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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내 약혼자가 왕이 되었다
작가 : joinB
작품등록일 : 2022.1.26

집안이 순식간에 몰락해 결혼을 이틀 앞두고 기생이 되었다. 타고난 예능과 미모로 불과 1년만에 도성에서 가장 이름난 기녀가 되었고, 자신의 집안을 몰락시킨 왕을 뒤흔들어 기적에서 자신의 이름도 지우고, 벼슬도 떡하니 받았다. 그 왕마저 죽은 후, 들려온 소식. 자신의 약혼자였던 그 사람이 새로운 왕이 되었다는 것. 미련 없이 기생일도 접고 상단을 꾸려 살던 어느 날 알게 되었다. 왕은 아직도 그녀를 잊지 못했다는 것을. 이제야 자신의 아내가 되어달라 손을 내민다. 그녀는 잡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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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2-02-23 01:57     조회 : 182     추천 : 0     분량 : 63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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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십니까?”

 “뉘시오?”

 

  사랑아재가 대문을 열고는 낯익은 얼굴이었는지 아는 체를 했다.

 

 “자네, 화유각 멍군이 아닌가?”

 “예, 어르신.”

 “어쩐 일인가?”

 “저기... 좌찬성께서 간밤에 화유각에 머무셨는데, 거동이 어려우셔서요. 아무래도 보는 눈도 있고 하니, 교를 탈 수 없다고 하셔서요. 아무래도 이 댁 가마가 필요할 듯하여. 아시다시피, 화유각 예인들의 가마는 눈에 띄어서 말입니다.”

 

  화유각은 도성에 있는 기방의 이름이었다. 그곳에서 일하는 일명, 기둥서방 중 한 사람이 멍군이었다. 재상은 간밤에 퇴궐 후 집으로 오지 않고 기방에 간 것이었다. 연락이 없는 것이 이제야 이해가 갔다.

 

 “잠시만 기다리게.”

 

  사랑아재는 안채에 가서 사실을 고해야할지 잠시 고민하다 안채로 향했다.

 

 “마님.”

 “무슨 일인가?”

 “화유각에서 사람이 나왔사온데, 간밤에 대감마님께서 그곳에 계셨다 합니다.”

 “뭐? 헌데 왜 사람이 나와? 대감께선 어쩌시고?”

 “취기가 있으시어 교를 타고 오셔야하는데, 이목이 신경 쓰이신다고... 가마를 대령하라 하였다합니다.”

 “뭐?”

 “마님의 가마를 쓸까요?”

 “... 그렇게 하게.”

 “예, 마님.”

 

  사랑아재는 잰걸음으로 안채를 나가 윤이를 불렀다. 멍군과 뒤따라온 가마꾼들이 윤씨의 빈 가마를 들고 급히 집밖으로 나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술에 취에 잠이 든 재상이 가마에 실려 집으로 돌아왔다. 윤씨는 아무 내색도 하지 않고, 술에 취한 재상을 노복들과 함께 이부자리에 눕히고는 방에서 나왔다.

 

 “대체, 궐에서 무슨 일이 있었기에...”

 

  재상은 입궐도 하지 않았다. 몸이 좋지 못하다는 이유를 대고 하루 종일 이부자리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굳이 입궐하지 않아도 되는 직책이었다. 할 일도 없었고, 없어도 조정은 무사히 잘 돌아갔다. 그의 직책은 왕의 최측근 그것 하나면 충분했다.

 

 “대감.”

 

  윤씨가 곁에서 재상을 불러도 재상의 눈엔 총기가 날아가 버린 것 같았다. 윤씨는 그런 재상이 염려되어 곁을 떠나지 못했다.

 

 “궐에서 무슨 일이 있으셨던 겁니까?”

 “...”

 “정말 아무 말도 하지 않으실 참입니까?”

 “... 혼사를 준비하시오.”

 “예?”

 “화수군. 화수군 이 현의 집안이오.”

 “아니, 갑자기 무슨 혼례를.”

 “주상전하의 명이오.”

 “아니, 주상전하께서 우리 경혜의 혼사를 정하셨다니요? 어찌...”

 “내일부터 준비하시구려.”

 “예, 대감.”

 

  윤씨는 더는 토를 달지 않았다. 이런 말을 꺼내기 전까지 밤새 술을 마시고, 오전 내내 고민했을 것임을 윤씨는 잘 알았다. 누구보다 가족이 우선이었고, 자신의 주군 또한 중요한 사람이었다. 그 사이에서 딸에게 원치 않을지도 모르는 혼사를 강요하는 것이 얼마나 마음이 쓰였겠는가. 하지만 재상과 윤씨가 염려할 바는 없었다. 태율의 이름이 나오자, 경혜는 쌍수를 들고 반겼기 때문이다.

 

 “정말이지? 참말로 태율 도련님이란 말이지?”

