘그런데 지금 와서 새삼스럽게 왜 그런 짓을?’

 자칫하다 다 된밥에 재 뿌리는 격인 어리석고도 위험천만한 일을 빌리가 행할 이유는 없었다.

 다음은 레오. 레오는 언급조차 할 필요가 없지.

 ‘왜냐면? 어느 순간부터 빌리가 자신의 입지를 침범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에 매사에 껄끄러워했으니까.’

 레오의 빌리를 향한 질투본능을 모르는바 아니기에 대입자체가 애초의 모순이었다.

 그렇다면 남은 이는 단 한명 강 제혁뿐이었다.

 윤선이 짧고 굵게 두어 번을 끄덕했다.

 “흥! 결국은 믿는 도끼에 제대로 찍힌 발등인 셈인가?”

 독기 오른 윤선의 파르르 떨리는 눈 끝이 살벌했다.

 ‘외도도 혼외자도 필요에 따라 눈감아 줄 수 있어. 때에 따라 용서 못할 것도 없지. 하지만 기만하는 건 못 참아! 두 눈 뻔히 뜨고 있는 나를 속이고 가지고 놀려들어? 감히 나! 차 윤선을!’

 쿵쿵!

 윤선이 주차장 콘크리트 바닥에 오른발을 굴렀다.

 “딱 기다려! 배로 갚아 줄 테니.”

 탁!

 윤선은 운전석 차문을 소리 나게 닫았다.

 윤선의 승용차가 나아갔다.

 생각이 정리되니 쌩쌩 달리는 차만큼이나 윤선은 심적으로 한결 나아졌다.

 하지만 너덜너덜해진 감정의 편린은 또 다른 구체성의 제시를 요했다.

 제혁에게 복수하는 법.

 ‘어떤 게 좋을까? 어떻게 하는 것이 이상적이지?’

 이 방법 저 방법 윤선은 한동안 생각에 잠겼다.

 “아아! 어떤 방법이 가장 효과적일까? 뾰족한 것이.......도무지 떠오르질 않아. 어찌해야할 바를 모르겠어.”

 그 순간 윤선은 아버지 차 백흠을 떠올렸다.

 그에게 유전자관련 건만큼은 알려야 할듯했다.

 ‘그래, 아버지께 내가 아는 지금까지의 모든 것을 다 말하겠어. 바로 그거야!’

 결심하자 윤선의 마음이 거짓말처럼 진정되었다.

 고무 받아 아랫입술을 질끈 깨무는 윤선이 재차 읊조렸다.

 “이 일은 절대로 쉽게 넘길 수 없는 일이거든. 묵과하거나 간과할 수 없는 중차대한 사안이 분명하다고.”

 도덕성을 중시하는 백흠의 예상된 반응을 그려보자 윤선은 내심 흐뭇했다.

 시작도 전이건만 벌써 제혁을 겨눈 응징의 칼날이 시퍼렇게 벼르진 듯했다.

 

 

 같은 시각.

 제혁은 손아귀에 든 휴대폰을 멀뚱히 쳐다보고 있었다.

 “......무슨 일이지?”

 신호가 두어 번 가더니 윤선의 전화는 꺼져버렸다.

 그리곤 지금까지 회신은 물론이고 몇 번이나 통화버튼을 눌렀지만 재발신도 안 되는 상황이었다.

 “뭐지? 중요한 미팅중인가? 그래도 이런.....적은?”

 제혁이 의아해했다.

 평소 윤선을 휴대전화 사용패턴을 상기하자면, 피치 못할 경우 무음모드에 자동음성으로 돌리기는 해도 전원자체를 꺼버리는 경우는 없었다.

 예의 없고 경박해 보인다나 뭐라나.

 아무튼 상대방의 감정적 데미지 운운하며 그녀는 전원버튼에 대해서는 관대했다.

 잠시 목 고개를 까딱까딱 하던 제혁.

 그러나 윤선과의 불통에 관한 그의 관심은 오래가지 못했다.