 “예, 예.”

 

  유모는 잘 알고 있었다. 말은 하지 않았지만, 이미 운종가에서 둘이 함께 있는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었다. 매일 새벽마다 서신을 주고받는 것도 알고 있었다. 이는 막순이를 통해 알게 된 것이었지만. 첫 만남에 손모가지를 내어준 그 순간부터 이미 정해진 결말일지도 모른다.

 

 “정말 그분이 좋습니까?”

 “응! 다정하고, 사려 깊은 사람이야. 내가 말하지 않아도 내가 원하는 걸 알고 있다. 내 속에 들어앉은 것처럼 말이야.”

 “의뭉스러운 사내군요.”

 “유모는 사내 이야기만 나오면 그러더라?”

 “아가씨의 배필이니까 그렇지요. 신중에 신중을 기해도 모자랄 판에, 번갯불에 콩 구워먹듯 혼사를 정하시니.”

 “난 너무 좋아! 아, 행복해!”

 “혼례는 현실입니다, 아가씨.”

 “뭐라 해도 귀에 안 들어 와.”

 “에휴. 아직도 저렇게 철이 없는데, 어찌하누.”

 

  만난 지 2년이 되어서야 비로소 경혜와 태율의 결혼에 첫 단추가 끼워졌다. 이제 실수 없이 모든 일들을 차곡차곡 이룬다면, 백년가약을 만들 수 있다. 윤씨는 경혜의 바깥출입을 허락하지 않았는데, 이를 알게 된 태율이 경혜의 집으로 찾아왔다.

 

 “아, 아니... 홀로 오셨는가?”

 “예, 부인.”

 “경혜를 만나려고?”

 “북촌 뒷산에 꽃이 어여쁘게 피었습니다. 경혜 아가씨에게 보여주고 싶습니다. 허락만 해주신다면.”

 “그것이...”

 

  그때, 안방에서 재상이 나왔다. 그는 일주일 째 입궐을 하지 않고 있었다. 재상을 본 태율이 고개를 숙여 인사를 건넸다.

 

 “대감께서도 계시는 줄은 몰랐습니다.”

 “별채로 가보게. 기다리고 있을 것이네.”

 “예, 대감.”

 “해가 지기 전까진 들여보내게.”

 

  재상의 허락에 수긍하지 못한 윤씨가 방으로 들어가는 재상을 뒤따랐다.

 

 “대감! 대체 어쩌시려고요.”

 “이미 약혼도 했고, 혼사가 코앞이오. 뭐 어떻소. 요즘 젊은이들은 밖에서 자유롭게 만나 마음을 주고받는 것이 추세라 하더이다.”

 “기방에서 그런 이야기를 해줍니까?”

 “어허! 내 다신 그러지 않겠다지 않소.”

 “치...”

 “그럴 거면 다음에 함께 가십시다.”

 “제가 기방을 왜 갑니까. 남사스럽게.”

 “그럼 날 믿어주시오.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모아들을 만한 곳이 그곳뿐이니.”

 “차라리 주막에 자리라도 잡고 들으시지 그러십니까?”

 “그럴까?”

 “서방님!”

 

  태율의 마음은 하늘의 구름만큼이나 가벼웠다. 발걸음도 가벼워서 계속 걸음이 꼬이는 듯하였다.

 

 “공기도 좋고, 하늘도 맑구나.”

 

  공기는 언제나 좋았고, 며칠 째 하늘은 맑았다. 태율에게 오늘은 특별했다. 별채에 다다르자 유모가 빨랫감을 이고 태율과 마주쳤다.

 

 “도련님?”

 “반갑소. 빨랫감인가 보오.”

 “예...”

 

  유모가 떨떠름하게 답했다.

 

 “그, 안에, 있소?”

 “예? 예.”

 “아, 내가 들어가도 되겠소?”

 “그러시지요?”

 

  태율이 별채 문을 지나자, 유모가 퍼뜩 방 안에 있는 막순이를 크게 불렀다.

 

 “막순아! 손님 오셨다!”

 

  유모의 사자후 같은 부름에 태율이 움찔하고 놀랐다. 태율은 유모가 자신을 탐탁지 않게 생각한다는 것을 피부로 느꼈다. 그래서인지 그 앞에서는 좀처럼 기를 펴기가 어려웠다. 태율이 유모의 눈치를 살피며 뒷짐을 지고 경혜를 기다리고 있을 때, 막순이가 헐레벌떡 방에서 나왔다.

 

 “헉! 자, 잠시만요!”

 

  막순이가 태율을 보고는 재빨리 방으로 들어갔다.

 

 “아가씨! 어떡합니까!”

 “왜?”

 

  경혜는 최근에 산 분첩을 찍어 바르고 입술연지를 이것저것 발라보느라 입술이 시뻘게져 있었다. 거울에 시선을 떼지 못하는 경혜가 짜증스레 물었다.

 

 “왜에?”

 “밖에... 밖에!”

 “밖에 뭐?”

 “도련님이.”

 “뭐?!”

 

  어찌나 목소리가 큰지,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태율도 경혜의 목소리를 들었다. 태율은 경혜의 놀린 목소리를 듣고는 웃음이 새어나왔다. 그러다가도 빨랫감을 들고 아직도 자리를 떼지 않고 노려보는 유모의 시선을 느끼고는 헛기침으로 웃음을 달랬다.

 

  한편, 경혜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제자리를 여러 번 빙글빙글 돌았다.

 

 “어떡해? 내 입술! 지금 분도 떡칠인데.”

 “봐요. 어디 봐요.”

 

  경혜가 거울을 보고 급히 입술을 지웠지만, 쉽게 지워지지 않았다. 하도 문질러 입술이 더 부풀기 시작했다.

 

 “입술에 피 나겠어.”

 “그만 문질러요. 어쩔 수 없어요. 일단 얼굴이나 정리하십시다.”

 “옷! 옷은?”

 “오늘 옷도 예뻐요. 기생놀이 하고 있었으니 그나마 다행이네.”

 “도와주겠다는 거야, 말겠다는 거야?”

 “알겠어요. 봐 봐요.”

 

  경혜는 자신의 얼굴을 겨우 정리하고, 막순이는 경혜의 옷매무새를 고쳐주었다.

 

 “됐지?”

 “뒤쪽. 뒤쪽 봐 봐요. 됐어요!”

 “후~.”

 

  경혜는 숨을 한 번 크게 고르고 아무일 없다는 듯 문을 열고 나갔다. 옅은 하늘색으로 빼입은 태율이 마당에 서있었다. 태율은 경혜를 발견하고는 환하게 웃었다.

 

 “도련님!”

 “연통도 없이 너무 갑작스럽게 온 것이군요.”

 “조금? 근데 좋아요.”

 

  경혜는 조신하게 신발을 신고 계단을 내려갔다. 태율이 계단 앞까지 걸어가 마지막 계단을 내려오는 경혜의 손을 잡아주었다.

 

 “보여줄 것이 있어 왔소.”

 “저... 바깥으로 나갈 수 없습니다.”

 “허락하셨소.”

 “부모님이요?”

 “두 분 모두 밤이 되기 전까지는 귀가하라 하시더이다.”

 “정말요?”

 

  경혜는 태율에게 와락 안겼다.

 

 “자, 갑시다.”

 

  경혜는 유모에게 해맑게 손을 흔들고 별채를 나섰다. 유모는 경혜의 뒤를 따르던 막순이의 팔을 잡아채고는 나지막하게 말했다.

 

 “눈 떼지 말고 있어. 허튼짓 못하게.”

 “알겠어요.”

 

  태율은 대문 앞에 세워둔 말의 고삐를 잡았다.

 

 “어딜 가시기에 말까지 탑니까?”

 “자, 나와 함께 탑시다.”

 “저도요?”

 “그럼, 걸어가겠소?”

 

  경혜는 태율의 손을 잡았다. 경혜는 천천히 등자에 말을 끼웠고, 태율은 경혜의 허리를 잡고 힘껏 올렸다. 경혜는 그 도움으로 한 번에 안장 위에 올라앉았다. 느낌이 이상했다. 세상이 굽어보이는 시선하며, 말안장의 느낌까지. 경혜의 뒤로 태율이 올라앉았다.

 

 “말은 처음이오?”

 “네. 처음이에요.”

 

  경혜는 처음 타보는 말에 꽤 신나있었다.

 

 “그대의 처음에 내가 함께해서 좋소.”

 “오늘도 신선한 경험을 주시네요.”

 “오늘 그런 경험이 꽤 많을 것이오. 자, 가볼까?”

 “네!”

 

  태율은 말허리를 가볍게 툭 쳤다. 말이 움직이자 몸이 이리저리 흔들렸다. 태율이 고삐를 잡으며 경혜를 뒤에서 받치고 있는 터라, 꽤 안정적이었다. 다그닥하는 말발굽소리를 따라 두 사람의 몸이 점점 가까이 닿았다. 태율은 숨을 신경 써서 내쉬었다. 혹여 앞에 있는 경혜의 뒤통수에 콧바람이 불쾌하게 여겨질까 봐 염려했다. 경혜는 등으로 느껴지는 태율의 따스함이 어색하면서도 좋았다. 말을 타고 가는 두 사람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에 괜히 얼굴이 붉어지는 듯했다.

 

 “불편하진 않소?”

 “아니요. 괜찮아요.”

 

  말이 움직이면서, 태율의 팔이 경혜의 옆구리를 툭, 팔뚝을 툭 건드렸다. 태율의 목소리가 경혜의 귓가를 툭, 목덜미를 툭 건드렸다.