 제혁은 이내 휴대폰을 내려놓았다.

 아마도 윤선에게 전화를 건 것이 그다지 비중 있는 사안이 아닌 탓 인듯했다.

 새벽같이 나오느라 저녁일정을 전달하지 못한 것에 겹쳐서 손위처남 차 윤도의 전화 때문이었으니까.

 느닷없이 차 윤도는 잔뜩 가라앉은 목소리로 개인적인 만남을 제안했다.

 제혁에게 술 한 잔을 꼭 사고 싶다는 사족을 달았지만 설마 술이 목적이겠는가.

 근래 들어 차 윤도가 상당히 적극적으로 기동하며 동분서주하는 것을 모르는 사람 빼고는 훤히 다 아는데?

 의외로 차 윤도의 횡보는 생각보다 정교한 면이 없잖아 있기도 했다.

 “가만 보면 형님도 의뭉한 구석이 꽤 있어? 타고난 한량인척 전국각지를 돌다 못해 해외로 시선을 뻗쳐 유람을 다닌다고 수선을 피워댔지만, 누가 알겠어? 그 속을.”

 제혁은 돌다리도 두드리는 심정으로 윤도에게 향하는 팽팽한 시선을 늦추지 않았다.

 한곳에 정착하지 못하고 역마살 든 집시처럼 세계 각국을 떠돌더니 얼마 전 시부저기 나타나 M&A회의장에 진을 치고 있는 차 윤도.

 기업 초창기 일손이 부족해 고전하던 그 시기에 고양이 손이라도 빌려야 할 지경에도 그는 철저히 기업 일에 무관심했다.

 한 술 더 뜨기를 대놓고 관심 없다며 큰 소리를 빵빵 쳐댔다.

 그런데 이 시점에서 고개를 쑥 내미는 그의 행태는 다 차려놓은 밥상에 숟가락을 얹는 수준을 넘어선 비겁한 짓임에 분명했다.

 제혁입장에서는 밸이 꼴린다기보다 혹시 모를 견제의 수순인 셈이었다.

 하여 행여 윤선이 아는 것이 있는가하는 만남 전의 대비차원이었다.

 하지만 윤선에게 기대를 하는 것은 결코 아니었다.

 어찌 보면 그것은 형식적인 절차였다.

 윤선은 차 윤도라면 질색을 했다.

 인간취급을 하지 않고 냉대하는 수준이었다.

 “어쩜 저리도 무책임할까? 같은 하늘아래 산다는 자체도 불결한데, 하물며 남매라니? 오오! 나에겐 너무 가혹한 처사야.”

 물론 겉으론 드러내지 않았지만 윤도에 대한 그녀의 반감은 이렇듯 컸다.

 그런 윤선에게 제혁은 차 그룹을 위해 불철주야도 모자라 이런 자잘한 뒤치다꺼리까지 해야 한다는 보여줌이랄까?

 “그렇지. 그 표현이 맞겠네.”

 제혁은 그사이에 짧게 돋아난 턱수염을 쓱 매만졌다.

 “아침에 한 면도가 벌써 이렇게나? 아이쿠, 내 나이가 몇인데 아직 팔팔하다는 건가? 킥.”

 은근 으쓱하는 제혁은 편안한 기색이었다.

 “그리고 차 윤도야 이따 만나보면 알겠지. 뭔 꿍꿍이를 틀고 있는지. 그래 봐야 황새 쫒는 뱁새 아니겠어?”

 제혁은 차 윤도와의 만남에 불끈 자신감을 내보였다.

 그간 표 나지 않게 다방면에서 촘촘히 구축해 놓은 자신의 입지를 생각하자면 절로 든든했다.

 윤도와의 약속시간까지 제법 여유가 있었다.

 제혁이 손바닥을 싹싹 비볐다.

 “자자, 그러면 막간을 이용해 배배꼬여있는 수수께끼나 한 번 풀어볼까?”

 박 탐정이 추가로 보내준 파일을 열어보는 제혁의 눈빛은 매의 눈처럼 번뜩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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