 

 “두 사람이나 태우고, 말이 힘들겠어요.”

 “튼튼한 녀석이니, 염려 안 해도 되오.”

 “이대로는 안 되겠소.”

 

  경혜는 마른 침을 삼켰다. 목이 빳빳해져 뒤를 돌아보고 묻고 싶어도 몸이 움직여지지 않았다. 아무래도 말의 안장이 편하지 않아서인가보다 했다.

 

 “속도를 좀 내도 되겠소?”

 “제가 말을 타는 것에 익숙지가 않아서. 불편하시지요?”

 “다음엔 내가 말 타는 법을 알려주리다.”

 “네.”

 “허리를 조금 세워야 충격이 덜하오.”

 “네.”

 “자, 놀라지 말고. 말의 움직임에 따른다 생각하면 되오.”

 “그럴게요.”

 

  태율이 고삐를 한 번 휘둘렀다. 그러자 말이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경혜의 몸이 아까보다 더 흔들리기 시작했다. 어찌나 흔들리는지 눈앞의 풍경이 이리저리 꼬여보였다. 경혜가 중심을 잃으려 하자, 태율이 자신의 팔로 경혜의 몸을 지탱했다.

 

 “다와 가니 조금만 참으시오.”

 “정신이 없어요.”

 

  경혜가 말의 속도를 참을 수 없었는지 자신도 모르게 태율의 허벅지를 잡고 중심을 잡았다. 두 사람 모두 당황했지만, 태율은 경혜에게 몸을 더 붙이고 경혜를 지탱했다. 그렇게 얼마 지나지 않아 목적지에 도착하자, 말의 속도도 줄어들었다.

 

 “괜찮소?”

 “네... 쉽지 않네요.”

 “첫 경험이 나쁘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재미있었어요. 날아가는 기분이었어요.”

 “자, 내립시다.”

 

  태율의 도움으로 말에서 내린 경혜는 자신의 앞에 펼쳐진 산길을 빤히 보았다.

 

 ‘이 꼴로, 여길 오르잔 얘긴 아니겠지?’

 

 “자, 가십시다.”

 

  태율은 예상대로 산길을 오르자며 손을 내밀었다. 이틀 전의 비로 산길은 여전히 진흙길이었다. 세상 고운 꽃신을 신고 온 경혜는 씁쓸했다. 가기 싫었지만, 저렇게 해맑게 미소를 지으며 손을 내미는 사람에게 화를 낼 수는 없었다. 하는 수 없이 산길에 발을 들인 경혜는 꽃신 아래로 느껴지는 질퍽임에 눈을 질끈 감았다.

 

 “조금만 올라가면 들판이 있소.”

 “네.”

 

  경혜는 가빠오는 숨을 고르며, 태율의 뒤를 따랐다. 태율의 말대로 얼마 지나지 않으니 거짓말처럼 들판이 펼쳐졌다. 온통 샛노란 들꽃들이 피어난 들판이었다. 경혜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경혜의 표정에 태율은 뿌듯해했다. 그리고 눈치 채지 못했던 것을 알아차렸다. 경혜의 꽃신이 진흙으로 엉망이 되어있었던 것이다. 태율은 황홀경에 빠진 경혜를 잠시 세워두고, 근처에 잡풀들의 줄기를 한움큼 뜯어다가 한쪽 무릎을 꿇고 경혜의 신발을 닦아주었다.

 

 “도련님!”

 “미안하오. 난 그저 이걸 보여주겠다는 생각에.”

 “괜찮습니다. 씻으면 그만인 걸요.”

 “예쁜 꽃신이오.”

 “이곳만 못하지요.”

 

  경혜가 진흙이 묻어버린 태율의 손을 잡아 일으켰다. 그리고는 손을 잡고 들판으로 들어갔다.

 

 “이런 곳을 어찌 아셨습니까?”

 “산책을 하다 알게 되었소.”

 

  실은 전날 서당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여인을 데리고 가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며 자랑을 해댄 친구 덕분에 알게 곳이었다. 물론 자신도 즐거운 시간을 원하긴 했으나, 경혜가 원하지 않는다면 절대 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함께 말을 타고 이렇게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누워보고 싶어요. 폭신할 것 같아.”

 “그래볼까?”

 “그래도 돼요?”

 

  태율은 경혜의 말에 먼저 대자로 뻗어 누워버렸다. 경혜가 주저하자, 태율이 경혜의 손을 잡아 당겼다. 줄기가 긴 노란 들꽃의 한 중간에 누워버리자, 두 사람의 모습이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넓은 들판의 끝이 푸른 하늘과 맞닿았다. 솨아하는 바람소리를 따라 노란 들꽃들도 함께 소리를 내었다. 두 사람은 한참을 들꽃에 숨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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